정부는 ‘5.24 조치’를 즉각 해제해야 한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는 그 동안 북한과 교류협력을 통해 민족의 화해와 통일을 위해 종교적으로 민간 차원에서 여러 방면으로 노력해 왔다. 그러나 지난 해 말 북한의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갑작스런 사망과 그의 아들 김정은의 정권 승계에 따르는 한반도와 동북아시아 정세는 예측을 불허하는 위기에 직면하여 우리는 간절한 마음으로 하나님 앞에 기도하며, 이 난국을 타개해 나갈 수 있는 지혜와 용기를 간구하고 있다. 최근 이명박 대통령은 신년 초 통일 외교 부서의 보고들을 청취하는 자리에서, 북한의 체제 안정이 최우선이라는 것을 밝히면서 이를 위하여 남한 정부의 협력이 필요하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을 환영하는 바이다.

우리가 바라기는 북한 정권 승계의 과정이 순조롭게 진행되어 북한의 새 정권이 안정을 찾고, 남북한의 관계가 평화와 화합과 협력으로 전환되게 하기 위하여, 우리 정부는 유연하고 적극적인 대화와 협력의 길을 선택하여 우리의 위기를 절호의 기회로 삼는 것이다. 이를 위하여 먼저 우리 정부는 ‘5.24 조치’를 해제할 것을 강력하게 건의한다. 이명박 정부는 천안함 사건과 연평도 포격으로 인해 ‘5.24 조치’가 불가피한 선택이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정부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사망으로 인해서, ‘5.24조치’를 계속 유지하기에는 그 명분이 줄어들었다. 그리고 정부는 ‘5.24 조치’에 연연하지 않겠다는 유연한 입장을 표명한 바 있다. 그 동안 ‘5.24 조치’는 남북경제협력, 대북인도적지원, 사회문화교류, 금강산관광 등 남북 간의 교류협력에 걸림돌이 되어왔다. 정부는 긴장과 대치 상태에서 벗어나 대화와 협력으로 나아가기 위하여 모든 대화의 단절을 초래하고 있는 ‘5.24 조치’를 해제해야 한다.

‘5.24 조치’를 해제하면서 동시에 지난 두 정부에서 남북의 정상들이 어렵게 이루어낸 ‘6.15 선언’과 ‘10. 4 선언’의 정신을 살려내고 그 합의들을 이행하도록 북한 당국과의 접촉과 대화를 진척시켜야 한다. 1년의 임기 동안 이명박 정부는 갖 시작한 북한의 새 정권과 많은 창의적이고 건설적인 평화 정책을 펴 나가면서 성공적으로 임기를 마칠 수 있게 되기를 희망한다.

정부는 무엇보다도 기아와 가난으로 고통을 당하고 있는 북녘의 주민들을 위한 대북인도적 식량지원을 재개해야 한다. 극심한 식량난으로 전체 주민의 3분의 1이상이 기아와 영양결핍을 겪고 있는 상황 속에서 대북 인도적 지원은 남북 간의 정치적 상황과 관계없이 확대되어야 한다. "네 이웃을 사랑하되 원수도 사랑하라"고 하신 예수 그리스도의 정신을 믿고 따르는 우리 천만 한국 그리스도인들의 간절한 호소에 정부는 응답하기를 바란다. 북미 간의 식량지원이 검토되고 있는 시점에서 정부는 민간단체들이 대북지원사업을 활발하게 진행할 수 있도록 엄격한 규정을 풀고, 적극적으로 인도적지원에 대한 노력을 기울여 줄 것을 간청한다.

새 해, 새 역사 창조의 위기를 놓치지 말고, 민족의 미래와 동북아 평화를 위한 정부의 정책적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명박 정부는 직면한 위기를 기회로 삼아 남은 임기 1년 동안 남북 간의 긴밀한 대화와 접촉을 통해 한반도에서 긴장완화와 평화정착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주기를 간청한다.


2012년 1월 13일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총 무 김 영 주
화 해 통 일 위 원 회
위 원 장 김 기 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