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벽두에 감리교본부는 사흘간의 새벽기도회를 열었다. 아마 새벽기도에 열심히 참여한 본부 직원들도 스스로 놀라고, 새벽기도로 본부가 새해를 시작했다는 소식에 많은 사람들이 감격한 모양이다.

그동안 감리교본부는 여러 면에서 감리교 공동체의 불신 대상이었다.  그런데 새벽기도회는 둘째치고 그동안 말도  많았던 감리교 사무국 은급부(은급부장 김영주목사)가 현 은급 제도의 허황한 실상을 전문가의 의견을 들어 사실 그대로 공개하고 나름대로 대안을 제시한 것은 본부와 은급에 대한 불신을 걷어내는 좋은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 2006.1.26 은급 정책 공청회 광경, 감리교본부 회의실

많은 목회자들이 불신하고 우려하던 실상을 공개하고 희망적인 대안을 마련했으니 일단  불신의 벽은 거두어졌다고 본다. 본부의 여러 회의나 정책운영, 재정실태의 경우에도 인터넷을 통해 공개하기만 해도 본부에 대한 그동안의 불신은 대부분 사라질 것이다. 

공개한 실상을 요약하면, 현재의 은급 제도를 그대로 가면 2017년에 -31억원, 2020년에 -790억원, 2030년에는 -2,523억원, 2040년엔  마이너스 6,122억원, 2050년엔 마이너스 1조 2,773억원 이상의 적자가 된단다.  감리교 은급제도를 우려하여 걱정을 하던 측들 조차도 전문가가 제시한  적자 규모에 놀랐다.

현재 은급재단이 120억원의 기금을 자랑한다지만 2017년경 부터는 적자로 돌아서고 만다니 그냥 두고 볼 일이 아니다. 그렇잖아도 "감리교 은급 바로세우기 전국대책위원회"(위원장 김성호목사) 는 이러한 우려를 강력하게 전달하고 대안마련을 강력히 요구하여 왔었다.

현 은급제도가 문제가 있다는 데는 다들 공감하지만 대안에 대해서는 여러 의견들이 있다.

어떤 분들은 교회는 어떤 문제 든지 은혜로  충분히 해결될 수 있다고 얘기한다. 또 어떤 분들은 10년 후 문제가 되는 그 때에 가서 대안을 마련해도 늦지 않다고 편한 소리를 한다. 또 어떤 분들은 감리교에는 금촌땅 같은 재산이 있으니까 그것을 처분하면 된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는 모양이다.

논외이긴 하지만 목회자들이 은퇴 후를 준비하는 자체가 성직자답지 못한다는 의견도 있다. 그래서인지 어떤 목회자는 아예 은급부담금은 물론 기여금이나 수혜자부담금도 내지 않는 분들도 있었다.

그러나 감리교의 은급 문제는 대충 은혜로 풀거나, 문제가 드러나는 그때 가서야 해결하거나, 더구나 감리교 재산을 팔아서 해결할 문제가 아니다.

적어도 10년 후, 20년 후, 30년 후를 내다보고 지금부터 냉철하게 따지고 지혜롭게 계산해서 구체적인 대안을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  다행히 은급부의 실무진들이 실상을 공개하고 10년후, 20년후, 30년후 를 내다보면서 대안을 제시했다. 

제시된 대안의 골자는 현재 은급비를 지급받고 있는 은퇴목회자들의 경우는 현재와 같은 부조형태의 은급부담금으로 계속 지급하되, 은퇴를 앞둔 목회자들 경우는 적당한 싯점부터는 금융기관을 이용하여 각자가 선택하거나 지정하는 연금보험 형태로 운영하자는 것이다. 물론 젊은 목회자들은 바로 연금보험 형태로 제도를 바꾸어야한다는 것이다.

물론 어려운 점은 있다. 이미 은급금을 지급받는 분들은 계속 부조형태로 지급한다하더라도 근간에 은퇴할 사람들에 대한 경우는 부조성격의 은급 지급금을 중단한다면 바뀐제도의 연금으로 전환하더라도 기금을 부은 햇수가 적기 때문에 충분한 연금을 받을 수 없다는 점이다.

여기에서 세밀한 전문가의 지혜와 WIN & WIN의 지혜가 필요하다.  그리고 현재 은급기금을 낸 것에 비해 부조의 형태로 1년 목회에 대하여 25,000원씩 지급 받는 은퇴목회자들의 양보와 희생이 절대 필요하다 .

한쪽에서는 년 25,000원의 은급지급금을 더 늘여야된다고 주장하는 분들도 있는 모양이지만 현 제도하에서라면 25년 후 2030년에 마이너스 2000억이 넘는 다는 전문가의 보고를 받고서라면 더구나 그럴 순 없다.

지금의 제도를 완전히 바꾸어  현행 부조의 형태를 가미하면서 금융기관의 연금형태로 전환하는 것이 필연적이라면   이미 은퇴했거나 근간 10년내에 은퇴할 분들이 얼마 정도의 양보와 희생을 감당하지 않으면 안될 것이다.

아마도 감리교 은급제도가 이대로라면 얼마가지 않아 쪽박을 차는 신세가 된다는 것을 명확히 알게 되었으니 지혜를 모우고 서로 양보를 하고 일부 희생을 해야할 것이다.

감리교 사무국 은급부가 현제도의 실상을 공개하는 장한 결단을 했다. 문제는 이제부터다. 시간이 무한정 많은 것이 아니니 10년 후라고 할찌라도 제도의 개선을 위해서 바삐 뛰어야 할 것이다.

아무쪼록 감리교본부, 사무국, 은급부, 은급위원회는 물론 그동안 문제를 제기하던 은급 바로세우기 대책위원회, 그리고 모든 감리교 목회자들이 함께 머리를 맛대고, 새로운 은급제도 마련하는 일에 대하여 마음과 힘을 모아야한다.

미국감리교회(UMC)는 오래전부터 금융기관의 연금을 이용한 은급제도를 실행하여 오고 있다고 한다. 몇가지 개인적으로 가입하는 연금보험제도를 소개하여(리스크 위험이 있는 것은 지급액수가 크고, 상대적으로 리스크 부담이 적은 것은 지급액이 적은 것으로) 몇가지를 소개하여 각자가 선택한다고 한다.

이제 이제까지는 그야말로 은혜롭게 부조의 형태로 실시한던 감리교의 은급제도는 이제는 점차 지혜롭게 연금의 형태로 바꾸어야 한다는  대안이 제시되었다.

그러므로 이제는 은급제도에 대한 그동안의 잦은 불신들을 걷어내고 새로운 제도가 속히 마련되도록 오히려 은급에 대한 각종 협조와 참여를 아끼지 말아야 할 때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