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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급비 문제 왜 시끄러울까?(기독교세계 제출용)
*** 여러 분들의 애정어린 조언을 받아들여 최종적으로
다듬었습니다. 젊은 목회자들의 목소리를 최대한 담아내려고 노력했는데 어떻게 읽혀질 지 두렵군요. 이 글을 감리교에서 헌신적으로 목회하셨던
선배목사님들과 앞으로 감리교를 이끌어갈 젊은 목사님들을 위해 바칩니다.
은급비 문제 왜 시끄러울까?
현재 은급기여금 문제로 감리교회가 매우 시끄럽습니다. 지난 입법의회(2003.10.28-30)에서 제(개)정된 은급법에 대해 불만을
토로하는 글들이 연일 본부 홈페이지 게시판에 올라오고 있습니다. 제가 감리교회에서 목회한 지 어언 20여년이 되어가지만, 이제껏 자신의 이름을
실명으로 드러내놓고 감리교회 총회의 정책결정에 대해 강도 높게 불만의 목소리를 높이는 것은 일찍이 본 적이 없습니다. 제(개)정된 은급법에
따르면 준회원을 포함한 모든 연회원은 2004년부터 매3년마다 1개월분의 생활비(본봉)을 납부해야 하는데, 최저생활비 기준으로 준회원은
30만원이상 정회원은 60만원이상을 내야합니다. 게다가 은급부담금도 1.5%로 상향조정되어 0.5%를 추가로 부담해야
합니다.
홈페이지에 올라온 글들은 문제제기의 수준을 넘어서 은급제도 자체를 폐지하자는 내용도 상당수 포함되어 있어서
제(개)정된 은급법에 대한 목회자들의 불만이 심각한 수위에 도달해있음을 느낄 수 있습니다. 감리교회의 은급제도는 다른 교파의 목회자들에게서
부러움을 살 정도로 자랑스러운 제도였습니다. 그러나 은급적립금의 고갈로 인해 은급제도 자체가 존폐위기에 몰리게 되었고, 은급부는 이러한 문제를
개선하여 은급제도를 정상화시키고자 노력하였음을 모르는 바는 아닙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은급법의 제(개)정은 오히려 감리교의 분열과 논쟁을
유발하고 있습니다. 저는 은급법 제(개)정에 반대하는 이들의 주장이
첫 번째는 은급재정의 투명성에 관한 문제입니다. 몇 해 전에도 은급적립금이 고갈된다고 하여 10년에 한번씩 은급기여금을 내도록 법이 개정된
바 있습니다. 1999년 23회 총회에서 “모든 정회원은 2000년부터 매10년마다 당해연도 생활비 1개월분을 납부하여야 한다”는 법이
통과되어, 2000년도에 모든 정회원은 은급기여금을 낸 바 있습니다. 10년에 한 번씩만 은급기여금을 내면 문제가 해결된다고 해서 1개월분의
생활비를 다 냈습니다. 솔직히 은급기여금을 안내면 은급비를 못받는다는 협박아닌 협박에 못이겨 ‘울며 겨자먹기’로 냈다고 해야 맞을 겁니다.
그런데 3년만에 다시 법을 개정하여 이제는 3년에 한 번씩 은급기여금을 내라고 하니 어느 누가 불만을 가지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한 치 앞도
내다보지 못하고 은급제도를 운영하고 있는 은급부를 어떻게 믿을 수 있겠습니까?
제(개)정된 은급법에 대해 반발하는 것은
은급비를 관리하는 감리교 본부에 대한 불신이 저변에 깔려있기 때문입니다. 사실 감리교 본부는 오래동안 목회자들로부터 불신을 받아 왔습니다.
그것은 무엇보다도 ‘재정’에 대해 투명하지 않기 때문이라 생각합니다. ‘투명성’은 있는 그대로를 모든 회원들에게 공개하는 것입니다. 은급재정이
고갈되고 있다면 3년이 아니라 1년에 한 번이라고 은급기여금을 낼 수 있으며, 마땅히 내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은급부는 은급재정에 관한 내용을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고 있습니다. 왜 10년에서 3년으로 년수를 줄일 수밖에 없었는지, 3년으로 줄이게 되면 정말 아무런 문제가 없는 것인지를
근거자료를 제시하면서 동의를 구했어야 합니다. 은급재정의 실태는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으면서, ‘지금 이대로 가면 기금이 고갈된다’는 협박성
발언을 통해 돈을 더 거두려고만 하니 반발을 사는 것입니다. 한 번은 속아서 내지만 두 번씩이나 속으면서 낼 바보는 없을 것입니다. 제 말이
심했다면 용서해 주시기 바랍니다.
두 번째는 은급재정의 항존성에 관한 문제입니다. 현재 은급기여금을 부담하는 목회자들이 자신들이 은퇴한 후에는 기금이 고갈되어 은급혜택을
받을 수 없을 거라는 불안감에 사로잡혀 있습니다. 홈페이지에 올라온 글을 하나 소개해 볼까요? “은급 수혜자부담금 무조건 내면
된다! 웃기는 얘기입니다. 초등학생만 되도 전혀 계산이 나오지 않습니다...피라미드 보다 더한 완전 X같은 사기입니다. 임시
모면이지요. 목사의 수가 현 7,000명에 이르니 3, 4십대인 당신이 지금 내면, 당신이 수혜를 받을 때는 목회자수가 최소 14,000명으로
늘어야지만 최소의 액수를 돌려받을 뿐입니다. 지난번 기여금이라 했을 때는, 나는 못받아도 선배 목회자들을 위해 낸다는 정신이라도 있었음으로
울며겨자 먹기로 냈다지만, 수혜자 부담금이라니, 무슨 보장이 있습니까?...결론은 모두 안내는 겁니다. 안내고 수혜 안받는
겁니다."
2002년 자료를 보면 은급비를 받는 목회자는 758명인데 반해, 은급비를 내는 목회자는 7,000명이 넘습니다.
현재 은급제도의 운영이 가능한 것은 7천명이 7백명을 먹여 살리는 피라미드구조이기 때문이라고 많은 분들이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은퇴
목회자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게 되면 문제가 달라집니다. 은급기여금을 3년이 아니라 1년에 한 번씩 내더라도 지금 30세인 목회자가 은퇴 후에
은급 혜택을 받을 수 있다면 은급기여금을 낼 것입니다. 은급부는 새로 제(개)정된 법대로 은급제도를 시행하면 향후 30-40년 후에도 은급
혜택을 받는 데 전혀 문제가 없다는 정확한 데이터를 제시해야 합니다. 목회자들의 불안감을 해소할 수 있는 합리적인 근거를 제시하지 않고서
은급기여금만 내라고 하면, 은급기여금 납부 거부라는 조세저항에 부딪칠 수 있음을 유념해야 할 것입니다.
세 번째는 ‘수혜자부담원칙’의 적용에 관한 문제입니다. 은급부는 은급법을 제(개)정하면서 ‘수혜자부담원칙’을 제시하였습니다. 은급제도는
당연히 ‘수혜자부담원칙’에 따라서 운영되어야 합니다. 문제는 지금까지는 이 원칙을 적용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서 현재 은급비 혜택을
받고 있는 분들에게는 이 원칙이 적용되지 않았습니다. 은급적립금의 고갈되는 원인은 바로 여기에 있는 것입니다. ‘수혜자부담원칙’은 납부자가
아니라 ‘수혜자’에게 우선적으로 적용시켜야 옳습니다.
사실 감리교의 은급제도는 시작부터 ‘은급적립금의 고갈’이라는 문제를
안고 출발했습니다. 감리교의 은급제도는 1983년 제15회 총회에서 입법화되어 1984년부터 시행되었습니다. 당시 은급규정을 보면 교역자기여금과
교회 및 기관부담금 등으로 기금을 조성하고, 은급의 급여는 월 은급금과 유족은급금으로 지급하도록 규정하였습니다. 은급제도는 은급혜택을 받을
수혜자들이 일정기간동안 기금을 조성하여 은퇴 후에 은급비를 받아야 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은급기금의 조성과 은급비의 수여를 동시에 시행하였던
것입니다. 참고적으로 은급부의 자료를 보면 1980년도 은급적립금이 27,762,000원이고, 1985년도가 495,005,000원입니다.
교단의 발전을 위해 어렵게 목회해 오신 선배 목사님들의 노고를 부정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수혜자부담원칙’의 적용은
은급비를 수령하고 있는 은퇴목회자들에게 우선적으로 시행되어야 합니다. 은퇴목회자에게 지급되는 은급비 책정의 기준, 금액, 방법 등에 대한
재조정을 통해 현재 납부하는 은급기여금이나 부담금은 납부자가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제도적 보완장치가 필요하다고 생각됩니다.
네 번째는 정책결정의 민주성과 전문성에 관한 문제입니다. 은급제도의 제(개)정을 결정하신 분들이 대부분 10년 이내 수혜자라는 점입니다.
은급법 제(개)정 과정에 이분들만 논의에 참여함으로써 불신은 더욱 증폭되고 있습니다. 은급법의 제(개)정을 통해 가장 많은 부담을 안게 된
세대는 30-50대인데, 정작 이들은 논의구조와 결정과정에서는 철저하게 소외되어 있었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현재 감리교의 의회제도가 안고 있는
구조적인 문제이며, 감리교의 발전적인 미래를 위해서는 최우선적으로 개선되어야 할 부분입니다.
감리교의 의회제도는
권위주의적이고 비민주적입니다. 총회 대표를 뽑는 것을 보더라도 위에서부터 연급 순으로 뽑고 있습니다. 만약에 우리나라의 국민대표인 국회의원을
선출하는 데, 나이 많은 사람부터 선출한다고 한다면 어떻게 되겠습니까? 이러한 ‘총회대표의 원로원화’는 ‘윗사람이 결정했으니 아랫사람은 무조건
따라야 한다’는 권위주의와 어우러져서 감리교의 비민주적인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습니다. 은급법의 제(개)정을 추진하였던 은급부 역시 권위주의적이고
비민주적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은급법 제(개)에 대한 반발과 불만이 교단의 권위주의적이고 비민주적인 구조에 대한 반발이라고 한다면 지나친
억측일까요? “은퇴 얼마 남겨두지 않으신 높으신 목사님들의 정치 놀음에 어린 목사들은 대가리만 터집니다”라고 홈페이지에 올려진 피맺힌 외침을
귀담아 들어야 할 것입니다.
다섯 번째는 ‘노블리스 오블리제’의 문제입니다. ‘노블리스 오블리제’는 우리 사회의 도덕성 회복을 위해서 심심찮게 거론되는 말입니다.
사회의 지도층이 지도자로서의 도덕적인 의무을 다해야 그 사회가 건강하게 유지되는 것입니다. 홈페이지에는 큰 교회가 부담금을 정직하게 부담하면
은급기여금을 내지 않아도 은급비 문제는 해결될 수 있다는 글이 많이 올라왔습니다.
“...어림짐작을 해도 아주 넉넉히
잡아서 평균적으로 전체 결산의 30%정도만이 보고됩니다...그러므로 부담금의 기금 문제 해결의 방법은 부담금의 상향 조정이 아니라 30% 정도
보고되는 그 쉬치를 끌어올리는 방법을 모색해야 합니다. 그것은 부담금의 상향조정이 아니라 하향조정입니다.” “현 부담금 제도는(교회 부담금
1.5%, 개인부담금 3년에 최하 60만원 이상 한번) 주로 개척교회를 비롯한 약한 교회 담임자들은 심각한 부담을 주게 됩니다. 교회 부담금
내야 하고 개인 부담금 내야 하고...큰 교회는 수 십 명의 목회자들을 두고도 교회 부담금을 똑같이 1.5%만 내고 맙니다.”
결론적으로 은급적립금의 고갈로 인해 은급제도를 제(개)정하였던 지난 입법의회의 결정은 현재 감리교단이 안고 있는 총체적이고 구조적인 문제를
적나라하게 표출시켰다고 생각합니다. 총회대표의 원로원화, 교회간의 빈부격차의 심화, 교단본부의 비민주성과 비전문성, 교단본부의 비밀행정에 의한
불신감 팽배, 목회자의 대량배출에 의한 개척교회 난립, 절대 빈곤에 처해있는 절대 다수의 목회자 생활, 교단 지도자의 도덕성 결핍(부담금
속이기) 등등...
‘감리교희망연대’에서 실시한 설문조사에 참여한 301명의 목회자 중에서 27명의 목회자만이 은급부담금
증액에 동의하였고, 나머지 목회자는 은급부담금 증액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답하였습니다. 90% 이상의 목회자가 은급법의 제(개)정에 반대하고 있는
것입니다. 은급부는 제(개)정된 은급법을 총회에서 결정된 사항이라 하여 강압적으로 밀어붙여서는 안 될 것입니다. 지금의 분위기라면 은급기여금
납부를 거부하는 큰 운동이 일어날 수도 있음을 인식해야 합니다. 감리교 목회자라면 누구나 은급제도가 제대로 자리매김되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지금이라도 은급부는 ‘공청회’를 다시 개최하여 각계각층의 의견을 수렴하고, 현 은급제도가 안고 있는 문제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모두가 공감하고
동의할 수 있는 해결책을 모색해야 할 것입니다. 더 나아가 감리교의 정책결정과정에 모든 목회자가 참여할 수 있는 민주적인 의회제도를 창출해야 할
것입니다.
* 홈지기님에 의해서 게시물 복사되었습니다 (2004-02-20 12:21)
ksbock 다섯번째에 있어서 , 부평감리교회는 3500명 교인에 35억 결산입니다. 그런데 서울 강남의 ㄱ 교회는
20000명 교인에 35억도 안됩니다. 이게 말이 됩니까? 그 교회의 사회복지시설은 은급부담금을 횡령하여 세운 것이라고 말해도 틀림이 없습니다.
이것이 먼저 시정되어야 합니다.
04·02·05 14
* 이 기사는 감리교 희망연대(http://www.kmchope.com)에서
펌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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