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가는 말

현행 은급제도는 1984년에 본격적으로 시작되어 타 교단에 모범적인 선례를 남긴 본 교단의 자랑거리로 여겨지고 있다. 그러나 시작 단계에서 충분한 재원확보 없이 기존의 모든 교역자 전체를 대상으로 소급 적용하였기에 그 부담의 짐을 갖고 출발하게 되었던 것 또한 사실이다.
게다가, IMF 이후 금융권의 부실에 따른 금리의 인하(현행4%대, 정기적금)와 급속히 진행되고 있는 노령화사회로의 진입, 은퇴자들의 폭발적인 증가 등으로 최근 들어 은급운영은 심각한 상태에 직면하게 되었다.

1. 은급사업의 현황
지난 10년간의 은급사업의 현황을 볼 때 1999년부터 30여명에 불과하던 은퇴자가 60여명으로 급속히 증가하게 되었고 IMF 사태 이후로 시중금리가 인하되고 교회들의 성장폭이 둔화됨에 따라 당년 결산으로 볼 때 2002년에 약2억여원 정도의 적자 운영이 시작되었다. (표1참조)

2003년 말 현재 은급사업은 45여억원의 부담금 및 기여금 수입과 15여억원의 기타수입이 발생하여 총 60여억원의 수입으로, 원로목사 530명을 비롯한 은급비 수령자 816명에게 57억5천여만원의 은급금을 지급하고, 건물관리비 등 기타경비로 3억5천여만원이 지출되어 약1억원 정도의 적자가 발생하였다. 이는 그나마 은급부담금 자연신장율이 예측치 4%를 웃돌았고, 미납되었던 2000년 정회원기여금이 수입되어 당초 예상되었던 적자 폭 4억 6천여만원보다 양호한 상태로 운영된 것이다.

2. 은급사업의 전망
지난 10월 입법의회에서 마련된 은급대책은 다음과 같은 필요성에 의해 마련되었다.
기존의 은급부담금 1%와 정회원기여금 10년에 1회 납부의 경우로 향후 10년을 전망해 보았을 때, 은급상황은 긴급한 대책안을 마련하지 않으면 안될 상황이었다.
부담금 신장률은 미진하고 은퇴자의 증가는 약 100여명을 지속적으로 웃돌것으로 전망되며 은퇴자들의 평균 목회연한의 증가로 1인당 년지급액도 자연히 증가될 것으로 전망되어 매년 적자폭이 누적되어 가면서 2008년에는 보유기금마저 바닥이 나게 될 것으로 예상되었다.(표2참조)

이에 따라 은급재단에서는 수 차례의 특별위원회와 공청회, 그리고 인터넷 게시판을 통한 여론수렴을 거쳐 은급부담금 1.5%와 수혜자부담금 3년에 1회 납부하는 대안을 마련하게된 것이다.(표3참조)

이에 따라 운영할 경우 은급사업은 상당히 양호한 상태로 운영되며 10년 후에도 145여억원의 기금을 보유하게 될 전망이다.

3. 은급사업에 관한 오해들
필자 역시 현장목회를 하던 시절 은급사업에 대한 비판적인 견해를 갖고 있었다. 이는 많은 경우가 풍문에 따른 오해나 이해가 부족한데서 온 것들임을 알게 되었다.
그 중에 하나가 주식투자로 은급기금에 막대한 손실이 있었다는 소문이었다. 분명 주식투자를 해서 손실을 입었던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당시에 주식투자는 법에 저촉되는 상황이 아니었던 것으로 알고 있으며, 손실액 또한 당시의 실무·지휘 책임에 있었던 이들이 원금을 상환하여 실질적인 손실은 발생하지 않았다.

은급부담금에 대해서도 잘못 이해하는 이들이 많은 것 같다. 은급부담금이라 함은 감리교회에 속한 모든 교회가 감리교회에 속한 모든 교역자의 노후를 위한 부담금이다. 이를 오해하여 우리 교회에서 납부하는 부담금은 우리 교회의 담임 목사를 위한 부담금이라 여기고 있다. 이런 오해 때문에 상대적으로 부담금을 많이 내야하는 일부 교회에서 성실한 납부를 하지 않는 일들이 발생하고, 교회 담임이 아닌 다른 사역을 담당하는 교역자들은 특혜를 받는다고 생각하고 있다.

크게 나누어 보면 은급관련 부담금은 교회가 담당하는 은급부담금과 교역자 개인이 담당하는 수혜자 부담금이 있다. 그렇다면 교회 담임자나 담임자가 아닌 다른 교역자들(선교사, 군목, 교목, 기관파송 목회자)도 똑같은 부담과 똑같은 혜택을 받고 있는 것이다.
덧붙여 은급기금 사용이 방만할 것이라는 오해 또한 근거가 없음을 밝힌다. 은급부담금을 비롯한 은급기금은 전액 다른용도로 사용되지 않으며 은급재단의 직원들 급여조차도 유지재단의 지원으로 충당하고 있다. 지난 1999년까지 시행해오던 원로목사들을 대상으로 한 세미나, 수련회 등의 개최도 은급기금 절감을 위하여 전면 폐지하였다.

4. 발전적인 은급사업 운영을 위한 제안

1) 긴축적인 지출을 위해
우선 전임으로 사역하지 않는 이들(위장사역자)의 인사관리를 철저히 하여 탈법적인 지출을 막아야 한다. 이를 위해서 은급재단에서는 지난 2001년 입법의회 시에 위장사역자들을 적을 둘 수 없도록 제한하는 규정을 마련한 바가 있다.(교리와 장정, 제6편 교역자은급법[681]제3조②)

그러나, 교역자의 인사관리를 실질적으로 담당하고 있는 각 교회와 지방회 그리고 연회의 협조 없이는 실효성을 거둘 수 없는 일임을 느끼고 있다. 이와 관련한 전체교회와 교역자들의 냉철한 판단과 처신이 필요하다.

또한, 교목·군목 출신자들의 연금수령자의 경우에 대해 복지개념을 도입할 필요가 있다. 교목이나 군목으로 재직하는 동안의 연금이 있으므로 그 기간 동안을 은급금지급 연한에서 제외하여 이중적 수혜를 방지해야 한다. 물론 그 기간 동안에는 개인이 납부하는 수혜자부담금을 면제하는 것이 형평에 맞는 조치일 것이다.

1인당 년평균 은급지급금은 협동회원 목회자들이 없어지면서 자연적으로 점차 증가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므로 장기적인 전망을 염두에 두지 않은 은급지급금 인상은 절대 지양해야 한다. 현재 많은 요구에도 불구하고 은급지급금을 몇 년째 동결해가고 있으나 앞으로도 철저한 계획과 분석에 따라야 할 것이다.

2) 수입증대를 위하여
만연해 있는 통계표 불성실 보고와 부정직한 부담금납부에 대한 제도적 방지책 마련이 시급하다.
서울의 모 교회는 1500여만원의 은급부담금을 납부하면서 그 교회에 적을 두고있는 교역자가 수십 명에 이른다. 납부하는 부담금과 재직하고 있는 교역자의 수를 대비할 경우에 그 교회는 일년 결산이 5천여만원에 불과하여, 적어도 은급혜택에 있어서 그 교회의 교역자들은 다른 교회들의 도움을 받고있는 것이다. 이런 일들의 시정을 위해 각 교회와 교역자들의 양심에 호소는 일은 슬프게도 더 이상 그 효과가 없다. 현재 제도적으로 감리사만이 개교회의 예·결산 상황을 사문할 수 있으나, 감리사의 위상 또한 많이 약화되어 있는 것이 현실이다. 보다 강력한 법과 제도적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현재 은급기금 운용방법은 제1금융권에 예치하는 것 외에는 다른 방법이 없다. 이는 안정성 확보를 위한 조치이지만, 이제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리라 판단된다. 은행금리가 4%대인 현상황에서 지금처럼 거두어서 지급하는 형태만으로는 은급사업 운영에 한계가 있다. 더욱 효과적인 기금운용과 다양한 수입사업의 연구와 시행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전문가 집단과의 업무 협력이 있어야 할 것이다.

3) 은급사업 운영 시스템의 전환
현행 은급사업은 은퇴자들에 대한 대책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이로 인해 재직중에 유고를 당했을 경우의 대책은 미비한 실정이다. 이를 위한 보장성 보험형태의 운용이 가미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서 필자는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으며 계속 연구하고 있다.

장기적으로 볼 때 은급제도의 전환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금년 하반기부터 일반기업체에서도 퇴직금제도를 대신하여 기업연금제도 도입이 본격화될 것이다. 이와 같이 은급제도도 개인연금 성격이 좀 더 강화된 기업연금 형태로의 전환을 연구·검토해 봐야 할 것이다.

위와 같은 제도의 전환과 수입선의 다양화 그리고 기금운용의 효율성 등을 위해 은급사업운영에 있어서도 전문가 집단에 아웃소싱 혹은 협약하는 등의 방법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나가는 말
우리 감리교의 은급제도는 타 교단과는 달리 나눔의 성격이 강조되고 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완전한 나눔의 실현이 불가능할 뿐만 아니라, 점차 약화되어 가는 것도 사실이지만, 우리는 일반단체가 아닌 종교단체로써 사회를 선도해 나간다는 차원에서도 반드시 유지해야할 좋은 전통일 것이다.
이를 위해 전 교회와 교역자가 이기적인 생각과 무조건적인 비판을 지양하고 적극적으로 협력하며 동참해 주기를 바란다. 특히 좀 더 여유있는 교회와 교역자들의 희생을 간절히 바라마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