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계
교회는 돈을 흩으려야 한다.기독교은행 금융사기사건을 보고
조윤성  |  younseongc@yahoo.co.kr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입력 : 2011년 08월 04일 (목) 18:07:01
최종편집 : 2011년 08월 05일 (금) 11:47:31 [조회수 : 2749]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네이버 구글 msn

지난 해 11월 1일 장충체육관에서 한국사회복지은행 발기인대회(위원장 강보영목사)가 열렸다. 당시 강보영 목사는 130년 선교역사 이래 한국교회가 5만여 교회로 성장하여 한국교회 부동산 가치가 약 80조 정도 되는 것으로 추정될 뿐만 아니라, 연간 각종 헌금 총액이 4조8천억원으로 추산되는 시점에 기독교은행이 설립될 때가 되었다는 교계의 필요에 맞춰 기독교정신으로 운영되는 은행을 만들겠다고 천명하였다.

이에 대형교회 목사들과 보수계 목사들이 직간접적으로 참여하였고 발기인 대회는 5천명에서 7천명 정도가 참석하여 성황리에 열렸다. 당시 금융감독원에서는 발기인대회를 열기전에 '은행이라는 이름을 사용하거나 은행 설립을 명목으로 투자금을 모으는 건 위법'이라는 경고가 있었지만 아랑곳하지 않고 대회를 열었다.

 
강보영 목사는 언론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시대적으로 어려운 시기에 국내 5만여 교회가 주주로 참여하는 사회복지은행을 설립, 저금리 대출로 사회복지 시설운영을 통해 어려운 성도와 교회, 개인 사업자를 위한 맞춤형 금융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새로운 전도 모델을 삼을 수 있는 21세기형 전도방법을 은행을 통해 추진하게 될 것이 다”고 밝혔지만 기독교 은행이 출범한다는데 비판적인 시각이 많았다.

고영근 희년함께 사무처장은 자신이 쓴 글에서 교계가 가난한 사람들을 돕지 않은 것은 기독교계 은행이 없어서 그런것이 아니라 대형화되는 한국교회가 가난한 교인들이 죽어나가는 것도 모르고 은행권에서 대출로 땅사서 대형 교회를 짓는 메가쳐치 현상 때문임을 꼬집었다. 다수의 비판적인 시각은 이제는 교인들로부터 헌금 받아 고리대금업까지 하려하느냐는 것이었다.

이런 기우가 강보영 목사의 금융사기로 종말을 고했다.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부장 신유철)는 “그라민은행을 모델로 한 기독교 사회복지은행을 만들겠다”며 목사와 신도 284명으로부터 투자금 명목으로 23억8000만원을 받아 가로챈 혐의(사기)로 강보영(65) 목사를 구속 기소했다고 3일 밝혔기 때문이다.

그가 23억 8천만원이라는 거액을 끌어 모을 수 있었던 기적에 고문과 발기인으로 참여하였던 교계 유력 인사들이 직간접적으로 기여하였음을 부정하지는 못할 것이다. 검찰 조사 결과, 강 목사는 보수 기독교계 인사들의 후광을 이용하기 위해 상금·헌금·교통비 명목으로 이들에게 100만~1억원을 건넨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어떤 인사가 얼마를 받았는지는 알 수 없으나 이들이 이런 부정한 돈을 받고 적어도 기독교 은행의 필요성을 선전하였거나 그렇지 않았다 할 지라도 그들의 이름이 거론된 것 만으로도 그런 효과를 거두었다는 것을 미루어 짐작으로 알 수 있을 것이다.

교회가 교회 답지 못한 것은 고영근 사무처장 말처럼 교회에 돈이 없어서도 기독교 은행이 없어서도 아니다. 교회가 바치는 자들에게는 헌금을 하나님께 드리는 것으로 거룩하게 포장을 하면서도 정작 사용하는 일에 있어서는 세상 장사치들보다 못하게 사용하고 있어서 문제이다.

하나님께서 땅의 소산을 얻지 못하는 레위인, 고아, 과부 및 이방인들을 위해 십일조를 사용하도록 하셨던 것을 왜곡하여 십일조는 하나님의 것이므로 하나님께 드려야 한다며 착복하여 호의호식하는 자들이 문제인 것이다.

이번 사기사건은 하나님의 것이라며 거두어들인 헌금을 도적질하는 목사들이 이제는 그것도 모자라 그 돈으로 고리대금업까지 하려다 들통난 사건이다. 교회는 돈이 모이는 곳이어서는 안된다. 교회를 통해 돈이 흩어지는 곳이어야 한다.

이 땅에는 땅의 소산을 얻지 못했던 레위인, 고아, 과부 및 이방인과 같은 사람들이 많이 있다. 강제 퇴직당하여 수입이 없는 자들, 가족이 해체되어 생계가 막막한 자들, 열심히 살려다 도산나 노숙을 해야만 할 수 밖에 없는 자들, 돈이 없어 대학 졸업을 할 수 없는 자들, 바로 이들을 위해 교회가 돈을 흩어야 한다.

만약 교회가 이런 본질적인 문제에 헌금을 사용하였다면 지금의 교회에서 일어나고 있는 부패 현상들이 만연할 수 있었을까? 수십억을 횡령하여 재판을 받고 연봉 5-6억을 받고도 교회 헌금을 쌈짓돈 쓰듯하다 분쟁이 발생하고 서초 금싸라기 땅에 대형교회를 지으면서 특혜시비를 일으키는 일이 일어날 수 있었을까? 이번 금융사기 사건을 통해 교회가 헌금에 대해 성찰하는 기회가 되었으면 한다.

[관련기사]

조윤성의 다른기사 보기  
기사를 추천하시면 "금주의 좋은 기사" 랭킹에 반영됩니다   추천수 : 3006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네이버 구글 msn 뒤로가기 위로가기
의견나누기(0개)
0 / 최대 22400바이트 (한글 11200자)
- 금지어 사용시 댓글이 제한 될 수 있습니다.
* [댓글운영원칙] 욕설, 반말, 인신공격, 저주 등 기본적인 예의를 지키지 않은 글과 도배성, 광고성, 허위성 댓글은 통보 없이 삭제합니다.
신문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우)120-012 서울 서대문구 충정로2가 35 기사연빌딩 401호 ☎ 02-393-4002(팩스 겸용)   |  청소년보호책임자 : 심자득
제호 : 당당뉴스  |  등록번호 : 서울아00390  |  등록연월일 : 2007.7.2  |  발행인 겸 편집인 심자득(010-5246-1339)
Copyright © 2005 당당뉴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dangdang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