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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논다
김영동  |  deom-pastor@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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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1년 07월 07일 (목) 02:46:04
최종편집 : 2011년 07월 12일 (화) 20:44:17 [조회수 : 26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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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논다

 

구     상

 

이웃집 소녀가

아직 초등학교도 안 들어갔을 무렵

하루는 나를 보고

 

ㅡ 할아버지는 유명하다면서?

그러 길래

ㅡ 유명이 무엇인데?

하였더니

ㅡ 몰라!

란다. 그래 나는

ㅡ 그거 안 좋은 거야!

하고 말해 주었다.

 

올해 그 애는 여중 2학년이 되어서

교과서에 실린 내 시를 배우게 됐는데

자기가 그 작자를 잘 안다고 그랬단다.

 

ㅡ 그래서 뭐라고 그랬니?

하고 물었더니

ㅡ 그저 보통 할아버진데, 어찌 보면

그 모습이 혼자 노는 소년 같아!

라고 했단다.

 

나는 그 대답이 너무 흐뭇해서

ㅡ 잘했어! 고마워!

라고 칭찬을 해 주고는

그날 종일이 유쾌했다.

*

*

*

  

   거니...! 

   나이들어 놀려면 이렇게 놀아야지요...

   나이 든 할아버지는 풍경처럼, 경치처럼 늘 거기에 있고...

   혼자가 아닌 듯 저만치서 같이 놀아 주고...

   오히려 배경인 듯 함께 놀아 주는 소녀의 눈망울이 차암 곱고 아름답습니다!

   

   그런데 어린 소년은 어떻게 놀까요?

   그 할아버지 혼자 노는 소년같을 수는 있지만...

   정작 혼자 놀 수 없는 나이인 소년은 함께 놀아야만 하는데......?

   혼자인 그 소년은 어찌되었을까요?

 

  

나랑 함께 놀래?

 

박   노   해

 

어린 날 나에게 가장 무서운 건

아버지가 일찍 돌아가신 것도

가족이 뿔뿔이 흩어진 것도 아니었네

 

학교에서도 동네에서도

아무도 놀아주지 않는 거였네

 

세 살 많은 영기가 우리 반에 편입한 뒤

동무들을 몰고 다니며 부하로 따르지 않는

나 하고는 누구도 함께 놀지 못하게 한

그 지옥에서 보낸 일 년이었네

 

동백꽃 핀 등굣길을 혼자 걸으며 울었고

오동잎 날리는 귀갓길을 혼자 걸으며 울었고

텅 빈 집 마루 모퉁이에 홀로 앉아 울었었네

 

책을 읽고 일기를 쓰고 기도를 해봐도

동무가 그리워서 사람이 그리워서

책갈피에 얼굴을 묻고 흐느끼곤 했었네

 

5학년이 되던 해 보슬비는 내리는데

자운영 꽃이 붉게 핀 논길을 고개 숙여 걸어갈 때

나랑 함께 놀래?

뒤에서 수줍게 웃고 있던 아이

전학 온 민지의 그 말 한마디에

세상의 젖은 길이 다 환한 꽃길이었네

 

돌아보니 멀고 험한 길을 걸어온 나에게

지옥은 아무도 놀아주지 않는 홀로 걷는 길이었고

천국은 좋은 벗들과 함께 걷는 고난의 길이었네

 

나랑 함께 놀래?

 

그것이 내 인생의 모든 시이고

그것이 내 사랑의 모든 말이고

그것이 내 혁명의 모든 꿈이었네

*

*

*

 

 

  

   아하,

   벌써 할아버지 나이가 된 나는 '혼자 논다'는 말보다 '나랑 함께 놀래?' 라는 이 말이 왜 이다지도 가슴에 울리도록 와 닿는 것일까? 

 

나랑 함께 놀래?

 

   아하, 주님!

   주님도 그렇죠?

   혼자 노는 것보다 나랑 함께 놀래? 나를 부르고 우리함께 노는 게 더 좋으시죠?

  

그것이 나와 주님 인생의 모든 시이고

그것이 나와 주님 혁명의 모든 꿈이었는 지는 알 수 없으나...

 

그것이 나와 주님 사랑의 모든 말인 것은 분명하지요.

 

나랑 함께 놀래?

 

   주님,

   오늘 밤은 주님이 이렇게 부르시는 그 음성을 다시 듣고 싶습니다!

 

나랑 함께 놀래?

 

 

2011.   7.   5      덤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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