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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씩 조금씩 꾸준히
김영동  |  deom-pastor@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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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1년 07월 07일 (목) 02:21:01
최종편집 : 2011년 07월 07일 (목) 14:21:45 [조회수 : 3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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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씩 조금씩 꾸준히

 

박   노   해

 

사람들은 하루아침에 꽃이 피었다고 말하지만

어느 날 갑자기 떠오른 별이라고 말하지만

 

사람들은 하루아침에 그가 변했다고 말하지만

어느 날 갑자기 그가 무너졌다고 말하지만

 

꽃도 별도 사람도 세력도

하루아침에 떠오르고 한꺼번에 무너지지 않는다

 

조금씩 조금씩 꾸준히 나빠지고

조금씩 조금씩 꾸준히 좋아질 뿐

 

사람은 하루아침에 변하지 않는다

세상도 하루아침에 좋아지지 않는다

 

모든 것은 조금씩 조금씩 변함없이 변해간다.

*

*

*

 

 

   벗님,

   생각해 보면 살아있다는 사실 그 자체가‘조금씩 조금씩 꾸준히’변하고 바뀌고 있다는 말인데……? 언제부턴가 우리는 왜 우리의 삶이 변하지 않고… 머물러 있고… 그 모습 그대로 고정되고… 고착되어 있다고 생각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자신이 살아있기에 잠시도 쉼 없이 흔들리며 살면서도 자신만은 당당하게 흔들리지 않으면서 산다고, 살아야 한다고 착각합니다. 너무도 자연스러운 흔들림을 불편해 하면서 아니라고 부정합니다. 스스로 흔들리지 말아야 한다고 다짐합니다. 그러니 시인의 이런 표현이 너무 자연스럽지 않습니까!

 

사람들은 하루아침에 꽃이 피었다고 말하지만

어느 날 갑자기 떠오른 별이라고 말하지만

 

사람들은 하루아침에 그가 변했다고 말하지만

어느 날 갑자기 그가 무너졌다고 말하지만

 

   나도 학생 시절 교과서에서 읽은‘애린이 물들지 않은 한 개 바위가 되리라’는 어느 시인의 다짐이 자기도 모르게 당당한 내 인생관이 되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흔들림은 약한 갈대라고 생각되고 그래서 지구중력을 힘입어 굳세게, 당당하게 두발을 딛고 흔들리지 않아야 당연하고 편안한 삶인 것으로 생각해 왔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시인의 이런 반전과 단정은 마음에 심한 불편함으로 다가 옵니다.

 

 

꽃도 별도 사람도 세력도

하루아침에 떠오르고 한꺼번에 무너지지 않는다

 

조금씩 조금씩 꾸준히 나빠지고

조금씩 조금씩 꾸준히 좋아질 뿐

 

   시인의 반전은 흔들림 없는 거울같은 내 마음에 큰 파문이 됩니다.

   그래요. 살아 있는 삶, 곧 깨어 있는 삶은‘알아차림’이죠.

   흔들려 입질한 낚시대의 촉감을 느껴 낚아채는 바로 그 순간이‘알아차림’입니다.

   그래서 모든 정신과 모든 감성의 느낌을 집중해서 하나가 되는 불편한 그 순간이 참됨으로 열리는 문이요 길목입니다. 말과 생각으로 고정된 삶의 현실이 살아있는 흔들리는 현실 자체로 자유로워지면 비로소 시인처럼 다른 말과 다른 생각으로 노래할 수 있습니다. 자신이 서 있는 기준점이 달라진 것이죠. 흔들리지 않고 고정된 위대하고 훌륭한 삶보다 잠시도 쉬지 않고 흔들리는 깨끗하고 정직한 삶을 살아야 한다는 사실을 알아차리는 것이죠. 흔들리는 정직한 삶의 자리에서 살아가는 것이죠. 그렇게 앞서 걷고 있는 시인을 따라가 봅니다.

 

사람은 하루아침에 변하지 않는다

세상도 하루아침에 좋아지지 않는다

 

모든 것은 조금씩 조금씩 변함없이 변해간다.

 

  도무지 실천없이 머리로 생각만하는 사람에겐 ‘조금씩 조금씩 꾸준히’변해가는 인생은 오히려 절망일지 모르지만 아하, 고정관념을 깨고 일어나 알아차린 생각과 함께 손발로 땀 흘려 일하며 창조하는 사람에겐‘모든 것이 조금씩 조금씩 변함없이 변해가’는 이것이야말로 참으로 희망입니다. 사실 누구도 부정할 수 없이 우리가 살아가는 삶은 이런 것이었죠.

 

모든 것은 조금씩 조금씩 변함없이 변해간다.

*

 

   벗님,

  그렇게 살아있어 열리는 오늘 하루를 오히려 은총으로 맞으시길 축원합니다.

  흔들리며 조금씩 조금씩 꾸준히… 벗님만이 스스로 자라가고 변화하는 주체요 주역입니다.

  우리 그렇게 변하고 그렇게 자라나고 성숙해서도 여전히 그립고 반갑게 만납시다.

 

 

                                               2011.   6.   29  유월항쟁 끝자리에서     덤  목사

 

 

   

6. 18 첫 목회지 하가교회 100주년 기념예배에 갔습니다.

34년이 지난 그 집, 그 툇마루는 여전한데...

26살 젊은이는 백발의 덤 목사가 되었고...

 

꽃다운 젊은이들은 당당한 신앙인, 든든한 중년이 되었습니다.

내 곁에 앉은 장 권사님은 97세 정정한 노인이 되셨는데...

조금씩 조금씩 꾸준히 변해서 말입니다!

 

"목사님이 많이 보고 싶어서 그전에 보내주신 편지를 꺼내 읽고 또 꺼내 읽었어요"

나를 꼭 붙잡고 너무너무 반가워하시는 장 권사님!

참으로 기쁜 만남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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