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20일] 온 국민이 마시는 상수원에 수변신도시를 건설하겠다구요?

국민 전체를 위해서는 매우 환영할 만한 제도였지만 물론 반대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시설을 모두 이전해야 하는 사람들이 반대하는 사람들이었다. 그런데 당시 모 환경단체에서 현수막을 걸었는데 어떤 것은 이런 조치에 대한 찬성이었지만 또 어떤 것은 생계를 위협받는 사람들을 지지하는 내용이었다.

그걸 보면서 이율배반적인 두 종류의 현수막을 내건 이 환경단체를 의아하게 생각했던 적이 있다. 한 단체가 두 개의 상반된 주장을 펼치니 말이다.

그런데 요즘 정부가 이와 비슷한 행태를 하고 있어 비웃음을 사고 있다. 기껏 상수원 보호를 위해 2Km 밖으로 내몰았던 오폐수 방류시설을 다시 2Km안으로 끌어들이겠다고 하기 때문이다. 그동안 줄기차게 4대강 사업을 살리기 사업이라고 주장했던 정부가 4대강에 소위 '수변 신도시'를 만들겠다는 정책을 내놓았기 때문이다.

4대강 사업이 불필요하다, 준설사업조차 이미 충분히 했다고 줄기차게 주장해왔던 환경단체들에 대해 한국은 물부족국가이기 때문에 4대강 사업을 해야 한다고 우겨왔던 정부이다. 그런 정부가 수질오염이 불보듯 뻔한 4대강 수변 신도시 정책을 내놓았기 때문이다. 참으로 기가 막히다.


하긴 기가 막힐 것도 없다. 이미 다 예견되었던 일이기 때문이다. 이명박 정부는 4대강을 살릴 의도도 없었고 4대강을 살리는 일에도 관심이 없었던 것이다. 단지 4대강을 어떻게 하면 돈벌이가 될 것인가 하는 것에만 관심이 있었다.

그것도 모든 국민이 함께 공유할만한 돈벌이가 아니라 토건사업을 통해 한몫 단단히 챙기게 될 토건재벌기업들의 돈벌이에만 관심이 있었다.

내용인 즉슨 주거, 업무 중심 복합도시, 관광 중심 복합도시, 소규모 수변마을 등 세 가지란다. 상수도원으로 사용하는 4대강변에 업무 주거를 위한 도시를 만든다니, 제정신인지 도통 이해가 가지 않는다.

도시라는 것이 어쩔 수 없이 각종 폐수 및 하수가 발생하게 된다. 그 물이 다 어디로 가겠는가? 보로 막혀 더이상 흐르지 않는 4대강으로 갈 수밖에 없다.

아무 것도 하지 않고 그냥 보로 막아놓기만 해도 하천이 오염될텐데 거기에다가 생활하수와 오폐수를 흘려보내겠다는 발상은 이미 환경은 포기한 것이나 다름 없다.


관광이란 허울을 걸고 있지만 관광도시 역시 마찬가지이다. 사람들이 머물렀다 간 자리에는 흔적이 남을 수밖에 없다. 그 흔적이란 다름 아닌 쓰레기더미다. 굳이 말하지 않아도 관광온 사람들이 거쳐간 자리를 본 적이 있는 사람은 다 안다.

관광중심 복합도시라는 말은 대규모로 사람들이 다녀갈 수 있도록 한다는 말인데 그 과정에서 벌어지는 오폐수 및 쓰레기가 4대강에 유입되지 않을 것이라는 장담은 삼척동자라도 믿지 못할 것이다.


호텔, 리조트, 골프장, 도박시설 등 대규모 위락단지가 관광사업에 도움이 될까? 세계는 지금 아무 것도 손대지 않은 자연 그대로의 풍광에 감탄하고 자연 그대로의 관광을 사업화하고 있다. 한 마디로 한국정부의 구상은 세계의 흐름을 거스르는 매우 어리석은 선택이 아닐 수 없다는 것이다.

소위 친수법이라는 것이 사실은 악수법, 반수법이나 다름 없다. 게다가 벌써부터 투기 조짐이 일고 있지 않는가? 국가가 나서서 부동산 투기를 조장하고 있다니 돌아도 단단히 돈 사람들이다.


결국 4대강 사업은 토건재벌들 주머니를 두둑하게 챙겨주고 좋은 환경에 기꺼이 비싼 비용을 부담하면서 입주할 수 있는 사람들에게 혜택을 주는 돈지랄 사업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을 스스로 증명한 셈이다.

온 국민이 공유하고 함께 누려야 할 4대강은 더이상 용납할 수 없다는 것이다. 온 국민이 마시는 물에 기꺼이 생활오폐수를 섞어서라도 결국 가진 자들을 위한 사업을 해야 직성이 풀리겠다는 이명박 정권을 심판하고 말릴 수 있는 것은 오직 하나님뿐인가보다.

이젠 신이라도 나서서 말려야 할 판이다.

주여, 어찌 하오리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