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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다음 단계로 나감흰나비 떼 눈부시다 - 박남준 시인
김영동  |  deom-pastor@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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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1년 04월 15일 (금) 13:21:40
최종편집 : 2011년 04월 15일 (금) 18:52:14 [조회수 : 2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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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나비 눈부시다

 

박   남   준

 

나 지금껏 꽃 피고 꽃 지는 일만 생각했구나

꽃 피고 꽃 지는 일만 서러워했을 뿐

꽃이 피고 그 꽃이 진 자리

오랜 상처를 앓고 난 후에야 두 눈 깊어지듯이

들불처럼 내달은 열매를 키워간다는

참으로 당연한 이치도 몰랐던가

배꽃 지던 날 흰나비 떼 흰나비 떼

눈부시게 날아오르는데

  ………

사랑을 위해 나 여지껏 기다려왔던 것인가

*

* 

 

    벗님,

    퓨터 영상시대를 사는 요즘 청소년들이 하는 전자오락은 참 다양하고 현란합니다. 러나 처음 전자오락기가 관심을 끌 때 제일 인기 있던 종목은 단순한 겔로그입니다 어떤 친구들은 수십만 점을 지나 백만 점을 돌파하곤 했지만 나는 늘 몇 만점에 그치고 GAME OVER가 화면을 장식하곤 했습니다.   나에게 전자오락은 정말 재미없는 놀이였습니다.

     그러나 그 와중에서도 한가지 기억에 남는 것이 있습니다. 한 과정이 끝나면 팡파레가 울리고 다음 단계로 넘어간다는 겁니다.

 

나 지금껏 꽃 피고 꽃 지는 일만 생각했구나  

 

    그 다음 단계로 넘어감! 

    전자오락을 하면서 내가 얻은 최고의 경험은 그 다음 단계로 넘어간다는 사실, 바로 그것입니다.  실력이 없으면 게임은 그 단계에서 끝납니다. 다음 단계는 늘 가보지 못한 세계일뿐입니다.  그래서 현대의 개척자(?)들은 모험심을 불태우며 하루 종일, 밤을 하얗게 새우며 새로운 단계를 개척하며 도전, 또 도전을 합니다.  당연히 백만 점을 돌파한 그 친구는 억수로 많은 시간을 오락실에서 보내야 했습니다 나는 그 친구가 어떤 성취감과 경험의 지혜를 얻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몇몇 단계 못 가고 늘 게임이 끝나던 나는 아, 삶이란 그 다음 단계가 있는 것이라는 그 성취감과 경험의 지혜를 얻고 전자오락을 졸업했습니다.

 

꽃 피고 꽃 지는 일만 서러워했을 뿐

꽃이 피고 그 꽃이 진 자리

오랜 상처를 앓고 난 후에야 두 눈 깊어지듯이

들불처럼 내달은 열매를 키워간다는

참으로 당연한 이치도 몰랐던가

 

    꽃이 지면 열매를 키워 가야할 일상의 생활이 다시 열린다는 겁니다. 꽃 피고 지는 단계는 서론이고 열매 키워야할 일상생활이 본론이라는 말입니다.  아, 물론 당연히 결론은 잘 익은 열매 나누며 이루는 밝고 인정 어린 삶이겠습니다.  그러니 늘 꽃 피고 지는 일만 서러워하면 인생은 참으로 덧없다고 할테고 그런 사람은 끝까지 철없단 말을 듣게 되겠죠.

    철이 들면 열매 키우는 일상의 생활이 행복한 삶이 되는 단계도 열린다는 이 사실을 주목하고 시인은 다시 눈을 듭니다.  그래서 우수수 바람에 날려 흩어지는 배꽃이 눈부시게 날아오르는 흰나비 떼, 흰나비 떼로 보일 만큼 기쁘고 행복해지나 봅니다.

 

배꽃 지던 날 흰나비 떼 흰나비 떼

눈부시게 날아오르는데

 

    그래도 누구에게나 새로운 단계는 처음이니 언제 어디서나 서툴고 낯설고 어색할 뿐입니다.  그래서 시인도 ‘눈부시게 날아오른다’로 문장을 끝내지 못하고 ‘날아오르는데’ 엉거주춤 여운을 남기고 말없음표로  ‘…’  새로운 단계를 익혀갈 시간을 마련하고 몸과 마음을 단련시키나 봅니다.

 

……………………………………

 

    그러니 벗님,   우리도 딴 데 보고 잠시 이야기하는 여유를 부려봅시다.

    옛날에 어느 큰 산 골짜기 동쪽과 서쪽에 절이 하나씩 있었습니다 장날이면 마을로 내려가는 길목에서 두 절의 동자 승이 만나곤 했죠. 동쪽 동자승이 물었습니다.  그런데 서쪽 동자승의 대답이 어째 범상하질 않습니다. 

   “너 어디 가니?”

   “발길 가는 데로……

    오늘도 걷는다마는 정처없는 이 발길~~~이라는데…… 이거 그만 동쪽 동자승은 할말을 잃고 김이 새서 하루 일을 보는둥 마는둥 건성보고 서툴러 자기 절로 돌아갔습니다. 아마 다음 장날이 될 때까지 열심히 큰스님께 묻고 공부했을 겁니다. 그 날도 어김없이 마을로 내려가는 길목에서 서쪽 동자승을 만납니다.

   “오늘은 어디 가니?”

   “바람 부는 데로………”

   인생은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지 모르는 나그네 길이라는데………  여전히 할 말을 잃은 동쪽 동자승의 얼굴은 아침 햇살을 받아 더욱 붉어졌습니다. 아마 마음 속으로 다음 장날에 보자고 어금니를 고쳐 물었을 지도 모르겠습니다. 그 다음 장날 아침은 더없이 싱그럽고 쾌청한 날이었습니다. 유난히 산새들의 노랫소리도 경쾌했습니다. 동쪽의 동자승은 마을로 내려가는 길목에서 서쪽 동자승을 기다렸다는 듯 만나 기운차고 맑은 음성으로 물었습니다.

   “너 어디 가니?”

   “나 장에 장보러 간다!”

    할렐루야~!   상식도, 철학도, 신학도 내 삶이 되기 위해선 일상생활이 되어야 합니다.  끝내주는 연애도, 못 말릴 사랑도 내 자신의 삶이 되고 나면 그냥 일상생활입니다.  오죽했으면 하나님께서도 성육신 -  '말씀이 육신이 되어' 이 땅에 오셨겠습니까! 

    우리는 늘 장보러가듯 세상 속에서 살지만 깨닫고 나서 장보러가듯 세상 속에서 사는 그 삶은 조금 다릅니다.  , 물론 같지만 다르다는 말입니다 상식의 일상생활을 살면 자기 혼자 편하고 바르게 깨닫고 일상생활을 살면 이웃까지 즐겁고 편합니다 그러니 벗님, 어느 일상생활을 사시겠습니까?

    어느 목사님이 주례사에서 이렇게 말하더군요

    “신랑 신부는 사랑하기 때문에 이곳에 선 것이 아니라 더욱 사랑하기 위해서 이곳에 섰습니다. 믿습니까?”  믿어지면 이혼은 없습니다.

    함께 즐거운 마음으로 장보러 가겠죠!!!

 

사랑을 위해 나 여지껏 기다려왔던 것인가

 

   이 귀절을 ‘장보러 가려고 여지껏 기다려왔던 것인가’라고 읽으면 입가에 저절로 미소가 흐릅니다.   따뜻한 현실인데 시인의 의구심처럼 이것이 사랑의 현실적인 새 단계라면 꽃 피고 지는 헌 단계에서 보면 너무 황량할까요?

   새봄엔 더욱 생활의 단계로 나가는 일을 즐거워하고 기뻐하기로 했습니다.  힘든 한계와 제약이 많지만 현실만이 내가 어떻게 해볼 유일하게 나에게 맡겨진 시간이니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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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평일 (72.205.29.125)
2011-04-15 20:17:35
또 고밉습니다.인간은 사랑을 하기 위해서 태어 났습니다. 존재하는 모든 것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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