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초 우리들의 이웃집 소와 돼지, 오리들이 구제역과 조류독감으로 별다른 대책없이 대량으로 살처분 되는 현실은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일이다.

이를 두고 정부의 구제역 살 처분 정책은 무자비한 살생과 폭력행위라며 김선경 연구원(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은 지나달 7일 국회에서 열린 ‘구제역 대책마련을 위한 정책토론’에서 비판했다.

그는 실제 구제역으로 죽은 소와 조류독감으로 죽은 오리는 그 수가 많지 않다면서 이들 가축은 해당 바이러스에 걸렸더라도 사망률이 낮고 대부분 자연 치유가 됐다는 것이다.

그는 정부가 이같이 살처분 정책을 추구하는 이유에 대해 “문화적 요인과 법과 제도, 권력과 공포, 무지의 합작품”이라고 설명하고, 이 같은 살처분은 사회 문화적으로 ‘폭력의 악순환’ ‘생명경시 사상의 주입’을 초래한다고 주장했다.

지난 3월 우석훈 2.1연구소장은 시사IN을 통해 '구제역 사태의 진범은 노무현 정부 때부터 도입한 중앙집중적 대형축산시스템이라면서 구제역 사태 재발을 막으려면 분산형·유기축산으로 가야한다는 당위성을 조목조목 설명했었다. 이제 구제역의 쓰나미는 지나갔다. 그렇지만 그 많던 소와 돼지, 오리들은 우리 앞에서 사라졌다.

▲ 강원도 화천군 상서면 노동리 첩첩산중 선이골 풍경

설상가상으로 대한민국은 현재 전세난과 물가고 또한 하늘높이 치솟고, 인플레이션과 실업률마저 높아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이들이 늘고 있다.

그렇다고 지구촌은 평화롭냐하면 그것도 아니다. 가까운 북한의 3대 세습 문제와 더불어 식량대란이 심상치 않다. 그리고 저 멀리 한바탕 전쟁을 치룬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의 평화는 요원하고, 아프리카 및 중동에서는 가난한 자들의 울부짖음과 정의사회를 위한 요구가 빗발치고 있다. 

알제리, 바레인, 지부티, 이집트, 이란, 이라크 , 요르단, 리비아, 모리타니, 모로코, 사우디아라비아, 수단, 시리아, 튀니지, 예멘 등과 기타 알바니아, 가봉, 세르비아, 터키, 타지키스탄 등이 이에 속한다. 하지만 시위가 서서히 격하되는 몇몇 국가들을 바라보는 세계는 걱정과 우려가 앞선다. 민주화는 좋은 것이라고 생각하나 그 민주화를 위하여 누군가는 자신의 생명을 잃어야 하는 그 참담함은 우리 모두의 마음을 아프게 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집트 민주화는 다행인지 불행인지는 몰라도 무바라크는 군부와 미국의 압력을 빨리 받아 재빠르게 행동을 취하는 바람에 유혈사태 없이 종료되었지만 리비아의 경우는 다르다. 리비아는 민주화라기보다는 반정부 시위다. 애초부터 거의 제왕적 권위와 부의 축적으로 가득한 지도층을 향한 시위로 대다수 국민들은 굶주림을 벗어 나고자 했던 것이다.

▲ 생태적 삶을 그리워하는 이들과의 대화

중동국가 특성상 석유는 무한정인데 정작 그 석유의 혜택이 민중들에게 직접적이든 간접적이든 돌아오지 않는 것에 문제였다. 한 마디로 권력 독점으로 인한 집권층 부패와 부의 배분에 문제가 있었다. 리비아 국민들은 이번 사태에서 단지 먹고 살기 위한 방편으로 시위를 벌였을 뿐인데 결과는 엄청난 피의 전쟁을 불러오고 있다.

여기에 최근 일본의 지진과 쓰나미로 많은 피해가 속출됐다. 그러나 천재지변은 아무것도 아니었다. 세계최고의 기술과 안전 신뢰의 상징이라던 일본의 원자로 핵 누출은 전 세계를 재앙으로 몰아 가고 있다.

▲ 염소와 소통하고 있는 다사함 김명식 선생님

일본 동경인근에 살고 있는 분의 말을 빌리자면 “아침에 일어나 운동을 하고, 아침을 먹고, 출근하는 일상생활이 후쿠시마 원전사고 경험 이후 그렇게도 소중했었던 생활임을 이제야 느꼈다”며 하루 속히 평화로운 일상이 돌아오기만을 기원했다.

대안에너지로서의 원자력은 현 인류가 개발한 최첨단의 과학기술로서 인류의 도시문명을 보다 풍요롭게 지탱하여 준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그 풍요로움이 영원히 우리의 안전을 보장해 주지 않는 다는 것을 요사이 알게 되었다.

요사이 느낌없이 바쁘게 살아가는 내 자신도 대부분의 도시인들 처럼 느낌이 없었다. 하지만 아직도 농촌에서 하루하루 하늘만 처다보며 살고 있는 농민은 달랐다. “이곳 농민은 대부분 70~90세로 한곳에서 70~80년을 농사 지으며 살아왔는데 하나같이 요즘과 같은 날씨는 처음 격어 본다며 이상하다고들 하세요.”라며 10년차 경남하동으로 귀농한 지인은 제작년 봄부터 말해왔던 것이다.

도시의 빠른 변화와 농촌의 단조로움 중에서 오히려 농촌의 단조로움이 우리에게 아니 미래세대까지도 행동의 안전을 보장해 준다. 그러므로 안전은 풍요로움보다 더 중요한 것임을 새삼 느낀다.

지난주 26일(토요일) 강원화천 가림다 한글마을 방문시에도 이 문제가 중심이 되었다. 다사함 김명식님은 다짜고짜 "우리나라는 자연학이나 창조학이 없어 도시가 지금 병들어 아픈지 아니면 도시의 공기와 물, 나무와 식물 등의 환경에는 무슨일은 없는지 알 수가 없다"며 "지금 도시는 아프지 않게 죽고 있다"는 짭은 말로 그 답답함을 토로했다. 

▲ 생태적 삶을 그리워하는 새마갈노(www.eswn.kr)회원들과의 좌담모습

그는 농촌생활의 정도는 있겠지만 느낌이 없음은 마찬가지다며, 귀농교육에 대한 교육의 한계를 지적했다. 귀농하고자 하는 지역의 사람으로부터 토질, 기후 등 갖가지 변수는 현장에서 결정되므로 직접적이고도 구체적인 현장에서의 실천이 중요함을 강조했다.

그리고 농촌에서 억대 수익을 올리겠다는 귀농의 수단과 방법에 대해 경계해야 됨을 지적하면서 "만약 땅이 없어 농촌으로 갈 수 없을 경우, 급하게 행동하지 말고 천천히 자신의 몸에 맞는 좋은 씨앗을 하나하나 심어가면서 그 뜻 이루기를 조언했다." 그리고는 "예수가 바로 씨앗을 몸에다 심은 분이다"라는 것을 이야기해 주었다.

또 하나 "겉 모양이 화려하거나 무소유 처럼 남에게 좋게 보이려는 현상에 집착하지 말았으면 하면서 아무것도 없다는 이가 나중에는 더 많은 부와 명예를 축적하고 있더라"는 이야기를 했다. 즉, 무소유자라고 해서 무조건 존경하고 따라 살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 다사함 김명식 선생님의 열강모습

오늘날 우리 모두를 행복하게 해줄 "자본주의가 이렇게 싸움민 하고 전쟁을 치루면서 지내는 세상이 과연 이상적인 사회인가는 우리 모두가 깊이 생각해야 한다. 그러므로 이상사회가 아닌 현실에 맞는 행복한 사회의 추구가 대안이다"며 힘주어 강조했다.

이어서 "먹는 것이 더러운 것이냐 똥으로 나오는 것이 더러운 것이냐"는 논쟁에서는 먹는 것이 더럽다는 견해를 내놓았다. 이유인 즉슨 똥을 더러움으로 보는 시각적 현상의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똥은 드러내는 것으로서 밭의 작물이나 동식물에게는 없어서는 안될 귀중한 에너지원이다. 이들이 똥을 좋아하고 사랑한다. 똥이 거룩해지려면 반드시 밭으로 가야만 한다"면서 지금의 그렇지 못한 상황을 안타까워 한 것이다. 밭은 똥을 거룩하게 모실 줄 알고 있으므로 똥에 있어서 진리는 밭으로 가는 것이 정답이다.

▲ 자연공생농업의 지혜를 나누고 있는 김영님과 다사함님

우리의 삶도 마찬가지다. 하늘의 뜻을 알아 살고자 하는 사람에게는 하늘의 그릇이, 땅의 뜻을 받고자 하는 이들은 땅의 그릇으로 쓰임을 받는 이치를 생각하여 항상 나의 그릇에 맞는 마음을 먹어야 겠다. 모든 것이 사람마음 먹기에 달렸다고 하지 않는가? 그것도 타인의 선택이나 결정이 아닌 자기 자신의 노력과 결정 그리고 결단 여하에 자신의 소중한 운명이 걸려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