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교회개혁실천모임에서 매월 마지막 주 월요일에 월례회를 한다. 자체적인 모임과 성서한국과의 연합 모임으로 번갈아 가며 모인다. 부산에 거주하며 교회 개혁을 열망하는 성도들이 많이 동참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지난달 모임에서는 자체적으로 모였다. 근본주의와 복음주의에 대해 함께 생각하는 시간을 가졌다. 발제(참조)를 하였다. 강의를 하면 거의 완전하게 원고를 작성한다. 그날도 그 원고를 함께 읽고 약간의 보충 설명을 하는 방식으로 진행하였다. 작년 한 모임에서는 구원론 전반에 대해 강의를 한 적이 있었다. 그때에 교단에서 제명당한 것을 밝혔다.

강의가 끝나자 한 회원이 제 생각에 거의 100% 동의한다며 "박 목사님이 어떻게 그렇게 생각할 수 있는지 놀랍다"고 한다. 다른 한 회원을 향해 "집사님의 생각은 제가 10년 전에 가졌던 생각입니다. 똑같습니다"고 말하였다. 그가 그렇게 말한 이유는 제 강의 중간과 끝난 이후에 말한 내용 때문이다.

언급된 그는 나를 이단이라고 한다. "지난 번 모임에서 교단에서 이단으로 정죄되었다고 말한바와 같이"라는 표현을 한다. 일단 그 부분에 대해 정확하게 인식하도록 할 필요를 느껴 말을 했다. "말을 그렇게 함부로 하면 안 됩니다. 이단의 뜻을 제대로 알기나 하고서 그런 소리를 하시는 것입니까? 만약 그런 논리라면 감리교는 이단이 됩니다. 구원론에 있어서 장로교와 다른 부분들은 감리교에서 말하는 바이기 때문입니다. 내가 받아들이고 있는 교리와 다르다고 말하여야지요. 이단이라니요?"

그는 장로교의 교리와 다르면 이단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많은 장로교인들에게서 볼 수 있는 모습이다. 이전에는 강단에서 공공연하게 알미니안주의자에 대해 이단으로 정죄하였다. 그런 설교를 그대로 수용하고 그렇게 생각하며 살고 있는 것이다.

강의 내용에 대해서도 반대 의사를 표명한다. 이전에 교단에서 이단으로 정죄되었던 것과 같이 강의 내용도 이단이라고 한다. 그 근거로 두 부분을 제시한다.

"기독교회는 보수이어서는 안 된다. 진보이어야 한다." 보수 신학이 옳다고 생각하는 자신의 입장에서 이단의 주장이라는 것이다. 참 황당하였다. 그 문장의 문맥을 알려 주었다. '정치와 근본주의'라는 소제목의 한 부분이다. 정치에 있어서 기독교는 지금보다 더 나은 자유, 평등, 평화, 정의, 인권, 복지, 환경을 만들어 가야 하기에 진보이어야 한다고 했다. "어떤 정치 세력과 전적으로 결탁하는 것은 옳지 않다. 사안에 따라 지지하거나 거부하는 형태이어야 한다. 아무리 기독교인이며 장로인 대통령이더라도 예외가 아니다"는 내용으로 이어져 있다. 그런데 "보수이어서는 안 된다"는 문장만 따로 떼어 놓고서는 문맥과 전혀 상관없는 비판을 하는 것이다.

"만들어지지 않고 그 무엇인가가 저절로 생겨나지는 못한다. 빅뱅이라는 것도 무엇인가가 존재하였기에 가능하다. 그 무엇인가는 무에서 자동적으로 생겨날 수 없다." 이에 대해 무에서의 창조를 거부하고 있기에 이단이라고 말한다. 그 문장이 어떻게 무에서의 창조를 거부하고 있다는 것인가? 무에서의 창조를 말하고 있는 것이다.

강의 내용을 잘 듣고 배울 부분에 대해 배우려는 태도가 아니었다. 이단이라는 정죄 의식을 가지고서 강의 내용에서 잘못된 부분을 꼬집어 내려는 태도로 들었던 것이다. 잘못된 부분을 밝히려는 것 자체를 잘못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 설교든지 강의든지 '그러한가?'라는 태도로 듣는 것이 필요하다. 매우 중요하다. 다만 정당한 근거를 바탕으로 말하여야 한다.

그는 문맥과 상관없이 자신이 읽고 싶은 방식으로 읽고서는 기록자의 의도와는 아무런 관계없는 내용으로 반대하였다. "집에서 새는 바가지, 들에서도 샌다"는 말은 이 경우에 분명한 사실이다. 다른 경우에도 그럴 것이라는 생각을 한다.

더욱 문제는 그 태도가 성경을 읽을 때도 그대로 나타난다는 것이다. 본문이 말씀하는 바와는 아무런 상관없이 자신이 받아들이는 교리를 정당화하기 위한 방식으로 읽는 것이다. 문맥을 무시한다. 자신이 듣고 싶은 방식으로만 이해하려고 한다. 그 결과를 앞세워 자신이 받아들이는 교리와 같지 않으면 이단이라고 정죄한다.

부산교회개혁실천모임 월례회에서 

영국에서 유학하며 목회를 하다가 부산 S교회에서 담임목사로 사역하는 그와는 특별한 악연을 가지고 있다. 그가 운영하는 양무리마을이라는 카페에서 오래 전에 구원론으로 논쟁을 하였다. 격렬하게 논쟁을 하였다.

장로교 목사로서 안수를 받을 때에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서를 받아들이느냐는 서약을 한다. 목사가 되어 그 내용을 거부하는 구원론을 주장하는 것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였다. 그 일환으로 그는 국내에 돌아와서 내가 속한 노회에 제소하였고 제명을 당하게 되었다.

개인적으로 그의 제소에 대해 그의 입장에서는 그렇게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자신이 받아들이는 바가 옳다는 확신을 가지고 있으면서 장로교를 지키려는 모습이니 당당하고 보기에도 좋다. 오히려 장로교의 어떤 교리에 대해 잘못이라고 생각하면서도 강단에서는 자신의 생각과 다르게 말하는 목사들이 문제라고 생각한다. 사석에서는 나의 견인론이 옳다고 생각한다고 하였으면서 나의 제명에 적극적이었던 목사는 더욱 그렇다.

그와의 논쟁의 한 부분이다. 바울 사도는 로마서에서 하나님의 인자하심과 준엄하심을 말한다. 인자하심에 거하면 그 인자가 있고 그렇지 않으면 찍히는 바 되리라고 하였다(롬 11:22). 그 대상은 너이다. 그 구절 앞에 "옳도다. 그들은 믿지 아니하므로 꺾이고 너는 믿으므로 섰느니라"고 말씀하였다. '믿음으로 선 너'에 대한 이야기다. 믿음으로 선 너에게 높은 마음을 품지 말고 도리어 두려워하라면서 하나님이 원가지들을 아끼지 않으셨기에 너도 아끼지 아니하시리라고 했다(21절).

믿음으로 선 너는 편지의 수신자들이다. 예수 그리스도의 것으로 부르심을 받았다(롬 1:6). 로마에서 하나님의 사랑하심을 받고 성도로 부르심을 받은 자들이다(롬 1:7).

유대인들 가운데 예수님을 그리스도로 영접한 사람들이 있었다. 유대인 그리스도인들이다. 영접하지 않은 유대인들이 있었다. 하나님은 그들을 꺾으셨다. 가지 얼마가 꺾인 것이다. 거기에 이방인 그리스도인들이 접붙여졌다. 참감람나무 뿌리의 진액을 함께 받는 자가 되었다(롬 11:17).

그러한 이들 즉 예수 그리스도의 것으로 부르심을 받은 이들 곧 로마에서 하나님의 사랑하심을 받고 성도로 부르심을 받은 자들에게 바울 사도는 하나님의 준엄하심을 말하였다. 인자에 거하지 않으면 찍히는 바 되리라고 하였다. 그럴 경우에 유대인들도 아끼지 않으셨던 것과 같이 아끼지 않으시리라고 말씀하셨다.

그 내용에서 명확하지 않은 내용이 있는가? 없다. 너무나 분명하다. 그 편지를 받았던 이들이 어떻게 이해하였을까를 생각하면 더욱 명확하다. 그런데 놀랍게도 전혀 다른 주장을 한다.

S 목사는 로마서에 언급된 표면적 유대인과 이면적 유대인을 말하면서 교회도 그와 같이 구분한다. 교회에 표면적 신자가 있고 이면적 신자가 있다는 것이다.

칼뱅의 이중선택사상을 따른 구분이다. 일반적 선택을 받은 신자가 있고 개인적 선택을 받은 신자가 있다는 것이다. 예수님은 알곡과 가라지로 구분하셨다. 그 외에 다른 부류는 없다. 알곡 안의 알곡이란 없다. 알곡에 일반적인 선택을 받은 이들이 있고 개인적인 선택을 받은 자들이 있지는 않다. 이는 누구나 인정하고 있다. 그렇기에 알곡은 개인적인 선택을 받은 자들에 해당된다.

가라지는 마귀에 의해 알곡을 해치기 위해 심겨진 자들이다. 이들에게 하나님의 부르심이 있었는가? 없었다. 이들이 하나님의 사랑하심을 받고 성도라 부르심을 받았는가? 전혀 아니다. 이는 그들과 하나님의 선택이 아무런 상관이 없다는 말이다. 그런데도 칼뱅은 가라지를 일반적 선택을 받은 무리들로 말한다. 이런 주장이 잘못이라는 사실을 인지하기가 그렇게도 어려우니 참으로 안타깝다. 칼뱅이 한 말이니까 그냥 따르고 있다.

표면적 유대인과 이면적 유대인의 구분은 정당하다. 이면적 유대인들은 예수님을 그리스도로 영접하는 유대인이고 표면적 유대인은 예수님을 거부하는 유대인이다. 전자는 신자이고 후자는 비신자이다.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은 사람들, 로마에서 하나님의 사랑하심을 받고 성도로 부르심을 받은 사람들, '믿음으로 선 너'는 신자이다. 그들은 이면적 유대인과 같은 맥락으로 이해하여야 한다. 이방인들 가운데 예수님을 믿지 않는 사람들이 표면적 유대인과 연결된다. 비신자인 것이다.

이는 별로 어려운 설명이 아니다. 그런데도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서는 똑같은 주장을 되풀이한다. 그런 주장은 교회의 정의만 제대로 알아도 잘못임을 알 수 있다. 교회는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은 사람들이다. 교회를 뜻하는 헬라어 에클레시아가 뜻하는 바이다. 하나님의 부르심이 없는 사람은 교회가 아니다. 그런 이들은 믿음으로 선 너에 해당되지 않는다. 하나님의 사랑하심을 받지 않았다. 성도로 부르심을 받지 못한다.

그런데 국내에 돌아와서 동기 목사들을 만나서는 나를 박살내었다고 말하고 다녔단다. 정말로 어이가 없는 일이다. 그에게 견인론으로 공개 토론회를 하자고 제안한 적이 있다. 담임목사로서 온 지 얼마 되지 않아서 교회 사역에만 전념하여야 한다며 거절하였다. 그 기간이 언제까지인지는 모르겠지만 언제든지 공개 토론회를 할 수 있기를 바란다.

그가 제기한 안수 때의 서약과 관련하여서도 떳떳하다. 웨스트민스터보다 더 앞서는 것이 성경이기 때문이다. 성경을 신앙과 생활의 유일한 표준으로 삼겠다는 서약이 더 앞서기 때문이다. 나는 서약을 어긴 것이 아니다. 서약을 따랐다. 교리를 앞세워 성경을 거부하는 목사들이 서약을 어기고 있는 것이다.

한 목사의 이야기

장로교의 한 목사가 섬기는 교회가 아닌 교회에서 한 설교의 한 부분이다. "칼뱅은 참 훌륭한 신학자이지만 그의 주장이 성경보다 더 앞설 수는 없습니다. 그의 주장이 성경과 다르다면 성경의 가르침을 따라야 합니다." 너무나 당연한 말이다.

그런데 그는 아주 조심스럽게 그 말을 하였단다. 기도하고 또 기도하면서 최고로 조심스럽게 그렇게 말하였단다. 아무런 반발이 없어서 너무 감사하였다고 말한다. 그의 설교에서 앞뒤로 어떤 내용이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것이 장로교의 현실이다. 너무나도 당연한 이야기조차 하기 힘든 것이 장로교의 현실이다. 장로교의 교리, 칼뱅의 주장만이 성경적으로 절대적인 진리라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자신이 섬기는 교회에 온 설교자가 성경 본문을 여러 곳 찾아가며 장로교와는 다른 견인론을 말했단다. 본문의 내용과 다르게 말하지 않고 본문의 내용으로 설교했단다. 성도들이 고개를 끄덕이며 받아들였는데, 불편해한 분이 계셨단다. 교회의 장로님이셨다. 장로교에서만 생활하신 그분은 성경 본문을 근거로 설교하였음에도 장로교의 주장과 다르기에 불편해하신 것이다.

한 회원과의 대화

한 회원이 헤어지기 전에 개인적으로 땅 밟기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냐고 묻는다. <뉴스앤조이>에 글이 있다고 하니 지금 말을 듣고 싶다고 한다. 하나님의 약속 성취를 바라며 여리고 성 주위를 돌고 땅을 밟았다. 하나님께서 아브라함에게 그가 바라보는 모든 방위의 보이는 땅을 주리라고 약속하셨다. 그것을 오늘날 따르는 방법으로서의 땅 밟기가 문제가 되는지를 알고 싶단다.

"여리고 성 주위를 돌며 땅을 밟은 것을 오늘날  그렇게 문자적으로 적용한다면 왜 여리고에 살던 사람들을 죽인 것과 같이 다른 종교인들을 죽이지 않습니까? 아브라함에게 준 그 약속을 문자적으로 옮기려면 왜 그와 같이 아들을 하나님께 바치려고 하지 않는가요? 하나님께서 나타나셔서 금하시면 그만두더라도 말입니다."

여기에는 성경의 구절을 이해하는 원리의 문제가 깔려 있다. 성경은 오늘날 이 시대와 이 시대 사람들을 대상으로 기록되지 않았다. 고대와 그때의 사람들을 대상으로 기록되었다. 그 내용에 담긴 바가 문자적으로 곧바로 이 시대에 연결되는 것이 아니다. 구약의 경우에는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우리에게 와야 한다. 아브라함에게 주신 약속과 여리고 정복에 담긴 모든 것이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온전하게 되었다.

그 말씀에 담긴 원리가 현재에 실현됨에 있어서 언제나 문자적인 것이 아니다. 방식에 있어서는 완전히 바뀌었다. 구약시대와 예수 그리스도 이후 시대는 완전히 달라졌다. 오른뺨을 때리면 왼뺨을 돌려대고 속옷을 가지고자 하면 겉옷까지 주고 억지로 오 리를 가자고 하면 십 리를 동행하고 구하는 자에게 주며 꾸고자 하는 자에게 거절하지 않는 것이다.

우리가 하나님을 대적하는 이들과의 관계에서 하나님의 뜻을 실현하는 방식은 예수님의 말씀을 따르는 것이다. 그것과 다른 방식으로 하나님의 뜻을 실현하고자 하는 현재의 모습은 잘못이다. 외형적으로 성경에 기록되어 있는 방식이라고 하더라도 마찬가지이다. 바르게 분별하여야 한다.

교회가 개혁되려면

성경이 말씀하는 바를 말할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말하여야 한다. 성경이 말씀하는 바를 설교할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설교하여야 한다. 그런데 현재는 아니다. 여러 이유로 성경의 가르침과 다른 내용들이 이야기되고 있다. 전통적인 교리, 전통적인 관습 등을 따르고 있다.

감사하게도 전통적인 교리와 관습을 앞세워 성경의 가르침을 거부하지 않으려는 모습을 가진 신자들이 있다. 10년 전의 자신과 똑같은 모습이라고 말한, 앞에 언급한 회원과 같다. 장로교인인 그가 그 이전에는 한쪽만의 주장만을 듣고 책도 같은 방식으로만 읽었다고 한다. 그 이후로는 양쪽의 사람들과 교류하게 되었고 양쪽의 주장을 함께 듣고 책을 읽었단다. 그리고 다양한 신학자들의 글을 다양하게 읽었다고 한다. 그랬더니 10년 전과는 다른 모습으로 변했다는 것이다.

오늘날의 신자에게 꼭 필요한 모습이다. 특히 장로교인들에게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자신이 받아들이고 있는 바와 다르면 이단이라고 생각하는 모습에서 벗어나야 한다. 이단이라고 하지는 않더라도 성경적으로 틀렸다고 생각하는 태도에서 벗어나야 한다. 교리, 관습, 생활 방식 모두에 대해 내가 틀릴 수도 있다는 생각을 가져야 한다. 꼭 필요한 출발점이다. 장로교에서 틀릴 수 있다. 실제로 적지 않은 부분에서 틀렸다.

교리, 관습, 현재의 생활 방식 등에 대해서 부단하게 성경의 가르침으로 재평가하여야 한다. 성경이 가르치는 원리를 바르게 밝히고 따라야 한다. 교리를 개혁해야 한다. 관습을 개혁해야 한다. 지금의 생활 방식을 개혁해야 한다. 바른 내용은 더 심화시키고 잘못된 부분은 과감하게 바꿔야 하는 것이다. 성령 하나님의 다스림을 받는 것이다. 개혁된 교회로서 개혁되는 것이다. 개혁주의라는 주의의 하나가 아니라 진정한 개혁주의이다. 이 길 외에 다른 길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