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노조, 기독교타임즈의 공공성과 생존권 문제 제기하다

감리회 교단지인 기독교타임즈 직원들이 전국언론노조에 가입하고 “기독교타임즈분회(이하 언론노조)” 설치를 승인받아 4일 오후 1시30분 감리회 본부16층 복도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다.

“감리회 정론지로서의 공공성 확립과 생존권 수호를 위한 기자회견”이라는 플랜카드를 앞세우고 기자회견에 나선 언론노조는 기독교타임즈의 공공성과 독립성이 심각하게 훼손되었다고 평가하고는 이는 "교권과 금권에 휘둘린 결과"라고 진단했다.

▲ 신동명 노조분회장(타임즈취재부장)

신동명 분회장(기독교타임즈 취재부장)은 인사말을 통해 “기독언론의 공공성을 부정하며 정치수단으로 삼으려 했던 교회권력과 정체세력에 대항하지 못했고 기독언론 사명인의 권리조차 스스로 주장하지 못했던 우리들의 미력함과 비겁함을 반성한다”는 말로 지난 감리회 사태기간 보인 자신들의 보도행태에 대해 먼저 사과했다.

언론노조는 또한 2억원에 달하는 체불임금으로 겪는 생활고를 토로하며 ‘투쟁’을 통해 ‘생존권’을 사수하겠다는 의지도 분명히 했다. 기독교대한감리회를 상대로 임금소송을 진행중에 있음을 밝힌 언론노조는 투쟁의 대상에 “기독교타임즈 임원진”도 포함시켰다.

'임원진'이란 내부에서 의사결정권 등을 행사해 왔던 편집국장과 ‘수당을 받는’ 부장을 지칭하며 편집국장(직무대리)이 누구인지에 대해서는 하달공문을 본적이 없으므로 누군지 모른다고 언론노조는 밝혔다. 현재 조합원 10명의 체불임금 총액규모는 비조합원 5명의 체불임금 총액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편집국장 임기만료됐다”

박영천 목사는 지난 10월 말로 임기만료된 본부 각국 총무들과 함께 임기를 마쳤으나 기독교타임즈 편집경영자문위원회, 후원회, 논설위원회 등이 모인 회의에서 ‘직무대리’에 천거되었다.

이후 박영천 목사는 기독교타임즈에서 직무대리 신분으로 근무를 계속 해왔다. 그러나 본부는 이 회의가 법적 근거가 없으며 장정상으로도 임기가 만료되었다는 이유로 박영천목사의 편집국장 직무대리직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언론노조는 “박영천 목사의 임기가 끝났다”고 못박으며 임기에 대해 본부와 같은 시각을 보였다. 나아가 “임기만료된 국장의 인사처리는 직무대행의 상무에 해당된다”며 직무대행이 이 문제를 직접 나서서 해결해 줄 것을 촉구 했다.



기독교타임즈 언론노조 설립 과정과 배경

▲ 김준섭 수석 부 분회장

성명서 발표

언론노조는 이날 발표한 성명서 서두에 “감리회 사태 이후 극심한 정신적, 육체적 스트레스에 시달려 왔고, 지난 2008년 12월 이후부터는 가장 기본적인 권리인 급여조차 제대로 지급받지 못해 생존권을 위협받는 심각한 상황에 처해 있다”고 주장했다.

언론노조는 또 감리회유지재단과 기독교타임즈 임원진을 향해 “자신들을 정치적 볼모로 삼아 언론의 공공성을 위협하고 급여지급을 외면하였다”며 “이는 사용자의 의무를 저버린 것”이라고 양쪽을 싸잡아 규탄했다.

그리고는 유지재단과 기독교타임즈 임원진을 향해 “△언론의 독립성을 방해하고 공공성을 저해하는 일체의 전횡과 간섭을 반대하고 △가족들의 생계문제를 정치적으로 연계시키는 비신앙적, 비윤리적 행태를 즉시 중단하며, △직원들의 미지급 급여를 즉시 지급하고 생계를 보장하라” 고 요구했다.

언론노조는 이같은 요구사항을 담은 성명서를 직무대행과 유지재단 이사장, 그리고 기독교타임즈 김준규 목사에게 전달하고 조속한 조치가 없을 시 전국언론노조와 행정협의를 통해 적극적인 투쟁에 나설 것을 천명하기도 했다.

기자회견을 마친 후 신동명 분회장은 기자들에게 “앞으로 문서선교의 사명을 충실히 감당하고 감리회 150만 성도가 주인인 기독교타임즈를 안팎의 교회권력과 압력으로부터 지켜낼 수 있도록 성도들과 동료 언론인들이 기도로 격려해 달라”고 요청했다.

신경하 유지재단이사장은 이미 노동청의 소환조사를 마쳤으며 고수철, 이규학, 강흥복목사와 백현기 직무대행은 사용주인 감독회장으로 판단되어 소환조사를 기다리고 있다.

기독교타임즈의 적자는 대체 얼마?

그렇다면 기독교타임즈의 적자는 대체 얼마나 되는 걸까? 현재 기독교타임즈의 경영상태를 알수 있는 자료는 많지 않다. 기독교타임즈가 본부 사무국에 제출한 <손익계산서>에 따르면 기독교타임즈는 창간이래 2004년까지 누적적자 12억3천여 만원을 보였으며 이후로도 매해 적자경영을 보이다가 2009년 12월31일에 이르러서는 22억5천4백여만원에 달하는 누적적자(차기이월미처리결손금)를 남긴 것으로 기록되어 있다. 이 손익계산서는 기독교타임즈가 세무서에 신고한 내용이라고 재단 사무국은 밝혔다. 2010년 자료는 반영되지 않은 수치이다.

그러나 지난 1월 27일 유지재단이사회에서 “기독교타임즈 국장 직무대리 박영천 목사”명의로 일부 이사에게 건네진 <기독교타임즈 보고서>에 따르면 당일 현재 국장 포함 전직원들의 미지급급여 5억여원, 퇴직금 4억여원, 거래처 지불유예금 2억원 등 11억원의 빚이 있다고 보고하고 있다.

<손익계산서>상의 22억 적자의 실상에 대해 타임즈의 김준규 목사는 “11억원이 맞다. 22억원은 ‘서류상의 문제’일 뿐이며 박영천 국장 임기 시작 당시 이미 12억의 적자가 장부상 넘겨졌었다"며 "빚도 재산이라는 의식의 산물이 아니었을까"라고 해명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사무국은 “못믿겠다. 5억을 벌어 7억원을 쓰는 경영을 하면 망하는 것이 당연한거 아닌가. 그래놓고 책임은 남더러 지라는 발상자체가 잘못된 것”이라며 기독교타임즈의 경영행태를 비난하는  반응을 보이는 등 불신으로 치닫고 있어 기독교타임즈의 재정상태에 대해 공인 기관을 통한 명확한 규명이 필요해 보인다.

본 기자가 파악한 기독교타임즈의 재정상태에 대해 확인을 요청하자 언론노조는  금시초문이라며 “내부 재정운영은 우리도 궁금하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 2008년과 2009년의 기독교타임즈 손익계산서. 2009년에는 광고와 구독료로 403,370,525원의 수입을 올렸고 신문제작에 703,531,329원을 써서 300,160,804원의 매출손실을 입었다. 여기에 직원급여 등의 관리비로 584,777,296원을 지출하였으나 기부금으로 451,923,824원을 충당해 132,853,454원의 손실을 입어 당기 순손실액 435,612,824원의 적자를 냈다. 이는 전년대비 적자폭이 249,357,517원 늘어난것으로써 감리교사태 발생직전과 직후의 경영상태에 변화가 있었음을 알수 있다.

편집국과 내부투쟁 한다.

기자회견을 마친 후 조합원들과 교계언론 기자들은 기독교타임즈 회의실로 자리를 옮겨 간담회로 성격을 바꾸어 대화를 이어 갔다. 이 자리에선 보다 깊숙한 이야기들이 오갔다.

간담회에서 한 기자는 “교단상황에서 이제는 기사로 의지를 보여줘야 하지 않겠는가”고 묻자 언론노조는 “이제 내부투쟁이 본격적으로 시작된다고 보면 된다. 교단지로서 얼마나 공정한 시각을 가질 수 있느냐. 편집국을 뛰어 넘을 수 있느냐 하는 문제가 남아 있다”고 답해 기사의 공정성 다짐과 함께 그동안 편집국이 보여준 편향성을 우회적으로 비판 했다.

“노조설립 되기전 문제점 느낀 타임즈 기사가 있었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도 언론노조는 “분명히 있었다. 구체적으로 지적하긴 어렵지만 (공정보도를 위해)다방면의 자구노력을 한게 사실이다. 그러나 상대(편집국장)의 권력이 컸다. 그는 인사, 재정, 편집권한 모두를 가지고 있다”고 답해 자신들의 의지관철에 한계가 있었음을 털어놨다. 이어 한 조합원은 “미력하더라도 비겁하지 않기 위해서 노력하겠다”며 정론직필의 결기를 다졌다.

임금소송건에 대해 “앞으로 어떤 행동을 할 것인가”하는 기자의 질문을 받은 언론노조는 “우선 사용자측의 반응을 보아가며 전략적으로 대응하겠다”고 했으며 “기사내용을 두고 타임즈 임원진과의 갈등이 생긴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하는 질문에 대해서는 “기사에 대해 불편 부당한 요구가 있을 시 이제는 언론의 공공성을 지키기 위해 노조차원에서 집단대응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거듭 밝혀 그동안의 수동적, 소극적 태도를 벗어 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그러나 “본부와 소통할 의사는 없는가”하는 질문에 대해서는 “정치적 결정은 위에서 다 하는데 현장취재시의 부당한 대우는 기자가 받는다” 며 그동안 겪었던 고충에 대해서 언급하였으나 지금까지의 불편한 상황이 노조원들의 결정이 아니었던 만큼 누구와도 소통할 수 있다는 의사를 밝혔다. 이는 본부와 소송중에 있다는 불편한 상황에서 고무적인 반응이기도 하다.


언론노조가 기독교타임즈 구하려나?

2008년 9월 시작되어 30개월 지속되고 있는 감리회 사태. 이 중심에 서있던 기독교타임즈가 노조설립을 기해 그동안 안으로 밖으로 눌렸던 정론직필의지를 과거의 반성과 함께 아래로부터 다시 일으켜 세우려 하고 있다.

그러나 소위 ‘임원진’은 지난해 12월에 있었던 유지재단과의 조정문안에서 '부실경영에 대한 책임을 통감한다'고 명시만 했을 뿐 지금까지 책임자의 문책이나 사과표명은 없었다. 오히려 '직원들을 볼모로 방패삼는다'는 일부의 비난만 있었다.

'사용자규명'으로 대변되는 임금체불 주체가 누구인지,  기독교타임즈의 재정적자 원인을 두고도 경영부실이니 감리회사태니 하며 책임공방을 벌이는 사이 임원진은 ‘아래로부터’도 치임을 받는 상황에까지 이르렀다.

언론노조는 노조대로 임금소송에 있어서 임원진에게 위임했던 소송대리를 철회하고 개별 소송을 전개하며 '임원진'들과의 거리두기에 들어감에 따라 이제는 임금소송에서도 '임원진'이 고립된 형국이 되었다. 상황에 따라 언론노조의 소송대상이 임원진으로 바뀔 가능성도 전혀 없는 것이 아닌 상황인 것이다.

기독교타임즈 조합원들은 임금소송으로 대변되는 원고와 피고 관계로서의 본부와의 생존권 싸움과, 그들의 선언대로 공공성 확보를 위해 내부적으로 ‘미력하더라도 비겁하지 않은’ 투쟁을 해야 하는 두 마리 토끼를 어떻게 잡아 갈지 행보가 주목된다. 기독교타임즈의 회생이 언론노조의 손에 더 가까워 보인다.

기독교타임즈 분회 성명서 언론의 공공성 확립과 생존권 수호를 선포한다! 전국언론노동조합(위원장 이강택) 기독교타임즈분회는 감리회 정론지인 기독교타임즈 소속 기자와 직원으로 ‘소명’에 대한 자부심과 긍지를 갖고 문서선교의 사명을 충실히 수행해 왔다. 우리는 지난 2008년 감독회장 선거와 그로인한 파행으로 감리회 모든 목회자와 성도들이 겪고 있는 고통과 아픔을 함께 통감하는 바이다. 지난 3년간 어려움 속에서도 희망과 기대를 갖고 각종 고통을 감내해 온 우리는 기독교대한감리회가 스스로 돌봐야 할 가족인 목회자와 평신도들에게 의무만을 강요한 채 무책임하고 비신앙적이며 비윤리적 행태를 보이고 있는 상황에 분노하는 바이다. 이러한 작금의 상황에서 기독교타임즈 직원들은 감리회 사태 이후 극심한 정신적 육체적 스트레스에 시달려 왔고, 지난 2008년 12월 이후부터는 가장 기본적인 권리인 급여조차 제대로 지급받지 못해 생존권을 위협받는 심각한 상황에 처해 있다. 가족들까지 극심한 생계 위협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도 감리회 유지재단과 기독교타임즈 임원진은 직원들을 정치적 이유로 볼모삼아 언론의 공공성마저 위협하며 사용자의 의무인 급여지급을 외면하고 있다. 우리는 언론노동자의 당연한 의무이자 권리인 언론의 공공성 확립과 생존권 수호를 위해 감리회 유지재단과 기독교타임즈 임원진에게 다음과 같이 강력히 요구한다. 하나, 우리는 언론의 독립성을 방해하고 공공성을 저해하는 일체의 전횡과 간섭을 강력히 반대한다. 하나, 감리회 유지재단과 기독교타임즈 임원진은 직원들과 가족들의 생계문제를 정치적으로 연계시키는 비신앙적, 비윤리적 행태를 즉시 중단하라. 하나, 감리회 유지재단과 기독교타임즈 임원진은 직원들의 미지급 급여를 즉시 지급하고 생계를 보장하라. 이 같은 정당한 요구에도 불구하고 감리회 유지재단과 기독교타임즈 임원진의 조속한 조치가 없을시 전국언론노조와 행정협의를 통해 적극적인 투쟁에 나설 것을 선포하는 바이다. 우리는 감리회 정론지로서 하나님께서 부여하신 문서선교라는 신성한 사명을 더욱 열정적으로 감당하기위해 언론의 독립성과 공공성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