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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는 힘을 다해서있는 힘을 다해 - 이상국 시인
김영동  |  deom-pastor@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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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1년 02월 28일 (월) 01:32:10
최종편집 : 2011년 03월 18일 (금) 23:41:09 [조회수 : 2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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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는 힘을 다해서

 

     아내가 디스크 수술을 받은 지도 벌써 열흘째이고 퇴원해서 집에 온지도 7일째가 됩니다. 아직 앉지 못하지만 눕고 서는 생활이 제법 수월해 보입니다. 이젠 별 고통이 없어 보이는데 의사가 권한 가벼운 체조를 하라고 하면 몸이 안 움직인다거나 아프다나 뭐라나…… 아무튼 못 말립니다!

      그전엔 식사시간에 식탁에 앉아 내가 먹을 밥만 먹고 일어나면 됐는데… 몸이 불편한 아내 식사하는 걸 도와주고 마지막 식탁을 정리하고 치워야 하는 입장이 되고 보니 조금 남은 음식을 버릴 수도 없고… 한 숟가락, 한 젓가락씩 더 먹다보니 아차… 하는 사이에 그만 포만감으로 몸이 불편할 지경입니다.

      오늘도 나는 식후에 배가 불러 잠시 쉬었다가 설거지를 하려고 물이 담긴 설거지통에 빈 그릇들을 담가두고 돌아서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어느 틈에 왔는지 아내가 옆에서 한소리를 합니다.

     “고무장갑 끼고 하세요.”

     “싫어, 배가 불러서 불편해… 조금 쉬었다가 할 거야.”

     “이 그릇들은…”

     “됐어, 내가 알아서 할 테니까 저리 가셔……”

     몸이 많이 아프면 설거지가 어찌되든 아내가 관심가질 여유나 있겠습니까? 이젠 몸이 많이 나았다는 증거지요. 그러니 주님, 감사합니다! 하고 내 마음에 감사한 찬양이 먼저 들어야 하는데… ? 마치 내 것을 빼앗기는 것 같은 불쾌한 느낌부터 먼저 드니… 내참, 알다가도 모를 일입니다. 설거지 하는 일이 뭐 대단한 일이라고…? 그리고 며칠이나 했다고…? 환갑을 맞는 목사가 아직도 내 것에 대한 집착이 덕지덕지하고 내 영역에 대한 고집이 말끔하게 닦이지 않았으니 이 무슨 창피한 노릇입니까!

     나는 주님께 창피하고 죄송한 마음이 들어서 배가 불러 불편했지만 그냥 설거지를 끝냈습니다.

     나는 평소 진정한 사랑이란 마침내 손발을 맞춰 함께 일하고, 함께 사는 것이라고 늘 주장해 왔습니다. 그런데 정작 사랑하는 아내가 내가 설거지 하는 옆에 와서 훈수 두는 것조차 용납하지 않으려는 내 마음과 내 태도는 대체 뭐란 말인가…?  

     아아…, 머리가 가슴으로, 마음이 손발로 내려오는 것이 이다지도 어려운 일인가…? 쉬운 일이라면 이런 후회스러움도 안들겠지요. 그러니‘있는 힘을 다해’내 영역, 내 일인 줄 아는 무지한 고집과 집착을 구석구석 깨끗하게 털어서 닦아내고 이제는 서로, 서로, 서로 함께하는 생활을 더욱 익혀 살아야 하는데 그 모든 일상사를 다 익혀 살아보려면 이쯤해서 마음을 다 잡아야겠습니다. 가슴이 손발로 내려와 자연스러워 질 때까지‘있는 힘을 다해’서 서로, 서로, 서로사랑……! 안되면 될 때까지……!

   

있는 힘을 다해

이    상    국

해가 지는데

왜가리 한 마리

물속을 들여다보고 있다

    

저녁 자시러 나온 것 같은데

  

그 우아한 목을 길게 빼고

아주 오래 숨을 죽였다가

가끔

  

있는 힘을 다해

물속에 머릴 처박는 걸 보면 

사는 게 다 쉬운 일이 아닌 모양이다

*

*

*

 

     추신 - 주님, 제가 있는 힘을 다해서 살림살이 사느라 머리 처박고 일상생활에 묻혀 있는 모습을 보면서… 이제 너도 알겠지? 나도 일찍이 살아 봤는데…‘사는 게 다 쉬운 일이 아닌’거야! 사실은 거기서부터 길이야. 주님께서 알려주시는 것을 제가 알아보고 알아들은 줄 여겨 주십시오.

     머리(생각)와 가슴(느낌)과 손발(행함)을 구석구석 말끔히 닦아내려면 다른 곳이 아닌 내가 스스로 살아가야 할 일상생활에서 그 일을 해야 합니다. 목사라는 우아한 몸짓으로라도 있는 힘을 다해서 정말 보잘것없는 내 한 몸을 추슬러 살아가는 일상생활에서 그 노력을 다해야함을 새삼스럽게 깨닫습니다. 마침내 서로 사랑하는 것조차 손발 맞춰 함께 사는 평범한 일상생활이어야 함을 다시 뼈저리게 깨닫습니다.

     오! 주님,

      진정한 수도자여야 한다는 말이 저에게 빈말이 되지 않게 도와주십시오.

      진정한 순례자여야 한다는 말이 저에게 빈말이 되지 않게 끝까지 일깨워 주십시오.

      주님의 진정한 동역자여야 한다는 말이 저에게 빈말이 되지 않게 주님 늘 함께 해 주십시오!

      있는 힘을 다해서 기도드리오니 있는 힘을 다해 그리 해 주십시오.

     오직 주님과 함께…                                               (2011. 2. 5)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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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 (175.113.179.98)
2011-03-19 00:32:50
넘 ~~아름답습니다.
사랑의 실체를 어쩜 그리도 진솔하게 보여주시는지요.
한 폭의 그림을 보는 듯 합니다.
서로 사랑합니다. 그리고 존경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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