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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을 먹고 무엇을 마실까?좀 어떠세요? - 이해인 시인
김영동  |  deom-pastor@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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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1년 02월 28일 (월) 00:44:00
최종편집 : 2011년 03월 10일 (목) 00:37:01 [조회수 : 30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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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을 먹고 무엇을 마실까?

 

    내가 퇴원을 하고 집으로 오자 내 일상생활은 순식간에 변했습니다. 무엇을 먹을까? 무엇을 마실까? 아침 먹고 나면 점심 걱정, 점심 먹고 나면 곧바로 저녁에 무엇을 먹을까? 밤 기도 시간엔 주님, 내일 아침은 뭘로 할까요? 진지하게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 그 동안 무엇을 먹을까? 무엇을 입을까? 염려하지 말라고 하신 주님 말씀을 따라그분의 나라와 의’를 구하는 여유자적한 생활이 갑자기 아득한 꿈만 같습니다.

      아내는 아직 눕고 일어서 있는 것만 가능합니다.

      앉는 것은 5분여…… 차차 시간을 늘여가야 한다는군요.

     옷을 입고, 양말 신기고, 먹고, 마시는 것에서부터 아내가 침대에서 일어나는 것까지 다 돌봐주어야 하는 내가 나서서 아파트 상가 슈퍼에 내려가서 장보고, 밥하고, 요리하고, 설거지 하고, 빨래에 집안 청소도 다 해야 합니다. 서서 밥을 먹어야 하는 아내 시중을 들어주고 오늘 저녁엔 머리도 감겨달라는데 몸을 눕혀 감겨야 하니 어떻게 해야 하나? 이거 참, 궁리가 많습니다. 나는 점심 먹은 설거지를 하면서 과일을 먹고 있는 아내에게 묻습니다.

    “저녁엔 무엇을 먹을까?”

     진지한 내 물음에 재미있어 죽겠다는 듯 아내는 상쾌, 통쾌, 유쾌하게 웃으며 대답합니다.

   “아무거나 있는 것 그냥 먹으면 되잖아!”

     이런……! 유쾌하게 던지는 아내의 이 말은 평소 내가 즐겨하던 말입니다. 순식간에 내 얼굴이 벌개지고 이마에 진땀이 솟습니다. 그동안 무작위로 써먹었던 참으로 쉬운 명답이 듣는 입장에 서고 보니 정말 남감한 말이군요.

    “빨리 나으려면 잘 먹어야 하잖아! 그래서 그런 거지 뭐……”

    “글세……”

    “특별히 먹고 싶거나 입에 땡기는 거 없어?”

    “서방님이 해주는 음식인데… 감지덕지 아무거나 먹고 싶고… 팍∼팍∼ 입맛이 땡기는데……”

    “에이, 그럼 일단 슈퍼에 내려가 보고……”

      나는 이렇게 망가지며 무엇을 먹을까? 무엇을 마실까? 매 순간마다 염려하는 사람이 되었고 아내는 매 순간마다 오직‘그분의 나라와 의’를 구하는 품위 있는 자리에서 수술 후 회복기를 즐기고 있습니다. 끝!

    추신 - 이 일로 나는무엇을 먹고 마실까? 염려하지 말라’와‘그분의 나라와 의를 구하라’는 상반된 두 생활은 하나님과 믿는 내가 서로, 서로, 서로 협력하는 계약관계에서 만들어진 말씀인 것을 뼈저리게 다시 느꼈습니다.

      아내와 나 그 둘이 서로 분담해서 생긴 자유로운 시간에 한쪽 염려를 내려놓고 다른 한쪽을 진지하게 실현해 갈 수 있는 것이지요. 내가 쉽고 즐거우면 아내는 힘들고, 내가 힘들면 아내는 쉽고 즐겁고…… 그렇습니다. 내가 쉽고 즐거우면 네가 힘들고 내가 힘들고 어려우면 네가 쉽고 즐거워지는 서로 맺어진 관계! 사회도 별반 다르지 않겠지요. 하나님과의 계약관계에서 하나님께서 힘들고 어려우면 내가 쉽고 기쁘고, 내가 힘들고 어려우면 오히려 하나님께서 쉽고 기쁘실 터…… 서로 나누고 협력하는 서로의 관계설정과 그 관계에서 이루어져야 하는 삶을 조금은 쉽게 깨달아집니다.

      아, 주님!

      한 멍에를 지고 두 마리 겨릿소가 함께 일하는 것으로 수고하고 무거운 짐을 진 자들아 다 내게로 오라 부르신 주님, 새 힘을 주시겠다고 나에게 와서 배우라 하신 바로 그 주님의 나라가 이 서로인 세상살이로군요. 단지 내가 아니라, 단지 너도 아니라 오히려‘나와 너’가 맺은 약속, 그 계약으로 들어난 서로인 것을 늘 느끼며 서로, 서로, 서로 돕고 나누어 협력하며 더욱 더 잘 살아보겠습니다.

      주님과 맺은 약속, 그 계약의 가슴 설레던 처음 사랑과 해맑던 그 자리도 말끔하게 닦아 빛나게 하겠습니다. 이번 기회에 눈에 보이는 대로 혹 눈에 안보이면 굳이 찾아서라도 온 힘을 다 해서 닦아내겠습니다. 묵은 때가 남은 냄비도 처음 빛나던 모습으로 닦아내고, 뒷 베란다 묵은 때도 말끔하게 닦아내겠습니다. 살림살이 구석구석 먼지 쌓인 곳들도 이제 막 이사를 끝낸 집안 살림처럼 깨끗하게 청소를 하겠습니다.

      아하, 주님, 참 고맙습니다!

      있는 게 남자의 힘이요 요즘 제게 남아서 넘치는 게 시간뿐이니 오히려 저는 행복한 나날입니다. 그러니 주님,그 나라와 의’를 구하는 숙제검사는 꼭 아내에게 하시는 거 잊지 마세요! *^-^*

 

어떠세요?

        

좀 어떠세요?

누군가 내게 묻는

이 평범한 인사에 담긴

사랑의 말이

새삼 따듯하여

되새김하게 되네

 

좀 어떠세요?

내가 나에게 물으며

대답하는 말

- 몸은 힘들어도

마음은 평온하네요 -

 

좀 어떠세요?

내가 다른 이에게

인사할 때에는

사랑을 많이 담아

이 말을 건네리라

다짐하고 연습하며

빙그레 웃어보는 오늘

 

살아서 주고받는

인사말 한마디에

큰 바다가 출렁이네

*

*

*

 

      서로, 서로, 서로인 것이 느껴지는 인사말‘좀 어떠세요?’

       듣고 보니 나도, 너도 우리가 서로인 그 사이가 바로 우리가 살아야 할 주님의 세상인 것을 깨닫게 하네요서로, 서로, 서로이군요.

      주님도 그러셨지요! 사랑하라가 아니라 서로사랑하라 고 그것이 새 계명이라고 너희가 서로사랑하면 사람들이 너희가 내 제자인줄 알아보리라 하셨죠! 그렇게 서로인 것을 알아차리게 하는 인사말 하나가 우리가 사는 주님의 세상인 큰 바다를 출렁이게 하네요.

살아서 주고받는

인사말 한마디에

큰 바다가 출렁이네

*

                                                                            (2011. 1. 30)              목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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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견나누기(4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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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병선 (218.159.252.225)
2011-03-10 10:07:24
사모님이 많이 힘드시겠군요.
남편 사랑 모처럼 흠뻑 받으시는 행복도,
속히 회복되어 훨훨 나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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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2
덤 목사 (121.162.240.141)
2011-03-15 09:02:18
*^-^* 이제 많이 회복되어 조심스럽게 활동합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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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2
박평일 (141.156.136.126)
2011-03-10 03:12:04
아름다운 마음과 글 감사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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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2
덤 목사 (121.162.240.141)
2011-03-15 09:00:26
벗님, 고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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