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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제역 토론회] "우리집 소가 구제역 피해간 비법은?"
차흥도  |  hunn1225@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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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1년 02월 17일 (목) 01:37:56
최종편집 : 2011년 02월 17일 (목) 11:47:45 [조회수 : 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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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금 지났지만 구제역 토론회 기사 올립니다.  [프레시안] 선명수 기자의 글임을 밝힙니다 )

 

'재앙' 수준의 구제역 사태를 계기로 '지속가능한 축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280만 두의 가축을 살처분으로 내몬 구제역 사태의 책임은 1차적으로 정부의 허술한 방역 대책에 있지만, 낙후된 동물 복지와 공장식 밀집 사육이 이번 사태와 같은 가축 전염병의 전국적인 창궐을 낳았다는 지적이다. 

특히 구제역, 조류인플루엔자(AI) 등 전염병의 발생 빈도 역시 점차 높아지는 상황에서 가축 면역력을 키우는 '유기 축산'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28일 가톨릭농민회·한국유기농업학회·환경농업단체연합회 등 농민단체 주최로 명동 가톨릭회관에서 열린 '지속가능한 축산 방향 모색 토론회'에서는 이미 유기 축산을 시행 중인 농가들의 다양한 사례가 소개됐다. 

 

"태어나서 햇빛 한 번 못보고 죽는 소·돼지 대다수"

경기도 파주에서 농장 '자연농업 이장집'을 운영하며 돼지 50여 마리를 키워온 김정호 씨는 "과연 현대 축산업을 하는 농가들이 여태까지 소독을 하지 않고, 약을 쓰지 않아서 이번 구제역 사태가 발생했느겠냐"고 반문했다. 그는 "가축 전염병을 예방하기 위해선 소독도 중요하지만, 가축 면역력을 키우지 않으면 한계가 분명하다"고 강조했다. 

김 씨는 "국내에서 사육되는 가축들은 대부분 수입 곡물, 그것도 유전자 변형 곡물(GMO)에 의존한 채 햇빛조차 들지 않은 축사에서 움직일 수 없는 상태로 길러지고 있다"며 "이런 방식의 축산으론 가축의 면역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가축 면역력을 키우기 위한 방법으로 △가축이 흙을 밟고 다니게 할 것 △햇빛이 드는 방목장을 만들고 가축을 풀어놓을 것 △축사에 벽을 없애고 공기 소통이 잘 되게 할 것 △축사 안에 햇빛이 잘 들어오게 할 것 △GMO 곡물배합사료를 적게 먹일 것 △수입건초를 줄이고 우리나라 풀을 먹일 것 △인공수정을 줄이고 자연교배 시킬 것 등을 제안했다. 기본적으로 가축이 움직일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줘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선 사육 두수 자체를 줄이는 것이 필수다.  

강원도 철원에서 친환경 방식으로 소 11마리를 키우고 있는 정농회 회장 김준권 씨 역시 이 일대를 휩쓴 구제역을 피해갈 수 있었다. 그는 "소독이 구제역을 막는 유일한 방법이라면 우리 집 소들은 살아남을 수 없었을 것"이라며 "소독은 최소한의 방법이지 유일한 방법은 아니다. 무엇보다 친환경 축산이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고기 생산 위주로 육종을 하다 보니 질병 저항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 것이 국내 축산업의 현실"이라며 "태어나서 햇빛 한 번 보지 못하고 죽는 소·돼지들이 대부분인 상황에서, 축사에 통풍을 잘해주고 햇빛을 들게 해주는 것만으로도 질병 면역력을 높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최근 화두로 떠오른 '동물 복지'가 인간의 삶을 위해서도 꼭 필요한 일이라는 주장도 제기됐다. 한국농어촌사회연구소 권영근 소장은 "가축의 생리적 본능을 인간이 폭력을 제압하는 것이 현대 축산의 기술"이라며 "가축 복지의 수준은 먹을거리의 안전성, 품질 향상과도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으며, 가축의 건강과 복지의 수준이 인간의 건강과 복지의 실현을 보증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친환경 축산, '소비자의 변화' 없이는 불가능"

일반 축산에 비해 생산자가 일부 희생을 감수할 수밖에 없는 '친환경 축산'을 위해선 생산자-소비자 사이의 협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가톨릭농민회에선 '자급 퇴비 마련을 위한 암송아지 보내기 운동'을 몇 년 째 진행하고 있다. 공장식 축산이 아닌 '전통 방식'으로 소를 키우고, 생산자가 안전하게 키운 소를 도시와 농촌이 함께 나누는 운동이다. 

안동가톨릭농민회의 경우, 농가가 도시의 성당이나 단체로부터 지원받은 암송아지 구입 자금으로 2~3마리의 송아지를 구입해 전통 방식으로 키운다. GMO 배합사료 대신 무농약 볏집, 쌀겨 등 농업부산물로 만든 안전한 자가 사료를 먹이고, 소를 키우며 나오는 소똥을 발효시켜 우량 퇴비를 만든다. 이 퇴비는 유기농업을 하는 농민들이 받아 친환경 농산물을 생산하는데 쓰고, 이렇게 생산된 쇠고기와 농산물은 다시 도농결연 직거래를 통해 지원을 한 소비자들에게 돌아간다. 

이 방식으로 한우 30마리를 키우고 있는 안동가톨릭농민회 이상식 씨는 "우리가 일상적으로 먹는 쇠고기는 유전자 조작 옥수수와 각종 항생제, 성장호르몬으로 오염된 다국적 농기업의 수입 사료를 먹여 대규모로 키워진 소"라며 "오염된 수입 사료를 먹고 자란 쇠고기가 소비자의 건강에도 좋지 않다는 공감이 안전한 농산물을 만드는 '도농 협력형 유기순환 생산체계'를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씨는 "농민 입장에서 유기농을 한다는 것은 편리함과 소득 감소 등 여러 희생을 감수해야 하는 것이 지금의 현실"이라며 "그렇게 힘든 과정을 뚫고 생산된 농축산물을 사주는 대상이 있지 않으면 선순환의 고리가 완성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안인숙 고양여성민우회생협 이사장 역시 "구제역 사태로 공장식 축산에 대한 문제의식이 일고 있지만, 소비자의 변화 없이는 생산자의 변화도 추동할 수 없다"며 "안전하게 생산된 먹을거리를 소비자와 생산자가 얼굴을 맞대며 직거래 하는 방식이 앞으로의 대안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프레시안에서 /선명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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