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조회에서의 설교

70~80퍼센트가 비신자인 병원 직원들을 대상으로 두 번의 설교를 하였습니다. 어떤 내용을 말해야 복음에 대해 호의적이 될 지 고민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대부분 인터넷을 통해 정보를 교환하는 젊은 층입니다. 기독교에 대한 인터넷 상의 인식을 공유하고 있을 가능성이 큽니다. 그들에게 전통적인 방식으로 복음을 설명하는 것은 효율적이지 못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릴 것이 기정사실입니다.

하나님 나라를 말했습니다. 이 땅에서 하나님의 다스림이 이루어지는 것입니다. 그 내용을 다양하게 말할 수 있지만 민주주의의 가치와 연결시켜 설명했습니다. 하나님의 다스림을 받아 자유, 평등, 평화, 정의, 인권, 복지, 환경이라는 가치들을 온전하게 하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깨어 있는 민주 시민이라는 표현을 합니다. 민주주의의 가치를 이해하고 그 실현을 위해 깨어 있는 시민을 가리킵니다. 대부분의 경우에 개신교는 여기에서 제외됩니다. 오늘날 개신교가 이 면에 있어서 매우 뒤떨어져 있습니다. 개독교, 꼴통 보수라는 비난을 듣는 가장 큰 이유입니다. 개신교 장로인 이명박 대통령이 이끄는 현 정부는 대표적입니다. 그 가치들을 노태우 정부 때로 후퇴시켰다는 이야기를 듣고 있습니다.

이러한 현실은 하나님 나라에 대한 이해 부족이며 안타깝지만 잘못되었습니다. 그 사실을 인정하고 기독교가 추구하여야 하는 진정한 삶은 그 가치들을 지금보다 더 온전하게 하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기독교인은 현실이 어떠하든지 하나님의 뜻을 따라 바른 것을 더 온전하게 하는 사람입니다. 그런 면에서 진보일 수밖에 없고 진보이어야 합니다. 하나님이 없는 깨어 있는 민주 시민보다 더 앞서서 이끌어 가는 사람들입니다.

기독교는 사람이 사람다워지고 사람다운 삶을 살며 그것이 이루어지는 공동체를 지향한다고 했습니다. 그 한 내용으로 더불어 살아가는 삶을 말했습니다. 의사와 간호사와의 관계를 언급했습니다. 의사가 의사로서 현재의 지위를 누리는 데에 간호사가 없으면 어떻겠는가? 그 지위를 누릴 수 없을 것입니다. 그러므로 상하 관계가 아니라 공생의 동역자 관계로 생각하고 간호사를 배려하여야 한다고 했습니다.

두 번째는 12월이었습니다. 성탄절이 있습니다. 복음의 핵심적인 내용을 전했습니다. 사람이 하나님의 형상이었는데 범죄로 인한 죽었습니다. 구체적인 내용은 세상 풍속을 좇음, 마귀의 지배를 받음, 자기 육체의 욕심을 따라 사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진노 아래 있습니다. 하나님의 긍휼히 여기심으로 예수님이 오셨습니다. 사람다운 사람, 사람다운 삶, 그것을 가능하게 하는 공동체 형성을 보여주셨습니다. 십자가와 부활 그리고 승천이 있었고 그분을 구원자로 영접하면 하나님과의 단절된 관계가 회복됩니다.

성탄을 앞두고 신우회에서 환우들에게 선물을 준비하여 함께 기쁨을 나눌 예정이었습니다. 신우회 모임 때에 찬조 이야기가 있었는데 별도의 찬조 이야기를 하지 않으면 좋겠다고 말합니다. 저는 의사 분들의 월급에 비하면 일년에 한번 오만원 정도의 찬조 요청을 불쾌해할 이유는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좋은 일에 함께 참여하면 오히려 마음이 기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좀 풍성하게 나누기 위해 병원에서 직급인 장인 분들이 찬조해주시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목사님의 방문

일반적으로 말하는 모교회에서 파송하는 형식으로 병원 사역을 하고 있었습니다. 교회의 담임목사님이 방문하셨습니다. 지난 한 해의 병원 사역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설교에서 정치 이야기를 했다는 사실 자체의 문제를 말씀하십니다. 해명을 했습니다.

4대강 반대 활동을 하였느냐고 물으십니다. 부산 서면에서 국민의 명령 홍보와 가입 권유를 위한 활동을 누군가가 보았던 모양입니다. 목사가 병원 사역에 전념하지 않고 정치 활동에 힘쓰고 있으면 되겠느냐고 말씀하십니다. 퇴근한 이후의 시간에 한 활동인데 왜 문제가 되느냐고 반문했습니다. 제 나름대로는 하나님 나라 추구의 관점에서 행한 활동입니다.

노회에서 제명되었던 부분에 대해 언급하십니다. 복권을 위한 어떤 움직임이 있느냐는 것이었습니다. 신학적인 사안인데 제가 그 부분을 철회하지 않으면 어려운데, 잘못되지 않았다고 생각하기에 철회할 마음은 없다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렇다면 병원 사역을 지속할 수 없다고 말씀하십니다.

장로님과의 만남

어떻게 된 일인지 궁금해서 병원 사역과 나름대로 관계가 있는 장로님을 만났습니다. 병원 측에서 제 사역에 불만이 많다고 하십니다. 제명된 목사에게 설교를 들을 수는 없다고 말하고 있답니다. 이 부분에 대한 병원측의 입장이 강경하다고 말씀하십니다. 신우회 임원들을 만났는데 불만이 많으며 함께 할 수 없다고 말한답니다. 항상 표정이 어둡고 오히려 환자 같다고 말한답니다.

의사와 간호사 사이에 아무런 문제가 없는데 무슨 문제가 있는 듯이 설교하였느냐고 하십니다. 너무 황당했습니다. 병원 직원들을 대상으로 설교하였기에 더불어 살아가는 삶과 관련하여 예로 든 것인데, 관계에 무슨 문제가 있는 듯이 설교했다니요?

신우회 총무와의 만남

대화에 참여했다는 신우회 임원들을 만나고자 했습니다. 회피합니다. 교회적으로 사역을 지속할 수 없다는 결정이 내려졌습니다. 신우회 총무만 잠간 만났습니다. 어떤 이야기가 오갔는지를 물었습니다. 어떤 이야기를 들었는지 되묻습니다. 설교에서의 정치 이야기, 의사와 간호사의 관계에 관한 이야기, 우울증 환자 같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했습니다.

먼저 그가 아는 과정을 설명합니다. 찬조금 이야기가 있은 후에 병원장님이 불쾌해 하며 신우회 임원들을 불러 어떻게 된 영문인지 물었습니다. 본인들은 찬조 받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했는데 그렇게 말씀하셨다고 대답했답니다. 고집이 세서 말을 듣지 않는 사람으로 이야기되었답니다.

병원장님이 교회의 장로님께 연락을 하고 장로님이 만나러 오시면서 신우회 임원들과 먼저 만나고 싶다고 하셔서 대화를 하였답니다. 제가 원목으로 있으면 신우회 활동을 하지 않겠다고 말한 회원도 있었던 모양입니다. 우울증 환자 같다는 이야기는 없었답니다.

정치 이야기도 언급합니다. 원목이 그런 내용으로 설교한 적이 없었고 교회에서도 한 번도 듣지 못하였던 그의 입장에서는 이해할 수 없었답니다. 그것은 이해가 되었습니다. 제 입장을 설명했습니다. 그도 이해하였습니다.

신우회 활동을 하지 않겠다고 한 이가 누군지는 모르겠지만 그렇다면 나와 만나 이야기를 하여야 하지 않느냐고 했습니다. 내용을 들어보고 내가 잘못한 것이 있다면 사과하고 바뀔 것이고 그렇지 않다면 해명을 할 수 있어야 한다고 했습니다.

내가 고집불통이면 이야기를 듣고 수용하여 내 생각대로 하지 않은 부분은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었습니다. 내 생각과는 달랐지만 그들의 의사를 존중하여 그대로 따랐던 적이 몇 번 있었습니다. 수용하지 않은 경우와 수용하였던 경우가 함께 있는데, 어떻게 전자만 있다고 말할 수 있느냐고 했습니다. 그 부분에 대해 생각하지 못하였던 그는 내 설명에 고개를 끄덕입니다.

신우회 회장님은 의사이셨습니다. 신앙 인격으로나 교회 생활, 신우회원과의 관계에서 모범적이었고 존경을 받았습니다. 신우회 활동에 있어서는 독자적이었습니다. 처음 모임 때에 제가 목사로서 설교하고 그 이후에는 그분이 했습니다. 요청이 있으면 지원하는 정도의 활동만 했습니다. 그런데 내가 신우회 활동을 힘들게 했다니요? 말이 안 맞는 이야기라고 함에 대해 수긍합니다.

누군가에게 잘못된 모습이 있다고 생각하면 당사자와 직접 이야기를 하여야 합니다. 이는 성경의 가르침을 떠나서라도 인간관계에 있어서 매우 기본적인 태도입니다. 그리스도인이라면 더욱 그렇습니다. 예수님은 한 사람이 당사자에 권면하고 듣지 않으면 두 세 사람이 권면하고 듣지 않으면 교회에 이야기하여 권면하고 듣지 않으면 이방인과 세리와 같이 여기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앞으로 어떤 분이 병원 사역을 하지 모르겠지만 어떤 불만이 있으면 당사자와 직접 대화를 하라고 말했습니다. 당사자가 없이 뒤에서 이렇거니 저렇거니 하는 것은 신자답지 못한 태도입니다. 앞으로는 잘되기를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죄송하다고 말합니다.

그는 병원측에서 사역에 대해 최종 결정을 할 것이고 자신들의 이야기는 별로 큰 의미가 없다고 말합니다. 물론 잘못된 말입니다. 교회에서의 결정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이 신우회 회원들의 태도였기 때문입니다.

군림의 문제

예수님은 군림하려고 하지 말고 섬겨야 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목사님들이 설교에서 많이 이야기하는 바입니다. 그런데 어떤 것이 군림이고 어떤 것이 섬김인지를 잘 모르는 것 같습니다. 폭군과 같지 않으면 군림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착각입니다.

결정권을 가진 입장에서 그 결정권을 사용함에 있어서 성경의 원리를 따르지 않으면 그 자체가 군림입니다. 당사자와는 무관하게 그 행동에 대해 이야기하고 평가합니다. 당사자의 자기변호 없이 거취를 결정합니다. 당사자의 자기변호가 있었다고 하더라도 완전히 무시하고 거취를 결정합니다. 군림입니다.

일반 사회에서도 이렇게 하면 법적으로 문제가 됩니다. 약자보호법에 위배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법적으로 문제가 되는 일이 예수님의 말씀을 받은 교회에서는 아무렇지도 않게 일어나고 있습니다.

교회의 모든 모임에서 이는 동일하게 적용됩니다. 어떤 안건을 결정함에 있어서 힘 있는 누군가가 좋다고 생각하여 쪽으로 일방적으로 결정되는 것은 군림입니다. 아무리 좋은 의도를 가지고 있었다고 하더라도 말입니다. 예수님이시라면 모를까 우리는 그렇게 해서는 안 됩니다. 예수님도 제자들의 생각을 물으셨습니다. 찬성과 반대 의견을 충분히 들어야 합니다. 그 의견이 좁혀지지 않고 어떤 결정을 내려야 할 때가 있습니다. 다수결이든지 아니면 최종결정권을 가진 이에 의한 결정이든지 선택하여 실행하면 될 것입니다.

동역자와의 대화

병원 사역을 하지 못하게 되었음에 대해 안타까워합니다. 병원 사역을 통해 환우 심방과 말씀 연구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동역자입니다. 안타까워서 왜 그렇게 되도록 했느냐고 합니다. “하기는 일이 그렇게 되어가는 줄을 몰랐지”라고 합니다.

내가 “고마워할 줄 알았지”라고 말하였습니다. 너무나 어이가 없는 일이어서 어이없는 웃음과 함께. “그렇지, 나라면 고마워했을 텐데...”라고 대답합니다. 고마워할 줄 알았는데, 전혀 다른 반응입니다. 소통 부재입니다.

내가 무언가 잘못하고 있는데, 누군가가 성경적인 근거를 제시하며 그것을 말해주면 나는 고마워합니다. 얼마나 감사한 일입니까? 내가 인식하지 못하였던 부분을 깨우쳐주어 바로 잡을 수 있는 기회를 가졌으니 말입니다.

교회적으로도 원리는 같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현실은 아닌 경우가 많습니다. 숨기거나 부인하려고만 합니다. 때로 인터넷으로 교회의 어떤 잘못된 모습이 이야기되면 무엇보다도 먼저 삭제하려고 합니다. 진리의 기둥과 터인 교회이기에 당당하게 사실 관계를 밝히는 대응을 하면 되는데도 말입니다. 잘못된 부분이 있으면 인정하고 잘못된 생각한 부분에 대해서는 시정해주면 됩니다.

한 목사님이 내 설교에 대해 비신자들에게 한번 생각을 들어보라고 권합니다. 병원 직원들에게서 듣지는 못했지만 다른 비신자들을 통해 들은 바는 있습니다. 비신자들과 그런대로 접촉하는 편입니다. 내 생각을 알렸습니다. 공감합니다. 그러한 기독교라면 좋겠다는 입장입니다. 목사로서 저에 대해서도 좋게 생각합니다. 존경을 표합니다. 민주주의 가치를 온전하게 하기 위한 생각과 삶에 대한 존경입니다.

소통의 문제

하나님께서는 소통을 너무 중요하게 생각하십니다. 삼위 간에 완전한 소통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너무나 완벽하여서 조금의 분리가 없는 소통입니다. 일방적이지 않습니다. 강제적이지 않습니다. 성육신은 성부의 뜻을 받아들인 성자가 자발적으로 따른 결과입니다. 비록 그 고통을 너무나 격심하여 피하고만 싶었던 십자가 죽으심도 예수님이 자발적으로 선택하신 결과입니다. 성부, 성자, 성령은 완벽한 소통으로 서로 사랑하십니다.

하나님은 사람과의 소통을 너무나도 중요시하십니다. 예수님을 통한 구속 역사는 그 증거입니다. 성경은 하나님의 일방적인 요구를 담고 있는 말씀이 아닙니다. 소통의 방편이 담겨 있습니다. 기도와 말씀으로 거룩해지는 것도 하나님과 신자 간 소통의 문제입니다.

하나님을 본받는 신자, 예수님을 닮아가는 신자, 성령님의 다스림을 받는 신자에게 있어서도 소통은 중요합니다. 앞에서 언급하였지만 그 대상과의 직접적인 소통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위에서 언급한 과정에서는 단 한 분도 그렇지 않았습니다. 교회의 당회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당사자를 불러서 직접 이야기를 듣고 소통을 하려는 모습은 없었습니다.

소통의 중요성을 이해하고 실천하려는 단 한 분도 없었습니다. 병원 측에서나 교회 측에서나. 만남은 있었지만 소통은 없었습니다. 만남은 소통을 위한 필수적인 단계이지만 만남 자체로 소통이 이루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직접적인 만남과 대화를 통하여 생각을 교류하고 이해하며 호응하는 것이 소통입니다.

소통을 소홀히 하는 교회를 통하여 복음이 힘있게 전파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이 시대는 특히 그렇습니다. 일방 통행식의 우리 입장 전달은 실패할 수밖에 없습니다. 경우에 따라 아주 미약하게 효과를 나타낼 수 있지만 그것을 앞세워 일방 통행식의 복음 전파를 고수하려고 해서는 안 됩니다.

교회가 하나님 앞에서 바른 모습을 가지기 위해서는 소통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하나님과 신자와 비신자와. 신자가 하나님 앞에서 바른 삶을 살기 원한다면 소통에 대한 성경적인 이해를 가지고 실천하여야 합니다. 하나님의 사람으로 온전해지고 모든 선한 일을 행함에 있어서도 온전해지는 통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