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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비추는 거울천사흰눈송이 편지 3
김영동  |  deom-pastor@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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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1년 01월 04일 (화) 16:29:54
최종편집 : 2011년 01월 09일 (일) 18:23:22 [조회수 : 25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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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비추는 거울천사


우리 부부는 숙소가 있는 서귀포 시 남원읍(따뜻한 날씨 덕분에 이곳에서 생산되는 귤이 유난히 달고 맛이 있음)에서 제주시로 가기 위해서 시외버스를 탔습니다.

금호콘도 앞 동부보건소 버스정류장에서 제주시로 가는 시외버스는 일주도로 행과 남조로 행이 있습니다. 남조로? 일주도로 행은 바닷가 도로를 따라 성산일출봉을 지나가느라 제주시까지 1시간 50분이 걸리고 남조로 행은 중산간도로를 타고 조천읍을 지나 제주시까지 50분이 걸립니다. 낯선 이름인 남조로 행 ? 도무지 무슨 뜻인 줄 몰랐는데 버스를 타고 끝까지 가보니 알겠더군요. 남원읍에서 조천읍으로 뚫린 직선에 가까운 도로 이름이었습니다.

늘 승용차를 타고 다니다 보니 대중교통 수단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내 몸에 익숙해지도록 굳이 애쓰지 않으면 안됩니다. 매사에 공짜가 없으니 애 좀 썼습니다. 어디서 타고 내려야 하는지? 차비는 얼마인지? 시간은 얼마나 걸리는지? 배차간격은 어떠한지? 금방 잊어버리겠지만 첫차, 막차 시간도 알아 두었습니다.

버스가 남원읍을 벗어나니 쭉 벋은 도로를 마냥 질주합니다. 정류장에 사람이 없으면 그냥 통과하고 조천읍에 이르러서야 타고 내리는 사람들이 있더군요. 제주시내로 들어서며 한 정류장에서 어른 한명과 여학생이 초등학생 동생과 버스에 탑니다. 여학생이 교통카드로 자기 요금을 먼저 찍었습니다. 어른이 버스요금을 내고 이번엔 그 여학생이 동생 요금을 찍어야 하는데 초등학생이니까 요금이 달랐겠지요. 재빠르게 운전기사가 기기를 조작하면서 당부합니다.


   
“학생, 내가 찍으라고 하면 찍어요.”
“뗑∼!”
“아니 내가 찍으라고 하면 찍으……”
“뗑∼!”
“이봐 학생! 내가 찍으라고 하……”
“뗑∼!”
“아∼니∼ 내가 찍……”
“뗑∼!”

난감해진 기사 아저씨는 재빠르게 하던 기기 조작을 그만두고 여학생을 쳐다보며 다시 말했습니다.

“학생, 초등학생 요금으로 바꿔야하니까 내가 찍으라고 하면 찍으라니까. ”

그제서야 사태를 파악한 여학생이 카드를 급하게 가져다대던 손길을 멈췄습니다.

“딩∼동!”

그렇게 버스는 다시 떠날 수 있었습니다.
그 여학생의 조급하고 난감한 행동을 웃으며 지켜보던 나는 내 옆에서 나처럼 즐겁게 웃고 계시는 주님을 느꼈습니다. 얼마나 당황스럽던지 나는 얼른 고백했지요.

“주님, 맞습니다. 저게 제 모습인지 압니다. 누가 뭐라든 그냥 내식으로만 굳어진 내 모습이 맞습니다. 그래도 저 여학생은 마침내 듣고 “딩∼동!”성공을 했는데…… 저는 그렇지 못한 것 같아 너무 죄송스럽습니다. 목사로서 누구보다 주님의 말씀을 잘 알아듣고 주님과 손발을 맞춰 살아야 하는데…… 이제 보니 그렇지를 못합니다. 저 모습이야말로 전혀 알아들으려 하지 않는 내 자신의 생생한 모습이군요. 아, 주님……” (2010. 12. 7) 덤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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