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부터 담임목사의 성추문, 설교도용, 공금횡령, 부적절한 처신 등의 이유로 분쟁이 야기된 대전삼성교회는 담임목사와 장로회(개혁파)가 교회법과 실정법을 가리지 않고 고소고발로 극렬 대립하던 중 최근 목사로부터 피소되었던 개혁파들의 잇단 승소 판결이 이어지면서 패색이 완연한 담임목사의 거취문제가 비상한 관심을 모았었다.
   개혁파가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담임 이형준(가명) 목사는 96년 8월부터 삼성교회에 목회자로 시무하면서 교회가 수령해야 할 화재보험만기환급금 893만원을 업무상으로 횡령하였고, “삼성교회 성도님들께” 라는 제목으로 교인 520명에게 편지를 발송하여 장로들의 명예를 훼손하였으며, 교인들 간에 소송을 부추기는 등 반목과 분열을 조장하고, 예배의 공개 석상에서 특정 안수집사에게 “뒈져라” 라며 모욕한 일로 2010.10.28. 대법원에서 “업무상횡령”, “명예훼손”, “모욕”등의 죄명으로 벌금 200만원의 확정 판결을 받았다. 또한 목사의 편에서 개혁파와 반목하던 교인들 중에는 자기편에게 유리한 대로 거짓증언을 했다가 검사로부터 위증죄나 무고죄로 기소되는 일까지 발생했다. 한편 개혁인들이 교회건축자금 약 10억 원을 횡령했다는 혐의는 민 ․ 형사상 모두 혐의 없음과 기각으로 결론지어졌다.

이자 상환 미뤄서 경매상황 만들었다

   이러한 대립과 반목이 깊어지는 가운데 교회는 삭막해지고 500명에 가까운 교인들이 교회를 떠났으며 남은 교인들도 서로 편이 갈라져 각종 고소와 고발이 난무하였다. 그러나 가장 심각한 문제는 이형준 목사가 이러한 혼란을 핑계로 교회 증축과정에서 차용한 대출금 이자를 갚지 않고 급기야 교회건물이 경매에 넘겨지도록 방치했다는 것이다. 장로회는 2009년 12월까지 재정 관리를 맡았고 이자 상환을 최우선으로 해왔기 때문에 2010년부터 재정 관리를 맡은 이형준 목사가 고의적으로 이자 상환을 미루었음이 분명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장로들은 2009년에 이미 대출금 기간연장을 위해 당회를 열고자 했으나 이형준 목사가 당회를 거부해 결의를 하지 못하고 재정위원장 장로가 보증을 서는 것으로 재정위기를 넘겼다. 그러나 이목사가 재정을 맡고 불과 석 달 만인 2010년 3월 법적절차예정통지서를 받게 되었고 아파트 한 채를 매각하여 경매를 막고자 했으나 이형준 목사가 또다시 결의를 거부하면서 자신이 이년 치 사례비를 포기하는 대신 당회원들은 2000만원씩 헌금을 하라고 요구했다. 당회원들이 다시 사택 두 채를 매각하여 경매를 막자고 건의했으나 마찬가지로 이형준 목사는 재차 거부하였다.

▶ 대전 동구 삼성동 소재 삼성교회 구 건물(왼편)과 증축한 본관(우편) 의 전경

   목사의 시간끌기가 지속되다가 경매문제를 더는 미룰 수 없게 되자 지난 10월, 64년 역사를 가진 교회의 건물이 경매로 넘어가게 둘 수 없다는 위기감으로 노회장 입회하에 이형준 목사와 장로회가 교회 자산인 아파트 두 채를 매각하여 매각대금으로 삼성교회 본당 경매대금 일부를 상환할 것과 이형준 목사의 거처를 별도로 마련할 것을 합의한 소위 ‘10월 합의문’ 을 작성하였다. 그런데 이형준 목사는 이같은 당회 결의사항을 전 교인 앞에서 보고하기로 한 날, 경매 문제 해결에 관한 내용을 언급하는 대신 엉뚱하게도 장로 대표와 자신이 포옹과 악수를 나누며 지금까지의 일을 잊고 목회에 협력하기로 했다고 얼버무렸다. 장로회는 이에 대해 ‘당면한 경매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권고한대로 당회에서 결의하여 조속히 해결하자는 합의일 뿐 화해가 아니며 노회장 확인도 있다’ 고 해명했다. (삼성교회 홈페이지 자유게시판 1878번)

경매 막을 돈을 목사에게 넘겨주기로 한 장로들

   한편, 경매를 막는 문제와는 별도로 장로회와 이형준 목사는 노회에서 재판을 앞두고 있었다. 이형준 목사의 파행적 행위와 범죄사실을 노회에 제소했던 장로회는 번번이 노회가 심리를 미루자 총회에 사건을 의뢰했고 마침내 노회는 총회 재판국으로부터 이형준 목사를 기소하라는 처분명령을 받았다. 그러나 두 번째 공판이 열리기로 예정되었던 12월 1일에도 재판은 열리지 않았다. 이틀 뒤 12월 3일, 돌연 해괴한 소문이 나돌기 시작했다. 장로들이 경매를 막기 위해 마련한 매각 대금 4억을 이형준 목사에게 주어서 내보내기로 했다는 것. 삼성교회 내 개혁파 집사들이 괴소문의 진상을 파악한 결과, 총회 모 중직자와 대전노회 소속의 모 장로 등이 중재자로 나서서 이형준 목사의 사임쪽으로 가닥을 잡으며 소위 ‘전별금’ 얘기가 오간 것으로 추측되며, 결국 장로회가 이 회유를 뿌리치지 못한 채 노회 임원목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합의문을 작성한 사실이 드러났다.

   문제는 삼성교회 장로회가 이미 분쟁 초기에 이형준 목사가 사임 조건으로 내걸었던 주택 소유권 등기 이전과 수억의 퇴직금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분쟁을 일으킨 목사들이 대체로 사법처리를 받고도 사임시에 전별금조로 수억을 챙기는 교계의 악습을 용납하지 않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였음에도 오랜 분쟁에 지친 나머지 결국 노회와 총회의 중재자를 자처한 이들에 의해 고질적인 폐단을 그대로 수용하고 말았다는 점이다.

안수집사회 반발과 분노, 관계자 전원 배임죄 엄중 경고

   개혁파 집사들은 장로들의 결정에 분노하며 ‘교회 분쟁의 책임을 지고 하나님 앞에 회개와 전 교회앞에 사죄하고 그간의 피해를 변상해도 모자랄 판에 교인들을 500명 이상 떠나게 하고, 교회 건물을 경매에 넘기도록 방치한 전과범에게 교인들의 피 같은 헌신으로 일구어온 교회 자산 4억을 어떻게 그렇게 쉽게 내줄 수 있느냐’ 며 크게 반발하고 있어 여전히 논란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협상 과정에서 이형준 목사는 그간의 소송비용으로 1억 이상 들었으니 5억은 받아야 한다고 했다가 마지못해 4억을 수용했다는 내용이 입소문을 타고 알려지며 분노는 더욱 거세지고 있다.

   안수 집사회는 즉각 장로회의 결정을 수용할 수 없다는 의사를 표명하고 오늘 이형준 목사에게 내용증명을 보내 ‘이형준 목사는 교회자산인 두 채의 아파트를 매각하여 삼성교회 본당 경매대금 일부를 상환토록 하자는 당회의 10월 합의서 작성에 주역으로 참석한 사실이 있다’ 고 운을 뗀 뒤, ‘10월 합의문은 주일 예배 시 강단에서 삼성교회 교인들에게 공지한 사실이 있다‘ 고 확인하고, ’그럼에도 이형준 목사가 위 합의서에 반하여 자신의 사임을 전제로 매각대금 1억 원을 1차로, 나머지 3억을 내년 1월에 2차로 지급받는 것을 내용으로 한 12월 합의서를 만들고 공증까지 마친 것‘ 은 ’앞서 경매대금으로 지급할 것을 조건으로 작성된 10월 합의서에 위배될 뿐 아니라 삼성교회 대다수 교인들의 의사에 반하는 것으로 명백히 업무상 횡령 및 배임수재죄의 구성요건에 해당한다‘ 고 밝히고, ’만약 이형준 목사가 매각대금 1억원을 지급받는다면 이형준 목사는 업무상 횡령 및 배임수재죄로, 관련자 모두는 업무상 배임죄로 수사기관에 각 엄중 고발할 예정‘ 임을 경고했다. 이 내용증명은 12월 합의문에 관여한 관계자 전원과 노회유지재단이사장에게도 발송되었다.

교단 차원의 치리와 징벌 미흡해 교인들만 속앓이

   독재적인 목회자의 전횡과 성범죄가 심심치 않게 사회의 이슈가 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교단 차원의 실질적인 대책마련과 견제기구, 엄격한 징벌 체계는 거의 없다고 보아도 무방하다. 상회 재판국에 재판을 신청할 때마다 약 100만원 상당의 비용 부담이 따르지만 사실상 전문적이고 엄격한 사법심사나 공명정대한 판결은 기대하기 어려워 교회 사법의 허술함을 경험한 많은 이들로부터 ‘교회법은 고무줄법’이라는 비난을 사고 있다.  

교회 분쟁의 경험자들은 삼성교회의 경우에서 보듯 상회가 적법한 절차를 통해 제소된 목사의 범죄사실을 성실하게 심리하고 조사하기보다는 시간을 끌며 노골적인 ‘목사 봐주기‘를 하다가 양쪽이 모두 지쳤을 때쯤 허울좋은 중재자로 나서서 교회 파행의 원인 제공자인 목사에게 수억의 돈을 전별금 명목으로 챙겨 나가게 하고, 허탈해하는 교인들에게 껍데기에 불과한 화해를 들먹이는 몹쓸 폐단을 지속시키는 ’현 구조악의 주범‘ 들이라면서 ’목사들이 스스로의 목에 방울을 걸겠느냐‘ 고 냉소했다. 실제로 삼성교회 장로회가 이형준 목사의 이단성에 대한 확인을 요청했는데도 노회가 상납금을 내지 않았다는 이유로 접수를 반려한 사실도 있어 이들이 강변하는 진리나 교리 수호란 한낱 돈과 정치논리를 따라 좌우되는 것임을 알 수 있어 씁쓸함을 자아낸다.

   목사와 당회가 결속하여 교회를 사유화하고 재정을 장악하거나 범죄사실 등을 은폐할 경우 당회원들이 아닌 일반 평신도들이 문제의 심각성을 파악했다 하더라도 이것을 견제하고 혁파할 방도를 찾지 못해 결국 신앙에 회의를 느끼며 교회를 떠나는 경우가 허다하다. 더구나 교회를 파행으로 이끈 목사라 해도 주위의 눈을 의식해 전별금을 챙겨 내보내는 관행이 개선되지 않아 문제 목사를 내보냈다는 안도감이 채 가시기도 전에 교회 재정에 지워진 막대한 부담은 고스란히 교인들의 몫으로 남는다.

   이같은 모순과 병폐를 혁파하고 개선하겠다는 강력한 의지가 기층으로부터 지속적이고 구체적인 운동의 형태로 나타나기 위해서는 첫째, 교회내의 구조적인 부패와 비리를 예방하고 근절할 수 있는 체계를 마련하는 것이 선교나 구제 봉사보다 더 중요한 선결 과제임을 교육하고, 임직자 교육 과정에 반드시 포함시켜 임직자의 중요한 자질과 우선 조건이 되게 하며 둘째, 건전한 비판과 토론을 허용하지 않는 특정 성역이란 있을 수 없으며 교회 내 모든 활동과 교육에는 열린 토론과 대화, 비판이 가해질 수 있도록 개방적인 여론광장이 반드시 마련되야 할 것 등을 꼽을 수 있다.

-플레비언교회개혁연대 (http://cafe.daum.net/AFFEC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