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서의 삶

               주옥로(전 풀무학교 이사장)

“성서 위에 조선을 세우자” 이것은 김교신 선생이 우리 민족의 이상을 실현하고자 일제시대에 외치신 말씀이었다. 이에 깊이 공명한 나는 “성서 위에 풀무학원을 세우고자” 한 것이 나의 인생 그리고 교육의 이념이었으리라.

지난날 나는 젊은 나이에 골수염이란 불치에 가까운 병에 시달리며 오직 위에서의 불가항력적인 시련에 의하여 나의 인생은 근본적으로 궤도수정을 당하고야 말았다. 우선 불교에서 기독교로, 교회에서 무교회 신앙에 이르기까지 개종을 거듭하면서 급기야는 성서신앙 즉 성서를 삶의 기준으로 삼고 일체를 하나님께 내어 맡기고 오직 예수 그리스도의 것이 되고자 결심한 것이 1949년 6월 19일. 동충모 형을 통하여 함석헌 선생, 노평구 선생 그리고 송두용 선생을 만나뵙고 교류하면서부터였다.

특히 나는 농촌에서 젊은이들에게 성서의 순수한 복음을 전하고 성서를 배우기 위한 교재로서 마가복음을 통하여 예수전을 연구하고자 한 것이 “성서생활”지 발간의 동기가 되었다(1952.1.1).

그것은 단순히 성서를 중심으로 살아가는 우리들의 생활기록을 소박하게 써 내려간 것이었다. 그러므로 농촌에서 같이 일하면서 함께 살아가는 젊은이들에게는 우리들의 생활모습을 거울에 비쳐보는 듯한 친근감과 성서의 말씀에 대한 순박한 공감을 가지게 되었다. 즉 한 주일에 한번씩 모임의 성서생활의 기록이었다. 그것을 우리들이 써서 자필등사로 나누어 주곤 하였다. 그리고 그 때 당시 우리들은 최소한도 하루를 시작하는 새벽에 꼭 성서 한 장씩을 읽고, 기도하고 허락이 되면 찬송도 한 장을 부르기로 내약이 되어 있었다. 이것은 나에게 있어서도 매우 귀중한 생활의 바탕이 되었으며 나의 생애의 길잡이가 되었다. 그렇게 하는 중에 함석헌 선생을 만나 매일 아침 냉수마찰하는 것을 배우고 실천하게 되었다. 다시 일본 친구에게서 잠자리에서 일어나자 마자 진향체조(眞向體操)를 한 10분간 열심히 하면 반드시 노화(老化)현상을 막을 수 있을 뿐 아니라 등도 굽지 않는다는 권고를 받았다. 이 모두가 50여년전부터의 하루의 시작이요 나의 삶이 되었다. 나는 오늘 아침(1994.8.24)에 성서통독 제 17회로 열왕기상 11장을 읽었다. 그렇다면 결국 나는 25세를 전후하여 거의 하루도 빠짐없이 하나님의 말씀이란 놀라운 생명의 양식을 먹고 살아왔다는 아니 은혜 위에 은혜를 더하시는 “은총의 인생”임을 깊이 감사하지 않을 수가 없다. 이것은 골수염으로 쓸어 눕히시고 항복을 받으신 연후의 전혀 일방적인 은사임을 뒤늦게서야 깨닫게 되었다.

예수께서 친히 “내가 한 말을 듣고 그대로 실행하는 사람 즉 성서의 말씀을 생명의 양식으로 살아가는 사람은 반석 위에 집을 짓는 슬기로운 사람과 같다. 비가 내려 큰 물이 밀려오면 또 바람이 불어 들이쳐도 그 집은 반석위에 세워졌기 때문에 무너지지 않는다”고 하신 말씀 그대로이다(마태 7:24-25 참조).

그러면서 여기 기독자의 단호한 태도와 결단이 필요하다. 즉 성서의 진리에 대하여 항거하는 자에게 대하여는 결과적으로 선전포고를 할 수밖에 없고 성서의 진리를 믿고 따르는 자와는 사랑의 코이노니아로 공동전선을 펼 수밖에 없었다는 사실이기도 하다. “푸른언덕”을 이룩하고자 하는 귀한 소명의식을 본받아 “세상에서 방황하고 있는 하나님의 아들 딸들로 하여금 우리가 함께 섬겨야 할 하나님 아버지 품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하는 데 도움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그런데도 세상은 하나님을 배반할 뿐 아니라 너무도 타락에 빠져있다. 바울은 단적으로 “서로 어울려서 망측한 짓을 하다가 스스로 그 잘못에 대한 응분의 벌을 받고 있다”고 탄식하였다(로마1:26-27).

이것이 바로 사상 최악의 천형병(天刑病) 에이즈(AIDS)란 죽음에 이르고야말 후천성 면역 결핍증이 아닐까? 그래도 여전히 핵전쟁을 운위하면서 성경의 말씀을 경원하면서 성서생활에 무관심할 수 있단 말인가! 이때는 마땅히 잠에서 깰때다.

하나님은 일점일획도 어김이 없으실뿐 아니라 절대 공명정대하신 분이시다. 과연 한국의 기독교는 건재한가? 일체를 다 아시는 하나님께서는 반드시 그의 뜻을 이루시리라 조용히 믿고 기다리는 것이 성서의 삶이요, 신앙의 인생이리니 어제도 오늘도 천년이 하루와 같기를 기원할뿐이다(벧후 3:8 참조).

                     푸른언덕

요즈음의 푸른언덕교회

“두 세사람이라도 내 이름으로 모이는 곳에는 나도 함께 있겠다.”라고 하셨는데···

요즈음의 교회들은 머리 숫자 늘리기에 급급한 것 같다. 종교에 대한 깊은 이해와 가치기준이 부족한 마음 속에 나도 모르는 사이에 주일을 허비해 버린다“라는 생각이 들 즈음 우연히 시골의 작고 초라한 푸른언덕교회를 알게 되었다.

처음에는 언니의 도움으로 창립예배 때 찾았던 것이 한달 후에는 푸른언덕교회를 핍박하는 무성한 말과 행동들 속에 오기로 참여했었고, 전도사님의 말씀으로 오기와 미움이 사랑과 이해로 변할 때에 큰 기쁨과 감사함이 넘치니 교회가 아주 먼 거리에 있다 할지라도 주일을 지키려 노력하게 한다.

작고 초라한 교회 실정에 맞게 작고 초라한 일들을 사회선교로 하고 있고 사랑과 예수님의 모습을 닮아가고자 하는 마음들의 젊은 청년들이 많이 있는 우리교회는 모두가 가족이요 형제·자매인 식구공동체를 이루고 있다. 매주 점심시간에는 가지와 풋고추, 호박을 따오고 교회 텃밭에 가꾼 열무와 얼갈이 배추로 김치를 담구어 오신 것을 모아 밥상을 차리면 금새 잔치상으로 차려진다.

서울에서 어려운 걸음을 하시는 사모님께서는 손수 만드신 돈까스, 튀김, 카레, 짜장 등을 요리해 오시고 포식하는 학생부 정일이와 동근이, 한복이, 동현이는 주일만 손꼽아 기다린단다.

학생부 여름수련회를 파격적으로 치른 학생부는 푸른언덕교회의 기둥이 될 재목들이다. 학교공부도 잘하고 맡은 바 책임을 잘 감당해 나가는 친구들이다.

수련회 기간중 설악산 울산바위에 오른 일이며 낙산 해수욕장에서 비에 흠뻑 젖으며 수영한 일과, 대포항의 오징어 잡이 배와 일출의 아름다움을 잊지 못하는 추억으로 간직할 것 하며 기뻐하던 모습과 마지막날 폭우로 인하여 캠프파이어를 못해 속상해 하는 희영이에게 동조하는 듯 고개를 끄덕이던 미선, 지혜, 진희, 선희, 송이는 모두 푸른언덕교회 자랑감이다.

올여름 유별스럽게 무덥고 짜증이 심했지만 잘 견디어 낼 수 있었던 것은 서로를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이 푸른언덕교회 식구들에게 있었기 때문이다. 이제 이 가을에는 어머니들의 수련회(나들이)가 준비중이다. 많은 할일들 중에 특별히 관심이 많으신 교육, 선교에 중점적으로 일하시는 전도사님을 쫓아 하나님의 선교사업에 앞장서는 작지만 아름다운 푸른언덕교회를 자연을 통하여 알려드리며 많고 많은 교회 속에서 예수님 닮은 선한 모습으로 구별되어지는 푸른언덕교회가 감당해야 할 모든 일들을 위해 수고하여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의 길을 기쁨으로 걸어가리라 말할 수 있다.

편집가족 모임 소식

           이충석(청금교회)

푸른언덕 60호를 맞이하면서 새로이 편집가족을 지역별로 재 구성하게 되었다. 이러한 움직임은 서울에서 있었던 푸른언덕 편집 좌담회에서 출발된 것이었는데, 박흥규 목사님께서 각 지역별로 다니시며 편집가족들을 만나 결속력과 책임감을 부여하신 것이다.

지난 7월 28일에는 당진, 예산, 홍성지역의 편집가족이 구성되었다.

당진에서 가진 이날 모임에는 박흥규 목사, 장재환 목사, 이충석 전도사, 김희경 사모 등이 모였고, 이날 모임에는 참석하지 못했지만 이수기 전도사와 전영자씨가 편집가족으로 일하기로 하였다.

이 자리에서 박흥규 목사님은 푸른언덕의 발자취를 설명하셨고, 많은 이야기를 나누면서 이 일에 자발적인 참여를 책임감을 가지고 하기로 하였다. 앞으로 각자의 선교현장에서 그 곳에서 뿌리를 내리고 사는 사람들의 생동감있는 삶의 이야기를 담아내는 역할이 우리의 할 일이고 이러한 작업을 통하여 궁극적으로는 그들이 삶의 자리에서 참 주인으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밑거름이 되는 것이 우리의 과제라는 데 의견을 모으기도 했다. 

그리고 특이한 것은 이날 모임에서 칼국수로 점심을 먹으면서 박흥규 목사님이 수육을 한 접시 내신 것이다. 아마도 푸른언덕에 쏟으시는 마음과 정성을 드러내 준 것이리라.

기도부탁합니다.

         김희경(청금교회)

지난 4월 1일, 저희 교회에는 충격적인 사건이 일어났습니다. 차경숙 성도님의 남편 마승안씨가 부인의 인가귀도를 위한 기도 덕분에 처음으로 교회에 발을 드려놓았습니다. 그런데 바로 그날 저녁 작목반 회식에서 마승안씨가 뇌출혈로 쓰러져 병원에 옮겨진 것입니다.

평택 박애병원으로 찾아가 보니 마승안씨의 상태는 피를 너무 많이 흘려서 어렵다는 것이었습니다. 지켜보자면서도 마음을 단단히 먹으라는 의사의 말을 듣고 순간적으로 “이 일을 통해서 교회에 어려움이 없어야 할텐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남편과 함께 기도원에 가서 이를 위해 기도했습니다. 그런데 남편과 저의 마음 속에 자책같은 소리가 울렸습니다. “우리는 어째서 우리의 일만을 걱정하는가? 환자를 위한 기도보다 교회에 어려움이 생기지 않기만을 기도하니?” 그래서 온 교우와 함께 마승안씨를 위해 특별새벽기도회를 열고 기도했습니다.

그리고 3개월을 중환자실에 있던 마승안씨가 기적적으로 회생해서 일반병실로 옮겨졌습니다. 그리고 지난 7월 중순 집으로 와서 요양을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뇌출혈이라는 것이 곧바로 중풍을 의미하는 것이라 왼쪽 팔 다리가 마비 상태였습니다. 남편과 저는 7월 17일부터 매일 마승안씨를 찾아가 예배를 드리며 그가 낫기를 기도했습니다.

지난 8월 22일에는 결단을 하고 마승안씨와 차경숙씨를 기도원으로 옮겨 기도했지만, 마승안씨가 아직 화장실도 다닐 수 없는 상태여서 너무나 고통스러워 했습니다. 결국 5일만에 기도원에서 내려온 마승안

씨는 이제 좌절에 가까운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과거에 역사하셨던 하나님께서 오늘 역사하시지 않는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마승안씨 입으로도 자신이 일어나면 하나님께서 영광받으실 것이고 청금리에 사는 사람들이 하나님을 믿게 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고백합니다. 사실 마을의 귀추가 마승안씨가 회복이 되는가 안되는가에 쏠려 있습니다.

저와 남편 그리고 온 교우가 함께 기도하고, 그 외에도 마승안씨를 아는 많은 분들이 기도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더 많은 이들에게 기도를 부탁하고 싶어서 푸른언덕의 가족에게 호소합니다. 우리 마승안 성도님을 위해서 기도해 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