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동방송 열정의 찬양축제

극동방송 찬양축제가 어느 사이 청년의 나이가 되었다. 어엿한 28살이 되어 크고 잘생긴 외모가 제법 준수하게 보인다. 지난 10월 30일 세종문화회관대강당에서 열정의 찬양축제 한마당 잔치가 열렸다. 관중석은 듣고자 하는 사람들로 가득 넘쳤다. 그동안 극동방송은 한국교회와 세계선교를 위해 값진 땀을 흘렸다. 또한 덩치 큰 한국교회 일치를 위해 나침판 역할도 감당했다. 지구촌 구석구석 아픔과 고난이 있는 곳에 희망과 꿈을 안고 복음의 소식을 전하며 생명을 살렸다.  

 이러한 복음의 비밀 안에서 극동방송은 오늘날 거대 기업처럼 성장했다. 어찌 보면 김장환 목사는 사업가 같기도 하고 정치가 같기도 하다. 연로한 나이에도 불구하고 그의 친화력과 통찰력은 오대양 육대주를 향해 날고 있다. 여전히 극동방송 이사장으로 방송사역에 전념하고 있는 그의 자리는 크기만 하다.

극동방송은 얼마 전에 새로 부임한 김은기 사장을 중심으로 새 술을 새 부대에 담아 향기롭게 발효시키고 있다. 김은기 사장은 공군참모총장 출신으로 평생 비행기와 동거 동락했던 하늘의 사나이다. 하늘의 사나이가 더 하늘 가까이 다가가 방송사역에 전념하고 있다. 그는 공군에서도 소문난 덕장이요, 군 교회 장로로서 참으로 온유한 사람이다. 그가 극동방송 사장으로 취임함에 필자 또한 함께 기뻐하고 축하했던 지인 중 한사람이다.  

 찬양합창제 소식을 듣고 달려갔다. 이번 28회 찬양대합창제는 참으로 크고 웅장하기까지 했다. 어느 합창제보다 더 화려한 축제 한마당이다. 그런데 왠지 축제가 사람과 사람들이모여 거대조직의 힘을 과시하는 종교귀족들의 모임처럼 보였다. 그것은 가장 먼저 축제에 참가한 교회들이 하나같이 대형교회에(여의도순복음교회, 왕성교회, 영락교회, 대림교회, 평화교회, 수원침례교회, 신생중앙교회등)맞추어져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각 교회마다 놀랄만한 거대 숫자로 무대를 가득 채웠다. 

 이렇게 풍성한 잔치에 크고 작음의 골은 왠지 더 깊게만 다가왔다. 요즘 심각한 한국교회 문제점을 찬양축제에서도 엿볼 수가 있었기에 말이다. 대형무대에는 열악한 농어촌 작은 교회는 찾아 볼 수 가없었다. 또한 장애인교회나 무명한 교회는 한 팀도 보이지 않았다. 극동방송 찬양축제 의미는 한국교회 화합과 일치를 내세웠지만, 자칫 큰 자들의 잔치와 종교귀족들의 잔치로 끝나는 것 같아 아쉽기도 했다.

각 교회 당회장들의 화상인사와 더불어 수 백 명이 넘는 숫자가 오케스트라와 함께 풍악을 울렸다. 교회마다 찬양은 뜨겁게 관중석을 달구기에 충분했다. 필자도 S교회 찬양 단이 ‘여리고성과 여호수아’를 찬양 할 때 뜨거운 박수로 화답했다.  

 군중 속에서 함께 박수를 치며 기대하는 마음으로 농어촌 작은 교회 등단을 기다렸지만, 그러나 순서가 끝날 때 까지 농어촌 소규모 교회는 감히 저 웅장한 무대에 나타나지 않았다. 그것은 필자의 부질없는 바람이었을 뿐이다.
성경은 ‘복음의 비밀은 크고 웅장한 것에서 찾는 것보다 지극히 작은 곳에 숨겨져 있다.’라고 기록되어 있다. 어느 대형교회 목사는 “작은 목회는 실패한 목회”라 망언을 외쳤지만, 어리석게도 자신이 공룡임을 과시하는 것 같다. 대형화, 조직화, 웅장함 속에는 예수님이 거할 처소가 없다. 화려한 왕궁 처소를 외면하고 말구유에서 태어나신 예수님의 탄생을 기억한다면 한국교회는 말구유로 돌아가야 할 것 같다.

거대 집단들이 더 이상 몸집이 커져서도, 더더욱 높이 올라가는 것도 위험한 발상이다. 당연히 더 높이 올라가면 하산해야 할 길은 험하기에 자칫 많은 사람이 다치는 것은 기정사실이다.  

 이번 극동방송 찬양합창제가 설마 출전자격이 대형교회중심인 유명한 목회자, 그리고 후원금에 기준을 두지는 않았을 텐데 왠지 잔칫집 분위기가 허전하기만 했다. 수많은 군중들이 모여 찬양으로 영광 드리는 것도 은혜지만, 큰 집은 반드시 작은 집들을 챙겨 장자의 직분을 감당해야 하나님도 기뻐하실 것이다. 아버지의 마음은 항상 잘사는 부자 자식보다 어렵게 사는 가난한 자식에게 마음이 더 가있다. 그것은 인지상정(人之常情)아닌가.

찬양은 무대가 없어도, 관중이 없어도 드릴 수 있다. 우리가 삶 속에서 작은 소리와 함께 할 때 찬양은 지휘와 반주가 없어도 화합과 일치를 이룬다. 극동방송 찬양 축제는 이제 건장한 28살 청년모습이 되었다. 사람으로 비교한다면 왕성한 청춘의 나이다. 극동방송은 지금껏 살아온 기적보다 앞으로 살아갈 기적들이 하늘만큼 남아 있다. 살아갈 기적들 앞에서 더 작은 소리와 화음을 맞추어 아파하는 소리에 좀 더 가까이 다가가야 한다.  아주 작은 것으로, 더 낮은 소리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