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팽이에 대하여 조금만 관찰해 본 사람이라면 아주 위대한 진리를 발견하게 될 것이다. 달팽이는 돌돌 말린 집을 무거운 줄도 모르고 등에 얹고 다닌다. 그러면서도 연신 두 개의 안테나를 곤두세우곤 무엇인가를 경계한다. 집 안에 모두가 다 들어있건만, 더 이상 잃을 것도 빼앗길 것도 없건만 그다지도 경계를 늦추지 않는다.

달팽이에 대하여 조금만 관찰해 본 사람이라면 아주 위대한 진리를 발견하게 될 것이다. 달팽이는 돌돌 말린 집을 무거운 줄도 모르고 등에 얹고 다닌다. 그러면서도 연신 두 개의 안테나를 곤두세우곤 무엇인가를 경계한다. 집 안에 모두가 다 들어있건만, 더 이상 잃을 것도 빼앗길 것도 없건만 그다지도 경계를 늦추지 않는다.

달팽이에 대하여 조금만 관찰해 본 사람이라면 아주 위대한 진리를 발견하게 될 것이다. 달팽이는 돌돌 말린 집을 무거운 줄도 모르고 등에 얹고 다닌다. 그러면서도 연신 두 개의 안테나를 곤두세우곤 무엇인가를 경계한다. 집 안에 모두가 다 들어있건만, 더 이상 잃을 것도 빼앗길 것도 없건만 그다지도 경계를 늦추지 않는다.

달팽이의 이런 삶의 방식은 부정적으로도, 긍정적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먼저, 부정적으로 해석해 보자. 무엇을 잃을 것이 있다고 집 한 채를 무거운 줄도 모르고 가는데 마다 지고 다닌단 말인가. 놓을 줄 모르는 물욕, 식을 줄 모르는 거처에 대한 애착이 그를 피곤하게 만든다.

또, 그 안테나는 무엇이랴? 제 가진 소유를 다 지고 다니면서 무엇을 두려워하여 그리도 경계심을 풀지 못한단 말인가. 달팽이는 그런 면에서 병적이다. 대인 공포증 쯤 걸린 모양이다. 보이는 물체 모두가 도둑놈으로 보이는 모양이다.

그러나, 여기까지만 말하는 것은 달팽이를 모르는 소치다. 달팽이는 험난한 세상을 느릿느릿 살아야 한다. 그가 아무리 뜀질을 해도 개미나 거미 하나 당해낼 수 없도록 태어났다. 그렇게 느리게 살면서 경계마저 늦춘다면 금방 죽음으로 향하는 것은 세상의 이치다. 그는 죽지 않기 위해 집을 짊어졌다. 그는 살아남기 위해 안테나를 곤두세웠다. 살기 위한 그의 몸부림에 누가 돌을 던지랴?

집을 나서자마자 불안과 초조가 그를 기다린다. 그래도 집을 나서지 않으면 굶어죽는다. 그래서 그는 나선다. 언덕을 넘고 나무를 오르고 늪지를 지난다. 아주 느릿느릿. 정말로 힘들고 괴롭다. 그러나 달팽이는 집에만 머물러 있지 않는다. 집 안에 있으면 안전이 보장되고 따듯함이 유지 되지만 집을 짊어지고서라도 길을 나선다.

가만히 있으면 안전과 안락이 기다리지만 움직이면 움직일수록 고난과 피곤함이 몰려온다. 그래도 움직이고 또 움직인다. 가만히 있으면 잠시의 안전은 보장되지만 미래의 삶은 보장되지 않기 때문이다. 달팽이의 희망은 잠시의 편안함이나 보이는 집 안에서의 정착이 아니다. 미래이며 넓은 대지가 주는 이슬과 바람소리이다. 나무와 풀과 바람과 꽃을 맘껏 누리고픈 것이다. 비록 긴장과 위험이 계속 되지만.

그리스도인은 기독교적 가치관을 느린 달팽이에서 배워야 한다. 비록 느리지만 분명히 목표를 향해 간다. 그리고 결국은 거기 이른다. 가는 길에 만나는 위험은 이루 말할 수 없다. 그래도 간다. 집을 짊어지고 안테나를 세우고라도 간다. 온갖 난관과 위험은 그저 그가 가는 길에 하나의 과정일 뿐이다.

성도는 바로 달팽이를 닮아야 한다. 진정, 산들바람의 상쾌함과 완전한 안전과 평화가 하나님나라에 있다고 믿는다면, 비록 느리더라도 분명한 목표를 정하고 가야만 한다. 다가오는 적은 경계하면서, 좀 힘들면 집 안으로 숨었다 나오는 한이 있어도 가야한다. 믿음의 전신갑주를 입고, 말씀의 검을 옆에 차고 계속 전진해야 한다. 기어이 천국에 이르러 주의 이슬의 달콤함과 산들바람의 향기에 취하는 그때까지.

김학현/연서교회(http://연서.kr) 목사·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