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병욱 목사 성추행 사건에 대한 우리의 입장

가뜩이나 유명 목사들의 성범죄와 부패 등으로 한국 개신교의 위상이 끝없는 나락으로 추락하는 현실 속에서 이번에 드러난 전병욱 목사 성추행 사건은 참신한 젊은 목회자에게 걸었던 한국교회 나름의 마지막 자존심마저 완전히 땅에 떨어져버린 일대 치명타가 아닐 수 없다. 성추행은 형법에 명확히 규정되어 있는 명백한 범죄행위이다. 그런데 이같은 범죄가 교회에서 목회자를 통해 상습적으로 벌어져 왔다는 것은 도저히 용인할 수 없는 일이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기독언론에 의해 사건의 내용이 공공연히 밝혀져 일파만파 확산되고 있음에도 전 목사와 삼일교회가 진실에 대한 책임 있는 소명은 커녕 오히려 인터넷에 올라오는 정당한 관련 글들을 속속 차단하면서 은폐하는데만 급급하다는 것이다. 현재 삼일교회 당회는 실효성 없는 애매한 징계와 안식년을 이용하여 교회 성장의 견인차인 전병욱 목사를 감싸 안고 면죄부를 주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억장이 무너질 노릇이다.

세상의 윤리 기준이나 법 이성보다 높고 신성해야 할 교회법이 파렴치한 범죄를 저지른 목회자, 그것도 권력을 쥔 상대적 강자에게는 전혀 무력하다는 이 현실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 것인가? 이것이 교회법이 세상법보다 우선한다고 주장하는 것의 진정한 의미인가?

진흙탕속이라는 정치판도 성추행은 고사하고 성희롱 의혹에만 휘말려도 치명적인 타격을 입는 것이 세상이다. 그 썩고 썩었다는 정치판에서조차도 용납되지 않는 성추행이 목회자를 통해 교회에서 상습적으로 자행되어 왔음에도 가해당사자의 공개적인 사과나 회개도 없이 당회의 시늉에 불과한 견책으로 어물쩍 넘어가려 하고 있다. 세상이 갖는 부끄러움조차 없는 이 후안무치를 도대체 언제까지 지켜보고 있어야 하며, 이 불의함을 저지하지 못해 교회의 주인이신 주님 앞에 고개를 들 수 없는 침통한 마음은 무엇으로 달랠 수 있단 말인가?

이에 우리는 우리 시대의 죄악에 포괄적인 책임을 느끼며 본 사건이 한국교회 전체에 미치는 파국적인 결과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함과 아울러 전병욱 목사와 삼일교회, 그리고 소속 노회를 향해 다음과 같이 강력히 촉구하는 바이다.


우리는 촉구한다!

1. 교계의 대표적인 목사로서 자신이 짊어진 막중한 책임과 상징성을 더럽히고 도저히 용인하기 어려운 파렴치한 범죄를 저지른 삼일교회 전병욱 목사는 게시글 삭제 따위로 진실을 가리려는 한심한 행위를 즉각 중단하고 여론 앞에 서서 공개적으로 사과하고 사퇴하라!

2. 삼일교회 당회는 시늉만 내는 솜방망이 처벌로 한국교회를 세상의 웃음거리로 만드는 가증한 짓을 즉각 중단하고 진리와 복음을 전하는 교회로서 한 점 부끄러움이 없도록 전병욱 목사의 성추행 사건 전모를 투명하게 공개하라!

3. 목사의 치리감독 의무가 있는 노회는 전병욱 목사 성추행 사건의 전모를 철저히 조사하고 범죄사실에 상응하는 신속하고 적절한 조치를 취하여 실추된 교회 사법의 권위와 위엄을 회복하라!

우리 교회개혁 네티즌 연대는 전병욱 목사 성추행 사건을 보도한 뉴스앤조이의 애매모호한 보도 자세에 대하여도 심히 유감으로 생각한다. 뉴스앤조이가 초심을 잃지 않고 자본과 교권에 끝내 저항하며 나날이 무력해져가는 한국교회를 위해 정론직필의 사명을 다해줄 것을 다시한번 간곡히 부탁하는 바이다.


                                                                       2010년 10월 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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