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조선의 전망을 밝게 하는 뉴스가 들려와서 반갑다. 무엇보다도 한국정부가 개성공단의 체류 인원을 5.24조치 이전 수준인 900명 선으로 회복시키겠다는 발표가 반갑다. 게다가 오늘은 신의주 수해 지원을 위한 밀가루 530톤이 육로를 통해 조선으로 향했다. 개성공단에 투자하고 공장을 운영하는 기업들 입장에서는 얼마나 반갑고 기쁜 소식이겠는가. 또한 가공할 자연재해 앞에서 망연자실할 조선의 인민들에게는 얼마나 희망적인 오식이겠는가!

그동안 완제품 반출, 원자재 반입 등에 많은 제약이 있고 신규투자도 불허 되어 개성공단이 울며 억지로 먹는 겨자 같았는데 조금이나마 물꼬가 터진다고 하니 다행이다. 정부가 신규투자 불허 등의 조치는 여전히 유효하다고 하니 완전한 회복은 아니지만 그동안 보였던 태도에 비추어 보면 매우 전향적이라고 할 수 있겠다.

전 국민적으로 일어나는 조선 쌀보내기 요청에 통일부가 귀를 기울여 인도적인 지원을 하기로 했다는 것, 그리고 추가로 여덟 곳의 대북 지원단체의 반출 승인을 허가해준 것 역시 통 큰 결단이 아닐 수 없다. 오랜만에 정부를 칭찬하고 격려할 마음이 든다.

그러나 여전히 우리 민족은 목마르다! 더 많이, 더 자주, 더 깊이 조선과 교류하여 통일로 향한 발걸음을 멈추지 않기를 바란다. 정부가 칭찬 받을만한 일을 하고 있지만 여기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한 걸음 더 진전돼야 한다. 

조선과의 관계를 가로막는 요인은 천안함 사태이다. 지난 13일에 천안함 합동조사단의 최종결과보고가 발표되었다. 그런데 뭔가 속 시원하게 규명되기를 바랬던 국민들의 기대는 여지 없이 무너진 것 같다. 여전히 규명되지 않았고 설명되지 않은 것 투성이의, 오히려 중간결과 발표보다도 못하다는 반응이 많다.

이렇게 과학적으로나 심정적으로 또 논리적으로 설명해내지도 규명해내지도 못하는 천안함 사태를 계속 붙잡고 조선과의 관계를 악화시킬 필요는 없다. 한국정부로써는 이제 와서 천안함 사태에 대해 전격적으로 후퇴하고 묻어둘 수는 없겠지만 천안함으로 물고 늘어지며 천안함을 모든 문제를 푸는 만능 열쇠로 사용하려고 해서는 안 된다. 천안함 문제에 대한 압박은 외교적으로 계속 한다 하더라도 그것으로 다른 분야까지 영향을 받아서는 안 되겠다는 말이다.

이명박 정부가 실용정부를 표방했으니 남북 문제에 있어서도 실용적인 정신을 지켜 나가는 것이 그 자신의 정체성 확립에도 도움이 되리라고 충고한다. 이미 조선은 적지 않은 이권을 중국에 넘겨주고 있지 않은가. 이런 식이라면 통일이 된 이후에도 우리 민족은 껍데기만 부여잡고 한숨을 쉬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한국과 조선의 관계가 속히 개선되고 지난 10년 동안 누렸던 한 민족이라는 정신과 기쁨을 완전하게 회복하게 되기를 바란다. 아니, 여기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우리 민족의 공존과 번영을 위한 새로운 평화체제를 구축하고 폭넓은 민간차원의 교류 단계로까지 나아가게 되기를 바란다. 그것은 이미 6.15 남북공동 성명에서 명시하고 합의한 내용이다.

진정한 안보는 평화이다. 한국과 조선이 화해하고 관계를 회복하는 것이 한반도에서, 더 나아가 세계의 화약고로 지목 받는 동북아시아에서 평화를 구축하는 최상의 조건이라는 것을 당국자들은 잊지 말아야 한다. 피는 물보다 진하다. 한국 정부의 개성공단 정책과 수해지원 반출승인에 대해 뜨겁게 환영하며 보다 큰 정책 변화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