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9월 21일은 세계 평화의 날이다. 올해는 스물 아홉 번째로 ‘Peace+Future, Youth and Developement  / 평화는 곧 미래, 청년과 개발’이라는 주제를 설정하였다.

	▲ 세계평화의 날

1981년 36차 유엔총회에서 9월 21일을 세계 평화의 날로 지키자고 결의하였다고 한다. 세계 평화의 날은 당시 한국의 조영식 경희대 총장이 건의한 것을 유엔총회에서 결의한 것으로 현재 54개 국가 300여개 세계 주요도시에서 지키고 있다. 그러나 정작 한국은 이에 대한 준비가 미흡하여 지난 2009년에서야 한국종교인평화회의(KCRP)와 유엔 세계 평화의 날 한국 조직위원회(KOCUN-IDP)가 중심이 되고 여러 평화단체가 참여하여 시작되었다고 한다. 주최측인 한국조직위원회는 지구상의 마지막 분단국가이고 유엔 사무총장을 배출한 국가인 한국에게 세계 평화의 날이 더욱 큰 의미가 있다고 의미부여를 하였다.

마로니에공원에는 오전 10시부터 평화활동가들이 하나 둘 모여 평화활동을 소개하고 시민들이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준비하여 부스를 설치하였다. 한국아나뱁티스트센터, 비촉력평화물결, 남북평화재단, 평화를 만드는 여성회, 유엔한국학생협회 등 다수의 단체들이 활동부스를 배정 받아 오후 5시까지 갈등지수 알아보기, 평화의 그림책 색칠하여 미얀마로 보내기, 평화메시지 적기, 사진전시회, 페이스 페인팅 등의 홍보 및 활동을 하였다.

오후 2시부터 진행된 2010 유엔 세계 평화의 날 기념행사에는 국회의원, 평화활동가, 단체 대표, 종교인, 유네스코연맹 회장 등이 참여하였다. 민주당 국회의원이자 공동대표 및 집행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성곤 의원은 개회사를 통해 ‘베트남과 독일 등 분단국가들이 모두 통일이 되었는데 아직도 통일 되지 못한 우리 나라에게 세계 평화의 날은 매우 중요한 의미가 있다’며 세계 평화의 날이 제정된 기원을 설명하고 참석자들에 한반도 평화를 위해 기여해줄 것을 호소하였다. 이어 대중과 함께 하는 평화를 위한 1분 묵상을 개개인의 종교에 따라 자유롭게 하였다.

평화를 소원하는 기도를 올리기 위해 불교, 기독교, 천주교, 원불교, 유교 등의 종교인 대표들이 등단하였다. 기독교 대표인 신복현 목사(기독교대한감리회 사회농어촌환경부 부장)을 시작으로 기도문을 낭독하였고 참석자들은 평화의 염원을 기도에 담았다. 최근덕 상임공동대표(IPCR 이사장)의 환영사 유재건 유네스코협회연맹 회장의 축사가 이어졌고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의 영상메시지도 상영되었다.

유엔한국학생협회 대학생들이 흥겨운 음악소리에 맞춰 춤을 추다가 세계의 평화를 소망하는 플래시몹도 선보였다. 이 행사에는 시상 순서도 있었는데 평화의 북 리뷰에 당선된 초중고 학생들이 나와 각구 대사관에서 수여하는 상을 받았고 글로벌 청소년 외교포럼 등의 시상식도 진행되었다. 이날 행사를 마친 후에는 마로니에공원 뒤편의 낙산공원 일대를 걷는 평화의 미션 걷기 대행진도 열렸다. 마로니에 공원에서 평화의 메시지를 작성하고 출발하여 주변과 낙산공원 등 주요 지점에서 간단한 평화 미션을 실행하고 돌아오는 대행진 행사로 공식적인 행사는 마쳤다.

이미 언급한대로 유일한 분단국가인 한반도에 평화라는 주제는 얼마나 절실한 것인가! 그럼에도 많은 사람들이 평화보다는 대결과 반목에 길들여져 있어 평화를 말하는 자는 극단주의자로 매도되는 한국의 현실에서 세계 평화의 날은 매우 큰 의미가 있다. 아직 미흡한 점이 많으나 회를 거듭할수록 효과적으로 평화의 절실함을 알려내고 더 많은 이들이 동참하는 행사가 되기를 바란다.

아울러 세계평화라는 큰 주제에 초점이 맞춰져 있기는 했지만 한반도에서 평화를 말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남북의 분단상황에 대한 인식과 극복의지가 필수적인데 통일 관련단체들의 참여가 매우 부족했던 것이 아쉬웠다. 평화라는 큰 틀에서 통일운동과 노력이 이어져야 한다는 것은 새삼스러운 이야기일 것이다. 그럼에도 아직 많은 통일운동 단체들이 운동의 차원으로만 보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 분명한 것은 평화라는 큰 틀에 부합하지 않는 통일은 분단보다 못할 수도 있다. 이에 대한 접근과 운동방식에 대한 고민들이 함께 다루어졌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못내 남는다.

평화를 이루기 위해,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 보이지 않는 곳곳에서 땀 흘리고 헌신하는 평화활동가들의 노고에 감사한다는 인사로 글을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