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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5] 정자와 난자<사할린 홍길동 청년의 줄기세포>
이승칠  |  gooneye7805@ms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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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05년 12월 29일 (목) 00:00:00 [조회수 : 2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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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포 한 잔 하자! 니 코 앞에 앉아 있다.”
집안의 가업을 받으려는 수련생에게 산부인과 전문의 과정을 받고 있는 레지턴스 일년생 친구가 대포집에서 전화를 한 것 입니다. 남자란 친구 때문에 가업도 잊고 마누라도 잠시 잊어버리는 엉뚱한 면이 있기에 요새는 수석을 친구 개념이 희박한 야무진 여자들이 차지를 하는 것 같습니다.

“야! 왠일로 오늘은 비싼 왕새우가 등장을 했노? 나 아직 초저녁이라 삥땅 못했데이.”
“걱정하지 마라. 나 요새 몸 판 돈 많다. 2차까지 책임질게.”
인턴 시절 피고름 옆에서 짜장면 꼽배기를 먹는 시절을 거쳐 이제 좀 형편이 풀린 상황인데 친구는 심각한 표정으로 대답을 하더군요.

“우매 좋은 거~, 니 산부인과 의사 본업에 부업으로 남창까지 하나? 내 이럴 줄 알았으면 고3 때 문과반으로 도망치지 말고 의사가 되었어야 했는데….”
고2가 되자 문과, 이과로 나누어 대입전쟁에 대비를 하였는데 의사 지망생이 많았기에 한 반은 의과대학 지망생만 모았는데 45명 정도라 저 같은 골통은 강제적으로 빈 공간을 메워주어야 했습니다. 모든 일에 자신의 계획과는 다른 방향으로 인도되더라도 하늘의 뜻이라 순종을 해야 하는데 첫사랑을 못 잊어 고민을 하는 것이 사람인가 봅니다.

친구는 술을 마시면서 시험관 아기에 대한 인식 부족으로 정자가 모자라 인턴에게 공갈을 치고 산부인과 레지까지 동원이 되어야 하는 현실에 불만을 느끼는 것 같았습니다.
“난 또 무슨 일이라고. 고민할 것이 그래 없떠나? 저 밖을 봐라. 지 정자 싱싱하다고 뽐내고 다니는 놈들 천지빼까리다. 솔직히 서울의대는 시험관 아기 성공율이 2%인데 우리 고향 의대는 0.5%라는 니 말에 내가 분노를 느낀다. 고향 의대를 살리자! 내가 정자 책임진다고 우교수님에게 말씀 드려라. 단 정자가 난자와 만나 사고치는 것은 니가 해결을 해라이.”
이후로 우리 고향 의대는 정자에 대한 고민이 해결이 되었는데, 미국 장사꾼들은 노벨상을 받은 정자까지 진열을 하여 정자은행을 차렸다는 소식에 혀를 내둘러야 했습니다.

시간이 흘러 에덴동산의 하와처럼 난자가 문제를 일으키는 사건을 보면서 여성상위 시대임을 또 한번 느끼며 새고려신문을 펼칩니다.
“아버님의 회갑을 외아들 홍길동이 진심으로 축하를 드리며 사할린 가수로써 한국의 노래를 부르며 오래 오래 사십시오.”
광고란에 대문짝만한 웃는 사진이 나온 홍길동 아버지 홍씨는 10년 전의 저의 통역이었으며 사할린 동포들의 잔치에는 초대되는 뽕짝을 잘 부르는 가수이기도 했습니다.

“길동아! 한국에서 온 아저씨께 인사 드려라.”
10년 전의 홍씨 생일에 집에 초대를 받아 갔는데 10살쯤 되어 보이는 사내아이가 엎드려 큰 절을 하더군요. 그런데 그 애가 반쪼가리(혼혈아)였습니다.
“홍씨 아저씨, 미안한 질문하나 해도 될까요?”
“일 없습니다.”
‘일 없다’는 말은 ‘괜찮다’는 이북 말인데 며칠 전에 이 말을 오해한 제가 성이 난 일이 있어 잊혀지지 않는 말입니다.

“혹시 전에 마누라가 러시아 여자였나요?”
“나 장가 한번 밖에 안 갔는데….”
“그럼, 홍길동은 어디서 번쩍한 아들인데요?”
나의 당돌한 질문에 홍씨 아저씨는 싱긋이 웃으며 자신이 씨 없는 수박이며 아내와는 10년 차이인데, 여자 나이 40이 되자 상당히 당황을 하길래 서로 휴가를 받아, 자신은 집에서 씨 있는 수박을 먹고 아내는 모스크바에 씨를 받으러 갔다는 것입니다.

“모스크바는 의학이 발달하여 큰 병원이 많겠군요.”
“수박씨가 병원에 있는 것이 아니고 레스트랑에 있지요. 조선족을 잡아야 하는데 시간이 없어 착한 러시아 남자 씨를 받아 왔더군요.”
외국에 나오면 언어도 문제지만 그들의 문화를 이해하지 못하면 또 낭패를 보게 됩니다. 그래서 한국 젊은이들이 어학을 배우기 위해 현지로 가는 것 같습니다.

“홍길동 엄마! 혹시 국제결혼으로 섞는 통일교 신자입니까?”
“남북통일도 교회를 통해 하는 교파가 있나요? 저는 안식일 교회에 다닙니다.”
주일이 토요일이면 어떻고 일요일이면 어떻습니까? 하나님께 예배를 드리는 마음이 더 중요하지요.

“저의 외할머니가 러시아 분이랍니다.”
홍길동 청년도 아버지가 씨 없는 수박이라는 고백을 듣고 조금 당황은 했으나 한국 아버지의 진실한 사랑을 보았기에 내년에 결혼 할 동포 아가씨에게 이 말을 하는 것입니다.
가방 끈이 길다고 “씨앗 속임”으로 설명하는 목사, “자웅동체설”을 상세한 설명도 없이 하는 목사, 줄기세포를 빨리 터뜨린 박사, 모두들 한러세포인 홍길동 청년에게 사랑이 무엇인지 배워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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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일배 (210.103.56.65)
2005-12-30 11:43:43
재밌는 이야기네요.
씨 없는 수박의 설움을 그렇게도 극복하다니요.
누구 씨이든 사랑으로 잘 기르면 내 씨가 될 것 같습니다.
한국인도 씨에 집착하지 않는 사람이 느는 것 같네요.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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