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이 2008년 6월 19일 기자회견에서 "대운하사업도 국민이 반대한다면 추진하지 않겠다고 천명"한 이후 무려 2년 2개월 만이다. 다시 말하면 그동안 다수의 국민들이 4대강 사업을 반대하였으나 이명박 정권은 4대강 사업을 운하사업에서 명칭만 바꾼 채 밀어부쳤던 것이다.  

이명박 대통령의 4대 공약 중 하나였던 한반도 대운하 사업은 이후 4대강 살리기로 사업 명칭도 바뀌고 사업 내용도 수중보, 물 부족 해결 등의 사업으로 대폭 수정되었으나 최근 MBC가 방영한 ‘4대강 수심 6m의 비밀’에서 보듯이 여전히 운하의 망령을 벗겨내지 못하고 있다.

이명박 정권의 한반도 대운하 사업은 강을 죽이는 사업이라고 다수가 반대하니까 들고 나온 이 ‘4대강 살리기 사업’을 국민들의 반수 이상이 여전히 반대하여 왔으나 일단 공사가 시작되어 20% 이상 진행된 이후 이제는 국민들의 의견이 바꼈으니 그것 봐라 하는 식이다.

필자는 여기에서 4대강 사업이 옳고 그른가를 새삼 왈가왈부 따지지는 않겠다. 다만 이명박 ‘4대강 사업’에 대한 종교계의 반대 서명운동에서 드러난 대로 타 종교들과 개신교계의 적지 않은 입장 차이는 무엇 때문이고 어떤 결과를 가져올 것인가에 대해 생각해 보고자한다.

10월을 기점으로 4대 종단의 종교인들, 4대강 사업 반대운동에 총력을 기울인다!

가톨릭뉴스 '지금여기'에, 지난 5월 10일 명동대성당에서 열린 생명평화미사에서 발표된 <4대강 사업 중단을 촉구하는 전국 사제ㆍ수도자 5005인 선언문>에 서명한 사제 수도자 명단이 최종 발표되었다. 이번 선언에는 전국의 사제 1,580명과 수도자 3,425명이 참여했으며 그중에는 평소 시국선언에 대한 참요가 저조했던 대구대교구 사제 29명도 포함되었다고 전했다.  

▲ ⓒ 카톨릭뉴스 지금여기 김용길 기자

 지난 7월8일 연합뉴스 기사에서, 불교환경연대는 조계종의 종회의원 81명 전원을 포함하여 약 1만3천명인 조계종 승려 중 4천812명이 4대강 반대 시국선언에 동참한 것은 조계종단 역사상 유례가 없는 일이며, 동참의사를 밝힌 우편도 계속 도착하고 있어 총 서명인원이 5천명을 넘은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 이 땅에 생명평화를… 인드라망생명공동체 대표 도법(오른쪽)을 비롯한 대한불교 조계종 승려들이 8일 서울 조계사에서 정부의 4대강 개발 중단을 촉구하는 ‘승려 생명평화선언’을 발표하기에 앞서 예불을 올리고 있다. | 경향신문 정지윤 기자 color@kyunghyang.com

원불교뉴스 한울안은, 원불교환경연대가 7월 28일 현 정부가 밀어붙이기 식으로 강행하고 있는 4대강 개발사업의 즉각 중단을 촉구하며 원불교 서울회관에 임시 마련된 한강교당에서 62일간 이어 온 릴레이 참회기도를 해제한 뒤, 원불교 성직자 1039명의 동의를 얻어 4대강 개발사업 즉각 중단 촉구 선언문을 발표했다고 전했다.  

▲ 원불교 교무들의, 1039명 4대강 개발사업 중단촉구 선언  ⓒ  한울안 펌

 
한편 개신교에서도 4대강 사업 중단을 촉구하는 <한국교회 목회자 1,375인 선언>이 7월 26일 서울 기독교회관 강당에서 ‘생명의강 지키기 기독교행동’ 주최로 열렸으며 이들은 '창조질서 파괴하는 4대강 사업 중단하라'는 제목의 선언문 낭독을 통해 4대강 사업을 생명을 파괴하는 반 생태적, 불 신앙적 사업으로 간주하고 중단할 것을 촉구하면서 3,000명 서명운동이 계속된다고 당당뉴스는 전했다.  

▲ 4대강 사업 중단을 촉구하는 한국교회 목회자 1375인 선언 ⓒ 당당뉴스

5,005명이 서명한 천주교의 경우 사제는 대략 3,000명으로 그중 50%가, 그밖에 수도자와 수녀들의 상당수가 서명에 참여한 것으로 보인다. 불교 조계종은 대략 13,000명으로 알려진 스님과 비구니들 가운데 4,812명의 약 40%가 서명했고, 원불교는 대략 1,400명으로 알려진 교무들 가운데 1,039명이 참여했으니 70% 이상이 참여했다.

여기에 비해 개신교는 7월26일 현재 1.375명이 서명했고 앞으로 3,000명 서명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럼 개신교의 전체 목회자 수는 얼마나 될까? 감리교의 경우만 8,000여명이고, 정확한 통계는 없으나 대략 7만여 명으로 추산해서 계산해보니 3,000명 서명을 이룬다고 해도 5% 미만이다. 40%, 50%, 70%와 엄청난 차이를 보이고 있다.


이제는 MB 정권이 아닌, 개신교계의 미래를 걱정해야 한다!

이런 결과가 나오는 이유는 무엇일까? 유독 개신교계의 목회자들만이 ‘이명박 대통령의 4대강 사업’에 대한 반대운동에 대단히 미온적인 이유가 따로 있는 것 일까? 아니면 그야말로 장로 대통령이기 때문에 ‘묻지마 지지’일까? 아니면, 자연환경과 생명보호에 대한 신앙적인 입장과 생각이 타 종교인들과 엄청나게 다르기 때문일까?

문제는 대통령 임기 안에 사업이 마쳐지든 아니든 이명박 대통령이 임기를 마치고 나서 이 사업에 대한 공과의 책임을 져야 할 때가 분명히 온다는 점이다. 필자는 사대강 사업의 결과가 청계천 사업과는 달리 매우 혹독하리라고 예상한다. 그의 임기는 영원하지도 않고 않거니와 그 어느 전직 대통령에 못지않은 무거운 멍에를 져야 할 것이다.

정작 문제는 한반도대운하 사업으로 공약을 하고 끝내는 이름을 달리해 가면서까지 독단으로 사업을 밀어붙인 이명박 대통령만의 운명이 아니라, 다른 종교인들과는 달리 ‘4대강 사업’을 적극 지지한 것으로 나타난 한국 개신교계를 향하여 날아올 비난의 부메랑이 걱정된다. 그것이 어떤 모습으로 다가오지 알 수는 없으나 이승만이나 김영삼 등의 장로 대통령 때와는 비교가 되지 않을 것 이다.

아마도 이명박 대통령은 총리 등 세 후보의 사태로 레임덕에 걸릴 듯하다. 내일은 4대강 사업의 대안과 국회에서의 논의 등을 주장하며 여주 이포보 현장에서 고공 시위를 하던 환경연합 실무자들이 40여일 만에 내려온다고 한다. 과연 4대강, 조심스럽게 변화가 일어나야하지 않을까?

정말이지 지금은, 사람들이 개신교를 향하여 더 이상의 매서운 손가락질을 하기 전에, 전도와 선교의 문이 꽉 막혀버리기 전에 한층더 바짝 정신을 차려야 할 때다. 개신교 측은 8월20일부터 매주 금요일 저녁 7시 30분에 촛불기도회를, 9월14일에 4대강지키기 연합예배, 9월30일 2차 목회자3,000인 선언, 10월4일 4대종단 성직자 노당단식기도회(서울광장) 등의 일정을 발표했다.

6월2일20일부터 10월 1일까지 매주 금요일 저녁 7시에 정동 프란치스코 회관 수도원 성당에서 '생명의 강을 위한 정동 생명ㆍ평화미사가, 8시에는 대한문 앞에서 4대 종단 촛불 기도회'가 열릴 예정이다. 10월 4일부터 6일까지는 4대강 사업에 반대하는 4대 종단의 성직자 1천여 명이 모여 촛불 단식 기도회를 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