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 CT연구단(단장 설용건)에서는 지난 8월 27일(금요일) 오후5시, GS산학관 1층 석산홀에서 "가평 생태순환마을 만들기”란 주제로 각 분야의 전문가들을 모시고, 그동안 생태적 삶을 지향하는 사람들과 함께 세미나를 열었다.

▲ 가평 생태순환마을 만들기 세미나 현장

▲ 정현종 시인

이어 필자가 1996년부터 벌여온 귀농을 넘어 생태마을로의 여정과 2004년 이후 CT연구단과 함께 다양하게 진행해온 국내외 소외된 지역사회지원활동자료를 소개하고, 미래의 가평 ‘생태순환마을’ 만들기에 대한 비전을 나누었다. 

‘가평 생태순환마을 만들기’에 대한 주제발표 첫 순서로는 국내 생태마을 꾸리기 현황과 전망을 정기석 생태마을기획가로부터 전해 들었다. "이른바 ‘마을 만들기’사업의 종류도 많고, 해당지역이 1천 권역으로 6조원을 들인다는 농림부의 마을 종합개발 사업을 필두로 적게는 수억원에서 많게는 100억원에 가까운 큰돈이 마을마다 여러 가지 마을개발 사업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면서 자세한 현장소개와 더불어 어려움을 전해주었다.

▲ 정기석 생태마을기획가

“현재 대부분의 마을개발 사업은 주민들의 주도가 아닌 정부나, 마을을 계획하고 개발하는 업자들이 주도하고 시혜하는 하향식·일방적 역학구도다. 특정한 능력과 제한된 경험만을 가진 업자들에 의하여 천편일률적 사업계획과 보고서가 속전속결로 찍어지고 있다. 구조적으로 주객이 뒤바뀔 수밖에 없고, 혁신적 성과물이 창조될 수 없는 사업판인 것이다.”라며 쓴 소리를 가했다.

또한 “문제는 마을에 사업규모와 수준을 감당할 만한 유능한 사업운영·관리주체가 있는지에 있다. 마을마다 지속적 효과적 경제적으로 ‘마을 만들기 사업’을 경영할 수 있느냐가 문제의 핵심이다. 이의 해법과 대안은 과연 ‘생태, 순환, 마을’이란무엇인가, 하는 진지한 고민과 성찰에서 찾기 시작해야 옳다.”고 했다.

그리고 “마을과 마을에 사는 사람에 대한 깊고 넓은 이해와 깨달음에서 시작하는 마을이어야지, 오로지 교육·정보화하거나 건축·조경하거나, 관광하거나, 건설하는 대상이 아니다. 마을은 만드는 것이 아니다. 가꾸거나 꾸미는 곳이 아니다. 사람이 사는 곳이다. 그 사람들이 삶을 꾸려가는 곳이다. 체험용이나 전시용 마을이 아니라, 생활용이나 생업용 마을이어야 한다.”는 것을 강조했다.

다행히 그동안의 비판과 반성에만 머무르지 않고 대안사례들이 눈에 띈다면서 농촌 주민들이 주도적으로 계획하고 개발하는 상향·쌍방향식 마을종합개발 사업, 도시 귀농인들이 자발적으로 힘을 합쳐 마을을 기획하고 투자하고 건설하는 경제공동체전원마을 등을 소개했다.

▲ 윤재숭 미래산업 대표

“마을 만들기는 정부의 지원, 마을 업자의 손발, 마을 지도자의 노력에 기대서는 안 된다. 모든 마을 주민의 참여와 자치만이 성공의 열쇠를 가져다준다. 마을은 누가 만들고 가꿔주는 것이 아니다. 마을에 사는 사람 모두가 남보다 내가 먼저 나서 함께 꾸려가야 한다.”면서 마을 가꾸기가 아니라 마을 꾸리기임을 강조했다.

두 번째 순서로는 이성희 (주)피러스 대표의 ‘잣을 이용한 테마파크 구상’을 경청했다. “국내 최초로 잣나무 피톤치드 오일을 생산하고 관련 제품을 개발, 시판 중 잣나무의 가치와 효능을 인식하게 되었다”면서 잣나무에 대한 효능과 활용가치, 가평 잣나무활성화방안 등을 전해 주었다.

필자도 잣나무 숲은 단순한 캠핑장이나 산책로 등이 구비된 유원지 수준에서 벗어나 경관적, 심미적, 예술적 그리고 약학이나 의학적 개념의 치유의 숲 공간으로서 접근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특히, 잣나무의 피톤치드는 우리 몸에 면역력을 주고, 마음을 안정시켜 스트레스 감소에 탁월하며, 아토피성 피부염, 알레르기, 노화방지 등 피부성 질환에도 좋다고 하니 저 멀리 남쪽의 편백나무 숲과 함께 잣나무 숲에도 관심을 가져주길 바란다.

▲ 이성희 (주)피러스 대표

그는 또 해외 테마파크 모델로 프랑스 그락소 마을 등을 설명하면서 “현재는 잣나무는 잣으로서의 1차 가공에 그침으로 다양한 제품의 개발과 아이디어를 활용 부가가치가 높은 생태산업용뿐 아니라 문화관광까지 확대할 수 있다”는 것을 강조하면서 앞으로 가평 잣나무 숲이 새로운 소득창출에 따른 경제발전과 고용창출 효과로 국내외적 이미지가 증가 할 수 있다고 확신했다.

끝으로 주대관 문화도시연구소 대표는 ‘생태마을의 문화와 건축디자인’이란 발제에서 자신이 경험한 농촌현장을 소개하면서 주민역량이 너무도 부족함을 지적해 주었다. 

올 여름 대학생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홍천의 농촌주택 개선사업을 마친 문화도시연구소 주대관님은 또 다시 홍천 농촌현장을 대학생들과 찾았을 때 지역주민들의 인심에 아쉬움을 표했다. "허름한 집을 고쳐준 이들의 방문에 고마워하면서 옥수수라도 먹어보라는 말이 있을 줄 알았는데 전혀 그러한 여유를 찾아 볼 수 없어 아쉬었다."며 혀를 차면서 하나 둘 이야기를 꺼냈다. 

우선 농촌마을에 문제는 지역주민의 민주주의에 있음을 단호하게 이야기하면서 토론이 없고, 결과에 승복하지 않는 농촌문화를 예로 들었다. 또한 친환경이나 생태적인 감성으로 생태건축이나 마을을 만드는 것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

그러면서

▲ 주대관 미래도시연구소 대표

▲ 가평 생태순환마을 참여자들의 진지한 표정

이번 ‘가평 생태순환마을 만들기’ 세미나는 일반참가자가 아닌 그동안 개인의 귀농을 뛰어넘어 여럿이 함께 자연 속에서 생태적 삶을 나누며 살아가고자 하는 새마갈노(www.eswn.kr)회원중심으로 열렸다. 이는 도시의 자각한 엘리트들의 계획적 생태순환마을 꾸리기의 일환으로 기획된 행사라 할 수 있다.

▲ 설용건 연세대 CT연구단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