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살기 2010년 통일 수련회가 15일(일) 오전 11시에 임진강역 앞에서 8.15 평화통일기도회에 참석하는 것으로 시작되었다. 이날은 주일이라 많은 회원들이 참석하지는 못하였지만 한상렬 목사의 방북과 관련하여 뜨거운 관심 가운데 진행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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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기도회 이후 서울역에서 열린 8.15 국민대회에 개별적으로 참석한 후에 저녁 7시부터 을지로 향린교회에서 세미나를 진행하였다. ‘천안함, 전작권 연기의 문제점과 한반도 평화협정’이라는 주제의 세미나는 평화와 통일을 여는 사람들(평통사) 공동대표이자 평화통일연구소 상임연구위원인 고영대 선생이 강의하였다.

고영대 대표는 한반도의 문제가 미국과 유럽이 연합한 NATO(북대서양조약기구)의 동진정책의 큰 틀에서 봐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NATO는 소련이 붕괴되고 중국과의 냉전이 종식된 상태에서 굳이 그 존재감을 가질 필요가 없게 되었으나 오히려 회원국들과 파트너쉽 국가들을 확대하여 그 세력을 확장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동북아의 한국과 일본, 남반구의 호주를 영입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앵글로색슨 중심의 구조에 반대한 독일과 프랑스가 이를 저지하고 나서 일본, 한국, 호주의 가입은 일단 파트너쉽 국가 차원에 머물게 되었다.

이러한 움직임에 중국과 러시아는 상하이협약을 통해 군사적 대응을 모색하고 있으나 아직 미약하다. 어쨌거나 NATO의 동진이 중국과 러시아에는 큰 위협적 요소가 되는 것은 분명하다. 이런 와중에 서해에서 천안함 사고가 터졌다. 그것이 누구에 의해 어떤 방식으로 일어났는지는 여전히 오리무중이지만 어쨌거나 명백한 피해를 입은 당사자가 있으니 그것은 한반도이다. 천안함사태로 6자회담 논의가 다시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고 전작권 환수는 연기되었다. FTA 협상이 재개되어 30개월 이상의 쇠고기를 군소리 없이 먹어야 할 판이다. 아프가니스탄에 우리 군을 재파병해야 할 것이고 주권과 외교권마저 침해당해 이란과의 정상적인 관계도 위협받고 있다. 결국 철저한 피해자는 한반도인 셈이다. 여기에 그렇지 않아도 NATO로 인해 부담을 안고 있는 중국도 포함시킬 수 있겠다. 이에 반해 미국은 그동안 막혀있던 것들을 풀어낼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맞이한 것이다.

전작권 환수 연기도 우리 민족에게 미치는 영향이 대단하다. 전작권 환수를 포기한 이들은 우리의 군 작전능력이 미흡하기 때문에 아직은 이르다고 주장하지만 이는 사실과 다르다. 우리의 군 작전 능력과 정보능력이 충분하기 때문에 전작권 환수를 결정하고 논의했던 것이다. 일본의 경우에는 30대도 채 되지 않는 정보기가 우리에게는 60대가 있다. 조선과의 전력이 비대칭하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한국이 월등하고 정밀한 무기체계를 보유하고 있다. 미사일의 경우 조선의 스커드 A, B, C 미사일은 정밀도가 낮으며 단거리 미사일인 반면 한국은 순항미사일 기술을 갖추었으며 제조하여 실전배치하고 있다는 사실이 별로 알려져 있지 않다. 순항 미사일의 경우에는 조선이 아니라 중국과 러시아, 일본 등을 겨냥한 무기라고 할 수 있다. 보유기수도 조선은 총합 700-900기가 있다고 알려져 있지만 한국은 1200여기에 달하는 것으로 보고되었다.

환수와 관련된 전작권도 사실은 매우 미미한 부분에 지나지 않는다. 특수임무, 침투시 최우선, 최전방에 배치되는 부대의 경우에는 환수에 배제돼 있다. 공군과 해군의 전작권도 마찬가지이다. 그렇다면 환수한다는 전작권은 ‘팥소(앙꼬) 없는 찐빵’에 지나지 않는다. 그럼에도 그것조차 받지 않겠다고 하고 있는 것이다. 역대 정권 어느 누구도 전작권 환수를 추진하지 않은 이가 없는데 이명박 정권은 돌려준다고 하는데도 받지 않겠다고 하는 것이다. 이미 수년 전에 충분하다고 인정받고 받을 준비를 하고 있었음에도 이제 와서는 절대 받을 수 없다고 침을 튀기면서 저항하는 이들의 목적은 무엇인가?

현재 전작권은 전적으로 한미연합사령부에 부여돼 있는데 연합사령관은 미군이 맡고 있다. 조직상으로는 평등한 논의구조로 돼있는 것처럼 보이나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연합사령관은 한국의 국방부로부터 명령을 받지 않고 전적으로 미국 국방부의 명령을 받는다. 한국의 명령이 개입될 근거가 없고 조직도 없다. 그럼에도 허울뿐인 도표로만 한미연합사가 평등한 구조라고 주장하고 있는 형편이다. 전작권이 국가주권과 무관한 듯이 호도하고 있지만 국군통수권이 국가원수인 대통령에게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 헌법에 비추어 볼 때 전작권이 미군에게 있는 것은 명백한 주권침해이고 주권포기이다. 게다가 전쟁을 하거나 하지 않는 결정권이 미국에게 있다는 것은 한국의 국민의 생사여탈권을 전적으로 미국의 손에 넘겨주겠다는 발상이니 말도 안 되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한국군은 전작권 환수를 거부하고 있는가? 그에 대한 대답은 현재의 시스템이 자신들의 이익을 가장 극명하게 보장하기 때문이다. 현재 한국군의 장성은 500명에 육박한단다. 정예병력이 60만인데 장성이 500명이면 1,200명당 장군이 한 명이 있다는 말이다. 사병당 장성 비율이 한국이 세계 1위라고 한다. 이런 시스템을 유지시켜 주는 것이 바로 미군 주도하에 전시작전권을 미군이 소유하는 것이다. 고영대 대표는 이런 관점에서 강의를 하며 우려를 표했다.

세미나를 들으면서 중세시대 유럽에서 용병 생활을 하면서 국가를 유지했던 스위스가 떠올랐다. 유럽여행 중에 스위스에서 상처 입은 사자 상을 본 적이 있다. 그 사자상은 용병생활을 하면서 상처 입은 스위스의 조상들의 모습을 상징한 것이라고 한다. 용병이라는 것이 돈을 받고 목숨을 내걸고 대신 전투를 치러주는 것이다. 미국은 솔직히 보면 우방이라는 외피를 두르고 있지만 용병이나 다름없다. 그런데 스위스 용병과는 다르다. 돈도 받고 의뢰인의 목줄도 쥐고 있는 용병이다. 우리는 미국에게 이런저런 명목으로 천문학적인 댓가를 지불하고 있지만 그 용병을 마음대로 부리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우리의 생존권을 그들의 손에 내맡겼다. 바로 전작권 이양이 그렇다. 이건 용병이 아니라 깡패이고 의뢰인이 아니라 바보 멍충이다.

한반도는 단순하게 천안함 사태나 남북관계에 국한된 조그마한 우물이 아니다. 비교할 수 없이 크고 엄청난 틀 안에서 자신의 주권조차 위태위태하게 흔들리는 작은 촛불과 같다. 오늘날 의리와 명분을 위해 수천의 젊은이들을 대신 희생시킬 나라는 없다. 오히려 더욱 많은 것을 타국으로부터 얻어(착취해)와 자국의 이익으로 삼는 것이 현명한 외교로 이해되는 시대이다. NATO를 중심으로 한 조약당사국들은 자신들의 군사적 패권을 통해 폭력적으로 자신의 이익을 보장받으려고 하는 것과 다름 아니다. 그 선봉에는 미국이 서있다. 그리고 그 앞에 어린 아이 마냥 사탕을 빨며 코를 흘리고 순진무구한 모습으로 서 있는 것이 한국이 아닌가 한다. 미국을 위시한 NATO는 자기들만의 스케줄에 따라 갈 길을 가고 있다. 한국은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가? 어차피 앵글로색슨과 북미, 유럽 중심의 기구에 들러리를 서는 것만으로도 감지덕지하면서 감동해 있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우리 민족이 남과 북으로 갈라져 싸우면 싸울수록 기뻐하며 누런 이를 드러내며 좋아하는 이들이 있다. 그들이 좋아하면 좋아할수록 남과 북은 빈곤해지고 힘겨워진다. 미국을 추종하는 것이 마치 국가안보를 위한 유일한 길이라는 듯이 떠들어대는 이들이 과연 애국자인지 진지하게 성찰해야 한다. 그보다는 여러 가지 어려움과 난제들이 있지만 통일을 준비하고 통일의 길로 전향적으로 나서는 것이 애국자의 길일 것이다. 지금 우리는 단순하게 한민족의 문제에 직면하고 있는 것이 아니고 동북아의 문제를 마주하고 있는 것도 아닌, 국제적 패권주의 세력의 시나리오 앞에 서 있다는 것을 직시해야 할 것이다. 선택은 피할 수 없다. 사대주의에 의한 영원한 피착취냐, 통일을 동력으로 한 민족자주냐 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