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의 정원이란 히브리어로는 ‘카-체-르(chatser)’, 헬라어로는 ‘아울레(aule)’다. 최근 가평과 양평에서 하나님의 정원을 찾아가 보았다. 요세미티 국립공원에는 밤에 하나님이 내려와 거니시는 곳이 있다고 들었는데 그분은 한 번도 정원을 떠나신 적이 없다고 생각한다.

▲ 양평 하나님의 정원, 김상철 목사는 정원사

하나님은 날마다 정원에서 시각, 청각, 미각, 후각, 촉각을 통하여 우리와 늘 만나신다. 그리고 그분은 우리에게 그리로 되돌아가라고 청하셨다. 그분은 우리가 자라고 있는 정원에서 이렇게 말씀하신다. "내가 네게 말한다. 너는 오늘 나와 함께 낙원에 있을 것이다"(눅23:43).

고요한 숲 울창한 나무들 사이로 깨끗하고 시원한 계곡물이 흐르는 곳에 분지가 하나 있었다. 그곳의 풍경을 이루는 것은 별 것 아니었다. 그러나 그곳에는 마음을 설레게 하는 자연이 자리하고 있어 참 아름다웠다. 이름하야 하나님의 정원이다.

▲ 양평 하나님의 정원으로 인도하는 김상철 목사

이곳을 보려면 최소한 정원을 가꾸고 사랑하는 마음 즉, 감성과 영성이 요구된다. 왜냐하면 하나님 자신의 정원, 즉 자연 속에 숨겨 놓은 아름다움을 무분별한 개발로 황폐화시키지 않기 위해서다. 정원을 가꾸는 일은 에덴으로 돌아가는 일이고, 몸과 마음이 온전하게 하나가 되어서 새로운 생명을 얻을 수 있는 느낌과 깨달음을 준다.

그곳에는 숲의 새바람(東風), 마파람(南風), 갈바람(西風), 노새바람(北風)이 은은하게 불어와 사계절 자연의 향기를 감돌게 하고, 고르고 고른 열매들을 무르익게 하여 사랑하는 지구생명체들을 건강하게 키우는 곳이다.

▲ 양평 하나님의 정원의 문지기 알래스칸 맬러뮤트

▲ 양평 하나님의 정원 목회자부부가 그곳의 생태적 경이로움을 설명하는 모습

이 숲 속은 지난주 두 바퀴로 생태기행을 떠나면서 양평에서 발견했다. 도시적 빨리빨리 속도의 문화로는 만날 수 없었던 곳, 생명과 자연을 보살피지 못하면 곧 인간의 근본인 삶의 원천을 파괴한다면 만날 수 없는 곳이다.

내 눈으로는 그분을 볼 수가 없다. 다만 인간의 몸을 낮추고 무릎 꿇고 묵상하면서 마음으로 하나님의 현존이 나의 온몸에 고루 미치기만을 바랄 뿐이다. 그러면 하나님의 정원에서 발산하는 향기를 음미해 볼 수 있다.

▲ 양평 하나님의 정원 쉼터풍경

경기도 양평군 서종면 명달리 깊은 숲 속에서 만난 밀짚모자의 사나이는 자연을 노래하면서 야생화를 사진에 담기를 좋아하는 목회자(김상철 하나님의 정원 목사)였다. 이곳이 자신의 정원이라고 소개한 첫마디에 마음을 빼앗겼다. 이 산속에 사람이 살까? 당장 물었다. “이곳에 집이 있습니까...”의 질문에 “물론입니다.”로 답하면서 하나님의 정원에 인도되었다. 이후 우리의 기행에 특별한 은총이 되었다.

김상철 목사부부는 상기된 표정으로 그곳의 경이로운 생명들에 대하여 일러주었다. 그리고는 서울에서 포천으로 또다시 이곳으로 예배당을 옮긴 사연과 강동구 길동의 선교관은 축소하고 있다는 이야기까지 전해주시고는 늦은 점심식사를 위해 식당으로 들어가셨다. 이후 일행들과 그곳에서의 달콤한 오후시간을 바위 틈에서 솟아나는 생명수로 목 마르지 않는 시간을 보내고, 긴숨 토하며 숲이 어우러져 펼쳐놓은 수려한 병풍같은 산자락에서 생명의 환희를 온몸으로 적셨다.  

▲ 양평 하나님의 정원, 작은 예배당

▲ 양평 하나님의 정원, 작은 예배당

▲ 양평 하나님의 정원, 작은 예배당의 자연스러운 출입문

그곳에 잠깐 동안 머물렀지만 그 시간만큼은 가장 순수한 마음으로 서로를 바라봐 주고, 순전한 생명찬양의 모습으로 고요한 하나님의 음성을 듣고자 애썼다. 얼마가 흘렀을까. 그곳을 되돌아 나오는 온몸에 생기로 가득 찼다. 이날은 하나님의 고요한 임재 안에서 메마른 영혼이 회복된 순간임을 느꼈다.

이후 깊은 산속으로 난 길을 따라 자전거는 예정된 행보를 이어가면서 이 세상은 하나님의 낙원이자 빛과 평화의 영역임을 상기 시켰다. 그리고 동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기독교인들에게 묻는다. "우리가 정말로 하나님의 말씀을 믿는다면, 환경파괴와 빈부격차, 전쟁과 기근에 빠진 인류가 직면한 최대의 위기 앞에 어떻게 침묵해야 하는가. 오히려 더 이상 침묵할 수는 없지않은가."

▲ 양평 하나님의 정원의 풍경

▲ 양평 하나님의 정원, 미니정원

▲ 양평 하나님의 정원의 들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