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그리스도인들이 자신의 질병이나 절망적 상황에 대하여 아파한다. 그건 그가 그리스도인이 아니라도 마찬가지다. 절망에 빠진 이들은 항상 여전히 그 상황 속에 빠진 자신만 본다. 여기에 그리스도인이면서도 그리스도인답지 못한 비극이 있다.

그리스도인의 눈은 어디를 향해야 하는가? 자신과 자신의 상황 속에 빠진 눈을 조금 쳐들어 한 곳을 주시할 필요가 있다. 그곳은 성경이 말하는 하늘이다(욥35:5). 일반인의 눈이 세상을 주시할 때 하늘을 볼 줄 아는 눈, 그게 바로 신앙인의 눈이어야 한다.

신앙인은 같은 눈을 가지고 다른 것을 볼 줄 아는 사람이다. 삶에 대하여, 고난에 대하여, 진리에 대하여, 심지어는 죽음에 대하여, 불신자와는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이다. 우리가 신앙인이 것은 바로 그 눈이 다르기 때문이다.

어려운 상황에 빠진 불신자가 ‘도대체 신이 있기나 한 것이냐?’라고 말할 때, 신앙인은 신의 아픔을 볼 줄 알아야 한다. 자신의 아픔을 통해 말씀하시는 하나님의 신탁에 귀 기울여야 한다. 세상을 향하는 눈을 하나님께로 돌려야 한다. 나를 향한 눈을 하나님께 돌려야 한다.

엘리 비젤은 나치독일이 유대인을 학살하던 시대의 한 중간을 지나온 사람이다. 그는 노벨평화상까지 받았다. 그가 강제수용소에 있을 때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가 수용되어 있던 수용소에 발전소가 폭파되는 사건이 있었다. 범인으로 지목된 유대인 세 사람이 잡혀 교수대에 목이 매달려졌다.

두 어른은 금방 죽었지만 가벼운 한 소년은 대롱대롱 매달린 채 30분 이상 몸부림쳤다. 그 광경을 바라보고 있던 수용자 중 한 사람이 외쳤다. ‘하나님은 지금 어디 계신가?’ 이때 비젤 박사는 자기 내면에서 들려오는 소릴 들었다. ‘하나님이 어디 있느냐고? 바로 여기에 있지. 하나님은 지금 저 교수대에 매달려 바동거리고 있지.’

내 아픔을 통해 하나님의 아픔을 볼 수 있는 눈의 소유자라야 신앙인이라 할 수 있다. 바젤 박사는 그 눈을 가졌던 것이다. 목회자는 항상 문제를 안고 있는 성도들과 맞닥뜨린다. 그러나 정작 그들 앞에서면 이런 신앙적 메시지보다는 얼른 성도에게 닥친 힘든 상황이 종료되기를 기도한다. 여기 목회자의 딜레마가 있다.

잊지 말라. 성도들이여! 당신의 아픔은 예수의 것에 비하면 비교가 안 된다는 것을. 그리고 하는 수 없이 그 아픈 상황을 안고가야 한다면 그 가운데서 하나님의 아픔을 볼 줄 아는 멋쟁이 신앙인이 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