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일 설교입니다. 본문은 눅 5:1-11입니다.

예수님의 공생애는 하나님 나라를 선포하고 그 나라를 준비하시는 삶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나님 나라는 하나님과 하나님의 다스림 그리고 그 다스림을 받는 사람들로 구성됩니다. 다스리시는 하나님과 다스림을 받는 하나님의 백성이 하나님 나라의 중심입니다.

좀 더 세부적으로 이야기를 하면 다스림의 방식에 있어서 이전 시대와는 다른 변화가 있게 됩니다. 새 시대입니다. 새 언약의 시대입니다. 새 시대에 참여하여 하나님의 다스림을 받는 새 백성이 있게 됩니다. 교회입니다. 옛 언약의 백성들을 떠나신 하나님께서 새 백성들에게 찾아오셔서 그들을 다스리십니다. 하나님의 귀환입니다.

예수님의 공생애가 하나님 나라를 위한 것이라면 새 백성들이 아주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오늘 본문의 의의가 여기에 있습니다.

본문의 배경이 되는 게네사렛 호숫가는 갈릴리 바다, 디베랴 바다라고도 불립니다. 그 시점은 공생애를 시작하고 어느 정도의 시간이 지난 때입니다. 사람들이 예수님께 몰려와서 하나님의 말씀을 들었습니다. 예수님이 공생애를 시작하자마자 사람들이 알아서 예수님께 온 것은 아닙니다. 사람들이 몰려올 만한 것이 예수님께 있었기에 몰려온 것입니다. 그들의 눈에 무엇인가가 보였기에 몰려왔습니다. 예수님이 가지고 있던 것을 보여주고 사람들이 인정하고 몰려들기까지 얼마 정도의 기간이 있었습니다. 그 기간에는 말씀으로 병을 고치시는 모습이 결정적인 역할을 하였습니다.

예수님의 공생애의 본격적인 시작은 세례 요한이 헤롯에게 죽고 난 이후입니다. 과거에 모세가 죽고 난 후에 여호수아를 중심으로 가나안 정복이 시작된 것과 같은 원리입니다. 옛 시대의 마지막 선지자인 세례 요한이 역사의 무대에서 사라지고 새 시대의 언약의 중보자이신 예수님께서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하신 것입니다. 새 술을 담을 새 부대를 만드시는 사역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게네사렛 호수가에 배 두 척이 있어서 어부들은 배에서 내려 그물을 씻고 있었습니다. 예수님은 한 배에 오르십니다. 시몬 곧 베드로의 배입니다. 육지에서 배를 조금 띄어 놓게 하신 후에 배에 앉으셔서 무리를 가르쳤습니다. 물론 배에 함께 타고 있던 시몬 베드로도 들었습니다.

예수님은 말씀을 다 마치신 후에 시몬 베드로에게 말씀하십니다. “깊은 데로 가서 그물을 내려서 고기를 잡아라.” 베드로는 그물을 씻었습니다. 잡은 고기가 없는 가운데 다음날을 위한 준비입니다. 그의 말에서 알 수 있는 바와 같이 밤새도록 고기를 잡기 위해 수고하였습니다. 얕은 데서만 고기를 잡기 위해 수고한 것은 아닙니다. 배를 가지고 있었으니 고기를 잡기 위해 깊은 곳에서도 수고를 하였습니다. 그렇지만 고기를 잡지 못한 상태입니다. 그런 그를 향해 어부도 아닌 예수님이 깊은 데로 가서 그물을 내려 고기를 잡으라고 말씀하십니다.

시몬 베드로는 선생님의 말씀을 따라 그물을 내리겠다고 대답합니다. 내일을 위하여 씻었던 그물입니다. 또 다시 고기를 잡기 위해 그물을 사용했다가 실패하면 다시 씻는 수고를 하여야 합니다. 시몬 베드로에게는 나름대로 선택의 기로였는데, 그물을 내리는 쪽을 선택합니다.

예수님의 말씀을 따라 하자 많은 고기 떼가 걸려들어서 그물이 찢어질 지경이 됩니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잡은 고기가 없어 힘은 빠지고 마음은 무거웠는데, 이게 웬일이란 말입니까? 그 마음의 기쁨이야 이루 말로 다할 수 없을 정도입니다. 너무 고기가 많아서 다른 배의 동료들까지 함께 합세하여 그물을 올립니다. 고기가 어찌나 많았든지 두 배에 가득히 채우고 배가 가라앉을 지경이 됩니다. 덩달아 다른 배의 동료들도 말할 수 없는 기쁨으로 마음이 벅찼을 것입니다.

그들은 놀랄 수밖에 없었습니다. 자신들은 고기잡이의 전문가이고 예수님은 전혀 아닙니다. 자신들은 전문가로서 밤새 수고하였는데, 아무 것도 잡지 못하였습니다. 예수님은 고기잡이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는데, 그 말씀을 따르자 두 배에 가득하게 되었습니다. 이 사건을 직접 겪은 시몬 베드로를 포함한 어부들은 놀랐습니다. 너무도 놀랐습니다.

그 와중에 시몬 베드로는 예수님의 무릎 앞에 엎드립니다. “주여 나를 떠나소서 나는 죄인이로소이다”라고 말합니다. 왠지 뜬금없는 소리처럼 여겨집니다. “예수님, 감사합니다. 이렇게 많은 고기들을 잡을 수 있도록 도와주시니 정말 감사합니다. 혹시 가능하면 계속 저희와 함께 하시며 고기를 많이 잡을 수 있도록 해주십시오”라고 말해야 할 텐데 말입니다. 시몬 베드로는 왜 이런 말을 하는 것일까요?

앞에서 말씀드린 바와 같이 이 사건은 공생애가 어느 정도 진행된 이후입니다. 시몬 베드로는 그의 형제인 안드레를 통하여 예수님에 대해 들었습니다. 함께 예수님을 만납니다(요 1:41-42). 예수님은 그를 게바라고 부르시겠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게바는 아람어이고 헬라어로는 페트라이며 그 뜻은 바위입니다. 예수님을 많은 무리들이 따르기 이전에 시몬 베드로는 예수님을 알았고 함께 지내기도 했습니다. 예수님께서 첫 번째 행하신 이적이 가나의 혼인 잔치에서 물로 포도주를 만드신 것입니다. 그때에 시몬 베드로는 함께 있었다고 보입니다. 그 일로 예수님을 믿었다는 제자들에 포함된다고 보이기 때문입니다.

그렇지만 오늘 읽은 본문에서는 고기를 잡는 어부로서 생활하고 있습니다. 예수님을 따르다가 생활 전선으로 되돌아간 모습입니다. 이유를 정확하게 알 수 없지만 아마도 가족들의 생활 때문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렇게 어부로서 생활하다가 본문의 사건을 겪게 되자 자신의 모습을 떠올리며 스스로에 대해 죄인이라고 고백한 것입니다.

그는 육지에서 배를 조금 띄우라는 말씀을 따랐습니다. 깊은 곳에 그물을 내려서 고기를 잡으라는 말씀도 따랐습니다. 이미 이전에 예수님을 겪었기 때문입니다. 본문의 사건을 경험하자 지난 날 지속적으로 예수님을 따르지 않았음을 생각하며 죄인이라고 고백한 것입니다.

그 고백은 구약적인 배경을 가지고 있습니다. 앞에서 예수님을 선생님이라고 칭하였던 시몬 베드로는 이제 주님이라고 부르면서 자신을 떠나달라고 청합니다. 구약 시대에는 하나님께서 그의 백성들에게 임하면 너무나 두려워하며 죽음의 공포에 사로잡혔습니다. 하나님을 보고 살 사람이 없었던 것입니다. 하나님만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보내신 사자로서 천사를 볼 때에도 마찬가지였습니다. 하나님의 사자인 천사를 하나님과 같이 여겼기 때문입니다.

시몬 베드로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는 예수님이 자신과 같은 단순한 한 사람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보내신 사자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렇지 않다면 전문가인 자신들이 잡지 못한 상황에서 그렇게 많은 고기를 잡을 수 있도록 할 수는 없다고 생각한 것입니다. 구약의 연장선상에 있는 그가 예수님께 떠나가시기를 간청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하겠습니다.

예수님은 분명히 고기잡이 전문가가 아닙니다. 많은 경험을 통하여 물 떼와 물고기의 움직임을 잘 알게 된 분이 아닙니다. 반면에 시몬 베드로와 그 일행은 전문가입니다. 그런 그들은 고기를 잡지 못하였는데 예수님의 말씀을 듣자 엄청나게 잡았습니다. 소가 뒷걸음을 치다가 쥐를 잡는다는 것과 같이 어쩌다가 우연히 그렇게 된 것일까요? 물론 그렇지 않습니다. 그들이 고기를 잡지 못하여서 그물을 씻고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나타나셔서 뒤따르는 사람들에게 말씀하셨습니다. 어부들이 예수님의 말씀을 따르자 고기를 많이 잡게 되었습니다. 마치 어떤 정해진 각본을 따라 일이 진행되는 것과 같은 느낌이 듭니다. 그렇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어떤 의도를 가지시고 본문의 일을 진행하셨습니다.

물고기가 조금 전까지는 잡히지 않다가 뒤에는 많이 잡힌 것도 우연이라고 볼 수 없습니다. 물고기가 머리가 좋아서 잘 피하다가 예수님의 말씀이 있고난 후에는 많이 잡힌 것이라고 볼 수 없습니다. 예수님이 고기잡이들보다 물 떼를 잘 알아서 많이 잡을 수 있는 시점을 말씀하셨던 것도 아닙니다. 이는 하나님의 역사 안에서 생각하여야 합니다. 하나님께서 물고기를 움직이셔서 앞에서는 잡히지 않고 뒤에서는 많이 잡히게 하신 것입니다. 목적하신 바를 이루시기 위하여 역사하신 것입니다. 물고기까지도 하나님께서 주도적으로 움직이신 것입니다.

그 목적하신 바는 이어지는 예수님의 말씀에 잘 나타나고 있습니다. “무서워하지 말라 이제 후로는 네가 사람을 취하리라”(10절).

“무서워하지 말라.” 시몬 베드로는 지금 예수님을 하나님께서 보내신 분으로 생각하고 예수님을 뵙는 것을 하나님을 뵙는 것으로 생각하였습니다. 구약의 관점에서는 그 일은 죽음의 공포가 함께 하는 두려운 일입니다. 그의 두려움은 그의 입장에서는 당연합니다. 그를 향하여 예수님은 무서워하지 말라고 말씀하십니다. 구약의 관점과는 다른 관점을 열어주십니다. 하나님을 대면한다고 하더라도 죽음의 공포로 무서워하지 않는 새 시대의 관점입니다. 옛 시대와 달리 새 시대는 하나님을 대면함이 죽음의 공포로 연결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 중심에는 예수님이 계십니다. 이전에 예수님의 탄생을 앞두고 주님의 한 천사가 나타나고 하나님의 영광이 들에 있는 목자들에게 비친 적이 있었습니다. 목자들은 크게 무서워하며 떨었는데, 천사가 무서워하지 말라고 합니다. 큰 기쁨의 좋은 소식을 전하겠다고 합니다. 아기 예수님의 탄생입니다. 자기 백성을 저희 죄에서 구원하시기 위하여 이 땅에 사람으로 오신 하나님이십니다. 하나님의 영광의 광채이시며 하나님 본체이십니다(히 1:3). 독생자 하나님께서 사람이 되셨습니다. 이전 시대와는 달리 하나님께서 사람으로 그의 백성들에게 오셨습니다. 그들 가운데 생활하시면서 하나님을 알려주셨습니다. 같은 사람으로 함께 사시면서 하나님을 눈으로 보고 손으로 만지며 경험하도록 하신 것입니다. 그분이 무섭기만 한 분이 아니라 얼마나 좋은지 경험하도록 하십니다. 함께 함에 얼마나 큰 즐거움이 있는가를 체험하도록 하십니다. 사람들에게 하나님의 임재가 두려움이 아니라 기쁨과 감사와 찬양이 되도록 하십니다. 새 시대입니다. 새 시대의 핵심입니다.

“이제 후로는 네가 사람을 취하리라.” 고기를 낚던 시몬 베드로가 사람을 취하리라고 말씀하십니다. 예수님의 직계 제자로 부르시는 것입니다. 새 시대의 중보자로서 새 백성들을 일으켜 세우시고자 하시는 예수님. 그 일은 자신이 이 땅에 있는 동안에 이룰 수 있는 일이 아니었습니다. 십자가 죽으심과 부활이 기초가 되어 이루어질 일이었습니다. 십자가 죽으심과 부활을 토대로 하여서 새 시대가 온전히 열려지고 새 백성들이 일어나게 됩니다. 예수님은 시몬 베드로에게 그 일을 감당하게 되리라고 선언하시고 계십니다.

예수님의 십자가 죽으심과 부활을 토대로 일으키실 새 백성들을 부르는 일을 사명으로 주시고 계십니다. 너무나도 중요한 일이기에 반드시 이루시고자 하시는 바입니다. 하나님 나라의 한 핵심입니다. 예수님은 그 일을 위하여 지금부터 준비하시고 계십니다. 자신이 감당하여야 할 사명을 바르게 알고서 그 사명의 성취를 위하여 준비하시는 것입니다. 예수님께 있어서 하나님 아버지의 깊은 관계란 이처럼 맡은 사명을 자각하고 그 사명을 중심으로 생각하고 말씀하시며 행하시는 것이었습니다.

예수님의 말씀을 직접 들은 베드로와 함께 있던 어부들은 예수님을 따릅니다. 모든 것을 버려두고 예수님을 따라갔습니다. 제자들입니다. 물고기를 사용한 예수님의 준비와 실행은 이렇게 열매를 맺었습니다. 이제 예수님을 따라 나선 제자들은 예수님과 함께 생활하며 놀라운 계시를 듣고 예수님을 통하여 하나님을 뵙는 경험을 하게 될 것입니다. 하나님 아버지와 함께 산다는 것이 어떠함을 예수님을 통하여 체험하게 될 것입니다. 맡겨진 사명을 감당하여야 하는 자리에 들어가기 전에 사명을 주시는 하나님을 깊이 경험하는 기간을 가지게 될 것입니다. 지금 모든 것을 버려두고 예수님을 좇는 제자들이 누릴 복입니다.

오늘 본문을 통하여 우리는 맡은 사명에 민감하시며 그 사명을 감당하기 위하여 치밀하게 준비하시는 예수님을 보게 됩니다. 그 역사로 지금의 우리가 이 자리에 있을 수 있었습니다.

본문의 제자들이 예수님과 함께 생활하며 보고 듣고 경험한 새 시대의 복음이 사도적 복음입니다. 그들이 부활 이후에 예수님과 함께 생활하며 들은 복음이 사도적 복음입니다. 그 복음이 교회의 터가 되어 그 위에 교회인 우리가 세워졌습니다. 교회의 터인 사도적 복음은 견고하게 섰고 흔들림이 없습니다. 그 누구도 그 무엇으로도 사도적 복음을 흔들어 폐할 수가 없습니다. 예수님과 제자들 곧 사도적 복음과 그 위에 세워진 교회인 우리. 흔들리지 않는 우리의 터에 대해 우리는 바르게 알고 받는 것이 중요합니다. 사도적 복음의 핵심에는 예수님께서 계시고 하나님께서 계시며 성령님께서 계십니다. 삼위이시며 한 분이신 하나님과 그분의 역사가 사도적 복음의 핵심입니다.

사도적 복음은 우리를 바르게 보도록 하는 거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하나님을 알지도 못하였던 죄인임을 보게 합니다. 유대인들은 하나님의 임재를 무서워하기라도 했지만 우리는 아예 하나님에 대한 개념조차 없었던 사람들이었습니다. 하나님을 우습게 여기고 스스로를 높이며 위하여 살던 사람들이었습니다. 지금도 우리 밖에 있는 사람들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아들이지 않는 사람들은 마찬가지입니다. 사도적 복음은 우리가 유대인들보다도 더 심각한 자리에 있던 죄인들임을 알려줍니다. “나는 죄인입니다”라는 시몬 베드로의 고백은 그의 고백만이 아니라 우리의 고백이어야만 하는 것이었습니다. 예수님을 그리스도로 영접하는 믿음은 거기에서 출발하게 됩니다. 사도적 복음을 통하여 스스로를 보고 인정하는 것에서 출발합니다.

여러분은 어떠했습니까? 마음 깊은 곳에서 시몬 베드로와 같은 고백이 있었습니까? 감정적인 어떠함이 함께 할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눈물 등의 감정적인 무엇이 동반되어야만 바른 고백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동반되면 동반된 대로, 동반되지 않았으면 동반되지 않은 대로 중심의 진정한 고백은 있어야만 합니다.

죄 문제가 처리되어야 합니다. 죄 문제가 처리되어야만 참 생명의 길로 나아가고 그 생명을 누릴 수가 있습니다. 존재 자체가 지닌 죄와 그 생활에서 나타낸 죄들을 십자가에서 처리하여야 합니다. 현재 삶이 참 생명을 누리지 못한다고 여겨지시면 이 부분을 되짚어볼 필요가 있습니다. 하나님을 떠났던 삶에서 진실로 돌이켰는가를 되돌아보아야 합니다. 생활에서 하나님의 말씀을 어기는 죄들 가운에 있지 않은지를 돌아보아야 합니다.

우리가 아주 쉽게 빠지는 죄들 가운데 하나가 용서하지 않음입니다. 누군가에 대해 용서하지 않는 것입니다. 아버지, 어머니, 자녀, 형제, 친구, 직장 상사, 동료 등 내게 잘못한 누군가를 용서하지 않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말씀하시는 중심으로 하는 용서가 있어야 합니다. 중심으로 하는 용서는 내게 행한 상대방의 잘못을 지우는 것입니다. 없애는 것입니다. 마음에 담고 있으면서 넘어가는 것은 성경에서 말씀하는 용서가 아닙니다. 나중에 같은 일이 발생하면 함께 합쳐져서 분노하게 되는 그러한 넘김은 용서가 아닙니다. 성경에서 말씀하는 용서는 하나님께서 내게 하셨던 바로 그러한 용서입니다. 하나님의 용서는 우리의 죄에 대해 기억하지 않으십니다. 우리가 누군가의 잘못에 대해 용서한다는 것은 그 잘못을 기억하지 않는 것입니다. 그렇지 않으면 용서하지 않은 것입니다. 그렇게 하지 않은 용서 곧 넘어감은 여전히 악한 영향력 아래에서 스스로가 해를 입습니다. 쌓여서 나중에는 폭발을 하게 됩니다. 반면에 아예 기억하지 않는 용서는 악한 영향을 받지 않습니다. 똑같은 잘못이라도 언제나 처음이기에 다시 용서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하나님께 계속적으로 같은 잘못을 범하지만 하나님께서 자백할 때에 용서해 주시는 것과 같습니다.

여러분, 용서가 어렵겠습니까? 쉽겠습니까? 어렵겠지요? 그렇습니다. 성경이 말씀하는 용서는 쉽지 않습니다. 어렵습니다. 그런데 성경의 가르침을 따라 용서하는 삶과 그렇지 않은 삶 중에 어느 것이 내게 유익할까요? 상대방의 잘못을 기억하지 않는 용서와 여전히 기억하고서 넘기는 용서, 어느 것이 내게 유익할까요? 하늘의 생명을 누리며 감사와 기쁨 그리고 참된 만족을 누리게 할까요? 당연히 잘못을 기억하지 않는 용서입니다.

성경적인 용서가 어렵지만 그것도 지속적으로 실천하면 익숙해집니다. 어렵지만은 않습니다. 몸에 완전히 익게 되면 쉽습니다. 그때가 되면 기억하면서 넘기는 용서가 힘들게 됩니다. 마음이 편하지 않습니다. 불편합니다. 용서를 통한 자유를 누리지 못하기에 불편하고 오히려 힘듭니다. 그래서 순종을 지속적으로 반복하며 습관화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내 안에서 역사하시는 성령 하나님께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생활화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순종, 순종 연습, 그래서 순종이 인격이 되고 삶이 되도록 하는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성령 하나님의 도우심을 받으면 가능합니다. 당연히 기도가 뒤따라야 합니다. 성령 하나님의 도우심은 우리의 기도와 함께 움직이기 때문입니다. 순종하여야 하는 내용을 하나님께 아뢰고 실천할 수 있는 힘을 주십사고 기도하여야 합니다. 그 기도를 들으시고 실천할 수 있되도록 성령 하나님께서 도우십니다. 기도를 실천할 수 있는 상황을 만드십니다. 누군가가 내게 잘못을 범하는 상황이 펼쳐집니다. 성령 하나님의 다스림을 받아 실천하도록 인도하십니다. 자기를 부인하고 자기 십자가를 지는 순종을 통해 기도의 열매를 맺게 됩니다.

중심의 진정한 고백으로 죄 문제가 처리되었다면 다시는 그것으로 스스로를 옭아매지 마십시오. 죄의 고백은 계속적으로 반복되어야만 하는 어떤 것이 아닙니다. 예수님의 십자가가 단번에 완성된 하나님의 구속 역사인 것과 같이 그 십자가에서 단번에 처리된 것입니다. 하나님의 의롭다하시는 선언이 있었습니다. 혹시라도 누군가가 그것으로 여러분을 걸려고 한다면 단호히 말씀하십시오. 나는 십자가에서 이미 죄에 대하여 죽은 사람이라고. 예수 그리스도와 함께 의에 대해 부활하였다고. 물론 나의 죄로 인해 다른 누군가가 피해를 입었다면 당사자에게 잘못을 말하고 용서를 받아야 합니다. 하나님께 고백하기만 하면 끝이 아닙니다. 용서를 구하고 용서를 받아야 하나님과의 관계에 막힘이 없습니다.

이제는 앞을 보고 앞을 향해 나아가야 하겠습니다. 우리의 앞은 하나님의 사명을 감당하는 삶입니다. 시몬 베드로에게 사람을 취하는 어부의 사명을 부여하신 예수님은 사도적 복음으로 부르심을 받은 우리에게도 사명을 부여하셨습니다. 베드로와 똑같은 사명이 아닙니다. 우리는 베드로가 아닙니다. 우리에게는 우리에게 맞는 사명을 부여하셨습니다.

하나님의 부르심에는 구원과 사명 부여라는 두 측면이 동시에 있었습니다. 허물과 죄로 죽은 사람을 건져내는 구원과 하나님 나라의 일을 감당하도록 하는 사명 부여가 함께 있습니다. 우리는 언제나 동시적으로 둘을 보고 생각하며 행하여야 합니다. 구원만 생각해서도 안되고 사명만을 생각해서도 안됩니다. 둘을 동시적으로 생각하고 함께 누리면서 감당하여야 합니다.

사명은 자신의 자리에서 하나님의 다스림을 받으면서 하나님의 덕을 드러내고 전파하는 것입니다. 그 구체적인 모양은 아주 다양합니다. 가장, 주부, 직장인, 경제인, 스포츠맨, 사업가, 전문 직업인, 정치인 등입니다. 우리는 모두 하나님 나라의 일이라는 사명을 부여받았습니다. 좀 정확하게 말하면 그 사명을 위하여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은 것입니다.

본문의 제자들을 한번 보십시오. 모든 것을 버려두고 예수님을 따라갔다고 말씀합니다. “모든 것을 버려두고.” 우리는 베드로와 제자들 곧 사도들이 아닙니다. 그들과 같은 사명을 받지 않았습니다. 그렇기에 그들과 같이 모든 것을 버려두고 예수님을 따라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우리는 우리에게 요구되는 방식을 따르면 됩니다. 그렇지만 그 원리는 다르지 않습니다. 사명을 위하여 스스로를 내어놓는 태도와 예수님을 따른다는 원리입니다.

사명을 위하여 스스로를 내어놓아야 합니다.

우리는 다 자기 생각이 있습니다. 자신의 삶에 대한 자신의 계획이 있고 삶에 대한 나름의 자기 원칙이 있습니다. 복음 안에서 복음과 일치하는 것이면 그것은 아름다운 열매를 맺기 위한 자원입니다. 반면에 복음을 벗어난 것이면 전적으로 자기 계획이며 자기 고집입니다. 스스로 자신의 삶에 대해 깊이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부부를 생각하면 남편은 남편대로 아내는 아내대로 자신의 삶에 대한 애착이 있고 생각이 있습니다. 결혼을 하면서 상대방을 괴롭히려는 의도를 가지지는 않을 것입니다. 그럼에도 실제는 서로를 괴롭히며 고통을 겪는 것이 대부분의 현실입니다. 복음에 일치하지 않는 자신의 생각을 앞세우기 때문입니다. 부부가 한 몸을 이루어 하나님을 보여주고 하나님의 아름다운 덕을 선전하여야 하는 사명을 저버렸기 때문입니다.

사명을 위하여 스스로를 내어놓아야 합니다. 자신을 자기가 지키려고 하지 않아야 합니다. 육신의 욕심을 거스리는 성령님의 역사를 받아들이고 스스로를 맡겨야 합니다.

예수님을 따라야 합니다.

예수님은 그 삶에서 우리의 연약함을 다 겪으셨습니다. 우리의 삶에 대하여 우리보다 더 잘 아십니다. 그분은 우리가 연약함을 넘어서서 그 삶에서 하늘의 생명을 풍성히 누리도록 하시는 길이 되셨습니다. 우리가 걸어가야 할 하늘의 길, 생명의 길이 되셨습니다. 길이 되신 그분은 우리보다 한 걸음 앞서 우리 앞을 걷고 계십니다. 많은 걸음을 앞서지 않으시고 한 걸음을 앞서 걸으십니다. 혹시라도 우리가 뒤따르는 데에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하는 배려입니다. 계단으로 생각하면 눈앞의 높은 계단을 몇 계단씩 오르시지 않습니다. 한 계단을 앞서 오르시고 우리의 손을 잡아 오르도록 하십니다.

여기에는 언제나 선택의 순간이 있습니다. 베드로가 예수님의 말씀을 듣고 따르느냐 아니면 인간적인 생각을 앞세워 따르지 않느냐의 기로에 있었던 것과 같습니다. 예수님의 말씀을 따른 베드로는 예수님을 주님으로 바르게 알고 사도로 부르심을 받았습니다. 예수님과 함께 지내며 하나님의 놀라운 경륜을 들었습니다. 성령님의 다스림을 받아 교회 역사에 그 이름을 찬란히 남겼습니다. 우리도 다르지 않습니다. 선택의 순간에 예수님을 따르면 하늘의 복을 누리게 됩니다. 생활의 상황을 넘어서는 하늘의 복을 누리게 됩니다.

말은 맞고 이해가 되는데 참 막연하다고 여겨질 수 있을 것입니다. 매 순간마다 “예수님이시라면 어떻게 하실 것인가”라는 생각을 하고서 어떤 결정을 하는 것은 좋은 한 방법입니다. 선택의 순간에 그 생각을 하면서 결정하는 습관을 들이면 예수님을 따르는 삶에 큰 유익이 있을 것입니다.

사람을 위하고 사람을 살리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생활함도 한 원리가 됩니다. 나와 나의 삶, 생각과 말과 행동이 사람을 살리고 있는가 아니면 사람을 힘들게 하고 때로는 죽이고 있지 않은가를 생각하며 스스로에게 적용하는 것입니다. 성령님께서는 이 부분에 있어서 깨달음 가운데 바른 길을 걷도록 쉬지 않고 역사하십니다. 그 역사를 예민하게 분별하고 받아들이고서 한 걸음씩 걸어가면 언제나 예수님을 따르고 있는 스스로를 보게 될 것입니다.

주님 안에서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예수님은 우리를 이 자리에 세우시기 위해서 제자들을 부르셨습니다. 하나님께로부터 주어진 사명을 성취하시기 위해 항상 민감하셨습니다. 성령 하나님의 다스림을 받아 승리하셨습니다.

우리에게도 각자에게 맞는 사명이 주어졌습니다. 각자의 삶의 자리에서 하나님의 나라와 그 의를 구하는 사명입니다. 스스로를 내어놓고 예수님을 따르면 감당하게 됩니다. 사람을 위하고 사람을 살리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생활하십시다. 하늘의 평화를 누리고 하늘의 생명으로 충만한 삶이 펼쳐질 것입니다.

이 복이 저와 여러분 모두에게 항상 풍성하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기원합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