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칼럼 > 류기석칼럼
느림에서 찾은 행복!하동 악양 '평사리 들판'의 초록을 담다[포토]
류기석  |  yoogiseo@yonsei.ac.kr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입력 : 2010년 05월 13일 (목) 17:02:22
최종편집 : 2010년 05월 13일 (목) 20:27:38 [조회수 : 2631]
카카오톡 카카오스토리 텔레그램 트위터 페이스북 네이버

인간적인 삶을 추구하는 슬로우 시티(slow city)

경상남도 하동군은 강의 동쪽에 있어 하동으로 불린다. 영산 지리산의 혼이 살아 숨쉬는 고장, 강과 바다 그리고 산과 너른 들판이 어우러진 악양은 신이 빚어놓은 아름다운 경치를 자랑한다. 지리산 골짜기를 따라 흐르던 계곡물은 섬진강이 되어 유유히 남해 바다로 모여들어 절경을 만들고, 지난 4월 초부터는 꽃길이 마음을 사로 잡더니, 5월이 되니 악양의 들판은 연두빛과 초록빛으로 감탄을 자아냈다.

   
▲ 멀리 섬진강과 평사리 들판이 만나다 ⓒ 류기석

작년 2월 녹차 재배지 중 세계 최초로 이탈리아 슬로시티 국제조정이사회에서 '슬로시티 인증'을 받고, 느림에서 여유와 행복을 찾고자 하동이 변화고 있다. 자연과 환경을 보호하면서 우리의 전통문화 속에 담긴 옛 지혜를 되살려 건강하고 지속가능한 삶의 가치를 만들자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생태마을, 슬로우시티는 무늬만 만들어 놓는 경우가 많아 문제다.

악양들판에서 찾은 행복

중국의 동정호 지역의 악양을 본떠 옛사람들이 이곳을 악양이라 이름 지었다는데, 현재의 악양 동정호 일대는 새로운 모습으로 개발을 진행하고 있어 아쉬웠다. 당나라 소정방이 평사리의 호수가 중국의 동정호와 비슷하다 하여 이름 붙였다는 이야기가 전해지는데 알수 없다.

   
▲ 악양 평사리 들판의 봄맞이 풍경 ⓒ 류기석

악양들판 초입에는 고가의 친환경자재를 이용하는 고비용 구조의 농업으로는 미래를 열 수 없다고 판단한 젊은 이들이 대한민국을 수입개방의 위기에서 구하고, 세계적 농업 초강국으로 이끌기 위한 초저비용 기반의 친환경농업기술을 펼치고 있는 곳이다.

그 중심이 천연농약전문강좌와 실천농민과 농업전문가가 진행하는 유기농업전문강좌다. 각 강좌에는 자닮이 농업기술을 농민 중심으로 초저비용으로 바꿔나가는 구체적인 노력이 담겨있다. 공식 사이트는 자연을 닮은 사람들(www.naturei.net)이 있다.

   
▲ 악양에는 자연을 닮은 사람들의 아지트가 있다 © 류기석

   
▲ 자연을 닮은 사람들이 만들어 가는 자연농업문화센터 현관 ⓒ 류기석

또한 이곳에서는 자연농업을 초저비용의 가능성으로 안내하는 다양한 기사와 현장 동영상을 생생하게 보여주는 기술력을 확보하여 전국적 확산과 교류를 촉진하고 있다. 친환경농업 초저비용 시대의 개막, 대한민국을 친환경농업 초강국으로, 누구나 함께 쉽게 따라할 수 있는 SESE의 세계로, 대한민국 농업 희망의 미래로 안내하는 일들을 하고 있다.

하동을 거쳐 악양벌을 찾은 일행은 악양 초입에 있는 폐교를 리모델링하여 '자연농업문화센터'로 활용하고 있는 곳에 잠시 들렀으나 아무도 없어 발길을 평사리 들판으로 돌렸다.

   
▲ 자연농업문화센터 뒷편, 꽃잎이 겹꽃으로 화려하며 향기로운 왕벚꽃 나무 ⓒ 류기석

지리산에서 내려오는 물길이 평사리 들판을 남북으로 가로지르면서 자연스럽게 친환경 생태하천으로 변모한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녹차 밭의 녹색과 보리밭의 연두 그리고 자색의 자운영이 여행자의 느낌을 멋지게 만들어 놓았다. 아직은 산과 물이 오염되지 않은 악양면 평사리 벌판은 단적으로 비닐하우스가 없다. 그대신 자연이 주는 햇빛과 신선한 공기로 각종 산나물과 녹차가 자라고, 바람과 햇살이 대봉감을 곶감으로 뽀얗게 분칠해 주고, 섬진강의 은어와 다슬기가 마음놓고 자라는 슬로시티다.

   
▲ 평사리 들판의 생태하천, 4대강도 이렇게 흐르게 ⓒ 류기석

   
▲ 평사리 들판을 꼬불꼬불 가로 지르는 강둑은 곡선 ⓒ 류기석

슬로우시티 하동, 인간만을 위한 문명의 이기가 아닌 천천히 나아가지만 자연과 인간, 환경이 서로 공생 공존하면서 조화롭게 발전할 수 있는 도시의 대안이 되기를 바란다. 남쪽으로는 섬진강이 북쪽으로는 장엄한 지리산이 동쪽으로는 우리나라에서 5번째, 차 재배지가 있고, 멀리 눈을 들어 언덕 빼기를 보니 박경리의 대하소설 '토지'의 주무대인 최참판댁이 많은 사람들로부터 관심을 받는 모습이 보인다.

이야기가 있는 최참판 댁

악양면 평사리는 박경리 대하소설 ‘토지’의 무대로 역경의 삶이 고스란히 소설이 되어 전해질 뿐만 아니라 곳곳이 색깔있고, 느낌있는 문화공간이다.

   
▲ 이야기가 있는 악양 평사리 상평마을을 바라보며 ⓒ 류기석

   
▲ '토지'의 최참판댁/상평마을 풍경 ⓒ 류기석

현대문학 100년 역사상 가장 훌륭한 소설이라는 '토지'의 주무대인 악양 벌 평사리는 대지주 최씨 가문의 4대에 걸쳐 파란만장한 삶을 살아온 이야기가 담긴 곳이다. 이 작품은 개인과 가족, 민족의 역사와 풍속, 사회, 문화사를 모두 담고 있으며, 소설의 무대는 경남 일대와 만주, 일본까지 펼쳐진다.

현재의 최참판댁은 서희가 지켜보던 소설 속의 모습이 그대로 남아있다. 한옥 14동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 전통 부농의 가옥으로 조선후기 생활모습 그대로를 재현해 놓았다. 주변마을이 온통 민속촌이 된 느낌이다. 이곳에서는 매년 가을마다 토지문학제가 개최된다고 하니 문학인들의 많은 참여가 예상된다.

   
▲ 한민족의 위대한 서사시 토지의 뿌리 ⓒ 류기석

   
▲ 평사리 대평마을은 조선시대 민속촌 ⓒ 류기석

그런데 이곳주변으로 최근 '토지길'이라는 길이 생겼다. 1코스는 평사리공원에서 출발하여 악양들판, 동정호, 고소성, 최참판댁, 조씨고택, 취간림, 악양루를 거쳐 화개장터까지 이르는 18km로 5시간이 소요된다. 2코스는 화개장터에서 시작하여 십리벚꽃길, 쌍계사, 불일폭포, 국사암까지 13km 정도의 길로 3시간이 걸린다.

또한 평사권역 농촌마을종합개발사업의 일환으로 ‘평사드레 문화교류센터’를 조성하고, 자전거 체험코스를 운영하고 있다. 자전거 체험코스는 평사리 들판을 순환하는 1코스와 평사리 들판을 가로질러 악양천 둑방길을 따라 가는 2코스로 운영되며, 이용요금은 2,000원이다.(기본 1시간,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운영)

   
▲ 악양 평사리 들판에 우뚝 서있는 부부송 ⓒ 류기석

   
▲ 최차판 댁에서 바라다 본 평사리 들판 ⓒ 류기석

지난해부터 시행하고 있는 ‘박경리 토지길’ 걷기와 함께 '자전거 체험도로'는 다른 시군에서도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 사업이다. 수많은 관광객을 위한 길을 만들고, 건물을 짓고, 편의시설을 설치하는 것도 좋지만 진정 그 지역과 그곳에서 살고 있는 주민이 무엇을 원하고, 그들이 악양과 함께 지속적으로 발전할 수 있는 길은 무엇인지 찾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한 과제일 것이다.

이 시대에 슬로우 시티(slow city)가 주목을 받고 있는 이유는 속도지향의 사회 대신 느리게 사는 삶을 지향하고, 지역요리의 맛과 향 재발견, 생산성 지상주의 탈피, 환경을 위협하는 바쁜 생활태도 배격 등의 현대문명을 거부하고 과거로 회귀하여 인간적인 삶을 추구하는 철학에서 시작했기 때문이다.

   
▲ 파란만장한 세월을 겪어 낸 최참판 댁 ⓒ 류기석

   
▲ 대하소설 '토지'의 셋트장 ⓒ 류기석

   
▲ 대하소설 '토지'의 물레방앗간 ⓒ 류기석

슬로우시티 하동의 대안은 지역 환경과 지역 문화 보존을 바탕으로 지역 자체를 매력적인 공간으로 만드는 일이 시급하다. 특별한 건물이나 장소에 집중한 무조건 살기좋은 마을 만들기가 아닌 우선 향토음식의 질이 전원생활을 유지하기 위한 문화적, 환경적, 경제적 접근에 있어서 뛰어나야 한다.

그리고 무분별한 난개발을 막고, 지역의 생산품을 이용하여 지역의 상권을 활성화 시키고, 이를 통한 교류 인구의 증대로 지역주민들이 자생적으로 살아갈 수 있는 터전을 마련해 주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슬로시티(Slow City) 하동은 첨단화, 편리함보다는 인간답게 사는 미, 생태문화의 도시를 지향했으면 한다.

느림에서 찾은 7가지 행복!

   
▲ 여성환경연대(www.ecofem.or.kr)

[관련기사]

류기석의 다른기사 보기  
기사를 추천하시면 "금주의 좋은 기사" 랭킹에 반영됩니다   추천수 : 3124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네이버 구글 msn 뒤로가기 위로가기
의견나누기(0개)
 * 100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최대 20000byte)
 * [운영원칙] 욕설, 반말, 인신공격, 저주 등 기본적인 예의를 지키지 않은 글과 같은 내용을 반복해서 올린 글은 통보 없이 삭제합니다.
  
신문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우)120-012 서울 서대문구 충정로2가 35 기사연빌딩 401호 ☎ 02-393-4002(팩스 겸용)   |  청소년보호책임자 : 심자득
제호 : 당당뉴스  |  등록번호 : 서울아00390  |  등록연월일 : 2007.7.2  |  발행인 겸 편집인 심자득(010-5246-1339)
Copyright © 2005 당당뉴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dangdang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