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에 대한 관념적 해석의 틀로 현재의 기독교를 진단하는 한성영씨의 글

근래 내가 한성영씨 주장에 대해 다소 심하게 비판하는 이유가 있다. 한성영씨의 주장은 기독교 내부에 있는 근본주의가 아니다. 오히려 그는 불교 사상을 관념적으로 해석한 그러한 기독교 외부의 틀로서 오늘의 기독교를 진단하고 있다. 이것이 그가 주장하는 새패러다임 신학의 실체다.

한성영씨가 제아무리 보수 기독교의 나쁜 측면들을 지지고 볶고 비판한다고 해도 그가 궁극적으로 의도하는 맥락은 결국 모든 것은 무상하니 마음으로 깨치라는 것이 핵심 골자다. 그가 보는 성경 해석 및 모든 세상 성인들의 가르침들 그리고 그가 말하는 진리라는 것도 그게 핵심이다. 나는 여기서 박창진씨를 기독교 내부의 근본주의자로 본다면, 한성영씨 같은 자들을 기독교 외부의 근본주의자로 볼 따름이다.

내가 굳이 경계를 하는 이유는 바로 이것인데, 이러한 실상은 아직 잘 알려져 있지 않다. 흥미롭게도 진보 기독교인들은 보수 기독교인들과 다르게 웬만해선 구원파나 신천지 혹은 통일교 같은 그런 보수 기독교와 유사한 사이비 이단에 빠지진 않는다. 하지만 한국교회의 보수 기독교인들은 이런 유사 사이비 이단들에 곧잘 빠지기도 한다. 성경공부를 한답시며 접근하는 그들의 성경 해석은 실로 척척 들어맞기도 하다.

하지만 보수 정통 기독교든 구원파든 신천지든 이들이 일삼는 성경해석 방법들은 일단 그 패턴에 있어서만큼은 동일하다. 거의 죄다 전근대적인 알레고리적 성서 해석 방법에 속하는 것이다. 즉, 그러한 알레고리적 성경 해석 안에서의 싸움이고 논쟁인 것이다. 재미있는 사실은 실제로 이들끼리 맞붙을 경우 보수 정통에 속한다는 기독교인들은 구원파나 신천지들이 들고 나오는 알레고리적 성경해석들에 거의 속수무책으로 많이 당한다는 점이다. 다시 말하면, 이들 유사 사이비 이단들은 성경구절과 단어들에 대해 서로 말맞추기 짜맞추기 성경해석을 가함으로서 매우 그럴 듯하게 주장하는데 여기에 그만 넘어가는 것이다.

그렇다면 진보 기독교에 속한다는 이들은 어떠한가. 아마도 적어도 이러한 기독교인들에 대해 빠지거나 하진 않을 거라고 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진보적이라는 기독교인들조차도 취약하게 빠지는 꿈뻑 넘어가는 지점이 바로 한성영씨 같은 그러한 관념적 자유주의자들의 견해다. 한 번 생각해보라. 그 얼마나 자유롭게 허허로이 보이겠는가. 마치 속세를 넘어선 듯한 도인의 경지처럼 보이니 마음의 위로를 받고 싶은 자들한테는 홀랑 넘어갈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한성영씨의 그 같은 얘기들은 사실상 애초의 불교사상도 아니고 오히려 이를 그릇되게 이해한 거에 지나지 않는다. 마음은 결코 모든 것이 아니다. 적어도 그가 불교방송의 박문호 박사의 ‘뇌와 생각의 출현’이라는 강의만이라도 제대로 이해했다면 마음도 결국은 진화적 맥락에 놓여 있고, 자연과학 및 사회과학적 현실에 놓여 있음이 결코 간과되어선 안되는 것이다. 불교 진영에도 개혁적 노선의 분들이 있다. 지금도 이러한 분들은 불교 안에 마음이라는 녀석이 하나님 자리를 대신하고 있는 것에 대해 많은 비판의 시선을 보내고 있는 것이다.

마음도 우리의 구체적 사물과 현실의 맥락 속에 놓여 있다. 마음으로 될 수 있는 게 있고 안될 수도 있는 게 있다. 순수 인식이나 마음은 없으며 그것 역시 대상이 있어야만 하는 존립할 수 있는, 관계적 지평에 놓여 있다는 사실이다. 이것이 본래 아트만이라는 실체를 부정했던 석가의 가르침이었다. 마음이란 것도 독자적으로 홀로 존재할 수 있는 그러한 것도 아니다. 따라서 굳이 강조할 것은 관계이지 마음이 아니다.

보수 보다는 진보 기독교인들에게 행여 매력적으로 보일 수 있는 기독교 외부의 마음주의 그룹들

외부의 관념적 불교해석자인 한성영씨의 보수 기독교 비평 진단이 간혹 몇몇 다른 분들한테는 그 미끼가 좋아서 덥썹 먹힐는지 몰라도 전체 큰 숲에서 볼 때 그의 주장은 여전히 현실의 기독교를 다른 방식으로 보수화하고 있다는 점에서 심각한 문제로 연결되어 있는 것이다. 나는 한성영씨가 어줍잖은 설을 늘어놓고 있음이 너무나도 명확하게 보이고 있는 바라 그의 개념적 위험성과 무뎁뽀성 및 불확실성을 지적한 것인데, 그럴 때마다 한성영씨는 그건 별로 중요하지 않다느니 그건 방편이라느니 하는 말로 교묘히 피하려 할 따름이다.

심지어 다른 사람의 글을 자기 글로서 표절한 부분까지도 그건 별로 중요한 게 아니라며 침소봉대한다는 식으로 뻐기고 나온다(사실 이건 이미 게임 자체의 룰 위반 같은 거다). 물론 나 역시 정작 중요하게 문제 삼는 지점은 그것뿐만 아니라 여전히 자기 오류를 인정치 않는 그의 도그마틱한 태도에 있을 것이다. 내가 말하는 근본주의란 고정주의를 의미한다. 한성영씨는 '마음주의'를 주장하는 그 주장만큼은 오류가 없으며 모든 명제들의 예외적인 것으로서 치부하고 있다. 한성영씨의 도그마는 마음주의가 지닌 오류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를 교리화하고 있다는 점에서 근본주의라고 보는 것이다.

혹시 영화 '아바타'가 아닌 순수 의식을 강조하고 주장하는 <아바타> 모임이나 혹은 요즘 많이 유행하는 <마음 수련>을 주장하는 곳을 본 적이 있는가? 한성영씨의 주장들은 바로 이와 유사한 그룹의 주장에 놓여 있는 것이다. 이들은 기독교 내부에 있는 그룹들이 아니라 기독교 외부에 있는 그룹들이다. 이들의 실상은 치열하고 각박한 세상살이 및 부조리와 폭력이 난무하는 구체적 삶의 현장에도 불구하고 허허롭게 보일만큼 홀연히 이를 초월해버리는 그러한 깨침과 마음의 평화를 강조한다. 물론 거기에도 일종의 어느 정도의 위안은 있다. 

하지만 이는 마르크스가 종교를 "인민의 아편"이라고 했을 때 정확히 이들에게도 해당되는 얘기인 것이다. 여기에는 진보적이라는 기독교인들도 곧잘 빠지기도 하기에 나는 박창진씨보다 한성영씨를 경계하는 것이다.  기독교 내부의 박창진씨의 주장은 내가 굳이 일일히 거론하지 않더라도 이미 그의 주장의 허술함을 인지하고 있는 듯 하다. 하지만 반면에 실제로 내가 아는 기장의 어느 민중교회 목사님은 안타깝게도 그러한 마음주의 그룹에 훔뻑 빠진 적도 있으며, 내게 가입해서 들어보라고 권유까지 했을 만큼 취약한 면이 있다.

왜냐하면 보수든 진보든 기독교 내부 사회에는 이런 자들의 실체가 아직 잘 알려져 있지 않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