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버시바우 신임대사의 망언에 가까운 발언에 항의하는, 목정평(전국목회자정의평화협의회)에서 개최한 노상 기도회에 참석하기 위해 부랴부랴 광화문 로타리에 이른다. 이어 일정에 없던 4개 종단 성직자 기자회견장에 가다.

광화문 열린 광장의 외침들

목정평 회원들과 간단한 점심식사를 마친 필자는, 그 곳에서 오후1시에 열릴 예정인 고 전용철씨 의문사 규탄과 성직자 기자 회견장에 가기 위해 서둘렀다. 미대사관을 지나면서 줄나래비(줄을 길게 선 모양)를 선 비자 인터뷰를 기다리는 한국인을 보며 아직도 저렇게 미국가려는 사람이 많다니...

문광부 건물을 지나 도착한 '열린 광장'에는 몇몇 종단(기독교,천주교,불교,원불교)의 대표자들이 앉았고 기자들이 취재에 분주한 모습이었다. 이미 시작된 모임에서 나는 각 계 종단을 대표하는 사람들이 농민들의 생생한 고통을 이야기하였고 그 가운데 천주교 안동 교구 출신의 사제의 말이 다가왔다.

이런 일은 전대에도 없던 일입니다.

그 사제는 과거 유신독재에서도 없었던 일로 농민을 죽이고 어떻게 정부가 제대로 설 수 있겠느냐며 흥분했고 이어서 황태규목사(한교협 사무국장)과 원불교 사무국장의 인사말에 이어 대미를 장식한 건 진관스님(불교대표)의 너스레였다.

그는 노무현 대통령의 말을 인용하면서 "요즘에도 경찰이 사람을 때립니까" 이 정부가 이번 일로 시험대에 올랐다고 선포하면서 경찰청장과 차장의 직무유기와 대통령이 진실을 밝히고 국민 앞에 사과하지 않으면 농민들과 전 국민의 강력한 저항에 부딪칠 것이라고 앞에 서 있는 전투경찰을 향해서 크게 외쳤다. 기자 회견후에 우리는 청와대 근처의 가까운 농성장을 걸어서 격려하기로 한 지라 필자 일행은 끝까지 따라 잡기로 마음먹고 상당히 먼 길을 추위를 무릎쓰고 갔다.

길거리 농성 현장과 길거리 풍경

지하차도를 따라 나와 여럿이서 옷깃을 여민 채 지나는 길에는 정부청사 건물, 청와대로 통하는 문에 수직하는 사람들이 보였고 점점 길게 늘어지는 대오는 스님들이 앞장서고 몇몇 열심당원(?)들과 기자들이 따랐다. 어딘지도 모르고 따라 가는 길이지만 웬 친절한 안내자-정보과장 쯤 되어보이는-를 받으며 서울지방경찰청으로 들어서서 자교교회를 지나 세검정을 바라보는 길에서 멈췄다. 도착한 곳은 다름아닌 대한불교 태고종 종무원이 있는 범혜사 앞이였다. 비닐 천막이 보이고 앞가슴과 뒷 등에 '고 전용철을 살려내라!'는 등의 문구를 달고 농성하는 범대위(고 전용철 열사 범국민대책위)의 사람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간단한 격려와 법어(?)를 마치고 곧장 나와 운영자는 歸路를 재촉했다.

다지털 사진 강습, 견습기자로 처음 사진기를 들다

저녁 추모예배에는 필자가 취재하기로 하여 간단한 준비를 하고 종로5가 기독교회관 2층에서 개최된 고 전용철씨 추모예배와 서울대 병원 조문에 동행하였다.

고 전용철씨 추모예배와 이어진 길거리 시위, 그리고 조문

추모예배는 한교협 인권센터 최재봉 목사의 사회로 1시간 가량 진행되었는데 나는 사진을 찍고 동영상을 찍느라 행사 내용보다는 취재에 더 열을 올렸다. 처녀 기자인 내가 할 수 있는 건 어떻게 더 잘 현장을 남기고 보존하여 더 좋은 기사를 남기느냐에 있었다. 결과야 어찌 되었건 시작한 일이니 잘해야지 하면서 심혈을 기울여 한 컷 한 컷 신중하고도 최선을 다해 자료를 남겼다. 고 전용철씨는 여의도에서 벌어진 쌀협상 비준 반대 시위에서 전경의 방패에 가격당해 변사한 사람인데 정부가 국과수(국립과학수사연구소)까지 동원해 타살을 은폐하려다 국가인권위원회까지 나서는 바람에 타살로 규정된 선량한 농민이었다.

전용식씨의 간증과 기억에 남는 기사 스케치

이 날 동생인 전용식씨는 자신의 형의 죽음보다 오늘의 교회와 기독교의 타락을 안타까와 했고 난 그의 간증에 가까운 소감에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 없었다. 우린 예배가 마친 후에 연동교회를 거쳐 여러 길목을 지나며 '전용철을 살려 내라'고 시위했고 모두는 촛불을 들고 가면서 한 생명의 죽음 앞에도 무심한 정부와 메마른 양심을 질타하고 있었다. 서울대 병원으로 가서 세계줄기세포 허브를 보고 잠깐 황우석박사를 생각했고 장례식장에 이르러 예배드린 후에 파했다. 모든 일정을 마친 후에 기자는 전농 의장 문경식씨, 음성에서 올라온 차흥도목사 일행등을 만났고 바쁘게 사무실로 돌아오다.

후기: 자세한 추모 예배와 길거리 시위와 행진,조문 스케치는 동영상을 찍었지만 안타깝게도 시스템 에러로 사진만 보여드리게 되어 아쉽지만 근간 추모시, 추모곡, 추모사등을 동영상으로 담아서 독자들에게 서비스할 계획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