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화 > 공연 나누기
인권의 날에 "소풍가는 날"이 소풍갔다.10일(토) 나들목정림마당, 맑고 투명한 젊은이들이 만들어가는 진솔한 이야기
김동학  |  lovekorea04@hotmail.com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입력 : 2005년 12월 10일 (토) 00:00:00 [조회수 : 6126]
카카오톡 카카오스토리 텔레그램 트위터 페이스북 네이버
   
사람들은 목마르고 찾아 헤멘다. 무언가 마음을 맑게 하고 생기를 주고 영혼의 빈자리를 메꿀 시간과 공간을. 그러기에 문화는 기성품..readymade..아닌 만들어 가는..creating..것이다. 그런 사람들의 빈 마음을 채우기 위해 [문화를 만드는 사람들]이 기획하고 언더그라운드 그룹 "소풍가는 날"(리더 김영남)이 만든 문화 마당이 있어서 찾았다.

종로5가를 지나면서 정림건축 사옥이 있고 그 지하에 마련된 소공연장에는 입추의 여지없이 사람들이 모여 있었고 우리는 약간 늦게 공연장에 도착했다. 약간 늙은(?) 기자축에 든 나와 동행자 당당뉴스 운영자 부부는 주섬주섬 앞자리에 빈 자리를 따라서 이윽고 시작하는 "소풍가는 날"의 공연을 처음부터 지켜볼 수 있었다.

   
처음엔 잠이 오는 음악이 흘렀다

리더인 김영남씨의 간단한 오프닝 멘트와 함께 '잠'이란 노래가 연주되는데 기자는 어제 춘천을 다녀오는 용무로 피곤한 차에 잠이 들 뻔 했다. 곡조는 상당히 멜란콜리(우울)하게 들려지고 아 이거 또 한번 감상적인 음악회에 왔구나 기대반 우려반으로 자리를 지켰다. 당당 운영자인 이필완목사님은 맨 왼쪽 끝에서 연신 장면 장면을 카메라에 담고 계셨고 함께 동석한 김미영사모는 무언가에 열중한 듯 바라보고 있었다. 은은한 조명은 나에게 졸음과 함께 알 수 없는 나의 미래나 인생에 대한 안개와 같은 불안감을 주었는데 노래와 컨셉이 맞았다.

반전된 분위기

미국의 이라크 침공으로 어린이들이 당하는 고통과 부모의 탈선으로 망가진 아이들의 영혼을 살리는 내용의 에니메이션이 몇 분 지나갔다. 아이들 참석자는 엄마의 공연을 보러 온 가족들인 것 같았는데 그 가운데 불연듯 오늘이 세계인권의 날이란 것을 떠올렸고 이어서 가수들의 노래는 짙은 사회성을 담아내는 노래들로 구성되기 시작했다. 그도 그럴 것이 김영남과 방기순씨는 과거 노찾사 멤버나 민중 운동권과의 교감이 있었고 그들은 어린이의 인권 참상을 시기적절하게 고발하며 청중을 흔들기 시작했다. 두 사람의 듀엣에 간간히 신현정의 음이 가세되며 그들의 메세지는 정호승의 시에 곡을 붙인 '눈물꽃'에서 기자에게 뜨겁게 다가오기 시작했다.
   

386세대의 잃어버린 義憤의 감성을 터치하다

그들의 눈물꽃이란 노래를 들으며 나는 1980년 광주를 떠올렸고 내 머리속엔 그 날의 광경들이 주마등처럼 스쳐갔고 전 민주당 대통령 후보였던 노무현씨가 광주 시민들의 지지로 명예로운 시민혁명으로 이루한 현 정부에 대한 생각에까지 이르렀다. 무고한 민중들이 당하는 폭압과 인권유린이 어린이들의 인권 유린을 취급한 에니메이션과 오버랩(겹쳐짐)되면서, 나의 자아 속에 잠재되어 있던 현실의 불의에 대한 의분감를 불러왔다. 그들의 노래는 혼의 노래였고 나의 더욱 깊은 메마른 영성에는 미치지 못했더라도 내가 바쁜 일상 속에서 잊었던 전쟁, 가난, 인권, 정의와 같은 전 지구적인 문제에 대해 공분과 공감을 자아내기에 충분했다.

   

너무 무거운 주제로 가기 보다 가벼운 접근이 필요하다

   
잠시 정적이 흐르고 막간을 이용해 정혜심의 가야금 병창으로 '진주난봉가'와 '사랑가'가 노래와 현대가야금으로 연주되었다. 한 때 한국의 한(恨)의 정서에 대해 깊이 관심했던 나는 영화 <서편제>를 보면서 극중 여주인공 오정해가 아버지에 의해 맹인이 되고 거기서 울려나오는 한의 소리를 한(恨)과 단(斷)의 변증법..김지하의 한국신학..으로 이해했던 적도 있었는데 오늘 정혜심씨는 그의 소리에서 가벼운 소리들로 현대 사람들의 적적하고 딱딱하며 웃음을 잃은 정서를 극복하게 하려고 노력했다.

성탄 캐롤과 조관우 모창의 달인(?) 그리고 일어나 가자!!

방기순은 노찾사<노래를 찾는 사람들의약자> 멤버로 한 때 민중가요들을 섭렵하고 활발히 활동했던 여성인데 이젠 주부로서 영상과 연관해 아이들이 더 이상 어른들의 잘못으로 고통당하지 않았으면 하는 짧은 소회를 밝히면서 마음의 슬픔을 억제하려고 노력했으며 분위기를 바꿔 성탄 캐롤이 이어지면서 좌중은 기쁨의 정서로 급변한다. 내 마음 속에 새겨진 이름..예수 그리스도.. 그 이름은 가난한 사람과 병들고 고통당하는 사람들 모두 아니 인류 모두에게 평화를 선물했으므로 그 노래들 속에서 작은 영혼의 울림들을 발견한 난 속에서부터 평안과 기쁨이 생겨났다. 특별히 이벤트로 예정에 없었던 드러머의 조관우 모창은 그의 해맑음 때문에 박수와 웃음을 주었고 핸드벨을 연주한 박양은 이쁜 얼굴로 주목을 받았다.

   
마지막으로 '가자!'를 부를 때 객석에서 앵콜사인이 들어왔고 우리는 모두 일어서서 故 김광석의 '일어나'를 박수치며 부른 뒤 일어나 나왔다. 나는 조관우의 노래를 잘 소화한 친구에게 악수로 격려했고 방기순과도 대면했다. 이 무대는 :::짙은 사회성과 절제된 감성이 조화된 한 편의 드라마:::였고 무대 왼편에 도예가 김진호씨의 엷은 톤의 오색 천과 가지가 수 십 갈래로 뻗은 사막화, 그리고 카아네이션 트리(성탄목이라고 불림)는 주말에 종로로 소풍나온 우리들을 채우는 오색빛깔의 무재개처럼 영롱했다. 돌아오는 길에 전에 안면이 있던 문화일보 예진수 기자에게 기독교의 문화사역을 세상과 접목시키는 '문화선교사'임을 자임하면서 일하라고 북돋우며 우리는 시청앞으로 발길을 돌리고 있었다.

[관련기사]

김동학의 다른기사 보기  
기사를 추천하시면 "금주의 좋은 기사" 랭킹에 반영됩니다   추천수 : 3246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네이버 구글 msn 뒤로가기 위로가기
의견나누기(0개)
 * 100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최대 20000byte)
 * [운영원칙] 욕설, 반말, 인신공격, 저주 등 기본적인 예의를 지키지 않은 글과 같은 내용을 반복해서 올린 글은 통보 없이 삭제합니다.
  

신문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우)120-012 서울 서대문구 충정로2가 35 기사연빌딩 401호 ☎ 02-393-4002(팩스 겸용)   |  청소년보호책임자 : 심자득
제호 : 당당뉴스  |  등록번호 : 서울아00390  |  등록연월일 : 2007.7.2  |  발행인 겸 편집인 심자득(010-5246-1339)
Copyright © 2005 당당뉴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dangdang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