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칼럼 > 류상태칼럼
‘목사님’과 ‘좋은 차’“목사님, 월급 얼마나 받으세요?”
류상태  |  shalom77@chol.net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입력 : 2005년 12월 08일 (목) 00:00:00 [조회수 : 4282]
카카오톡 카카오스토리 텔레그램 트위터 페이스북 네이버
   
“목사님, 월급 얼마나 받으세요?”

벌써 몇 년 전 일이다. 수요일 아침 예배를 마치고, 그 날의 첫 수업인 4교시 성경수업 시간에 막 들어갔을 때였다. 느닷없이 내지른 한 학생의 어이없는 질문에 순간 대답할 말을 찾지 못했다.

“그건 왜 묻지?”

“선생님이 그러는데, 목사님들 돈 잘 번다던데요?”

이 아이가 왜 이렇게 목사 월급에 관심이 많을까? 이럴 때는 질문하는 학생의 의도를 잘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일단 차분히 설명해 주었다.

“내 경우, 선생님들이 받는 월급하고 같습니다. 결코 많은 월급은 아니고, 그렇다고 생활이 어려울 정도로 적은 것도 아니고... 그리고 내 월급이 아마 목사님들의 평균 월급하고 비슷할 겁니다. 나보다 많이 받는 분도 있겠지만, 훨씬 더 어려운 여건에서 봉사하시는 농촌 목사님들도 많아요...”

“그런데, 목사님이 그렇게 좋은 차를 타고 다녀요?”

이 학생은 그 날 아침 예배 설교자로 오신 목사님의 고급차를 보고 충격을 받았던 것이다. 그 학생 뿐 아니라 수많은 학생들이 목사님이 전했던 말씀은 거의 기억하지 못하고, 목사님이 타고 오셨던 자동차에 관심을 보였다.

그 차는 국산차였지만 웬만한 외제승용차 값을 뛰어넘는 국산 최고급 승용차였던 것이다. 차 이름이 <에쿠스 designtimesp=27019>라나...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목사님이 직접 그 차를 산 것은 아니다. 탁월한 목회자로 교계에 널리 알려진 목사님을 존경하는 교우들이 정성을 모아 마련해 준 것이라고 한다.

우리 사회에서는 자동차의 기종이 신분의 상징처럼 인식되어 왔다. 심지어 ‘차격이 인격’이라는 농담도 있지 않은가? (농담인지 아닌지도 헷갈리지만...)

목사님이라고 ‘좋은 차’ 타지 말란 법은 없다. 아니 목사님들이야말로 좋은 차를 타면 좋겠다. 그러면 ‘좋은 차’란 어떤 차인가? ‘고급차’가 곧 ‘좋은 차’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지만, 나는 좀 다른 각도에서 생각해 보고 싶다.

경제 활동을 하는 CEO라면, VIP를 접대하기 위해서라도 고급 승용차가 필요할 것이다. 그러나 목사라면, 하느님께서 창조하신 세상을 가꾸고 보존하는 일에 앞장서야 하지 않겠는가.

그렇다면 매연을 덜 뿜고, 연료를 적게 소비하는 차가, 목사에게는 좋은 차일 것이다. 그러니 환경친화적이고 경제적인 차를 선택할 수 있다면 목사로서는 최상의 선택이 되지 않을까?

예수님이 오늘날 한국교회 목회자 자리에 계신다면 어떤 차를 선택하실까? 아마도 그 교회 교우들이 제일 많이 타고 다니는 평균 차종보다 더 좋은(?) 차를 선택하시지는 않을 것 같다. 그보다 한두 단계 낮은, 경제적이고 환경친화적인 차를 선택하시지 않을까.

완전히 주관적인 상상이니 독자들은 이치에 맞는 것같이 생각되면 참고하시고, 엉뚱한 얘기다 싶으면 그냥 웃고 넘기시라.

차 얘기로 시작했으니, 차 얘기를 좀 더 하고 싶다.

차와 관련한 황당했던 경험을 한 적이 있다. 내 차를 타고 퇴근하던 길에 연세 많으신 선생님을 만났다. 방향이 같아 교회 장로이신 그 분을 옆에 태우고 말했다.

“장로님, 안전벨트 매시지요.”

그 때는 10여년 전으로, 안전벨트 착용이 의무화되기 전이었다. 장로님 하시는 말씀이 걸작이다.

“아, 괜찮습니다. 목사님. 목사님께서 운전하시는데요, 뭐. 하느님께서 지켜주실 줄로 믿습니다.”

이런, 세상에... 하느님을 뭘로 보시나. 목사가 운전한다고 무조건 지켜주시는 하느님으로 믿고 있단 말인가?

목사라고 해서, 신호 지키지 않고 제멋대로 난폭 운전해도 지켜주시는, 괴팍하고 사람 차별하는 하느님이라면, 우리는 그 하느님을 믿어서는 안된다.
류상태의 다른기사 보기  
기사를 추천하시면 "금주의 좋은 기사" 랭킹에 반영됩니다   추천수 : 3126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네이버 구글 msn 뒤로가기 위로가기
의견나누기(1개)
 * 100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최대 20000byte)
 * [운영원칙] 욕설, 반말, 인신공격, 저주 등 기본적인 예의를 지키지 않은 글과 같은 내용을 반복해서 올린 글은 통보 없이 삭제합니다.
  
김요한 (83.196.246.116)
2005-12-10 00:58:19
예수께서 한국에 계시면 아마 일반교회에서 목회 안하실겁니다.
99마리양은 그대로두고 잃은 한마리 양을 찾아 다니실 것입니다.
사회에서 소외받고 버림받은 사람들을 찾아 그들을 위로해 주시고 치료하시고 용기를 주실 것 입니다. 귀한글 잘읽었습니다.
리플달기
9 12
신문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우)120-012 서울 서대문구 충정로2가 35 기사연빌딩 401호 ☎ 02-393-4002(팩스 겸용)   |  청소년보호책임자 : 심자득
제호 : 당당뉴스  |  등록번호 : 서울아00390  |  등록연월일 : 2007.7.2  |  발행인 겸 편집인 심자득(010-5246-1339)
Copyright © 2005 당당뉴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dangdang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