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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방문기6 우리와 다르더라도
박인환  |  gojumool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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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05년 11월 18일 (금) 00:00:00 [조회수 : 38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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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우리와 다르더라도
서부연회가 보내는 밀가루를 가지고 감리교목사들이 왔다는 소식을 듣고 조선그리스도연맹의 백근삼전도사라는 분이 남포의 우리 숙소를 찾아왔다. 숙소 로비에서 30여 분 간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대부분은 백전도사님이 말하고 우리가 듣는 셈이었다. “먼 길 오시느라 수고 하셨습니다.” “강영섭목사님이 오늘 해외여행을 떠나시게 되어서 제가 대신 인사차 왔습니다.” “신경하감독님은 안녕하시지요?” “서부연회 전용호 총무님께 감사하다는 말씀을 꼭 전해 주십시오.” “남쪽 교회에서 우리 그리스도연맹에 보내주시는 밀가루로 빵과 국수를 만들어서 탁아소 양로원 등으로 보내고 있습니다.” “서부연회의 지원으로 북에서 우리 조선그리스도연맹의 위상이 상당히 높아졌습니다.” “우리 봉수교회의 선교적 관심은.....”....


체구는 깡마르고 자그마한 분이 달변이었다. 한 가지 재미있는 사실은 그가 우리 남한교회의 사정을 너무나 잘 안다는 것이었다. 대북활동과 관련한 최근 한국교회의 동향을 속속들이 알고 있었다. 남한교회의 여러 교파 지도자들에 대해서도 많이 알고 있었다. 아마 자주 접하게 되는 남쪽 교회관계자들에게서 듣는 이야기들이 많아서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서부연회에 대한 감사의 말을 여러 차례 하기에 “우리 감리교회가 지원하는 물품이 전체 중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얼마나 되느냐”고 물었더니 약간 난처한 표정으로 머뭇거리며 하는 말이 “제가 퍼센테이지를 그대로 말씀드리면 적은 수치인데 그렇게 되면 목사님들이 섭섭하게 생각하실까봐... 그러나 어쨌든 감리교서부연회가 우리에게 제일 먼저 지원을 시작하셨다는 점에서 각별한 감사의 마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국수공장 기계도 서부연회에서 마련해 주셨고, 특별히 감리교회가 저희 신학원 운영을 맡아주시기로 한 것에 대해서 감사하고 있습니다.” 하는 것이었다.

그러면서 오래 전에 서부연회 총무를 하였던 은목사 얘기를 하면서 “남쪽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우리가 잘 모르지만 우리는 그분을 우리는 은인으로 생각하고” 있노라고까지 표현하였다. 그리스도 연맹 쪽에서도 대북관계와 관련하여 생겨난 우리 감리교 내부의 문제들을 잘 알고 있는 듯하였다. 이 말들을 들으면서 우리들의 생각과 그들의 생각이 많이 다르다고 생각되었다.

그들은 어쨌든 대북지원사업의 물꼬를 튼 사람에 대한 의리랄까 애착 같은 것을 버리지 못하는 것 같았다. 백전도사의 이야기에서, 얼마 전 금강산관광의 초석을 놓은 김윤규사장을 해임시켰다는 이유로 더 이상 현대와 사업을 않겠다고 선언했던 북쪽 사람들의 태도가 과연 무엇을 의미하는가를 어렴풋이나마 짐작할 수 있었다.

우리의 사정을 너무나 잘 알고 있는 백전도사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두려운 생각이 들었다. 그것은 북쪽사람들에 대한 두려움이 아니라 살아계신 하나님에 대한 두려움이다. 우리와 멀리 살고 있는 북쪽 사람들이 우리를 그렇게 잘 알고 있는데, 하물며 하늘에 계신 우리 하나님은 우리의 속마음까지 다 아시는 것 아닌가?

이번 여행에 동행한 김성복목사가 남포에 도착하는 날부터 “이번 주일에 평양 봉수교회에서 예배드릴 수 있도록 해 달라”고 북의 인수요원들에게 거듭 요청하였었다. 그 말을 들을 때마다 그들이 당황하고 긴장하는 느낌을 받았었다. 백전도사와 이야기를 마칠 즈음에 북쪽의 김선생이 백전도사를 자기 방으로 잠간 데리고 갔다.

아마 김성복목사가 “봉수교회에서 주일예배를...” 하면서 자꾸 푸쉬를 하니까 도움을 요청한 듯하였다. 백전도사가 다시 돌아와서 하는 말이 “지금 봉수교회가 공사 중이고 해서 모시기가 곤란합니다. 다음에 오시면 꼭 봉수교회에서 예배드리도록 해드릴 테니 이번에는 이해해 주십시오.” 하고 말하였다.

사실 김목사가 그렇게 요청한 것은 꼭 그것이 가능하다고 생각해서 한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백전도사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북한교회의 한계를 확인하게 되었다. 요즈음 교계 일각에서 “북한교회는 가짜교회이고 봉수교회 교인들은 배우이다. 그러니 지원을 당장 그쳐야 한다.”며 북한지원반대운동을 벌이는 것으로 알고 있다. 아마 북한교회의 한계를 보면서 그렇게 판단한 것 같다. 그러나 나는 생각을 달리한다. 북한교회가 가짜라기보다는 ‘한계가 있는 교회’이고 ‘우리와는 좀 다른 교회’라는 생각이다.
필리핀사람의 대부분은 천주교인이다. 그런데 그들은 정통적이 천주교와는 많이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말하자면 필리핀 식으로 약간 변질된 천주교인 것이다. 그러나 나는 아직 교황청에서 “필리핀천주교는 가짜다.”라고 했다는 말을 들은 적이 없다.
북한교회가 기독교본질에서 많이 벗어난 교회인 것은 사실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므로 북한교회가 기독교의 본질로 돌아올 수 있도록 기도해주고 협력해 주어야 할 대상이지 ‘가짜’라고 정죄하는 것은 기독교정신에서 벗어난 행동이 아닐까 하고 생각한다.
북한교회가 가짜인지 진짜인지는 하나님이 정확히 아신다. 그런데 분명한 것은 그들(북한교회)이 남한의 교회에 대하여 진심으로 감사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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