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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조차 깔본 사람[풀어쓴 성경]거지와 나사로의 비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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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05년 06월 13일 (월) 00:00:00 [조회수 : 32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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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루살렘에 심각한 급수난을 해결하기 위해 빌라도 총독이 수로를 낸다며 인부를 모집한다는 공고문이 나붙었다.

식수난의 해결은 오랜 숙원이었다. 그러나 여론은 좋지 않았다. 빌라도가 수로를 낼 자금을 성전에 있는 돈으로 쓰려고 했기 때문이다.

"거룩한 성전의 돈을 그런 곳에 쓰겠다니.. 제정신이야? 이것은 야훼를 모독하는 일이야!" 동포들은 칼과 창을 들고 봉기를 일으켰다. 빌라도는 저항하는 유대인들을 무자비하게 학살하며, 진압시켰다.
그런 험악한 분위기에서 공사가 시작되었다.

   
▲ 부자와 거지 나사로(네이버 자료사진)
나는 나사로라 불리는 석공이었다.
나는 목수 출신의 랍비에게 고침을 받은 동료 석공을 찾아가 같이 일에 참여하자고 제안하였다. 동료는 좋은 일인줄 알지만 성전의 돈으로 하는 일에는 참여하지 않겠다고 했다.
나도 깨름직했지만 쌓인 빚 때문에 그 일을 하지 않으면 안되었다.

그 중에서도 가장 무서운 밀린 세금을 내지 않고서는 더 이상 가정을 꾸릴 수도 어떤 일을 할 수도 없는 절박한 상황이었다.

나는 지금까지 나의 이름에 반하는 삶을 산 적이 없었다. 나의 이름은 "하나님은 나의 도움이시다"라는 뜻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 일을 참여한다는 것은 나의 신앙에 깊은 상처를 주는 일이었다. 오로지 하나님만을 의지하며 살았지만, 목돈이 생기는 이번 공사에 참여하지 않을 수 없었다.
나를 아는 거의 모든 사람들이 부정한 공사에 몸을 바친다며 비난했다. 나는 비난을 받아도 마땅하다고 생각하며 일을 했다. 그리고 속으로 얄팍한 기도를 드렸다. '하나님이 내 처지를 아시니 나의 행동을 이해하실 거야....'
나는 외톨이가 되어가고 있었다. 그래도 나는 이 일을 해야만 했다.

그러던 어느날 사고가 났다.
실로암 연못 근처에 세웠던 탑이 무너진 것이다. 큰 사고였다. 무려 18명이나 죽었다. 그리고 나는 심각한 부상을 입고 말았다. 쓰러진 내 몸 위로 돌이 떨어졌다. 허리를 크게 다쳤다.

사람들은 나의 부상을 하나님의 것을 도적질해서 만드는 공사에 참여한 댓가라며 당연히 여겼다.
이때부터 나는 죽지 못해 사는 참혹한 생활을 해야 했다. 마지막 남은 겉옷조차도 빚쟁이들이 가져갔고, 가족들도 빚독촉에 견디다 못해 나를 떠나갔다.
치료는커녕 꼼짝도 못하며 지옥같은 하루하루를 보냈다.

나는 아무에게도 동정을 받지 못했다. 당시 사람들은 "죄 없이 망한

자가 누가 있느냐"하는 생각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나의 회개만을 촉구했지, 도움을 주려고 하지 않았다.

그렇다! 나는 그들의 신념대로 회개의 회개를 거듭거듭했다. 그리고 하나님을 원망하지 않았다. 나는 내 이름을 버리지 않았다. 하나님이 나를 도와주실 것이라는 믿음을 버리지 않았다. 믿음이 내 몸을 낫게 해주지는 못했다. 내 몸이 낫길 바라며 가진 믿음이 아니기에 상관하지 않았다.

나는 아픈 몸을 이끌고 이곳저곳 다니며 빌어먹어야 했다. 어느새 나는 사람들 사이에서 '거지 나사로'가 돼있었다.

나는 어느 부자 집 대문 앞에서 죽었다.
그것은 돌아다닐 기력도 없어 부자의 상에서 떨어지는 빵 쪼가리라도 먹고 연명하기 위한 마지막 선택이었다. 나의 몸은 만신창이가 되어 있었다. 심지어 개가 나의 상처난 곳을 핥아댔다. 그러나 나는 그것조차도 쫓아낼 힘도 없었다.

쓰러지면서 나의 불행한 인생이 스쳐지나갔다. 왜 이렇게 고달팠을까? 그리고 이렇게 아무에게도 인정받지 못하고 주목받지 못하고 죽어가야만 했을까? 다 같은 생명인데, 재화의 양으로 인생이 이렇게 틀려져야만 하는가? 살아있을 때 아무런 동정을 받지 못했으니, 나의 몸뚱아리는 집앞 쓰레기 치우듯 버려질 것이다.

아! 이 가련한 인생이 위로 받을 것은 무엇인가? 나는 하나님을 그리며 생명의 불을 거두었다.


* 이 글은 누가복음 16장의 거지 나사로의 이야기를 누가복음 13:4의 사건과 연관시킨 픽션입니다. 그러나 빌라도 총독의 수로 공사로 18명의 인부가 죽었다는 것은 바클레이 주석을 참조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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덤 목사 ()
2005-06-20 08:54:03
속편을 기대합니다
마지막 문장이 속편을 기대하게 하는데--- 외눈 님의 지적을 읽고보니 더욱 속편이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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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눈 ()
2005-06-16 22:06:44
과거를 묻지 마세요.
개가 등장을 하기에 한번 더 읽어 보았습니다. 픽션이기에 소설 보듯이 재미있게 보았지만 한 가지 문제점이 있는 것 같습니다. “풀어 쓴 성경”이면 어려운 구절을 독자가 쉽게 이해하기 위해 도와주는 역할을 해야 하는데 더 혼란을 일으키게 합니다. <거지 나사로>의 이야기는 나사로가 거지가 된 과거가 문제가 아니라 사후의 문제에 초점이 있는 예민한 부분인데 도리어 요점을 가린 결과를 가져온 “풀어 쓴 성경”이 된 듯 합니다. 이 부분은 당당토론란이 비어 있으니 여기서 토론을 했으면 합니다. 어떠신지요? 창녀 구원론에 등장하는 많은 바둑이들이 기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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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바울 ()
2005-06-15 19:50:08
멋진 주석과 상상입니다.
그럴듯합니다.
이 나사로가 우리 주변의 장애우나 교회에서 버려진 소외된 이웃들이 아닌지요.

그 grassrooted people(뿌리뽑힌 사람들)을 위해 일하는 목요기도회와 교회가 된다면 우린 주님께 버림받지 않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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