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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05년 11월 15일 (화) 00:00:00 [조회수 : 356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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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나 서울로 도망간 동네 언니들의 풍월에 의하면 서울에 가면 역전에서 유흥업소를 소개해 주는 남자들이 말을 건다고 하였는데, 청량리 역 광장에 30분이나 서 있었지만 말을 거는 남자들이 한 명도 없기에 이럴 줄 알았으면 동네 언니들의 주소라도 적어두지 못한 자신의 성급함이 후회가 되었으나, 애자는 작은 보따리를 들고 마중 나온 사람을 찾는 척 하면서 계속 서성거릴 수 밖에 없었다. 그런데 처음부터 큰 건물 앞에서 팔짱을 끼고 자신을 유심히 쳐다보던 인상이 험한 남자가 담배를 피우면서 애자에게로 걸어오고 있었는데, 중도에서 젊고 잘 생긴 청년들이 굽신거리며 인사를 하는 것이다.
“밥 먹었어?”
단추 구멍만한 옆으로 찢어진 눈을 가졌으며 키는 애자보다 작으나 운동선수처럼 단단한 체격의 남자가 마치 여동생에게 짜증을 내듯이 말을 건넨다.
“……”
실제로 애자는 밥을 구경 못한지 삼일째이며 목구멍에 밀가루가 들어 간지도 하루가 되었기에 배에서는 연신 고함을 지르고 있었다.
“나, 저기 순대집에 밥 먹으러 가니 배 고프면 따라 와.”
서울에 사는 남자들은 상냥하다고 들었는데 이 남자는 경상도 문둥이보다 더 무뚝뚝하였으나, 이런 성격이 애자의 적성에 맞으며 이 남자는 사기꾼 되기는 다 틀린 사람처럼 보였기에 동네 오빠들을 따라가듯 뒤를 따랐다.
“할머니, 여기 돼지국밥 두 그릇하고 순대와 수육 섞어서 큰 것으로 하나주고 소주도 한 병 주세요.”
아침 이른 시간인데도 제법 사람들이 북적대며 열심히 식사와 해장술을 마시고 있었다.
“너 혹시 말띠야?”
“예, 음력 정월 초하루 입니다.”
“성도 강씨인가?”
“주씨예요.”
“다행이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미치겠네.”
병규는 새벽의 꿈에 역 광장에 늘씬하고 건장한 말 한 마리가 슬픈 표정을 하고 서 있더니 자신을 보고는 자꾸 따라 와서는 단심이가 등에 타니 멋지게 달리기에 잠을 설친 것인데, 찍새 생활 8년 동안 꿈을 꾸고 나가서 찍으면 꼭 돈이 되는 여자들이 걸리는 묘한 인연이 있었던 것이다. 작년부터 똘마니들에게 찍새를 맡기고 자신은 이들을 관리만 하였기에 꿈도 없어 졌는데 오래간만에 다시 꿈을 꾼 것이 신기하여 오늘은 자신이 직접 찍기로 했던 것이다.
병규의 똘마니들은 10명이 있는데 여자를 찍어서 사창가를 넘기는데 3일에서 일주일이 걸리며 시간이 많이 걸릴수록 쓸만한 물건이라는 것이 경험에서 얻은 비결이었다. 찍새들은 선심 좋은 오빠에서 연인처럼 가까운 사이가 되어 여자들이 스스로 넘어와야 경찰의 망에 걸리지 않기에 철저히 위장을 해야 했다. 다방이나 술집에서도 찍기를 하나 이미 현실에 물이 들어 있기에 별로 재미를 본적이 없었다.
병규는 머리를 숙이고 너무나 잘 먹는 애자를 신기하게 보면서도 국밥에 그녀의 눈물이 떨어지는 것을 보고는 약한 마음이 생길 것 같아 외면을 하고는 못 생긴 얼굴을 찡그리며 소주를 들이킨다. 여자를 사창가에 팔아먹는 놈이 인정은 금물 중의 금물이기에 독주로 독한 마음을 먹어야 하는 것이다.
“소망아, 집에 가서 단심이 빨리 오라고 해.”
“예, 형님.”
옆 테이블에서 국밥을 거의 다 먹어가던 더벅머리는 얼른 남은 국물을 들이키고는 구두통을 메고는 쏜살같이 밖으로 뛰어 나간다. 병규는 2년 전부터 동거생활을 하는 단심이를 불러서 이 일을 처리하고 자신은 이 일에서 빠지고 싶었다.
연신 국밥만 먹으며 돼지고기 접시에 손을 데지 않는 애자에게 병규는 얻어 먹어본 자의 수줍음을 알기에 국밥그릇에다 돼지고기를 부어 주었다. 각설이처럼 큰소리치며 얻어먹는 인생도 얻어먹는 것은 빌어먹는다는 표현이 올바르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것이다.
“불렸서유~.”
22~23살 정도 되어보이는 순진하게 보이는 아가씨가 심한 충청도 사투리를 쓰면서 이들에게 다가 왔다.
“이 애 원하는 직장을 구해주고… 아니 잘 타일러서 될 수 있으면 고향에 내려보내도록 해. 나 당구장에 있을께.”
병규는 지갑을 단심에게 던져주고는 인사를 하는 애자를 쳐다보지도 않고 도망치듯 사라져버린다.
“아가씨가 병규씨 꿈에 본 말인 모양이유. 몇 살이에유?”
“고3입니다. 언니, 도와주세요. 무엇이든지 할께요. 엄마는 아프시고 공부하는 동생이 셋이나 되는데, 밀가루 한 포대 외상으로 들여놓고 돈 벌러 서울로 왔어요.”
애자는 처음 보는 단심에게 솔직하게 자신의 처지를 호소를 하였다.
“들어유~.”
단심은 애자에게 사이다를 한 잔 부어주고 자신도 한 잔을 마신다.
“학생의 딱한 처지는 알겠지만 세상은 학교에서 책으로 보는 것 하고는 너무나 달라유~. 다시 생각하고 병규씨 말대로 집으로 가는 것이 좋겠서유~. 우리도 더러운 짓 해서 먹고 살지만 나도 학생 같은 여동생이 있어유~.”
단심은 병규가 주고간 지갑에서 돈을 꺼내 애자의 손에 쥐어주면서 다시는 병규씨가 꿈을 꾸지 말기를 바란다.
“언니, 고맙지만 구걸하러 서울에 오지 않았어요. 제가 훔치는 것 빼고는 일해서 살아가고 싶어요. 학교도 공납금을 못내 잘렸고 동네 오빠들과 잠도 자본 경험도 있어요. 제가 벌지 않으면 우리 식구 다 굶어 죽게 되어요. 참말로 도와주세요.”
단심은 제 발로 찾아 와서는 자신의 손을 붙들고 눈물을 글썽이며 애원을 하는 애자를 보면서 병규씨에게 꾸어진 개꿈을 잘 가꾸어 보고 싶다는 마음이 든 것은, 자신이 애기를 배었다는 자신만의 비밀이 간직하고 있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나도 한때 몸 파는 여자였어유~. 애자처럼 돈 때문이 아니라 사랑때문이지만…. 돈 버는 제일 쉬운 길은 몸을 파는 것이나 여자가 마지막으로 선택을 하는 길이예유~. 아직 미성년인 애자에게는 권해서도 안되며 권하고 싶지 않어유~. 잘 생각해유~.”
애자 같은 어린 풋내기를 구하려면 찍새들이 막대한 경비를 써 가며 10일 이상을 구슬려도 스카우트를 하기가 힘든 현실인데 오늘따라 단심은 굴러온 복을 엉뚱한 마음이 들어 엉뚱한 말만 하고 있는 듯 했다.
“큰 언니, 말씀을 낮추어 주세요.”
“아니유~ 나는 상대에게 말을 높여야 말이 나오지 낮추면 말문이 열리지 않아유~”
애자에게 말을 높이는 단심에게 미안하여 부탁을 한 것이 도리어 애자가 이해를 해야 할 처지가 된 것이다. 애자가 자신의 가정형편을 상세히 이야기 하는 동안 단심은 사이다를 탄 소주를 마시며 자신의 지나간 일이 생각나는 것이다.
충청남도 예산에서 강원도 영월 고씨동굴에 놀러 온 20세의 3명의 처녀는 구경을 마치고 교통의 갈림길인 제천에서 이왕 나선 길이니 중앙선을 타고 서울 땅이나 밟아 보고 집에 가서 욕을 듣자는 용감한 결론을 내린 것이다. 이들이 용감한 결정을 내린 것은 이제 집에 가면 죽도록 농사만 짓고 시집가기 전에는 서울구경을 하기 힘든 현실이었기 때문이기도 하였다.
“어머! 내 지갑!”
일행의 돌아올 차비와 서울에서 하루 묵을 돈을 제일 착실하다는 단심이가 다 모아 보관하고 있었는데 서울 역은 가까워 오는데 바지 주머니의 지갑이 사라진 것이다.
“그래, 화장실이유~.”
20분 전에 오래 참던 소변을 강에 버리자는 자연보호 정신으로 화장실에 들렀는데 그때 빠져 버린 것 같았다. 쏜살같이 뛰어가 기다리던 사람을 제치고 화장실을 다 뒤져 보았으나 이미 남 좋은 일만 시킨 셈이 되었다. 버스 같으면 사정을 해서 도로 타고 가겠지만 기차는 어림도 없는 일이기에 모든 일을 하늘에 맡기고 종점인 청량리에 내린 것이다.
“아가씨들, 마중 나온 사람을 못 찾았나 보네요. 우리도 대전에서 온다는 친구를 기다렸는데 오지 않았어요.”
이 넓은 서울 바닥에 아는 사람이라고는 없는 세 처녀는 자신과 비슷한 또래의 젊은이들과 쉽게 합류가 되어, 이들은 명동까지 구경을 시켜주고 잠자리까지 마련을 해 주었으며 다음날에는 서울의 친척 형님이라며 나타난 못 생긴 남자가 병규인 것이다.
4박 5일 동안 열차의 화장실에서 지갑을 잘 잃어 버렸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멋지고 재미있게 보냈으나 고향으로 돌아 가기로 약속을 한 하루 전날에 이들은 그 동안 쓴 유흥비를 급전으로 빌렸는데 내일까지 갚지를 못하면 혼이 난다며 서로 일을 해서 돈을 벌자며 사정을 한 것이다. 세 처녀는 각 자의 짝이 마음에 들었기에 그대로 믿고 사창가로 팔려가게 된 것이다.
여자는 사랑에 약하기에 뱀도 여자를 택했는지 타인에게 몸을 맡기면서도 이들의 마음은 믿었지만 10일 후에 이들의 정체를 안 후에는 빌린 돈은 일수로 떠 안고 몸은 여러 남자를 거친 상태였기에 누구에게 하소연을 할 수도 없는 일이었다. 단심은 자신의 순결을 뺏고 악의 구렁텅이로 몰아 넣은 병규를 죽이고 싶었지만, 말은 별로 없으나 믿음성이 보였기에 병규에게 말 못할 사정이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든 것은 꿈 같은 일주일의 첫 사랑에 미련이 남아 있었기 때문이다.
“난 병규씨를 절대 포기하지 않아유~. 두고 보세유.”
손님을 받기를 완강히 거절하는 단심을 설득하는 병규에게 이 말을 던지고 골방에서 자신을 기다리고 남자에게로 간 것이다.
첫 손님을 받은 다음날 점심부터 단심은 구두닦이 동생들과 자취를 하는 집으로 가 빨래와 식사준비를 하였다. 처음에는 신기해서 웃기만 하던 병규도 단심이가 쉽게 포기하지 않을 것이란 느낌을 받고는 숱한 욕도 들었지만 강단심은 이름 그대로 일편 단심이었다.
2개월 후에 문옥이는 도로 고향으로 내려가고 을숙이는 이왕 이렇게 되었으니 돈을 모아 보겠다며 주저 앉았고 단심은 병규의 자취방으로 가 구두 통을 맨 것이다. 8명이 자는 한 방에서 서로 끝에 떨어져 자는 것도 병규는 보기 싫어 방 밖으로 쫓겨내면 동생들이 살며시 문을 열어 주었으며, 집에 가라며 자신을 때리면 또 다시 동생들이 병규의 발을 붙들고 사정을 하였기에 제일 어린 동생을 껴 안고 눈치 잠을 자는 세월이었으나 구두 닦는 동생들이 잘 따라주어 위안이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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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들은 말띠입니다. 이 녀석이 돌날은 과부이자 말띠인 두 할머니의 축복을 받았습니다. 과부와 말띠, 여자가 말띠면 팔자가 사납다는 말이 있지만 현대는 전쟁터의 말처럼 어려운 환경을 이겨내며 주인을 돕는 말띠가 인기가 있는 듯 합니다. 우리 마누라는 다행히도 양띠입니다.
이 당시는 가난이 성매매여성이 되는 첫째 원인인데, 요새는 많은 연봉을 위해 게다가 즐기기 위해라는 원인도 있다는데 죄는 더 깊어져 가는 것 같습니다. 허긴 교회도 죄가 더 깊어 가니 이들만 탓할 수는 없죠. 현실적으로 성구매남성이나 평신도가 정신을 똑바로 차려야 할 시대인 것 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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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일배
(210.103.56.6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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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눈물 겹네요 |
여자들의 운명이..
그들에게도 삶과 사랑과 가족이 있는데...
무어라 할 말이 생각 안 나요.
아득히...
제 여동창 중에 하나도 포주라는데...
남자는 깡패고...
겉으로는 그 속을 알 수 없어요.
어떻게 그 참한 계집애가
그런 길로 들어섰는지..
요듬은 단속이 심해
일본으로 잠적했다는
소문도 들리고...
산다는 게 뭔지????
그들도 똑같은 사람으로 보시는
님의 외눈이 퍽 곱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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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플달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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