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6:6~16


예언자 미가는 사람들이 행해야 할 선한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세 가지로 말씀했습니다. 그러므로 하나님이 보여주신 세 가지 선한 일이 행하여지지 않는다면 하나님의 매가 준비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8절).

하나님이 원하시는 것 세 가지, 그렇기 때문에 행하여지지 않으면 준비되는 하나님의 매, 따라서 반드시 행해져야만 하는 하나님이 원하시는 세 가지의 선, 그것이 무엇인지를 살펴보면서 하나님의 선한 뜻이 우리들의 삶의 현장에서 이뤄지게 되길 소망하며 은혜를 나누고자 합니다.


1. 정의(미쉬파트,Justice)를 행하는 겁니다.

정의를 행한다는 것은 일처리를 공평하게 하는 것을 말합니다.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게 균형을 잘 맞추는 것을 뜻하지요. 그러므로 별다른 이유도 없이 어느 한 쪽을 유리하게 만든다면 그것은 부정의에 해당하는 일이 되는 겁니다. 정의란 반드시 거대하거나 정치적인 의미에서만 사용되는 것이 아니라 우리들의 일상생활에서 나타나야 하는 불균형과 연관된 말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일상적인 일들 중에서 어느 것이 균형을 이루지 못하거나 한쪽으로 치우치는 경우가 생긴다면 그것은 정의롭지 못한 처사가 됩니다. 그런 경우 일반적으로 공평하지 못하다고 하는데 결국 그 말은 정의롭지 못하다, 부정의하다 라고 표현할 수 있게 되는 것이지요. 따라서 정의라는 것은 균형이 잘 잡혀 있는 것, 한쪽으로 치우쳐 있지 않는 것을 가리킨다고 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고3과 중3과 초6년의 세 아이들에게 용돈을 준다고 할 경우 공평하게 주어야 한다면서 각각 만원씩 준다면 과연 그것을 공평한 일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획일적으로 똑같이 용돈을 주었으니 형평에 맞는 것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고3과 초6을 놓고 볼 때 결코 공평하다고 말할 수 없습니다. 그러므로 이런 사소한 경우에도 균형 있게 일을 잘 처리해서 평형을 이루는 것을 큰 표현으로 정의를 세운다고 말하는 겁니다.


• 法은 善과 衡平의 藝術이다(Jus est ars boni et aequi)

앞에 있는 대학교의 법학관 건물 입구에 들어서서 로비 윗부분 가로대를 보면 다음과 같은 글귀가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法은 善과 衡平의 藝術이다.”

법은 선을 추구하되 그 과정에서 저울이 한쪽으로 기울어지지 않도록 해야 하며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적용되도록 해야 마땅하다는 것을 나타내는 글귀라고 생각됩니다. 그러기 위해서 법은 사람을 가리지 않고 어떤 사람에게든지 누구에게나 똑같이 적용되므로 형평성이 잘 유지되도록 해야 할 겁니다. 그런데 그렇게 하는 것이 마치 하나의 예술 작품을 만들어 내는 기술과도 같다고 할 만큼 심혈을 기울여야 하는 것이기에 이와 같은 표현을 사용하는 것 같습니다.

서초동 법원 청사 출입구 위의 가로대를 보면 평형을 이루고 있는 저울 그림이 그려져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인터넷에 나타나는 법원 로고를 보면 여인이 쭉 뻗은 팔로 좌우 평형을 유지하고 있는 저울을 들고 있음을 볼 수 있습니다. 저울을 들고 있는 사람이 여인으로 나타난 것은 아마도 모성애를 상징하는 것 같습니다. 죄인도 인간이므로 법은 죄의 유무를 판결할 때 모성애의 입장에서 판결한다는 뜻일 듯합니다. 그래서 ‘법에도 인정이 있다’는 말을 하게 되는가 봅니다.

하지만 법은 누구나 긍정할 수 있는 공평한 판결을 내리고 또 형평에 맞게 적용되어야 하는 것이기 때문에 어느 한편으로 기울지 않은 저울을 통해 그 의미를 나타내고자 좌우 대칭의 균형이 잘 맞은 저울 그림을 법원 심벌로 삼은 것 같습니다. 선과 형평성이라는 두 기준점을 축으로 어떤 사람에게든지 공평하게 법이 적용되도록, 조금의 오차도 없이,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법 정신의 구현의지를 나타낸 것으로 이해됩니다.


• 예언자들이 외치는 하나님의 공의

세상의 법도 이러한데 공의의 하나님을 섬기는 사람들이 정의롭지 못하고 되지도 않는 이유를 내세우면서 한쪽 편만 들고 일을 처리하는 등, 부당하게 편파적으로 한쪽에 치우친다면 그것을 어찌 하나님의 정의를 나타내는 삶이라고 말할 수 있겠습니까? 그래서 공평하신 하나님을 섬기는 믿음의 사람들은 하나님의 정의가 나타나도록 좌우로 균형이 잘 잡힌 결과를 생산해야 합니다. 그것이 곧 하나님의 정의를 추구하는 삶이기 때문입니다.

아모스 선지자는 이렇게 외칩니다. “너희가 힘없는 자를 밟고 그에게서 밀의 부당한 세를 거두었은즉 너희가 비록 다듬은 돌로 집을 건축하였으나 거기 거주하지 못할 것이요 아름다운 포도원을 가꾸었으나 그 포도주를 마시지 못하리라... 너희는 의인을 학대하며 뇌물을 받고 성문에서 가난한 자를 억울하게 하는 자로다... 너희는 선을 구하고 악을 구하지 말지어다... 너희는 악을 미워하고 선을 사랑하며 성문에서 정의를 세울지어다.(암5:11~15a); 오직 정의를 물같이 공의를 마르지 않는 강같이 흐르게 할지어다(암5:24)”

미가 선지자는 권력자들을 향하여 공의를 실행하라고 외쳤습니다. 그는 통치자들에게 선포하기를, “... 들으라 정의를 아는 것이 너희의 본분이 아니냐(미3:1); ...정의를 미워하고 정직한 것을 굽게 하는 자들아... 들을지어다... 그들의 우두머리들은 뇌물을 위하여 재판하며 그들의 제사장은 삯을 위하여 교훈하며 그들의 선지자는 돈을 위하여 점을 치면서도 여호와를 의뢰하여 이르기를 여호와께서 우리 중에 계시지 아니하며 재앙이 우리에게 임하지 아니하리라 하는도다 이러므로 너희로 말미암아 시온은 갈아엎은 밭이 되고 예루살렘은 무더기가 되고 성전의 산은 수풀의 높은 곳이 되리라...(3:9~12)”


이러므로 우리 믿음의 사람들은 일상생활 속에서 어느 한편으로 치우치지 않는 일처리, 좌우로 균형이 잘 맞는 삶, 형평성에 어긋나지 않는 처신을 통하여 하나님의 정의를 실현해 나갈 수 있도록 깊이 주의해야 합니다. 그런 삶의 모습이 작게는 가정과 직장에서 공평한 사람이라는 평을 듣게 하며 크게는 공평한 세상이 되게 하는 역할로 이어지므로 하나님의 정의를 실현하는 선택받은 자녀로서의 삶을 가능하게 만들어 줍니다. 따라서 공평한 일처리, 형평성에 잘 맞는 처신을 통해 부당하고 편파적인 사람이라는 평을 듣지 않도록 해야 하겠습니다.

형평을 잘 유지하고 균형 잡힌 일처리로 인하여 하나님의 공의를 실현해 나가는 뿌려진 씨앗들이 다 되시기를 소망합니다.


[2] 인자(헤세드)를 사랑하는 겁니다.

본문의 ‘인자를 사랑하라’는 말은 예수님(人子)을 사랑하라는 말이 아니라 자비(仁慈)를 행하기를 즐겨하라는 뜻입니다. 인자는 자비(mercy)를 뜻하기 때문입니다.

하나님께서 사람에게 원하시는 자비가 어떤 것인지에 대해 예언자 이사야는 이렇게 선포했습니다. “...학대받는 자를 도와주며 고아를 위하여 신원하며 과부를 위하여 변호하는 것(사1:17)”입니다. 그러므로 자비란 약자 편에 서서 약자들이 억울한 일을 당하지 않도록 돕는 것이지요. 억울한 일을 당하지 않도록 균형을 촉구하며 선의 열매가 나타나도록 행동하는 것이 바로 자비라는 뜻입니다. 하나님은 바로 그런 삶을 원하신다는 말씀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자비라는 것은 불쌍해서 안됐다고 측은하게 여기는 감정적인 연민이나 동정에 머물러서는 안 됩니다. 왜냐하면 진정한 자비란 감정이나 측은지심에 머무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실제적인 도움의 형태로 나타나야 하기 때문입니다. 사랑한다면서 그 사랑을 행함으로 나타내지 않으면 그것은 말뿐인 사랑으로 끝나고 맙니다. 그럴 때 그 사랑은 의심받게 되며 결코 사랑이라고 받아들여질 수 없게 됩니다.

말 한마디로 천 냥 빚을 갚는다면서 아무리 말 한마디의 중요성을 강조한다고 할지라도 말로만 하는 사랑은 결코 진심에서 우러나오는 사랑으로 받아들여질 수 없습니다. 사랑한다면서 그 사랑을 행동으로 전혀 나타내지 않는다면 상대방이 그것을 어떻게 사랑이라고 인정할 수 있겠습니까? 말로만 하는 사랑이 사랑입니까? 주님은 말로만 하는 사랑을 가르치신 적이 단 한 번도 없습니다.

그러므로 삶에 균형을 이루려는 모습,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으려는 모습, 억울한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공평을 기하는 노력 등이 실제로 어떤 도움의 형태가 되어 나타날 때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자비를 시행하는 사랑의 삶이 되는 겁니다. 자비란 불쌍히 여기는 마음이 실제적인 도움으로 나타나 시행될 때 비로소 그 가치가 드러나게 되는 덕목이기 때문이지요.


• 선한 사마리아 사람의 비유

진짜 사랑이란 어떤 것인지를 가르치신 주님이 교훈 중에 하나님을 믿는 사람들의 ‘자비’가 어떤 것이어야 하는지에 관한 이야기가 있는데 선한 사마리아 사람의 비유는 ‘자비의 백미’를 이루는 말씀이 아닐 수 없습니다. 말로만 하는 사랑과 자비는 결코 진정한 사랑과 자비일 수 없다며 정곡을 찌르는 말씀이 아닐 수 없습니다.

어떤 사람이 강도를 만나 모든 것을 다 빼앗겼습니다. 뿐만 아니라 강도들에게 뭇매를 맞아 거의 죽어가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런 일을 당한 그의 곁을 제사장이 지나게 되었는데 그는 그를 돕지 않고 지나가 버리고 말았습니다. 선별된 족속이라는 어떤 레위인도 그와 똑같이 죽어가는 그의 곁을 그대로 지나쳐 버리고 말았습니다. 하지만 유대인들로부터 차별을 당하며 사는 어떤 사마리아 사람은 죽어가는 그를 불쌍히 여겨 응급조치를 한 후 그의 경비를 들여가면서 잘 돌보아 줄 것을 부탁하고 그의 일을 위하여 떠났습니다.

여기서 주님이 말씀하시는 진정한 자비라는 것이 과연 무엇일까요? 불쌍하다고 여기는 마음에서 나오는 연민, 동정심이 겉으로 나타나므로 실제로 돕는 행동이 시행되는 것을 말하는 것이 아닐까요? 그러므로 “자비를 행하는 것을 싫어하지 않음”이 곧 “인자(仁慈))를 사랑하는 일”인 겁니다. 따라서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자비란 약자의 처지를 불쌍하게 여기는 동정이나 감정적인 연민이 그를 실제로 돕는 것으로 나타나는 것을 말하는 것임을 잘 알 수 있습니다.


• 아, 내 아들... 사랑하는 마음으로 받았더라면...

어느 날 뺑소니 교통사고가 일어났습니다. 요즘에는 구급차 시스템이 잘 되어 있어서 병원을 찾아다니다가 사망하는 일이 거의 없는데 얼마 전까지만 하더라도 그런 일이 이따금씩 발생했었습니다. 차에 치어 쓰러져 있는 젊은이를 발견한 마음씨 착한 어떤 사람이 그를 가까운 병원으로 이송하였습니다. 그런데 그 병원의 의사는 개인 내과 의원이라 이런 중환자를 응급조치 할 수 없다면서 다른 곳으로 가라고 하였습니다. 그런데 찾아 간 다른 곳에서도 거절당했습니다. 교통사고 환자를 위한 응급 조치 시스템이 준비되지 못한 개인 의원이므로 정형외과를 찾아 가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는 수소문을 해서 정형외과를 찾아갔습니다. 차를 세우고 뺑소니 차량에 치어 축 늘어져 있는 그를 등에 업고 정형외과 문을 열고 들어갔습니다. 그런데. 이게 웬일입니까? 마중 나온 의사는 환자의 상태를 들여다보지도 않고 큰 병원으로 가라면서 문전박대를 하는 것이었습니다.

어쩔 수 없어서 이번에는 종합병원이 어디 있는지를 찾아다녔습니다. 눈을 부릅뜨고 한참을 헤메다가 마침내 종합병원 응급실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종합병원 응급실 있던 의사들과 간호사들은 교통사고 환자가 들어왔다는 말을 듣고 장비를 앞세워 뛰어나왔습니다. 그리고 곧바로 수술실로 향했습니다. 하지만 잠시 후... 한 의사가 나오더니 그 마음씨 착한 이에게 아들이냐고 물으면서 고개를 좌우로 흔들었습니다. 너무 늦어서 손을 쓸 겨를도 없이 숨지고 말았다는 것이었습니다.

다음날 이른 아침에 들어오지 않는 아들을 기다리며 밤을 새운 어떤 어머니에게 전화가 왔습니다. 아무개 학생의 엄마냐고... 그렇다고 하니까 경찰이라면서 모모 병원에서 좀 뵙자는 것이었습니다. 부랴부랴 무슨 일인가 싶어서 그 모모 병원을 찾아 갔습니다. 거기서 전화를 드린 사람이라며 자기를 소개한 형사를 만나 함께 영안실로 내려갔습니다. 그리고 아들인지를 확인해 달라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흰 천을 들추어보니 어제 들어오지 않은 고 3 아들이었습니다. 다시 보고 또 다시 봐도 지금 숨진 채 영안실에 누워 있는 시신은 아들이었습니다.

잠시 후 그의 아버지도 연락을 받고 허겁지겁 뛰어 왔습니다. 그리고 아들의 시신을 확인하고는 어쩔 줄을 몰라 하면서 가슴을 쥐어뜯으며 괴로워했습니다. 그리고는 잘 알아들을 수 없는 혼잣말을 계속했습니다.

‘아, 내 아들... 사랑하는 마음으로 받았더라면..., 사랑하는 마음으로 받았더라면...’ 안타깝게도 교통사고 환자를 보지도 않은 채 교통사고 환자는 받지 않는다면서 냉정하게 환자를 돌려보냈던 정형외과 의사, 그가 지금 영안실에 누워있는 고 3 아이의 아버지였던 겁니다! 다른 사람이 당한 불행에 대해 불쌍한 마음조차 갖지 않았던 냉철한 사고의 소유자... 그 또한 다른 사람들로부터 동정도 제대로 못 받는 불쌍한 일을 당하고야 말았던 겁니다.


하나님을 믿는다는 사람들이 행여 이와 같이 무자비하고 냉혹하며 인정머리 없는 인생이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알게 하기 위하여 예언자 호세아는 다음과 같은 말씀을 선포했습니다.

“나는 인애를 원하고 제사를 원하지 아니하며 번제보다 하나님을 아는 것을 원하노라(6:6)”

그런데 일부의 어떤 정신 나간 사람들은 이 말씀을 멋대로 해석합니다. “교회 다니지 않아도 좋으니까 성경공부 열심히 하라잖아.”


호세아 선지자와 비슷하게 미가 선지자는 본문 6절~7절의 말씀에 나타나 있는 것처럼 하나님께서 제대로 받지도 않을 형식적인 예배, 남들 눈을 의식한 예배에 신경 쓰지 말고 참으로 하나님이 원하시는 것이 무엇인지를 깨달아서 참된 마음으로 드리는 예배에 걸맞게 세 가지의 선을 행하라고 촉구하였습니다. 주께서 우리를 향해 갖고 계시는 하나님의 연민, 하나님의 동정심이 우리를 통해 세상에 골고루 시행되어 나눠지길 원하시기 때문입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저와 여러분의 삶을 통해 하나님의 인자하심이 세상에 풍성하게 나눠지게 되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소망하며 기원합니다.


[3] 겸손하게 하나님과 함께 행하는 삶입니다.

하나님과 함께 행한다는 말을 글자대로 풀면 ‘하나님과 함께 간다, 혹은 하나님과 함께 걷는다(할락, go, walk)’는 뜻입니다. 그러면 여기서 질문하게 됩니다. 사람이 영이신 하나님과 함께 간다, 혹은 함께 걷는다는 것은 어떻게 한다는 것일까요?


• 함께 행한다는 말의 의미

신명기 10:12~13에서 그 방법을 볼 수 있습니다. “...네 하나님 여호와께서 네게 요구하시는 것이 무엇이냐 곧 네 하나님 여호와를 경외하여 그의 모든 도를 행하고 그를 사랑하며 마음을 다하고 뜻을 다하여 네 하나님 여호와를 섬기고 내가 오늘 네 행복을 위하여 네게 명하는 여호와의 명령과 규례를 지킬 것이 아니냐”

바로 이와 같이 하나님의 뜻이 나타나는 말씀에 따라 사는 것이 곧 겸손하게 하나님과 함께 걷는 삶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하나님과 함께 하는 삶은 하나님과 주고받는 것이 있는 삶이라고 말하게 됩니다.

하나님께서는 무한은총을 주셨습니다. 그러면 하나님의 그 무한은총을 받은 우리들은 어떻게 해야 합니까? 하나님의 사랑에 반응하여 무언가를 하나님께 나타내야 하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달라고 하지도 않았는데 주셨으니 입 닦고 말아야 할까요? 받은 것이 있으면 드리는 것이 있어야 인간의 도리가 아닐까요? 그렇다고 해서 하나님 앞에서 인간적으로 어떤 공로를 쌓아야 한다는 뜻은 아닙니다.

그러면 하나님께로부터 우리의 행복을 위한 하나님의 말씀을 받았으니 우리가 하나님께 드려야 하는 것은 무엇일까요?

말씀에 따라 보건대 그것은 여호와의 명령과 규례를 성실하게 지키는 것 뿐임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본문에 따르면, 하나님과 함께 행하는 삶이란, 하나님께 받은 것이 있으니 하나님께 드리는 것이 있는 삶, 곧 하나님과 서로 주고받으면서 더불어 같이 걸어가는 삶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 함께 있는 것일지라도 함께 걷는 것, 함께 가는 것이 아닌 경우

받는 것 없이 주기만 한다거나 이와는 반대로 주는 것 없이 받기만 한다면 그것은 결코 같이 가는 삶, 같이 걷는 삶이라고 할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그것은 한쪽에 치우쳐진 것이므로 주기만 한다거나 혹은 받기만 하는 삶은 돌보는 삶이거나 부양하는 삶이든지, 아니면 살피거나 관리하는 삶이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한쪽에서 일방적으로 주기만 한다거나 한쪽으로 부터 일방적으로 받기만 하는 경우에는 함께 걷는다, 함께 간다고 말하지 않습니다. 데리고 간다거나 혹은 데리고 걷는다고 말하지요. 그것은 부부를 두고 말할 때 함께 걷는다, 함께 간다고 말하지만 부모와 어린이의 경우를 두고 말할 때에는 데리고 간다, 데리고 걷는다고 말하는 경우와 같다고 할 수 있습니다.


• 동반자이시길 원하시는 하나님에 대한 예의

본문은 하나님께서 사람에게 함께 걷는 삶, 함께 가는 삶을 원하신다고 선포합니다. 마치 부부가 팔짱을 끼고 미래에 대한 소망을 주고받으면서, 자녀에 대한 꿈을 주고받으면서 나란히 걷는 것처럼 하나님은 우리와 그렇게 인생여정을 함께 걷기를 바라신다는 선포입니다. 하나님은 우리를 데리고 가신다거나, 데리고 걷기를 원하지 않으시기 때문이지요. 더군다나 우리와 함께 걷기를 원하시는 하나님은 우리를 거느리고 가시려는 분이 아니라 우리와 팔짱을 끼고 걷는 것처럼 우리와 더불어 인생을 논하며 같이 걸어가고자 하시는 분이시기에 더욱 그러합니다. 그래서 "예수님은 내 친구"인 겁니다(요15:14~15).

이것은 부부사이와 같은 동반자의 인상을 주는 말씀입니다. 그렇다면 이것은 끊을래야 끊을 수 없는 신뢰관계를 맺고 있는 사이임을 전제합니다. 함께 걷는다, 함께 간다는 것은 동반자의 이미지를 주는 표현이기 때문에 더욱 그렇습니다. 사랑하는 부부사이와 같이, 의리를 연결된 친구사이와 같이 신뢰를 바탕으로 나란히 걸어가는 아름다운 모습으로 우리의 삶을 만들어가길 바라시기 때문이지요.


• 동반자의 관계에서 필요한 것, 겸손

그래서 예언자 미가는 “겸손하게”라는 말을 추가하였습니다. 왜냐하면, 하나님께서 사람과 함께 걷는다거나 함께 간다고 해서 피조물인 사람의 위치가 결코 하나님의 위치와 같아질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죄악된 인간은 하나님의 그와 같은 배려와 사랑을 저버리고 하나님 앞에서 교만하고자 하는 죄성을 드러내고자 하는 경향성을 보입니다.

인간은 결코 하나님과 동등한 수준의 위치에 설 수 없는 존재인데도 불구하고 하나님께서 인간을 사랑하시므로 동반자와 같이 함께 걷도록 하셨습니다. 그런데 사람의 행복을 위한 그와 같은 하나님의 무한 은총의 조치에 대해 인간은 하나님의 그런 은혜에 감사하고 영광을 돌리기는커녕 배은망덕하기 일쑤입니다. 그래서 미가는 외치기를 사람은 항상 하나님 앞에서 겸손해야 한다고 한 것이지요. 사람을 위하여 사람과 함께 동반자처럼 걷기를 원하시는 하나님의 은총에 감개무량할 따름이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은 우리를 사랑하시므로 우리에게 대단히 관심이 많으십니다. 그래서 때로는 매를 준비해 놓기도 하시지요. 하지만 하나님을 사랑하고 그 뜻대로 행하는 사람에게 하나님의 매는 아무런 소용도 없고 필요도 없습니다. 우리와 동반자의 관계를 통해 하나님의 뜻이 이뤄지길 원하셔서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것 세 가지를 우리에게 나타내셨는데 그것을 이루고자 할 때 매가 필요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능력이 주어지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주 안에서 성령의 인도하심을 받아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것 세 가지 선,

1. 공평한 일처리, 형평성에 맞는 처신을 통하여 이뤄가는 하나님의 정의
2. 불쌍히 여기는 마음을 실제적인 도움으로 나타내는 인자한 사랑의 삶
3. 하나님과 팔짱끼고 나란히 걸어가는 것 같은 인상이 나타나는 삶을

구현해 내는 능력있는 믿음의 사람들이 다 되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