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자를 위한 <설교자노트> 2009년 9·10월호  

                                                                                                 정연복(한국기독교연구소 편집위원)

지금까지 80권이 나온 <설교자노트>는 '교회력에 맞춘' 설교 본문에 대한 성서 주석, 그리고 그 본문에 따른 미국의 실력 있는 목회자들과 신학자들의 최신의 설교를 번역하고, 아울러 설교 내용에 적합한 기도문과 예화 자료를 풍부하게 제공하여 목회자들의 설교 준비에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책입니다. 특히 <설교자노트>에 실린 설교들은 설교자들에게 성서에 충실하면서도 독창적인 설교 아이디어를 제공합니다.

그런데 이 <설교자노트>는 시중 서점에서는 팔지 않고 신청하시는 목회자들에게 직접 우송합니다. '영성적이며 공동체적이며 생태학적인 신앙 공동체를 위한 자료'인 <설교자노트>를 구입하기 원하는 분들은 한국기독교연구소(전화: 031-929-5731)로 연락해 주시기 바랍니다.

<설교자노트>는 격월로 나오며 두달치 분량의 설교 자료를 담고 있는데, 2009년 9·10월호 중 10월 셋째 주 설교 자료를 참고로 첨부합니다.

설교 제목: 세 잔의 겸손한 차 

* 성경 본문: 마가 10:35-45
* 성경 주석

예수의 옆에 앉게 해달라는 야고보와 요한의 요청에 관한 이야기는 공관복음에서 의미심장하게 변화하는 친숙한 보도이다.

마태복음과 마가복음에서는 이 사건이 예수의 의기양양한 예루살렘 입성 직전에 나온다. 그러나 마가와 달리, 마태는 그 요청을 야고보와 요한의 어머니 탓으로 돌린다(마태 20:20-28; 마태 18:1-5; 23:11-12 참조). 누가복음에서 이 사건과 유사한 유일한 본문은 유월절 식사 동안의 예수의 고별 연설에 삽입되어 있지만, 이 경우에는 야고보와 요한의 요청에 대한 언급이 없다(누가 22;24-27). 그들 중 누가 가장 위대한 자가 될 것인가를 둘러싸고 제자들이 논쟁할 때, 마가와 누가는 또 다른 삽화적 사건을 포함시키지만, 그것은 예수와 제자들이 가버나움에 있는 동안 벌어진다(마가 9:33-37; 누가 9:46-48 참조).

공관복음의 이러한 변화들은 주목할 만한 가치가 있다. 그러나 초점을 마가복음에만 한정시킬 때, 다른 측면들이 더 의미심장해 보인다. 예를 들어, 야고보와 요한이 예수에게 그런 요청을 할만큼 용감하다는 것은, 예수의 12제자 중에서도 그들이 베드로와 함께 특별한 위치에 있었음을 감안하면 별로 놀랍지 않다(마가 5:37; 9:2; 13:3; 14:33 참조). 예수가 야고보와 요한 형제에게 "천둥의 아들들"(마가 3;17; 9:38 참조)이라는 별명을 붙인 것도 그들의 대담한 성격을 암시한다.

야고보와 요한의 당돌한 요청에 관한 일화는 마가복음 저자의 빼어난 문학적 천재성을 예증한다는 점에서도 주목된다. 예수가 그의 점점 더 다가오는 죽음에 관해 제자들에게 가르칠 때마다, 그것에는 자기 부인과 섬김의 교훈이 뒤따른다(마가 8:31-9:1; 9:30-37; 10:32-45). 따라서, 마가복음 저자가 누가 가장 위대한지에 관한 이 논쟁을 예수의 세 번째 수난 예고 직후에 위치시킬 때, 이야기의 극적 긴장감이 한층 더 고조된다. 또한 주목할 만한 것은, 야고보와 요한 형제는 예수의 예루살렘 입성 직전에 그 요청을 한다는 것이다. 이것은, 비슷한 야망을 품고 있었을 다른 제자들보다 앞서 하나님 나라에서 돋보이는 영광스러운 자리를 차지하고 싶어하는 그들의 소망을 암시한다.

마가복음에서, 선행하는 발언들은 누가 가장 위대한지에 관한 구절의 틀을 잡고, 아마도 일부 소중한 통찰력을 제공하고, 그리고 마가복음 저자의 문학적 소질을 드러내는 것이 틀림없다. 그러나 이 일화는 보다 도발적으로 보이는 다른 세부 사항들을 포함한다. 예를 들어, 야고보와 요한은 예수에게 다가와서 말한다: "선생님, 우리가 요구하는 것은 무엇이든지 해주시기 바랍니다"(35절). 직접 대답하거나 그들의 요청에 응하기보다는, 예수는 질문을 던져 응답한다: "너희는 내가 너희에게 무엇을 해주기를 바라느냐?"(36절). 그것은 오늘 본문에 바로 뒤이은 장면에서 예수가 눈먼 바디메오에게 던질 질문과 똑같다: "내가 너에게 무엇을 하여 주기를 바라느냐?"(마가 10:51). 야고보와 요한과는 대조적으로, 바디메오가 원하는 것은 보는 것뿐이다. 그는 영광의 자리를 추구하지 않는다. 예수가 그를 고친 후, 바디메오는 벌떡 일어나서 예수를 따르는데, 그는 자신에게 매우 유용했을 겉옷을 포함한 모든 것을 내버렸을 것이다(마가 10:50-52).

한편으로, 예수의 질문에 대한 야고보와 요한의 대답을 주제넘은 것으로 쉽사리 특징지어서는 안 된다. 그들 말고 누가 감히 예수에게 접근해서 그의 오른편과 왼편에 앉게 해달라고 요청할 것인가?(37절 참조). 다른 한편으로, 그들의 말대꾸가 온통 뻔뻔스럽기만 한 것은 아니다. 예수는 예루살렘 도시와 유대 나라를 왕으로서 통치하기 위해 예루살렘으로 향하고 있다고 그들은 철석같이 믿고 있기 때문이다.

예수의 오른편과 왼편에 앉고 싶어하는 그들의 갈망은, 외경인 [모세가 천사를 통하여 본 묵시를 기록하였으며 '소창세기' 혹은 '모세의 계시'라고도 불리는] <희년서>(book of Jubilees)의 한 선례를 반영한다. 이 전설적인 이야기에 따르면, 야고보는 아버지 이삭을 방문하러 간다. 손자들을 본 이삭은 레위는 그의 오른손, 그리고 유다는 왼손으로 감싼 후 그들을 축복하고, 그런 다음 그들은 하나는 할아버지의 오른편, 하나는 왼편에서 잠잔다(희년서 31:5-32).

야고보와 요한 형제의 웅장한 비전과는 상관없이, 사실 그들은 자신들이 요청하는 것이 무엇인지 잘 모른다. 그들의 생각은 방향이 너무도 어긋나 있다. 그래서 "내가 마시는 잔을 너희가 마실 수 있고, 내가 받는 세례를 너희가 받을 수 잇느냐?"라고 예수가 물을 때, 그들은 어리석게도 "할 수 있습니다"라고 대답한다(38-39a절). 그들의 대답은 빗나간 확신을 드러낸다. 그러나 그것은 그들이 예수를 실제로는 줄곧 이해하지 못했음을 또한 암시한다. 그가 마시는 것과 똑같은 잔을 마시라는 그의 초대는 하나님의 분노의 "잔"(cup), 즉 예레미야와 에스겔이 언급했던 형벌과 고난의 잔을 연상시키는 불길한 예감의 경고이다(예레미야 25:15-38; 에스겔 23:31-33 참조).

아이러니컬하게도, 예수는 야고보와 요한의 허세를 간단히 처리하지 않는다. 그 대신, 그들에게 "내가 마시는 잔을 너희가 마시고, 내가 받는 세례를 너희가 받을 것이다"(39절)라고 말함으로써, 그는 그들의 자신감 넘치는 선언을 확증한다. 그러나 이 순간 두 제자가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예수가 받을 "영광"(37절)은 왕의 보좌가 아니라 십자가와 관련된다는 사실이다. 결국 그의 오른편과 왼편에 앉게 될 사람은 "두 명의 강도"이다(마가 15:27; 마태 27:38 참조), 왜냐하면 "내 오른편과 내 왼편에 앉는 그 일은, 내가 허락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 정해 놓으신 사람들에게 돌아갈 것이기"(40절) 때문이다.

그러나 야고보와 요한 형제만 잘못된 생각을 가진 것이 아니다. 다른 10명의 제자도 마찬가지로 혼란을 느낀다. 형제가 예수에게 하는 요청을 듣고서, 그들도 "야고보와 요한에게 분개하였기" 때문이다(41절). 즉시, 예수는 제자들을 불러모으고 그들 자신의 세상과 공유된 경험에서 취한 한 가지 실례를 들어 그들을 가르치기 시작한다: "너희가 아는 대로, 이방 사람들을 다스린다고 자처하는 사람들은, 백성들을 마구 내리누르고, 고관들은 백성들에게 세도를 부린다"(42절).

이 구체적인 실례를 끌어들임으로써, 예수는 제자들이 그가 이전에 가르쳤던 한 원리를 상기할 것을 희망한다: "그러나 너희끼리는 그래서는 안 된다. 너희 가운데서 누구든지 위대하게 되고자 하는 사람은 너희를 섬기는 사람이 되어야 하고, 너희 가운데서 누구든지 으뜸이 되고자 하는 사람은 모든 사람의 종이 되어야 한다"(43-44절; 마가 9:33-37 참조). 이 원리가 하나님의 공동체 안에서 현실화될 때, 그것은 세상에서 오래 계속되고 부당하고 압제적인 관행들 중 하나를 역전시키고 뒤집어엎을 것이다. 즉, 지도자들을 남들 위에 군림하고 고통을 야기하는 통치자들로부터 오히려 기꺼이 고통을 받는 겸손한 종으로 변화시킨다.

자기를 내세우는 이방인 통치자들의 이미지는 제자들에게 무엇을 행하지 말아야 할지를 분명히 보여준다. 그것은 또한 그들이 예수의 말을 귀담아 듣고, 그래서 그를 올바로 이해하기 시작할 수 있게 해준다. 야고보와 요한이 예수에게 "우리는 할 수 있습니다"라고 말했을 때, 그들은 맨 처음에는 그들의 호언장담의 의미를 파악하지 못했다. 그러나 마침내 그들은 그들의 선언이 필연적으로 무엇을 의미했는지 이해할 것이다. 왜냐하면, 그들이 예수가 마시는 잔을 마실 뿐만 아니라, 그의 세례도 함께 나누고, 그리고 "섬김을 받으러 온 것이 아니라 섬기러 왔으며, 많은 사람을 구원하기 위하여 치를 몸값으로 자기 목숨을 내주러 오신 인자"(45절; 누가 1:68; 2:28; 24:21 참조) 옆에 앉기를 추구하는 사람들은 누구든지 심지어 남을 섬기는 동안에도 "내 이름 때문에 모든 사람에게서 미움을 받을 것"(마가 13:31)이라는 것을 깨달을 때가 올 것이기 때문이다.      
         
* 설교 본문

이따금, 그리스도를 섬기는 것은 신 [티베트산 들소인] 야크 젖이 가미된 차를 마시는 것을 의미한다.

설령 그렉 모텐슨이 예수의 모범을 따라 선한 행동을 하도록 동기 부여를 받는다면, 당신은 그의 책을 읽음으로써는 그것을 알 수 없다. 그는 그런 동기를 전혀 언급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적어도, 모텐슨 자신과 예수가 어떤 관계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서는 예수에 관해서도 일체의 언급이 없다.

그의 부모는 탄자니아의 루터교회 선교사들이었고 그 자신도 그곳에서 성장했으면서도, 그는 자신이 부모의 믿음을 공유한다고 주장하지 않는다.

그러나 만일 당신이 "네 이웃을 네 몸처럼 사랑하라"는 예수의 명령을 진지하게 받아들이는 누군가의 모범을 원한다면, 모텐슨을 바라보는 것은 방향을 제대로 잡은 일이다. 하지만 당신은 고도가 매우 높은 지역에서 그를 찾아야 할 가능성이 크다.

1957년에 태어난 모텐슨은 젊은 시절 미군에 입대하여 위생병 훈련을 받았다. 그것은 미지의 세계에 대한 모험심과 결합하여 훗날 모텐슨이 산악 등반 팀들에 속하도록 이끌었는데, 그 팀들은 한 사람의 위생병을 동반할 수 있기를 늘 열망했다.

1993년, 그는 에베레스트보다 약간 낮을 뿐인, 즉 세계에서 두 번째로 높은 산을 오르는 한 팀의 일원이었다. 그것의 지도 좌표인 K2에 의해서만 알려진 그 정상은 히말라야 산맥의 카라코람 구획의 일부이다. 그것은 파키스탄과 중국 사이의 경계에 위치한다. 그것을 등반하기는 매우 어렵기 때문에, 비공식적으로 K2는 "야만의 정상"(The Savage Peak)으로 알려져 있다. K2를 오르는 사람들 네 명 중 하나는 거기에 도달하려고 애쓰다가 죽음을 맞이한다.

모든 등산가들은 자신들이 달려드는 산들의 꼭대기에 도달하고 싶어한다. 그러나 모텐슨의 경우에는 부가적인 자극이 있었다. 일년 전인 1992년, 23살 된 여동생 크리스타는 간질과 평생 싸우다가 질병의 엄습으로 죽었다. 모텐슨은 그녀를 추모하여 K2를 정복하기로 굳게 결심했다.

그러나 결국 일이 진행된 것처럼, 그는 사랑하는 여동생 크리스타를 훨씬 더 지속적인 결과들로 추모할 수 있게 되었다.

또 다른 등산가를 구조하는 일을 돕는 것을 포함한 산과의 78일에 걸친 사투 끝에, 모텐슨은 정상에서 600미터 이내에 도달했다. 그러나 바로 그때 체력이 급격히 떨어지고 고산병이 도져 아쉽게도 돌아서야만 했다. 지역의 한 가이드는 그가 산에서 내려오는 것을 도왔다. 그러나 모텐슨이 엉뚱한 방향으로 돌아서면서 그들은 갈라졌다. 그는 결국 파키스탄의 코르페(Korphe)의 원시적인 산악 마을에 도착했다. 계속해서 길을 가기에는 너무 아파서, 그는 건강을 회복하는 동안 마을 사람들의 환대와 따뜻한 돌봄 아래 거기에 머물렀다.

코르페 사람들은 발티족(Balti)이라고 불리는 소수 민족 집단에 속한다. 더 잘 알려진 [히말라야 산맥에 사는 티베트계 종족으로서 히말라야 등산대의 짐 운반과 길 안내로 유명한] 셰르파족과 마찬가지로, 그들 중 많은 사람들은 고도에서 등반대의 짐꾼으로 일한다. 그러나 두 집단 사이의 중요한 차이점은, 셰르파족은 불교도들이고 발티족은 이슬람교도들이라는 것이다.

그 마을에 머물러 있는 동안, 모텐슨은 발티족의 생활방식의 가혹한 현실을 관찰했다. 그들은 먼 산의 고립된 계곡들에 살며, 그리고 생산력이 거의 없는 곡식 작물들과 얼마 안 되는 [티베트산 들소인] 야크에 의존해서 살아간다. 고도가 매우 높은 그곳의 기후는 혹독하다. 의료는 거의 존재하지 않으며, 그리고 사람들은 다른 곳들, 즉 심지어 파키스탄의 다른 곳들에서도 보통은 치료를 받으면 나을 수 있을 병들로 죽는다. 발티족 중에 생후 12개월 미만의 유아 사망률은 35%에 달하는데, 주로 설사로 말미암은 탈수증 때문이다. 날씨가 혹독하기 짝이 없는 겨울철 동안에는, 마을 사람들은 아주 작은 지하실의 대피호 속으로 쏙 들어가서 다닥다닥 몸을 움츠린 채로 6개월을 보내는데, 야크의 배설물에 불을 붙여 겨우 체온을 유지한다.

운이 좋게 살아남는 아이들도 학교 교육을 받기는 매우 어렵다. 코르페에서, 모텐슨은 82명의 아이들이 강추위로 얼어붙을 것 같은 맨땅에 무릎을 꿇은 채로 배우려고 애쓰는 모습을 목격했다. 파키스탄 정부는 아무런 선생도 제공하지 않았다. 마을 사람들도 그들 자신의 힘으로는 한 사람의 선생도 감당할 여유가 없었다. 그들은 이웃 마을과 한 분의 선생을 공유했지만 그는 일주일에 겨우 3일만 코르페에 머물렀다. 나머지 시간에는, 아이들은 선생이 내준 과제물을 가지고 공부하려고 야외에 모였다.

모텐슨은 가진 돈이 하나도 없었고 돈을 조달할 방법도 몰랐다. 그러나 그는 그 마을을 위해 학교를 하나 짓기로 결심했다. 캘리포니아로 돌아온 그는 응급실 간호사로 취직했다. 그는 유명 인사들, 그리고 그가 생각하기에 학교 짓는 일을 도와줄지도 모를 누구에게든지 편지를 보내기 시작했다. 이 첫 번째 시도는 실패했다.

그러나 반도체 산업으로 많은 돈을 벌었고 등산가이기도 한 어떤 남자가 마침내 등산가들의 회보에서 모텐슨의 눈물겨운 노력에 관한 기사를 읽었다. 그 남자는 모텐슨에게 연락을 취하여 필요한 돈을 기부했다. 그런 다음, 모텐슨은 파키스탄으로 돌아가서 학교 건물을 지을 자재들을 구입했고, 그것을 자동차 뒷부분의 짐칸에 실어 코르페까지 운반했다.

거기에서부터, 모텐슨은 자재들을 먼 산악 마을까지 운반하는 몹시 어려운 문제를 해결해야만 했다. 또한, 그 자재들을 그들 자신의 용도에 사용하려고 애쓰는 부족장들과 다른 사람들의 훼방을 지혜롭게 받아넘겨야만 한다.

그 어려운 운반 문제의 최종적인 부분은 코르페 사람들 자신이 해결했다. 엄청나게 큰 바위의 가파른 경사면이 운송 길을 18마일 가량이나 가로막았다. 그러나 히말라야 등반대를 위해 자신들의 등에 무거운 짐을 져서 나르는 데 익숙한 마을 사람들은 똑같은 방식으로 자재들을 이동시켰다. 모텐슨의 책에 실린 한 장의 사진은 등에 육중한 무게의 재목을 짊어지고 있으면서도 얼굴 가득 환한 미소를 지으면서 그들의 마을을 향해 한 발 한 발 나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여준다.               
 
이 힘든 시련을 거치는 동안, 발티족 및 다른 파키스탄 사람들은 모텐슨이 오직 선을 행하기 위해서 왔을 뿐이고 다른 엉큼한 속셈이나 불순한 동기는 없음을 확신하게 되었다.

모텐슨은 자신이 약속한 대로 학교를 다 지은 후에 미국으로 돌아왔다, 그러나 그가 산악 마을들에서 보았던 절박한 필요들이 계속해서 그의 마음속에 맴돌았다. 요약하여 말하자면, 모텐슨은 다른 마을들이 학교 짓는 것을 돕기 위한 돈을 모금하는 일을 다시 시작했다. 그는 더 많은 학교를 짓기 위해 계속해서 파키스탄으로 돌아갔고 마침내 아프가니스탄까지 갔다.

2008년 현재, 그와 그가 창설한 단체는 두 나라의 시골 지역을 중심으로 78개 이상의 학교를 세웠다. 그는 학교 건물을 건축했을 뿐만 아니라, 선생들을 고용하고 학습 자재를 마련하는 일에 드는 비용도 종종 충당했다. 그러한 학교들은 이전에는 배움의 기회가 거의 없었던 지역에서 18,000명의 소녀들을 포함한 28,000명 이상의 아이들에게 교육을 제공한다.

모텐슨은 이 모든 것을 통해 재정적으로 아무 이익도 추하지 않았다. 오늘날 그는 그의 단체로부터 월급을 받기는 하지만 작은 액수일 뿐이다. 그는 한 티베트인 무장 단체에게 8일 동안 납치된 일을 포함하여 여러 번 생사의 위기에 직면했다. 하지만 그 단체는 마침내 그의 선량한 의도를 확신하게 된 후 그를 아무런 조건 없이 풀어주었다. 심지어 어떤 투사들은 학교 지을 돈으로 쓰라고 오히려 그에게 돈을 주기도 했다.

2003년, 모텐슨은 부패한 동물의 생가죽 더미 속에 8시간 동안 숨어 있음으로써, 반목하는 아프가니스탄의 군사 지도자들 사이의 치열한 포격전에서 가까스로 살아남았다. 그는 계집애들이 교육받는 것을 그가 도와주는 것을 싫어하는 이슬람교 율법학자들의 두 차례의 율법적 결정의 공격 목표였고, 미국 중앙정보부의 지속적인 추적 아래 있으며, 그리고 9/11 테러 이후에는 이슬람교도 아이들이 교육받는 것을 도와준다는 이유로 미국인들로부터 항의 편지와 심지어 죽음의 위협까지 받고 있다.

그러나 그의 끈질긴 노력과 헌신적인 행동, 그리고 순수한 의도를 갖고 모든 사람들을 만나려는 자발성 덕분에, 모텐슨은 이슬람교 지도자들, 정부 관리들, 군사 지도자들, 그리고 파키스탄과 아프가니스탄 두 나라 족장들의 신뢰를 얻었다. 그들은 그를 겸손한 영웅으로 여긴다.

더욱이 대서양 양편의 많은 관찰자들은, 결국 전 세계적으로 테러 행위를 줄이는 데 도움을 줄 것은 싸움을 벌이는 대신 사람들 사이에 다리를 놓는 바로 그의 노력과 같은 것들이라고  믿는다.

모텐슨의 책은 『세 잔의 차』라고 불리는데, 그것은 발티족의 한 오랜 속담을 가리킨다: "당신이 발티족과 맨 처음 차를 마실 때, 당신은 낯선 사람이다. 당신이 두 번째로 차를 나누어 마실 때, 당신은 명예로운 손님이다. 당신이 세 번째로 차 한 잔을 나누어 마실 때, 당신은 가족이 된다."

모텐슨은 전 세계에서 가장 울퉁불퉁하고 바위투성이고 삶이 고되며 멀리 떨어진 지역들을 두루 돌아다니면서 작은 마을들에서 많은 차를 마셨다. 우리는 그것을 "겸손한 차"(humble tea)라고 불러도 무방할 것이다.

모텐슨의 이런 태도는 야고보와 요한의 태도와 대조된다. 예수 및 다른 제자들과 함께 예루살렘 가까이 갔던 그날, 야고보와 요한이 겸손한 차를 마시지 않은 것은 너무도 유감이다. 

야고보와 요한은 예수에게 이끌렸지만 그들의 마음속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었는지 상상하기는 어렵다. 마가복음의 이 지점에 이르러서는, 그들은 예수의 진심을 최소한 어느 정도는 올바로 이해했어야 마땅하다. 그러나 야고보와 요한 형제는 예수와 전혀 다른 관점에서 터무니없는 요청을 했다: "선생님께서 영광을 받으실 때에, 하나는 선생님의 오른편에, 하나는 선생님의 왼편에 앉게 하여 주십시오"(마가 10:37). 그것은 그야말로 우스꽝스럽다. 오늘 본문을 문맥 속에서 주의 깊게 읽어보면, 당신은 예수가 제자들에게 세 번째로 "내가 체포되어 죽임을 당하고, 그런 다음 다시 살아날 것"이라고 방금 말했음이 드러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그들의 머리는 어디에 있었는가? 그들은 예수의 그 말씀을 경청하지 않았는가? 그들은 그것을 전혀 이해하지 못했는가? 그것은 마치 야고보와 요한이 고난을 건너뛰어 곧바로 부활로 나아간 것과 같은 꼴이다. 그들은 고난만이 아니라 부활도 진실로 이해하지 못했음이 분명하다. 그러나 그것 이상으로, 하나님 나라에서 특별한 자리에 앉기를 요청한 것은 그들이 예수의 말씀의 대부분을 철저히 오해했음을 드러낸다.

예수를 메시아로 선언하는 베드로와 예수가 의견을 전혀 달리하는 장면(마가 8:29-30)으로 거슬러 올라가 보라. 거기에서부터 오늘 본문까지 쭉 읽어 보라. 예수는 참 메시아라는 것을 일단 이해하게 되자, 야고보와 요한은 그 밖의 일체의 것에 대해서는 귀기울이기를 멈추었다. 주석가인 안드레 레즈너가 지적하듯이, 그 중간에 끼여든 절들에서 예수가 제자들에게 말하려는 것은, 그를 따르는 것은 제자들이 그들 자신을 다음과 같은 사람들로 간주함을 의미한다는 것이다:

* 예수를 위해, 그리고 복음을 위해 자기 자신을 부인하고 세상의 수치를 받아들이는 모험을 하는 사람들(8:34-38).
* 모든 다른 것들보다 예수와 그의 말씀에 초점을 맞추는 사람들(9:7).
* 하나님의 일을 하기 위해 그분의 권능에 한결같이 겸손히 의지하는 사람들(9:14-29).
* 경쟁, 남보다 한 발 앞선 행위, 혹은 영광을 추구하지 않고, 그 대신 모든 사람의 꼴찌가 되고 모든 사람을 섬기는 종의 역할을 택하는 사람들(9:33-37). 
* 하나님 나라에서 누가 무엇을 하고 그들이 그것을 어떻게 하는지에 대한 통제를 포기하는 사람들. 다시 말해, 하나님을 위해 행해지는 일체의 것을 감독하는 전문가로 자처하지 않는 사람들(10:38-41).
* 그것이 마음을 산란하게 하는 것처럼 보일 때에도, 어린아이들을 자신이 하는 일의 중심에 두는 사람들(9:36-37; 42-48; 10:13-16).
* 소유에 짓눌리지 않고 백 배의 약속의 선물을 받아들이는 사람들(10:17-31).

하지만 안타깝게도, 야고보와 요한은 특별한 인정의 자리를 요청한다! 그들은 예수의 제자 됨의 의미를 까맣게 잊고 있었다.

그래서 그들은 예수가 그들에게 제시하는 "잔"을 마실 수 없었다(38절). "예수가 마시는 잔을 우리도 마실 수 있다"는 그들의 입심 좋은 대답에서 암시되듯이, 그들은 그 잔이 왕의 포도주로 가득 채워질 것으로 전혀 엉뚱한 생각을 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봉사의 잔은 종종 겸손한 차로 채워져 있음을 모텐슨은 발견했다. 그는 코르페 사람들의 삶의 경험을 마실 필요가 있었다. 오직 이러한 방식으로만, 그들은 주인이 되고 그는 종이 될 수 있었다. 게다가, 그들의 원시적인 상황에서는, 그들이 자신들이 마시는 차에 맛을 내기 위해 사용하는 [티베트산 들소인] 야크 젖이 언제나 신선한 것은 아니었다. 그들은 그것을 그런 식으로 마실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도 모텐슨은 기꺼이 그것을 그들과 함께 나누어 마셨다.

그것은 사람들 사이에서 그가 하는 일에 대한 은유적 표현이 되었다. 그는 그들이 살았던 것과 동일한 조건에서 그들 사이에 살았다. 그리고 이것 때문에, 그들은 그의 일을 받아들이고 지지했고, 그와 함께 일했고, 그를 사랑했다. 오늘날 모텐슨은 파키스탄과 아프가니스탄 전역에서 지역 주민들의 따뜻한 환영을 받는 몇 안 되는 미국인들 중의 하나이다. 왜냐하면 그는 권력을 행사하는 일이 없이, 그리고 좋은 자리와 명성을 추구하지 않고 순수한 마음으로 섬기려고 온 사람으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그는 위대함이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우리를 섬기고 있는가 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을 섬기고 있는가와 관련됨을 보여준다.

한때는 헛된 욕망에 사로잡혔던 야고보와 요한도 결국은 그 소중한 교훈을 깨우쳤다. 그래서 그들은 기꺼이 남들을 섬기는 종으로서 복음을 충실히 전하는 일에 헌신했다.

예수의 제자들이 되기를 원하는 우리들도 주님이 우리 앞에 가져다놓으시는 잔을 마시도록 부름을 받고 있다. 섬김을 받는 것이 아니라 남을 섬기는 것을 추구하면서 겸손히!

<가능한 설교 주제들>
* 위대함이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우리를 섬기고 있는가 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을 섬기고 있는가와 관련된다.
* 어떤 기도의 요청들은 우리가 하나님 나라를 얼마나 많이 오해하고 있는지를 우리에게 보여준다(35절 참조). 우리의 기도에 대한 답변들 중 일부는 하나님이 우리의 잘못된 기도의 요청들을 교정하는 형태로 온다.
* 마침내 예수의 오른편과 왼편에 앉은 사람들은 그와 함께 십자가에 달린 두 강도였다. 우리가 하나님 나라를 섬긴 것에 대한 특별한 인정을 요청하는 것은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고난을 받는 것을 의미할지도 모른다.        

* 예화

+ 자연에 관한 시

허리를 낮추고
고개를 숙이고

몸을 낮추고 위를 쳐다보면
아, 하늘은 높고 푸르구나

이것이다
산이 보여주려는 것
하늘은 무척 높다는 것
푸르다는 것

사람보다 훨씬 크다는 것
이것을 보여주려고
산은 날마다 손을 내밀어
오라 오라 했나보다
(윤수천·시인)

+ 세상에서 가장 짧은 동화

세탁소에 갓 들어온
새 옷걸이한테
헌 옷걸이가 한마디하였다. 
너는 옷걸이라는 사실을
한시도 잊지 말길 바란다.

-왜 옷걸이라는 것을
그렇게 강조하시는지요?

-잠깐씩 입혀지는 옷이
자기의 신분인양 교만해지는
옷걸이들을 그 동안
많이 보았기 때문이다
(정채봉·동화작가)

+ 가을 산길

맑은 바람 속을 맑은 하늘을 이고
가을 산길을 가노라면
가을 하느님,
당신의 옷자락이 보입니다.

언제나 겸허하신 당신,
그렇습니다.
당신은 한 알의 익은 도토리알 속에도 계셨고
한 알의 상수리 열매 속에도 계셨습니다.
한 알의 개암 열매 속에도 숨어 계셨구요.

언제나 무소유일 뿐인 당신,
그렇습니다.
당신은 이제 겨우 세 살바기 어린아이의 눈빛을 하고
수풀 사이로 포르릉 포르릉
날으는 맷새를 따라가며
걸음마 연습을 하고 계셨습니다.
(나태주·시인) 

+ 그때 왜

저 사람은 거짓말을 너무 좋아해,
저 사람과는 결별해야겠어,
하고 결심했을 때
그때 왜?
나의 수많은 거짓말했던 모습들이 떠오르지 않았지?

저 사람은 남을 너무 미워해,
저 사람과는 헤어져야겠어,
하고 결심했을 때
그때 왜?
내가 수많은 사람을 미워했던 모습들이 떠오르지 않았지?

저 사람은 너무 교만해,
그러니까 저 사람과 그만 만나야지,
하고 결심했을 때
그때 왜?
나의 교만했던 모습들이 떠오르지 않았지?

저 사람은 너무 이해심이 없어,
그러니까 저 사람과 작별해야지,
하고 결심했을 때
그때 왜?
내가 남을 이해하지 못했던 모습들이 떠오르지 않았지?

이 사람은 이래서,
저 사람은 저래서 하며
모두 내 마음에서 떠나보냈는데
이젠 이곳에 나 홀로 남았네.
(김남기·시인)

+ 겸손한 사람은 참 아름답다

겸손이란 참으로 자신 있는 사람만이
갖출 수 있는 인격이다.

자신과 자부심이 없는 사람은
열등의식이나 비굴감은 있을지언정
겸손한 미덕을 갖추기 어렵다.

겸손은 자기를 투시할 줄 아는
맑은 자의식을 가진 사람의 속에 있는 것이다.

자기의 한계를 알고 한정된 자신의 운명과
우주의 영원 무변성과를 대비할 줄 아는
분별력을 가진 사람만이 겸손할 수가 있다.

또한 겸손은 생명 있는 모든 것,
혹은 무생물의 모든 것까지 애련히 여기는
마음에서 유래하는 것이며
그들의 존재함에 대한
외경심에서 비롯하는 것이다.

자연의 모든 뜻, 옆에 있는 사람이나 사물을
모두 스승으로 삼아 가르침을 얻고자 하는
겸허함을 가진 이의 삶은 경건하다.

경건한 삶을 사는 사람은
함부로 부화뇌동하지 않으며,
함부로 속단하지 않으며,
운명을 수긍하고
인내하고 사랑함으로써 극복하는 이이다.

그런 사려 깊은 삶을 사는 사람을
우리는 사랑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허영자·시인)

+ 모든 일을 하느님을 위해
 
나는 아버지, 어머니, 남편, 그리고 다른 식구들과 함께 살고 있습니다.
이 몸으로 남편을 섬기니까, 아내라 부를 수 있겠지요.
식구들을 위해 요리를 하고 설거지도 하니까, 식모라고 부를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밖에 청소도 하고 빨래도 하고 다른 여러 가지 잡다한 일을 하고 있으니,
하인이라고 불러도 되겠네요.

그러나 당신이 만일 다른 관점에서 본다면
내가 이 몸으로 오직 하나님만 섬기고 있음을 아실 것입니다.
왜냐하면 이 몸으로 아버지, 어머니, 남편, 그리고 다른 식구들을 섬길 때,
그들을 전능하신 하느님의 다른 모습으로 여기고 그렇게 섬기니까요.

밥상을 차릴 때 나는 하느님께 올리는 제상 차리듯이 차립니다.
요리된 음식이 사실은 하느님을 의미하거든요.
무슨 일이든지 하느님을 섬기는 마음으로 나는 그 일을 합니다.
모든 대상을 하느님으로 여기고,
모든 일을 하느님을 위해 하는 것이 나의 유일한 이상이에요.
(로저 월쉬, 『본질적 영성』) 

+ 겸손은 사랑의 가치를 높이는 통로입니다

겸손은 사랑의 뿌리입니다.
겸손은 사랑이 마땅히 지녀야 할 미덕입니다.
겸손은 사랑의 가치를 높이는 통로입니다.
사랑은 연민과 다릅니다.
연민은 위에 서서 아래를 굽어보는 것입니다 .
그러나 사랑은 그가 위에 서고, 내가 자진해 아래에 자리합니다.
그는 위대해지고, 역으로 나는 한없이 작은 자가 됩니다.
스스로를 낮추는 겸손이야말로 진정한 사랑으로 가는 길입니다.
진정한 사랑은 언제나 겸손한 사랑으로 시작됩니다.
교만은 사랑을 시기한 악마가 던지는 유혹입니다.
교만은 사랑의 기쁨을 가리고 축소시키며 끝내 무너뜨립니다.
겸손은 사랑하는 자가 지녀야 할 강력한 용기입니다.
겸손으로 나의 욕망을 굴복시킵니다.
또한 겸손은 자유입니다.
겸손으로 내가 그에게 속한 존재임을 깨닫습니다.
겸손을 통해 스스로 욕망으로부터, 자유로운 뜻일 수 있다는 뜻입니다.
겸손은 기쁨의 통로입니다.
사랑의 기쁨을 소원한다면 , 먼저 내 사랑 앞에서 겸손하십시오.
(조창희, 『사랑으로 살아가기』)

+ 지름길은 없다

희랍의 한 수학자는 말했습니다. "기하학에 지름길은 없다." 이 말은 노력하지 않고 어떻게 쉽게 알 수 있는 방법이 없나 하고 궁리하는 젊은 학도들에게 주는 경고입니다. 우리도 알고 있듯이 그런 방법은 없습니다. 이 모든 것은 성경에서도 마찬가지이며 우리의 삶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예수 그리스도만이 길이요, 진리요, 생명입니다. 이 길은 지름길이 아닙니다. 날마다 자신을 부인하고 날마다 자기의 십자가를 지고 가는 사람들만이 들어갈 수 있는 길입니다.

+ 하나님의 눈으로 본다면 

교만한 사람들은 자기 자신의 중요성에 대해 과장된 생각을 갖고 있다. 그들의 일차적 관심은 자기 자신이다. 파리 한 마리가 달리는 마차의 바퀴에 앉아 말한다. "와, 내가 만들어내는 저 먼지 좀 봐!" 토저는 "겸손은 천연 기념물처럼 찾아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크낙새를 찾아보기 어렵듯이 겸손을 찾아보는 것도 정말 어렵다. 교만은 그리스도인에게 가장 무서운 적들 중 하나다.

스코틀랜드의 한 젊은 목사 이야기가 생각난다. 그는 자신감에 가득 차서 교만한 태도로 강대상에 올라갔다. 하지만 그의 설교는 다량의 수면제 역할밖에 못했다. 설교는 완전히 실패작이었고 목사 자신도 그걸 알았다. 그가 낭패감에 젖어 강대상에서 내려오자 나이 지긋한 여자 성도가 말했다. "목사님, 만일 당신이 내려올 때의 그 태도로 올라갔더라면 올라갈 때의 그 모습으로 내려올 수 있었을 것입니다."

교만하고 잘난 체하는 사람들은 경건한 자아상을 갖고 있지 못하다. 만일 우리가 하나님이 보시는 대로 우리 자신을 볼 수 있다면, 우리는 겸손해지지 않고는 배길 수 없을 것이다. 
(조지 스위팅, 『어떻게 사랑할 것인가』) 

+ 낮추고 기다리는 지혜              

사막에는 물이 없다. 그런데 사막에는 여우와 다른 짐승들뿐만 아니라 뱀이나 개구리, 풍뎅이까지도 산다. 그러면 이런 짐승들이 어디에서 물을 구하여 먹고사는 것일까? 

그 비밀은 바로 이슬에 있다. 사막에는 뜨거운 낮 기온과 차가운 밤 기운으로 인하여 밤과 새벽에 이슬이 맺힌다. 그래서 여우같은 짐승은 바위에 낀 이슬을 매일 핥아먹고 산다. 개구리는 자기 머리와 눈 근처에 내린 이슬을 두 손으로 씻어서 그것을 핥아먹는다. 뱀은 제 몸을 굽혀 돌려서 등에 내린 이슬을 그 혀로 핥아먹는다.

그러면 풍뎅이는 어떻게 이슬을 먹는단 말인가? 풍뎅이의 입은 등까지 돌아가지도 않는다. '그렇다면 풍뎅이는 서로 다른 풍뎅이의 등에 있는 이슬을 핥아먹는 것이겠구나!' 이것은 멋진 추측이기는 하지만, 옳은 대답은 아니다. 왜냐하면 혼자 사는 풍뎅이도 있으니 말이다! 

사막을 연구하는 특수 전문팀이 촬영해온 것을 보면 기가 막힌다. 풍뎅이는 자기 몸에 내린 이슬을 먹기 위해 머리를 땅으로 낮게 내린다. 낮게 내릴 수 있는 데까지 최대한 낮게 낮춘다. 그리고 가만히 기다린다. 그러면 자기의 등에 맺혀 있던 이슬이 머리 쪽으로 주르륵 흘러 내려온다. 이렇게 이슬이 흘러서 내려오면 풍뎅이는 그것을 빨아먹는 것이었다.  참으로 멋진 창조 섭리가 아닌가?
(윤영준, 『코끼리 남편』)

+ 허리를 굽히는 지혜 
 
무거운 포도송이일수록 아래로 늘어진다. 이 말은, 인간은 겸손할수록 허리를 굽힌다는 뜻이다.

성서에 의하면, 하느님은 광명과 암흑, 하늘과 땅, 물, 그리고 모든 생물을 만드신 다음에 비로소 최초의 인간 아담을 만드셨다. 신께서 천지 창조의 맨 마지막 날에 인간을 만드신 것은 인간의 오만함을 경계하기 위해서였다. 인간을 다른 생물보다 늦게 창조함으로써 여타의 생물에 대한 우월감과 자만심을 갖지 않고 자연에 순응하는 지혜를 터득하게 했던 것이다.
(김하 편역, 『탈무드 잠언집』)

+ 그분에게 맡겨라

개미와 코끼리가 다리를 건너가는 옛날 이야기가 있다. 그런데 다리가 코끼리의 무게에 흔들흔들했다. 둘이 다리를 다 건너가자 개미가 소리쳤다. "세상에, 우리가 정말 다리를 흔들어 놓았군."

내가 아무런 영향력이 없거나 한 일도 없는데 그 일이 성취되면 요란하게 다 내 덕이라고 떠들어대는 경우가 많다. 자신이 한 일에 대해 과장해서 떠벌리는 경우를 피하기 위해서는 될 수 있는 대로 열심히 일하고 아무런 자랑을 하지 않아야 한다.

하느님이 판단하시도록 내버려두고 자신의 임무만 다하라. 그분이 대가를 쳐주시는 것은 이 지상에서 보상하는 그 어느 것보다도 훨씬 무겁다.

역할이 아무리 보잘것없어도 하느님의 눈에는 중요한 것이도록 하라. 자기 역할을 과소평가하지도 과대평가하지도 말라.
(J. 모러스, 『잠깐만요』)

+ 이웃을 위한 겸손

유명한 흑인 교육가인 부커 워싱턴 박사가 앨라배마에 있는 터스키기 대학 총장으로 취임한 후 그 지역 부자들이 살고 있는 동네를 산책하고 있었다.

그때 어느 백인 부인이 그가 워싱턴 박사인 줄 모르고 그냥 지나가는 흑인이려니 해서 멈춰 세우고 몇 달러 줄 테니 장작이나 패달라고 요청했다. 총장은 그때 특별히 할 일이 없었고 시간 여유가 있었기에 웃으면서 소매를 걷어붙이고 장작을 패서 그녀의 벽난로 옆에 차곡차곡 쌓아 주었다. 일을 마치고 그가 돌아간 후, 그 집의 흑인 하녀가 그를 알아보고 주인에게 알려 주었다．

부인은 너무 부끄럽고 당황해서 다음날 아침 총장실로 찾아가서 백배 사죄했다. 그러자 부커 워싱턴 총장은 "부인, 괜찮습니다. 저는 가끔 가벼운 육체노동을 좋아합니다. 그뿐입니까. 이웃을 돕는 것은 언제나 기쁜 일이지요"라며 오히려 위로했다.

정말 겸손한 사람을 찾기란 쉽지 않다. 하나님은 자신을 낮추고 겸손한 사람을 세워 주신다. "누구든지 자기를 높이는 자는 낮아질 것이요, 자기를 낮추는 자는 높아지리라"(마태 23:12).

+ 밝은 화음을 넣어 줄 수 있는 사람

세계적인 교향악단 지휘자인 레오나르드 번슈타인에게 어떤 사람이 물었다. "번슈타인 선생님, 많은 악기들 중에 가장 다루기 힘든 악기는 무엇입니까?" 번슈타인은 가볍게 웃으며 대답했다. "가장 다루기 힘든 악기는 바로 제2바이올린입니다. 제1바이올린을 훌륭하게 연주하는 사람은 얼마든지 있습니다. 하지만 제1바이올린을 연주하는 사람과 똑같은 열정으로 제2바이올린을 연주하는 사람은 참으로 구하기 어렵습니다. 프렌치호른이나 플루트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제1연주자는 많지만 그와 함께 아름다운 화음을 이루어 줄 제2연주자는 너무 적습니다. 만약 아무도 제2연주자가 되려고 하지 않는다면 음악은 영원히 불가능하죠."

사회도 교향악을 연주하는 교향악단과 마찬가지가 아닐까. 제2연주자의 악기가 좋은 화음을 넣어주고 코러스가 음을 받쳐 줄 때 훌륭한 음악이 탄생하듯이, 이 사회와 직장은 당신의 소속감을 필요로 한다. 너나 할 것 없이 솔로 연주자가 되려 하고 특출한 위치에서 주목받는 사람만이 전부인 것처럼 알지만, 직장은 그런 사람들만 모여선 아무 일도 되지 않는다. 제1연주자는 아무 사람과 함께 연주할 수 없지만, 제2연주자는 어떤 사람과도 연주할 수 있고, 오히려 훌륭하지 못한 제1연주자를 훌륭한 연주자로 만들 수 있다.

비록 겉으로 드러나거나 주목받는 일은 아닐지라도, 여러분은 사회라는 교향악단에서 가장 중요하고 소중한 사람들이라는 사실을 기억하기 바란다.

+ 사라진 은사

유명하신 원로 목사님 한 분이 젊은 시절에 은사를 받은 적이 있습니다. 본인도 처음에는 몰랐는데, 한번은 환자 심방을 가서 기도하고 왔는데 그가 낫게 되었습니다. 기도한 즉시 낫지는 않았습니다. 기도하고 오면 며칠 후에 효과가 나타났습니다.

그래서 처음에는 다들 잘 몰랐다가 그런 일이 자꾸 많아지니까 "목사님이 오셔서 기도하고 가시면 낫더라"는 소문이 퍼졌습니다. 그러다 보니 이제는 예수를 믿지 않는 사람들까지 목사님을 찾아왔습니다. "목사님, 돈은 달라는 대로 드리겠습니다. 우리 딸의 병을 좀 고쳐 주십시오."

그러자 목사님은 이렇게 기도했다고 합니다. "하나님, 저는 이 은사가 필요 없습니다. 사람들이 이 은사 때문에 예수는 믿으려 하지 않고 병만 고쳐 달라고 합니다. 그럴 바에는 차라리 이 은사를 쓰지 않겠습니다."

그 후에 목사님은 어떻게 되었을까요? 목사님에게는 치유의 은사와 함께 회개의 은사까지 나타났으리라고 생각하지 않으십니까? 그런데 그 후에 목사님의 은사는 사라졌습니다. 그저 평범한 목사님이 되신 것입니다. 은사가 최선의 방법이나 무기는 아니라는 말입니다. 더 중요한 것은 겸손한 마음으로 남을 나보다 낫게 여기는 것입니다.

우리가 은사를 사모해야 하는 것은 더 많이 주님께 봉사하고 싶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하나님은 우리의 명성과 능력과 재주로 영광을 받으시는 분이 아닙니다. 하나님은 우리의 감추어지고 섬기고 낮아진 봉사를 받으십니다.
(박영선, 『고린도교회와 은사』)

+ 대통령이 된 구두공의 아들

미국의 에이브러햄 링컨 대통령의 아버지는 제화공이었다. 귀족들은 신분이 낮은 제화공 아들이 대통령에 당선된 것이 못마땅했다. 그래서 약점 찾기에 혈안이 되었다. 링컨이 취임 연설을 하려고 의회에 도착했을 때, 한 늙은 의원이 비아냥거렸다.

"링컨씨. 당신의 아버지는 한때 내 구두를 만드는 사람이었소. 이곳에 있는 의원들 중 상당수가 당신의 아버지가 만든 구두를 신고 있소. 그런 형편없는 신분으로 대통령에 당선된 사람은 아마 없을 거요."

링컨은 갑작스런 공격에 조금도 불쾌한 감정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는 잔잔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취임 연설 전에 저에게 아버지를 상기시켜 주시니 감사합니다. 제 아버지는 ‘구두의 예술가’였어요. 혹시 아버지가 만든 구두에 문제가 생기면 즉시 저에게 말씀해 주십시오. 제가 잘 수선해 드리지요."

유능한 지도자는 여유와 재치로 상대방을 제압한다. 

* 예배 자료

+ 예배에의 부름

주님
저에게
깊이 깨달을 수 있는
마음 하나 주시어요.

그리하여
시기하는 눈과
질투하는 마음이
융화되지 않도록

당신의 선한 뜻으로
제 마음을 올곧게
다스려 주시어요.

주님
저에게
행할 수 있는
믿음 하나
깊이 심어 주시어요.

애써 어려움
피해가지 아니하고
가난한 이웃들을
눈 가려 외면하지 않는

당신의 참다운 사랑이
마음과 마음으로 흐를 수 있도록
제게 튼실한 혈관 하나
연결해 주시어요.

주님
저에게
맑음을 바라볼 수 있는
하늘을 주시어요.

자꾸만 커져 가는 욕심을
더 이상 담아둘 수 없도록
원형의 마음보다
접시 같은 마음으로

세상의 이치를 잘 판단하여
당신의 주신 혜안으로
삶을 잘 걸러내게 하시어요.
(서현미·시인, '소망')

+ 신앙고백의 기도

주 예수 그리스도여,
당신은 제 삶을 돋보이게 하는
참된 신앙의 길을 보여주셨습니다.

그것은 하루하루의 삶 속에서
적극적으로, 즉시 도움의 손길을 내미는
이웃 사랑의 길이었습니다.

이 길 위에서 저는
전혀 모르는
당신을 만납니다.

오, 삶의 빛이신 분이여
당신의 오솔길로 저를 인도하소서.

참을성 있게 그 길을 가며
언제나 새로운 영혼이 되어
항상 앞으로 나아가게 하소서.

사람들을 위해 제 존재를 걸고
제 자신을 선물로 내어줄 수 있도록
신비로운 힘을 주소서.

그리하면 당신은
제가 사랑하는 사람들과 하나 되어
신비로이 저를 향해
다가오실 것입니다.

형제들과 함께
저를 맞으러 오실 것입니다.
(칼 라너, '기도')

+ 겸손한 하루

매일매일 겸손의 하루가 되게 해 주옵소서.
동료들의 허물과 약점 때문에
우월감을 갖지 않고
그들의 과실을 덮어 주며
그들의 뛰어난 점들을 사랑하며
그들의 덕행을 격려해 주며
그들의 부족을 도와주며
그들이 잘되는 것을 기뻐하며'
그들의 어려움을 불쌍히 여기며
그들의 우정을 받아들이고
그들의 불친절함을 너그럽게 보아주며
그들의 악의를 용서하고
종들의 종이 되며
그리고 가장 낮은 사람들 중에
가장 천한 직분을 행함으로
자신을 낮추도록 하시옵소서.
(작자 미상)

+ 내 잔이 넘치나이다

때로는 당신의 사랑이
나를 힘들게 하시었네

깊고 깊은 어둠 속에서
당신이 불어주던 휘파람 소리

그 길이 아니면 아니 된다고
나를 인도하시었네

어찌 편한 길은 그대로 두고
비탈진 그 길로 인도하시었네

사랑의 언덕은 높고도 험해
십자가 없이는 오르지 못하리
당신이 두 팔 벌려 서 계신 그곳

그곳에 나 다다를 때까지
임이여, 휘파람을 불어 주소서
내 잔이 넘치나이다
(홍수희·시인)

+ 햇살에게

이른 아침에
먼지를 볼 수 있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제는 내가
먼지에 불과하다는 것을 알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래도 먼지가 된 나를
하루 종일
찬란하게 비춰주셔서 감사합니다
(정호승·시인)

+ 헌신에 대한 묵상기도

오 친구여, 우리는
이제 한 톨의 사랑이 되어
배고픈 이들을 먹여야 하네
언젠가 우리 사랑
나누어 넉넉한 큰 들판이 될 때까지

오 친구여, 우리는 이제
한 방울의 사랑이 되어
목마른 이들을 적셔야 하네
언젠가 우리 세상
흘러서 넘치는 큰 강이 될 때까지
(이해인·수녀, '한 톨의 사랑이 되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