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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들의 세습-기꺼이 박수 쳐주고 싶다[세습과 성직매매4]
마지막 글입니다. 그동안 몇몇 분들이 대형교회만 세습이고, 중소형교회는 세습이 아닌가. 긍정적인 면과 부정적인 면이 있다. 세습한 교회의 목회결과를 가지고 평가하자. 세습의 긍정적인 면과 부정적인 면을 객관화하자. 윤성현)대형교회만 특별한 잣대를 가지고 재는 건 형평성에 문제있다.-그러나 교회세습이후 긍정적인 영향은 없나?/긍정적인 면은 교회부흥에서 찾아야한다. 그러나 교회부흥이 양적인 성장을 기준으로 평가해서는 안된다. 예방책이 무엇인가?-하는 질문을 제게 줬습니다. 하나하나 대답을 하기 보다는 제 마지막 글로 이 모든 질문에 대한 답변을 대신하겠습니다. 이 글을 쓸 수 있도록 과제를 준 한 목사님께 감사드립니다.
내 사랑하는 사람들의 세습 그리고 성직매매
지난 연회에서, 미국 UMC에서 목회를 하고 있던 후배를 만났다. 반가웠다. 그냥 잠시 들르러 왔나 했다. 그런데 아버지가 은퇴를 하고 그 교회의 담임목사로 부임을 했다고 한다. 세습을 했다는 말이다. 멀리 떨어져있었으나 늘 가슴에 품고 살았던 후배였다. 별 볼일 없는 나를 그래도 좋은 선배로 생각해준 후배였다. 그런데 세습을 한 것이다. 사실 이상할건 하나도 없었다. 어찌보면 한국감리교회의 현실에서는 새삼스러울 것 없는 당연한 일이 아닌가. 그 후배에게 한 말은 딱 한마디였다. <더 겸손해라>.
그 아버지가 은퇴하고 그가 담임목사로 취임하는 예배에 참석했다. 지금 기억으로는 1,2부로 나누어 드린 그 예배에서 아버지의 은퇴찬하예배가 먼저 있고 이어서 담임목사 취임예배가 있었다. 평소에 존경했던 그 후배의 아버지 은퇴찬하예배가 끝나고 나는 자리에서 일어섰다. 은퇴하신 그 목사님에 대해서는 내가 평생에 잊을 수 없는 고마움이 있다.
내가 서리전도사 시절에 자격심사를 받기 위해 들어갔을 때, 나는 양복이 없어서 잠바를 입고 들어갔다. 지금부터 20년여 년 전이었다. 그때 양복을 입지 않고 자격심사를 받으러 왔다 해서 나는 완전 정신나간 놈 취급을 당하고 된통 혼이 났던 기억이 있다. 그리고 심사장을 나왔다. 심사장을 빠져나온 나를 누가 불렀다. 남전도사! 돌아보니 그 분이었다. 사실 그때야 누가 누군지 어찌 알았겠는가? 그런데 그분이 봉투를 하나주셨다. 양복티켓이었다. 목회자는 궁하게 보여서 안된다. 이거로 양복을 하나 해 입으라고.
사실 그분에 대한 고마움을 20년여이 지나고 난 지금도 잊지 않고 있다. 그 아들은 내 후배목사가 되었고, 그동안 많은 세월이 흘렀다. 이제 그분이 은퇴하고 그 아들은 세습을 하여 그 교회에 담임목사가 되었다. 그분에 대한 도리로 은퇴찬하예배에 참석했다.
몇 년 전, 부목사를 했던 어떤 후배가 울면서 하는 전화를 받았던 적이 있었다. 그는 자신이 부목사로 근 10년 가까이 사역하던 교회에서 어느 정도 규모가 되는 시골교회에 담임목사로 가라고 하는데 어떻게 했으면 좋겠느냐고 내게 물었다. 물론 돈을 주고 가는 자리(?)였다. 그 후배는 성직매매를 하면서까지 나가고 싶지가 않다고. 그런데 그렇게 하지 않고서는 나갈 때가 없었다. 물론 그 돈은 자신이 내는 건 아니었다. 교회가 만들어준 돈이었다. 그때 나는 그렇게 해서라도 나갈 수 있으면 나가라고 했다. 다행히도 그 후배는 성직매매 거래(?)가 성사되었는데, 그 사모를 통하여 웃돈을 더 요구해와서 없는 걸로했다. 그리고는 아주 작은교회로 가서 목회를 잘하고 있다.
나는 그때 그 후배의 눈물이 지금도 귀에 쟁쟁하다. 이런 경우는 비일비재하다. 내 사랑하는 후배들 가운데는 성직매매로 교회담임목사가 된 후배들이 적지 않다. 그들은 모두 하나같이 성직매매에 대한 자괴감을 가지고 목회를 하고 있다. 모두 다 하나같이 부목사로 몇 년을 사역을 하다 나오면서 담임목사직을 돈을 주고 성직매매로 그 자리에서 목회를 하는 후배들이다.
이들이 세습을 하고 성직매매를 했다 해서 다 정죄를 해야 하나. 솔직하게 나는 그들에게 돌을 던지면서 이 문제를 개인의 사적인 신앙양심의 문제로 치부하고 싶지 않다. 세습과 성직매매에 대해서 가혹하게 질타하고 있는 그동안 내 글로 보면 이런 내 태도는 자기모순인가? 그렇다 하더라도 나는 그들에게 돌을 던지고 싶지 않다.
세습이 문제가 되는 지점-특권의식, 무임승차. 사유화, 맘몬우상숭배
나는 세습을 절대적으로 악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세습이 문제가 되는 것은 특권의식과 무임승차이다. 중대형교회 담임목사 자식들은 여러 가지 특혜들이 많다. 커는 과정도 시골교회 담임목사 자제들과는 전혀 종자가 다르다. 신학교를 마치고 다 외국에 유학 보내고 어디 허름한 거라도 박사는 기본으로 다 걸치도록 만든다. 중대형교회 목사 아들 중에 그 과정을 안 거친 이가 거의 없다. 물론 예외는 있을 것이다. 출발부터 이렇게 특별한 사람처럼 양육되고, 돌아와서는 아버지가 목회하던 중대형교회를 물러 받는다.
또 세습과 성직매매가 문제가 되는 것은 거룩한 성체인 교회를 사유화시키고 물화(物化)시켰다는 점이다. 정말 반신앙적이다. 세습과 관련해서, 하나님의 축복으로 대형교회로 성장한 것은 비난 받을 일이 아니다. 오히려 귀감이 되어야 옳다. 그런데 왜 오늘 한국(감리)교회에서 대형교회가 귀감이 되지 못하고 비난의 대상이 되고 있는가? 그것은 개교회이기주의 때문이다. 이 대형교회의 이기주의의 가장 큰 죄악은 공교회제도를 붕괴시켰다는 죄악이다. 공교회의 의무와 사명을 저버린 대형교회는 필연적으로 교회를 사유화시켰다. 교회의 사유화는 하나님에 대한 반역이자 맘몬우상숭배로 귀착될 수밖에 없었다. 세습이 문제가 되는 지점은 바로 이지점이다.
아무리 하나님을 불러도 사유화된 대형교회는, 맘몬우상숭배의 논리를 가진 교회는 거룩한 성체가 아니다. 아론은 시내산 밑에서 금송아지를 만들어 <우리를 애굽에서 인도해낸 하나님>이라고 높이 세우고, 예배를 드렸다. 오늘 대형교회가 보이고 있는 행태는 시내산 밑의 금송아지 축제와 뭐가 다른가? 나는 하나도 다를 바가 없다고 생각한다. 똑같은 우상숭배이다. 세습이 문제가 되는 것은 바로 그 때문이다.
세습을 규제할 방법 현실적으로 없고, 또 불가능하다
현실적으로 감리교회공동체 안에서 세습은 이런저런 장치로 전혀 해결 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혹자는 법으로 규제하면 되지 않은가하고 말할지 모른다. 그런데 그 법은 누가 만드는가. 단언하건데 감리교회가 세습금지법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은 남자도 애를 밸 수 있을 때나 가능할 것이다. 지금처럼 대형교회의 맘몬우상숭배 악령이 감리교회를 지배하고 있는 한 세습규제법은 전혀 불가능하다.
잘 보라. 감리교 총회를 폭력으로 유린하고, 감리교사태로 감리교회를 수렁에 밀어 넣은 후안무치한 인간들도 법적으로 전혀 제재를 못하는 것이 오늘 감리교회의 현실이다. 더구나 또 다시 감독회장을 나오겠다는 야욕을 공공연하게 드러내고 있는 것이 지금 감리교회의 현실이 아닌가. 나는 솔직하게 이런 개떡 같은 집단이 내가 속해있는 감리교회라는 사실에 모멸감을 느낀다. 상식도 염치도 없는 극단적인 이기주의가 폭력을 불사하는 현실에서도 전혀 아무런 규제를 못하는 이 무법천지에서 법으로 세습을 규제하자는 것은 그물로 바닷물을 끌어 올리자는 생각과 전혀 다를 바가 없다.
그럼, 세습을 한 대형교회들이 구원받을 수 있는 길이 없는가? 있다. 어떤 경우에 그런가? 세습한 교회 때문에 무너진 공교회가 다시 세워졌다고 할 경우 나는 그 세습에는 박수를 쳐줄 것이다. 그래서 세습한 교회들이, 세습에 성공한 소위 황태자들이, 공교회 회복에 대해서 진중하게 고민해주기를 바란다. 공교회제도와 영성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미자립교회의 목회생활비를 본부가 감독이 책임을 질 수 있어야 한다. 다시 말하면 본부차원에서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말이다. 그리고 은퇴교역자들이 노후에 대한 불안 없도록 은급문제를 해결해야한다. 이렇게 은급문제를 해결하고 난 다음에 성직매매에 대한 강력한 규제를 해야 한다. 성직매매를 한 사실이 드러나는 그 순간부터 평생 은급을 몰수하는 강력한 조치를 취한다면 성직매매는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세습을 양성화하자-공교회 제도와 영성회복이 기여하도록
그러면 어떻게 할 건가? 나는 세습을 양성화시키자는 입장이다. 어떻게 세습을 양성화시킬 것인가? 우선 세습한 교회는, ➀세습한 교회는 부담금을 정직하게 내도록 하고 ➁그 다음으로 교회예산의 1/10조를 미자립교회 목회자지원기금으로 ➂그리고 교회예산의 10%를 은급기금으로 내도록 하자. 세습을 한 교회는 예외없이 이렇게 하도록 양성화시키자. 이렇게 할 경우에 감리교회의 무너진 공교회를 제도적으로 살릴 수가 있고, 공교회의 영성도 다시 살아나게 된다. 성직매매도 자연 사라지게 될 것이다. 물론 이것을 법제화해서 세습의 길을 공식적으로 터주자는 내 생각은 너무 낭만적이고 순진한 생각인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다른 길이 전혀 없다는 점이다. 현재 세습을 한 교회에 대해서 할 수 있는 건 비난뿐이다. 그래서 나는 이렇게라도 해서 그들이 맘몬우상숭배로부터 구원받고 해방될 수 있기를 바란다.
나는 내 주변에서 그리고 후배들에게서, 농어촌목회나 아니면 특수목회에 대한 소명을 가진 목회자들이 생계문제로 자신의 소명을 접어야하는 경우를 본다. 그리고 정말 어려운 미자립교회 담임자들이 생계비를 벌기 위해서 노가다나 대리운전 등 생계문제로 목회외적인 일에 자신의 시간과 노력을 빼앗기는 일도 없을 것이며, 목회자로써 자긍심을 가지고 어디에서든지 성심으로 목회를 할 수 있도록 공교회제도를 바로 세우자는 것이다. 그리고 은급문제도 역시 안정적으로 운영될 수 있는 토대를 중대형 세습교회들이 자발적으로 부담하게 해서 성직매매를 막고 공교회를 회복하는 데 기여할 수 있도록 하면 어떨까?
이렇게 공교회의 제도와 영성을 다시 회복하는 일에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경우에, 나는 당신들의 세습에 기꺼이 박수를 쳐 주겠다. 이 길 만이 당신들의 아버지가 망친 감리교회를 세습한 당신들이 다시 살려내는 길이다. 세습에 성공한 황태자들이 이 점을 깊이 숙고해주기를 바란다. 그리하여 세습을 성공한 황태자들이 감리교회를 맘몬우상숭배의 수렁에서 구해내고, 스스로 세습의 원죄로부터 구원받고 해방되기를 진정으로 바란다.
이런 내 생각은 현실적으로는 전혀 실현 가능성이 없는 희망사항인줄 안다.
그래서 성령님께서 저들의 마음을 감동시켜주시기를 기도할 뿐이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