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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덤에서의 예수 부활을 믿을 수 있을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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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닉네임 : 하느리 |
2017-04-15 08:34:51 조회: 758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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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 교회를 다녔지만 복음서가 전하는 예수의 무덤에서의 부활은 웬지 믿기에 석연치 않았습니다. 복음서들마다 내용이 다르지만 목사님들은 적당히 설교하고 넘어가지요. 한 역사학자의 책을 읽고 어느 정도 설득력이 있다고 여겨져 옮겨봅니다. 참고해 보시길 바랍니다. 기존 그리스도교 신앙에서는 예수 부활신앙만이 강조되고 있지만, 예수의 깨우침과 가르침을 따르는 제자의 삶이 바른 신앙인의 길이라고 생각하고 평안하게 제자로서 살고자 하고 있습니다.
" 전체적으로 보아 복음서들의 부활기사는 세부 내용에서 서로 많은 차이가 있으며 자체 줄거리 안에서도 논리적 상충을 드러낸다. --세 여인이 무덤을 찾아갔다고 하고(마가복음16:1) 두 여인이 찾아간 것으로도 나오며(마태복음28:1) 심지어 막달라 마리아 혼자서 간 것으로도 나온다(요한복음20:1). 이미 돌이 굴려져서 무덤 문이 열려있었다고도 하였고(마가복음16:4, 누가복음28:2, 요한복음20:1), 천사가 하늘에서 내려와 돌을 굴려 무덤 문을 열어주는 장면을 목격한 것으로도 전한다(마태복음28:2). 천사가 출현하여 갈릴리에서 만날 것을 전했다고도 하고( 마가복음16:7, 마태복음28:7,10) 그와는 달리 십자가에 못 박히고 사흘 만에 다시 살 것을 이미 말했음을 상기시키는 말을 하였다고도 한다(누가복음24:7). 무엇보다도 부활의 예수가 무덤에 왔다가 돌아가던 여인들을 만나 준 것으로 전해지기도 하고(마태복음28:9), 이 문제를 전혀 언급하지 않기도 하며(누가복음24장) 혼자 남은 막달라 마리아가 예수를 동산지기로 알다가 점차 스승을 알아보는 과정이 전해지기도 한다(요한복음20:11~18). 심지어 열한 제자들을 만난 곳이 갈릴리라고도 하며(마태복음28:16) 예루살렘인 것으로 적고 있기도 하다(누가복음24:33~36). 시기에 따른 차이는 물론 설화가 형성된 지역의 문화적 차이까지 반영하며 다양하게 전승되어온 자료를 이용한 결과로 보인다. 객관적으로 보면 믿기 어려운 신앙설화 모음을 벗어나지 못하는 것이다. 따라서 이러한 자료에 전해진 ‘빈 무덤’의 존재도 신빙성을 크게 의심할 수밖에 없다
역사학자의 입장에서 객관적으로 볼 때, 예수의 부활은 복음서보다 앞서 기록되었고 베드로를 위시한 예수의 제자들이 살아 있는 상황에서 신앙공동체를 향해 공개적으로 쓰인 바울서신에 전하는 ‘신령한 몸’에 당연히 초점이 맞추어질 수밖에 없다. 하늘에서 빛 속에 나타나 바울을 회개하게 한 존재를 베드로를 위시한 제자들도 부활한 예수라고 인정했다고 본다면, 부활 예수가 생선을 먹는다거나 상처를 지녔다는 내용은 일단 애초의 증언과는 거리가 있는 것이다. 벽을 통과해 나타나고 하늘에도 오를 수 있는 신령한 몸이 음식을 먹고 대사 작용을 한다는 것은 상식적으로도 용납하기 어렵다. 복음서의 부활기사는 일반 신도들 의 부활신앙 민담의 반영일 뿐 객관적 사실자료에 의한 것으로 볼 수 없는 것이다.
‘빈 무덤’ 관련 문제는 다음과 같이 추정해볼 수 있다.
골고다에서 공개적으로 처형된 예수의 시신은 예수 추종자들의 동요를 염려한 처형자측이 강도들의 시체와 함께 비밀스럽게 옮겨 매장했을 가능성이 크다. 총독 빌라도는 예수 처형이 더 이상 사건화되는 것을 꺼렸을 대제사장과 산헤드린측의 요청에 의해 시체를 내어주도록 허락 했을 것이다. 전시처럼 긴박한 상황이나 많은 인원의 급작스런 처형이 아닌 만큼 시신을 마냥 십자가 위에 두거나 짐승의 밥이 되도록 유기하지는 않았을 것이고, 다른 곳으로 비밀스럽게 옮겨 처리하여 혹시 있을 수 있는 추종자들이나 대중의 소요를 막고자 했을 듯하다. 시신을 감추려는 의도가 앞섰을 것이므로 표시가 나지 않도록 봉토도 없이 간단하게 매장했을(평토장) 가능성이 높다. 이 정황은 뒤에 부활 설화에 변형 되어 공회원 아리마대의 요셉이 예수 시신을 예를 갖추어 장사하였다 는 이야기로 발전했을 가능성이 있다. 여인들을 중심으로 뒤에는 일부 남자 제자들도 시신이 묻힌 곳을 찾아 나섰겠지만 매장지는 찾지 못 했던 것으로 여겨진다.
예수의 무덤을 찾아 헤맸으나 끝내 찾지 못하자, 막달라 마리아 등 여성 신도들이 예수가 부활하여 무덤을 찾을 수 없다는 생각을 해냈을 가능성이 있다. 거의 당대 자료인 복음서에 진실의 일단이 어느정도 투영 되었다고 생각해볼 때, 그것은 어쩌면 공교롭게도 죽은 지 사흘이 되는 날 즈음이었을 수 있다. 이같이 막연한 부활 가능성과 추정이 발전하면서, 엠마오 길 제자들에게 찾아와 동행했다는 것과 유사한 부활 예수 체험들이 나타나기 시작했으리라 생각해볼 수 있다. 예수의 성스러운 삶과 인품에 남성들보다 더 깊이 감격하고 신뢰했던 여성들을 중심으로 예수가 여전히 살아 있다는, 즉 부활했다는 믿음이 싹트기 시작했을 듯 하다.
예수를 생각하며 길을 걷다가, 혹은 꿈이나 환상으로 예수의 제자들과 추종자들은 예수를 만나는 체험들을 하게 되었던 것이다.
사실 돌무덤의 문이 열리고서야 나올 수 있고 음식을 먹고 대사 작용을 해야 하는 몸으로 부활했다면 대제사장 일파와 로마 총독 측에서도 그가 소생했다고 보고 다시 체포하여 처형하려 했을 것이다. 그의 부활이 객관적·통상적·역사적으로 분명하게 인지될 수 있는 것이라면 부활의 증인이 그의 제자와 신도들뿐일 이유도 없다. 부활하여 무덤 문을 열고 나왔다면 원수까지 사랑하자던 예수가 제자들을 만나고 자연스럽게 빌라도나 대제사장을 찾아가 부활을 확인해주지 않을 이유도 없는 것이다. 또한 많은 유대인들 앞에 나서서 하나님 나라를 다시 전파하지 않았을 리 없다. 그렇게 했다면 그를 원수같이 여기던 이들도 회개하고 그의 가르침을 따라서 하나님 나라가 성취되는 데 일대 급진전이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런 일은 없었다. 부활은 예수 추종자들에 의해 믿어진 일이었을 뿐임을 다시 확인하지 않을 수 없다.
믿음으로만 인정되는 부활이라면 대단치 않은 것으로 여겨질 수도 있겠지만, 마음과 심령으로 믿어서 목숨을 걸고 수호하고자 하는 신앙이 되는 것은 인간사에서 결코 쉽게 일어나는 일이 아니다. 아울러 복음서에 보이는 부활 기사의 사실성을 주장하면 할수록, 역설적이게도 부활사건의 실상과 멀어질 가능성이 있음도 유의할 필요가 있다.
부활이라는 사태 앞에서 예수의 죽음을 외면하고 달아났던 제자들과 추종자들은 부끄럽고 두려운 마음이기도 했을 것이다. 그들은 부활 예수에 고무되고 자신들에 실망하면서 예수의 가르침과 실체에 다시 주목하였다. 죽음을 이겼다고 여겨진 예수는 이제 제자들과 추종자들에 게 하나님의 아들로 확신되었다. 그리고 세상 사람들을 구원하기 위해 오신 구세주이며 기다리던 메시아(그리스도)라고 믿어졌다. 죄 없는 하나님의 아들이 십자가 형벌을 받음은 구약시대 희생제사의 신앙전통 속에 살던 그들에게는 대속의 행위로 이해되었다. 예수가 인간의 죗값을 대신 치르기 위해 이 땅에 와서 고난을 받았다고 믿게 되었다. 인간의 죗값을 예수가 대신 지고 치렀으니 이제 인간들은 죄의 값인 죽음을 이기고, 죄 없는 예수가 죽었다가 부활 승천한 것처럼 자신들도 그렇게 될 수 있다고 믿었다. 구원과 영생의 소망을 가질 수 있게 된 것이다. 매 우 짧은 시간 내에 예수는 신이 되어가고 추종자들은 그의 신실한 신자가 되어갔다." * 이상 김기흥, 역사적 예수, 창비,2016에서 인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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